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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필, 단편소설

패옥, 댕그랑 소리.(环玉叮当) 邵丽 나는 점점 진실한 물질들에 깊이 빠져 들었다. 나는 경제적인 가치가 거의 없는 보석 혹은 나무토막들을 묶기 위해 매듭법을 배우려고, 전국을 돌아다녔고, 심지어는 국외에서 까지 각종 작은 장신구들을 수집했다. 나는 아무 목적도 없는 수공예 장인으로 변했고, 실제로,나는 점점 더 그런 사람이 되기를 갈망했다.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나는 이런 물질들에 깊이 빠져들었고, 결국 혼돈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물질은 변하지 않는다. 어느날 내가 죽더라도, 그것들은 여전히 살아서 우리 아이들 생활에 들어가 있거나, 혹은 새로운 주인의 생활에 함께하고 있을 것이다. 부처가 꽃을 꺾자,가섭존자가 웃었다. 어떤 사람은 가섭존자가 미소 지었다고 썼으나, 미소보다는 결국 웃었다고 하는 것이 낫다. 도(道)는 하나에서 나오며,.. 더보기
누구나 가슴 속을 흐르는 시냇물이 있다 (总有一条小河在心中流淌). - 끝 : 李培禹 바로 같은 해에 나는 작사가 챠오위(乔羽; 1927~ 산동성 출신)를 인터뷰했다. 그때 그는 이미 작사가 사회에서 "챠오 어르신"으로 추앙받는 원로였다. 별생각 없이 그에게 사신장(谢辛庄)의 시냇물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 이것이 생각지도 않게 그에게서 중요한 화제를 이끌어 내었다. 그는 짙은 산동 사투리로 읊었다. "한줄기 큰 강은 물결이 느긋하고, 바람이 불면, 강언덕에 벼꽃향이 실려온다네. 나는 강 언덕에 올라...." 그가 물었다. 어째서 "장강만리파랑관(長江萬里波浪寬: 장강은 물결도 느긋하다)를 이용하지 않느냐?" 그는 TV극 의 감독 샤멍(沙蒙)이 이 가사에 매우 만족해한다면서, 한 가지 제안을 했다. "한줄기 큰 강"을 "장강 만리"로 바꾸면 기백이 생기긴 하겠다고 하였다. 챠오 .. 더보기
누구나 가슴 속을 흐르는 시냇물이 있다 (总有一条小河在心中流淌). -1/2 : 李培禹 입춘(立春), 며칠 전, 북경에는 금년 겨울 들어 첫눈이 내렸다. 비록 늦은 눈이고, 어릴 때 보았던 반짝반짝하는 눈은 아니었지만, 눈송이가 펄펄 내려니 사람들은 여전히 을 즐거워했다. 이날 위 채트(중국 인터넷)에는 각양각색의 설화(雪花: 눈송이)에 대하여 올라왔는데, 화면에 가득한 설경 속에 적당한 음악까지 곁들였다---- "팽나무가 걱정하며 노래를 하는 자작나무 숲"..... 눈은 소리 없이 내렸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내 생각은 40년 전, 내가 시골, 사신장(谢辛庄) 인민공사 생산대에 들어갔을 때로 되돌아갔다. 마을 근처에 있던 이름도 없는 작은 시냇물이 떠올랐다. 사실, 내가 그 시냇물을 생각하든 말든, 언제나 시냇물은 거기서 흘러갈 것이다. 그리고, 그 시냇물이 맑든 탁하든, 천천히 흐.. 더보기
어긋났다는 생각(错位之思) 끝 : 凸凹 나는 어렸을 때, 왜소하고 삐쩍 말랐으나, 이상하게 배짱이 컸다. 이웃 간에 싸움이 나면, 나는 다투어 뛰어나갔고, 논쟁으로 이기지 못하면, 바로 주먹과 발을 썼다. 심지어는 극단적 행동까지 했다. 예를 들어 12살 되던 해, 여름에 식량이 부족해지자, 사람들은 굶주렸다. 사람들은 배고픔을 달래려고 개살구를 탈곡장으로 가져와 다투어 먹었다. 어머니는 원래부터 대장과 사이가 안좋았고, 대장은 바로 어머니 혼자만 사람들 사이에서 내쫓았다. 나는 그 소식을 듣자마자 벽에서 사냥총을 꺼내 들고 분연히 대장에게 쫏아갔다. 대장은 말했다. "너 나를 위협하려고 그러나 본데, 그런다고 나 겁 안먹어!" 라고 말했다. 나는 엷은 웃음을 지으며, 조금도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꽝" 한줄기 불꽃이 대장의 두피를 .. 더보기
어긋났다는 생각(错位之思) 1/2 : 凸凹 내 기억에, 어머니는 아름다운 손을 가졌다. 가늘고 길며, 하얗지만, 그렇다고 여지들 일을 잘하는 건 아니었다. 중국 전통신발 바닥을 꿰맬 때도, 날카로운 바늘로 자기 손을 찔러 헝겊 위에 핏 자국이 얼룩얼룩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의연하게 부지런히 신발 바닥을 꿰매었다. 왜냐하면 세명의 장난기 넘치는 아들들이 서로 먼저 신발을 신으려고 잔뜩 기다렸기 때문인데, 엄마는 그들의 발을 불쌍히 여겼다. 어머니의 손재간이 점점 능숙해지자, 어머니의 손은 점점 변형되어, 손가락은 짧고 투박해졌고, 곡선으로 휘어져서, 설령 평평한 식탁에 펴놓는다고 해도, 바르게 펴지지 않았다. 어머니는 혼자 웃으며, 자조적으로 말했다. "이게 어떻게 사람 손이야?" 그렇다, 지금의 어머니는 고령의 노인네인데도, 못생긴 두손이지만 이.. 더보기
개 이야기 (狗事儿) (三) 끝 : 苏黎 내가 출근하는 북대로(北大路)에는 언제나 떠돌이 개들이 있다. 북대로가 4차선의 시멘트 포장 도로로 확장되자, 차도는 넓고 평탄해져서 차가 거침없이 달리게 되었다. 하지만, 누가 운전을 하든 이 도로에 올라서면, 속도를 올릴 생각을 못했다. 언제나 떠돌이 개들이 몇 마리씩 있었고 이들이 제멋대로 무단횡단을 했기 때문인데, 딱이 대책도 없었다. 한 번은, 작은 개 한 마리가 종종걸음으로 길을 건너가고 있었는데, 그 개 눈에는 사람도 안 보이고, 왕래하는 차도 안 보이는지, 오직 길을 건너갈 생각만 하는 것 같았다. 승용차 한 대가 쌩 소리를 내며 달려오다가, 기사가 그 작은 개를 보고, 급 브레이크를 밟았다. 타이어가 노면과 마찰하면서 "찌익~~"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 차는 작은 개 바로 앞에서 멈춰섰고.. 더보기
개 이야기 (狗事儿) (二) : 苏黎 전에 우리 시골집에서도 개를 키웠다. 집도 보고 정원도 지키게 하려고 기른 것인데, 이 당시 개는 클수록, 흉폭할수록 환영받았다. 현재는 개도 변해서 도시 사는 사람들의 반려동물이 되었다. 사람들은 집 안에서 기르기도 하고, 품 안에 안아주기도 하며, 개를 아들, 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개에게 맛있는 것도 주고, 예쁘게 입힌다. 개는 매일 고기도 먹고, 매일 따뜻한 집 예서 잔다. 겨울에는 얼어 죽을 걱정을 안 해도 되고, 여름에는 더위 먹을 걱정을 안 해도 된다. 먹을 것을 찾아 사방을 돌아다니지 않아도 되고, 집을 보거나 정원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 단지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애완물이기만 하면 되며, 체구가 작으면 작을수록 환영받는다. 여러분도 처음 나를 물었던 송아지만한 개를 보면 싫어할 것이다.. 더보기
개 이야기 (狗事儿) (一) : 2/2 苏黎 알고 보니, 그 개는 바로 아버지 있는 곳에서 기르는 개였다. 산과 들에 토끼가 많아서 그 개가 토끼를 많이 잡아먹고 송아지만 하게 커버린 거였다. 개는 아버지 일행이 양을 방목하러 나갔을 때, 자주 필사적으로 쇠줄을 벗어버리고 질풍처럼 뛰어 나갔다. 아버지네들이 개를 기르는 주요한 목적은 늑대들이 산에서 내려와 양을 잡아먹을까 두려워서였다. 이전에도 여러 차례 개가 쇠줄을 벗기고 나간 적이 있었는데, 무슨 뜻밖의 짓을 벌이지는 않았기 때문에 아버지네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던 터였다. 말하자면, 여기는 본래 인구가 희박해서 하루 종일 사람을 보기 힘들었으니 크게 말썽 피울 일도 없었다. 누가 예측이나 했을까? 공교롭게도 그날 그놈이 또 쇠줄을 풀고 뛰어 나갔다가, 바로 나와 마주치게 된 거였다. 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