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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필, 단편소설

단락과 전체 (片段与完整) (一) - 이글을 어머니에게 바친다. 吴昕孺 1954 년을 끄집어내면, 모친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여기서 어두워졌다는 것은 컴컴해졌다는 게 아니라 기억 깊은 곳에 감추고 있던 일종의 떨림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지난날의 격류가 세월의 지하 강물에 부딪힌 후 나타나는 흥분의 떨림이다. 모친은 바로 이렇게 생활의 무대에서 갑자기 뛰어 내려왔다. 그녀는 두 손을 매번 무의식적으로 들어 올렸는데 마치 교향악단 지휘자가 되어 '오랜만이다 홍수야'라는 곡을 지휘하는 것 같았다. 그해 봄철, 하늘은 마치 깨진 독에서 물이 쏬아져 나오는 것 같이 막을 수 없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비는 그치지않고 내렸다. 초봄부터 늦은 봄까지 밭에 있는 볍씨 모두 물만 들이켰을 뿐 태양빛은 도무지 쬐어보지 못한 채 잎과 줄기가 드믄드믄 길게 자랐고 조는 오히려 뭉뚝해져서 결국.. 더보기
봄비 속에서 흐느껴 우는 사람은 없다 (没有人在春雨里哭泣) : 鲍尔吉,原野 빗방울은 푸른 풀포기 하나하나를 겨냥해서 떨어지지만 바람이 불기 때문에 다른 풀 위로 떨어진다. 다른 빗방울도 또 다른 풀 위로 떨어진다. 봄비가 전혀 성장하려 하지 않고, 그대로 있으려고만 하는 땅 위에 떨어지면, 땅은 비로소 소생하기 시작한다. 작년의 일이 떠오른다. 빗물은 제비가 나는 대형으로 줄을 서서, 제비의 나긋나긋함으로 대지로 뚫고 들어간다. 이때, 솨솨 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은 나뭇잎이 너무 작아서 연주하는 솨쇠하는 음악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봄비는 금년 제일 처음 내리는 비인지라, 떨어지면서 회상한다. 어떤 곳에 내렸고, 어떤 곳에 내려야 할지를. 봄비는 바람을 일으키는 투명한 돛을 끌어당겨서, 빗물이 뿌려져야 할 모든 곳에 내리게 한다. 봄으로 걸어 들어가는 사람은 옛사람들이다... 더보기
고 별 (告別) : 徐可 얼마 전, 어두운 하늘에서 비가 그치지 않고 내리던 오전, 나는 팔보산 장례식장에서 두 군데 고별의식에 참석해 두 사람의 동료를 보냈다. 그들 모두 50이 좀 넘은 나이였고 이건 내가 제일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고별이었지만 그렇다고 도망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맨 처음 누가 생각해냈는지 몰라도 생자와 사자의 최후의 헤어짐을 "고별의식"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식장에 모이는 것은 사자를 떠나보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마치 오랜 진구에게 "담에 봐 (再見)"라고 말하기 위해 모인 것 같다. 비통한 의식은 인간미가 충만하지만, 동시에 "고별"이라는 보통 단어에 슬픈 성분이 생겨나게 하는 것 같다. 당연히, 이건 고별의 본래 의미가 절대 아니다. 고별은 본래 매우 일반적이며 평상적인 행위이다. 사람의 일생에는 무수.. 더보기
세월과 부친이 만들어 놓은, (被岁月和父亲所塑造) : 梁鸿鹰 ㅡ 4 (끝) 부친, 거대한 화장장 굴뚝의 연기로 사라져 갈 때까지 부친을 철저히 꿰뚫어 보게 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자신이 부친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여겼다. 그런데 사실 그게 아니었다. 그는 그때까지 부친 마음속의 어둡고 깊은 곳을 감히 열어보거나 결말을 탐구하러 들지 않았다. 자기 내심에 야수가 숨어있어 기회를 엿보아 우리를 박차고 뛰어나와 건들건들, 으르렁거리며 닥치는 대로 먹잇감을 찾아서 잡아먹을까 겁이 났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그는 부친은 불가능한게 없다고 여겼으며, 부친은 바로 자기의 적이었다. 유년기 자기가 실현시키고자 하는 어떤 바람도 모두 저지시켰고, 더할 수 없는 권리를 행사하면서도, 아들이 마음속으로 원하는 것을 조금도 고려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중에 일체 모든 것이 역전되었다. .. 더보기
세월과 부친이 만들어 놓은, (被岁月和父亲所塑造) : 梁鸿鹰 ㅡ 3 (2/2) 그는 좋은 아들이었고, 좋은 학생이었으머, 좋은 간부였다. 이 세 가지의 "좋은"은 부친에게 영예를 흡족하게 누리게 핬다. 부친은 이로 인해 이제까지 긍지를 가져왔고, 이 긍지는 알차고 오래 지속되었으며, 아는 사람이나 모르는 사람 할 것 없이 칭송이 자자했다. 그런데 지금 그가 한 말은 부친의 자랑스러움, 평판, 영예의 한 구퉁이를 허물어트렸으며 피차 알고있던 감춰진 비밀의 한 축을 열어젖혔다. 알고 보면 이 영예는 뜻밖에 부친에 대한 거역, 항거, 배척에서부터 생겨난 것인데 부친은 전혀 생각지 못했던 것이었다. 실상은 사실 이러했다. 부친의 생활방식은 대단히 엉망진창이었교, 담배, 술은 그의 생명이며 생활 방식이었다. 그는 매일 서너갑의 담배를 피웠고, 매일 식탁에서 보내는 시간이 보통 사람의 서너 .. 더보기
세월과 부친이 만들어 놓은, (被岁月和父亲所塑造) : 梁鸿鹰 ㅡ 3 (1/2) ㅡ 3 ㅡ 다른 하나의 "유전"에 대한 확증은 그의 신상에서 발생했다. 그는 한 번은 아내에게 몹시 화를 내고, 아내를 향해 고함을 질렀다. 그는 당시에 자기가 가진 보통화 악센트는 단어를 말할 때나 성조를 소리 낼 때, 뜻 밖에 부친이 그 당시 엄마에게 소리 지를 때와 똑같았고 요령면에서 거의 똑같은되풀이에서 하나도 빠진 것이 없었다. 예를 들어 "썩 꺼져버려!", "너한테 똥바가지를 안기겠어!" 등등이다. 그밖에도 자기 아이가 어렸을 때, 남을 꾸짖으려는데, 맘대로 안되면, 갑자기 고함을 질렀다. "뺨띠귀를 죽도록 때릴 거야" ( 一个逼兜拍死你)라는 식으로 말했다. 그는 적잖이 놀랐다. 왜냐하면 아이는 북경에서 출생했으니 근본적으로 사투리 말인 逼兜의 뜻이 뺨이라는 것을 몰랐을 텐데 그런 말을 한 것.. 더보기
세월과 부친이 만들어 놓은, (被岁月和父亲所塑造) ㅡ 2 부모로부터 유전된 얼굴을 보려고 그는 때때로 거울을 오래도록 들여다보았다. 거기서 그는 부모의 웃는 모습, 눈썹이 뻗어간 방향, 말할 때 입술의 각도를 볼 수 있었다. 설마 그밖에 유전에서 누락된 부분이 있을까? 추가로 고쳐진 곳이 있을까? 묘비에 있는 부친의 크고 단순하며 약간 둥글고 통통힌 윤곽의 얼굴을 볼 때, 그는 이것과 그가 평소 보아왔던 기다란 얼굴과 뾰족한 턱의 이미지와는 너무 크게 대비가 되었기 때문에 당시에는 부친이 그와 닮았다는 것을 별로 믿지 않았다. 무엇 때문에 60이 지난 나이가 되자 이런 변화가 발생한 것일까? 그가 50세가 되던 해, 그가 업무상 필요에 따라 증명사진을 찍었을 때 비로소 자신의 얼굴이 발복할 상처럼 둥글고, 통통하게 바뀌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변한 모습은 부친의.. 더보기
세월과 부친이 만들어 놓은 (被岁月和父亲所塑造) ㅡ 1 ㅅ 사람이 자기가 늙어가기 시작한다는 것을 의식하는 것은 그가 자신의 부친을 닮아가기 시작한다는 것을 발견한 데서 비롯된다. ※ 가르샤. 마르케스 사람의 일생은 당연히 세월이 만들고, 서로 아는 사람들이 만들며, 무엇보다도 자신이 만든다. 그런데, 설마, 자기 부친이 만든 것은 아닐까? 시간은 한 자루의 맹목적인 칼을 부친의 머리 위에서 제 멋대로 휘두르다가, 다음에는 우리 머리 위에서 휘두른다. 지역, 시간과 인종을 불문하고, 오만한 인간일지라도 모두 이 칼날에 베어 죽임을 당하는 것을 피할 수는 없다. ㅡ 1 ㅡ 2016년 3월, 스페인 작가 하비에르 사얼카스는 자기 소설의 중국어 번역본으로 인민 문학출판사의 "추도분(인명) 연도 외국소설상"을 받는 시상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자신의 본래 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