중국 수필, 단편소설 썸네일형 리스트형 出鏡 3. (회면에 등장하기) : 南帆 그런데, 현재 또 다른 여론이 유행하고 있다. 많은 촬영에 열중하는 사람들이 문맹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지상파 방송과 인터넷 공간의 세속적인 취향에 대하여 다수의 인쇄문화를 신봉하는 꼰대 지식 분자들이 연달아 경멸의 표시를 하고 있다. 라는 예능 프로는 뜻밖에 한 때 인기리에 방영되었는데 인쇄 문화가 이렇게 유치한가 상상하기조차 힘들었다. 사상적 시야가 없다 보니 내용이 기껏해야 수박 겉핥기 같았고 이런 여론은 문자 중심주의를 은연중에 내포하고 있었다. 몇몇 교수들은 자주 저명한 전고(典故)를 회상했다. 그해에 노신(魯迅)은 의 자서(自序)에서 의학을 포기하고 문학으로 바꾼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생물학 수업 시간에 환등기 사진을 틀어주는데, 한무리의 무감각한 중국 학생 "관객" 들이 아무렇지도 않은.. 더보기 出鏡 2. (회면에 등장하기) : 南帆 위성(围城)의 작가 전종서(钱钟书)는 닭과 계란의 관계를 이용해서 작품과 작가를 비유했다. 설령 싱싱한 계란을 먹는다 하더라도 그걸 낳은 닭을 알 필요는 없다. 또 작가가 초능력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닌데 작가에게 흥미를 가질 게 뭐 있겠나? 하지만 많은 사람이 말하기를, 이런 관점은 분명히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할 것이다. 그들의 독서는 작가까지 거슬러 올라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심지어 단지 작가에만 흥미를 보이기까지 한다. 예지로운 견해 혹은 교묘한 언어 수사는 어디에 구체적 얼굴이 있고 생동하고 있는가? 당연히 용모의 품성은 말할 필요도 없는 전제조건이다. 미녀 작가의 수려하고 사랑스러운 용모는 몽롱하고 어슴푸레한 낭만적인 환상을 불러일으키는데 필수적이며 그래야 획실한 지지를 받는다. 쭈글쭈글 주름살.. 더보기 出鏡 1. (회면에 등장하기) : 南帆 어떤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진 엔지니어가 셀카봉을 발명했는지 모르겠다. 이 간단하고 작은 기구는 모든 여행자를 정복했다. 해변, 원림 정원, 큰길에 있는 육교, 박물관 홀, 어디를 가든지 셀카 찍느라고 야단들이다. 어깨에 메는 자루 가방에서 셀카봉을 꺼내 죽죽 잡아 빼면서 그 꼭대기에 휴대폰이나 작은 카메라를 장착한다. 그리고, 자기가 각색한 웃는 얼굴을 향해서 "찰칵" 소리가 난다. 이건 고상한 사람이나 보통 사람이나 모두 즐기는 유희인데 큰 인물이라도 똑같이 열중한다. 인터넷에는 한국 대통령 박근혜가 셀카봉으로 사진 찍는 장면이 떠돌아다닌다. 이것이 처음 나왔을 때, 영리한 상인은 이 작은 기구가 거대한 시장을 가질 것이라고 틀림없이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셀카 찍는.. 더보기 13 끝, 세월이 해결해 준다(日子是一种了却) - 何士光 바로 그 순간 나는 심리적으로 장모와 무슨 영영 헤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만약 내가 전생에 아천에서 살았었다면 살아가면서 남들에게 보시도 많이 받았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금생을 살아가면서, 긴 세월을 장모를 위해 일을 하고 또 끝마쳐야 하는가 보다. 나는 장모가 아천에 돌아가면, 살아가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임을 알고 있다. 친척 되는 사람들이 그녀를 보살펴줄 테고, 그건 그녀로서는 오랜동안 익숙한 일이라 자유롭고 편안할 것이다. 장모가 세상을 떠났다. 관은 진작에 처마 밑에 잘 보관해 두었으니 쓰면 되었고, 작은 거리에서 그런대로 융숭하게 장례를 치뤘다. 그러고 나서 장모 집 자경지에 안장했는데 내가 가서 장례에 참여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았다. 나는 이것이 우리 사이의 마지막 만남이라는 것을 .. 더보기 12, 세월이 해결해 준다(日子是一种了却) - 何士光 구이양에 돌아온 다음, 오래지 않아 기회와 인연이 이끄는 대로 나는 우리의 전통문화의 노정(路径 : 걸어온 길)을 따라가 보게 되었다. 나는 우리가 지나온 세월의 깊은 곳을 향해, 나의 생명과 인생의 깊은 곳을 향해 점점 걸어 나갔다. 이렇게 하다 보니 우리의 인생살이에서 충효 절의(忠孝节义)와 예붕악괴(礼崩乐坏 : 노예 사회에서 예절이 붕괴됨) 외에도 불법(佛法)과 도의(道义)가 있음을 알았다. 동시에 우리의 의식 속에 여러 가지 역사의 낙인이 찍혀있을 뿐만 아니라 그 밖에도 영원불변의 지혜가 있고 원만한 본성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나는 우리 신상에 지니고 있는 안과(因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의 마음과 인식이 이곳저곳 돌아다니다 보니 인과와 수보리(修菩提: 부처의 제자. 바른 깨달음을 의.. 더보기 11, 세월이 해결해 준다(日子是一种了却) - 何士光 어쨌든, 세월은 여전히 흘러갔고, 비록 한동안 지연되기는 했지만 우리는 연말에 잡는 돼지와 농사일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온통 장작불과 모닥불 연기로 그을린 기와지붕 아래에서 떠나게 되었다. 오래지 않아 아천 중학에서 교사들을 위한 사택을 지었는데 나와 아내에게도 방이 몇 개 배정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바로 새 숙소로 살러 들어갔다. : "伐木叮叮(벌목하세 쿵쿵), 鸟鸟嘤嘤(새들은 짹짹), 出之幽谷 (깊은 골짜기에서 나와), 迁于乔木 (높은 나무로 옮겨앉네)" - 시경 소야벌목에 나오는 축하 용어. 좋은 데로 가게 되어 모두 부러워하는데, 아내와 딸 애가 어찌 좋아하지 않겠는가? 우리는 장모를 위해 방을 준비하고, 장모에게 우리와 같이 이사 갈 것을 권했다. 장모는 계속 어두운 표정으로 있었는데, 그건.. 더보기 10, 세월이 해결해 준다(日子是一种了却) - 何士光 하늘은 갑자기 맑았다가 비가 왔다가 했다. 하지만, 맑았든 비가 오든 푸른 하늘과 흰구름은 언제나 맑고 깨끗했다. 편단산에서 몰려온 비는 맑고 깨끗했다. "뻐꾹뻐꾹" 새들이 어디선가 즐겁게 지저귀니 사람들 기분도 덩달아 바람과 햇살처럼 맑고 상쾌해졌다. 나는 우리 아천을 배경으로 연대순의 소설들을 쓰려고 계획했다. 그 소설들에 일정 기간 동안의 농촌 생활의 변천을 기록했고, 아천을 이화둔과거시험장(梨花屯乡场)이라고 불렀다. 그중 한 편에 가 있는데, 우리 집에서 모를 심고 채소씨를 심는 걸 도와준 시골 이웃사람들을 초대했을 때, 정경을 그렸다. 벌판을 집집마다 분할해서 나누어 준 후, 한 가구의 농사일은 사실 이웃들이 서로 돌아가며 도와주면서 경작했다. 그 정경은 예전의 호조직(互助織;서로 돕는 조직)과.. 더보기 9, 세월이 해결해 준다(日子是一种了却) - 何士光 사실 농민들이 연말에 잡을 돼지 한 마리 키우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인데, 그걸 키우는데 드는 시간과 노력과 비용에 비하면 전혀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일이었다. 특히 우리 집은 사료와 건초를 자주 장에 가서 사 와야 했고 만약 돼지가 병이라도 나면 우리 시골 유일한 수의사인 구 씨를 찾아 사방팔방 돌아다녀야 했다. 그래서 우리는 커다란 주사기 통까지 준비했고 주사 놓는 법까지 배웠다. 한편으로 돼지 등줄기를 쓰다듬어 안심시킨 다음 잽싸게 돼지 목에 페니실린 주사를 찌르는 것이다. 원래 연말이 되면 집집마다 돼지를 한마리 잡는데 돼지를 잡으려면 먼저 식품국에 얼마 안 되는 돈에 돼지를 바쳐야 했다. 그래야 도살 허가증을 한 장 주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 도살은 불법이라 돼지는 몰수되고 처벌받게 된.. 더보기 이전 1 ··· 22 23 24 25 26 27 28 2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