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어(母語)의 처마 밑에서; 在母语的屋檐下 (四) - 끝 : 彭程 ㅡ 2/2
오늘날, 이 시대는 전 세계가 한 울타리 같이 되어, 교류는 빨라졌고, 정보는 활발히 통한다. 하지만 언어는 오히려 강세와 약세의 차이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일본어... 상업 왕래, 무역 전개, 국제업무, 이런 것들은 매개가 없으면 안 된다. 또한 직위 초빙, 직무평가 역시 언제나 언어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 언어 패권의 배후에는 지나간 영광 혹은 현재의 실력이 드러나 보인다. 하지만 절대다수의 모어(母語)는 다른 언어 사람들의 것이고 그것들은 영원히 단지 도구일 뿐이다. 언어가 다른 사람들은 모어의 따듯함과 속성, 비유를 하는 감각, 암시하는 말, 역설적으로 하는 말 혹은 겉으로는 칭찬하며 속으로는 억누르는 말을 깊이 느끼지 못한다. 이런 모든 것이 한 개인이 모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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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어(母語)의 처마 밑에서; 在母语的屋檐下(三) : 彭程 ㅡ 1/2
"열려라, 참깨!." 주문을 외우자 동굴 돌문이 우당탕탕 소리를 내며 열렸고 쌓여있는 구슬과 보물들이 번쩍번쩍 빛났다. 하지만, 언어의 깊은 뜻을 통찰하고 파악하는 데, 주문 따위는 필요하지 않다. 시간은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 하나의 언어에 잠겨져서 충분히 오랜 시간을 거쳤다면, 자연스럽게 그것의 정교하고 미묘함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래 저장하여 숙성시킨 술은 시간이 켜켜이 쌓이면 짙은 향이 배어난다. 오이가 익으면 저절로 꼭지가 떨어지고, 바람이 불면 파도가 일어나는 것처럼, 일정한 때가 되면 언어의 신비와 매혹은 그 실마리가 드러날 것이다. 음조가 오르고 내리는 성조(声调)에, 화필로 이리저리 내리긋는 획에, 꽃송이가 하늘거리는 모양, 바람에 불어 물결이 만드는 파도, 밝은 햇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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出鏡 5 (끝). (회면에 등장하기) : 南帆
그런 급진적인 사상가들이 지금 이 세대를 "경관 사회(景观社会 : 겉모습 사회)"라고 묘사하기 시작했다. 큰 거리는 네온사인, 쇼윈도, 그 밖에도 무수한 그림, 사진과 디지털 영상들로 넘쳐난다. 우리는 어디나 다 있는 도시의 소음을 불평해왔으나, 현재는, 시각 쓰레기가 이미 산같이 쌓였다. 우리가 매일 보게 되는 것은 인공적인 경관 아닌 것이 없고, 진짜 대자연의 산과 강은 벌써 우리의 시선 범위 밖으로 떠나가버렸다. 당연히, 우리가 바로 시각 쓰레기의 생산자이다. 사진을 찍고, 인터넷 공간에 올리는 일은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매일 거행하는 일과이다. 설령 병원에 가서 신체검사를 받는다 하더라도, 병상에 눕기 전 한 가지 할 일이 있는데, 바로 동행한 사람에게 휴대폰을 건네주고 ---- 찰칵 찍어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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