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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필, 단편소설

성장 세월의 상흔 (원제.植满时间的疼痛) : 阵新 ---- 7/10 그런데, 천륜(天倫)의 행복은 그 끝이 영원하지 않았다. 2012년, 설을 쇠고, 막 아버지를 고향에 보내드리고 나자, 가슴 아픈 일이 바로 일어났다. 아버지가 감기로 끊임없이 구토를 해서, 병원에 가서 검사를 했더니, 유문암이 발견되었고, 그것도 말기라 하였다. 정말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다. 큰 형의 전화에 혼비백산하여, 나는 즉시 우한에서 비행기로 쓰촨 성으로 갔다. 아버지의 병세는 매우 위중하여, 나는 거의 멘붕이 왔다.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나는 사방에서 돈을 구했고, 의사에게 아버지의 암 제거 수술을 해달라고 요청하였다. 그러자, 의사는 나와 형에게 몇가지 유의사항을 말했다. 첫째, 할아버지가 80이 다 되었고, 고혈압이 있으니 당장 가슴을 여는 대수술은 불가능하다. 둘째, 일정기간 혈압을 조.. 더보기
성장 세월의 상흔 (원제.植满时间的疼痛) : 阵新 ---- 6/10 지금까지, 나는 물고기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원인은 내가 어렀을 때, 너무 많이 먹었기 때문이다. 집에 돼지고기도 먹을 게 없는데, 어떻게 물고기를 먹을 수 있었을까? 산다는 것은, 사실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서, 미루어 짐작할 게 아니다. 그 물고기들은 겨울철 농한기 때, 아버지가 논에 그물을 쳐서 잡은 것이다. 그 당시 논에는 그렇게 많이 화학비료를 주거나, 농약을 치지 않아서, 고기가 많았다. 얼음 얼고 눈 오는, 추운 겨울이 되면, 아버지는 언제나 생산대가 휴가를 줄 때를 이용해서 바짓가랑이를 걷어 올려 잡아매고, 고기를 많이 잡을 희망을 품고, 얇게 얼어붙은 살얼음에 찔리면서 논으로 내려갔다. 좌우, 이쪽저쪽 대나무 막대기로 휘저으면서 그물을 향해 고기를 몰아갔다..... 이렇게, 매번 아.. 더보기
성장 세월의 상흔 (원제.植满时间的疼痛) : 阵新 ---- 5/10 눈송이가 펄펄 흩날리고, 차가운 겨울바람이 솨솨 부니, 대나무 숲이 우수수 흔들렸다. 내 마음도 창밖의 날씨처럼,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깊은 안갯속으로 가라앉았다. 도대체 끝도 없고,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썰렁함으로 가득 찬 것 같았다. 잠깐 사이에, 엄마가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나 지났다. 그해 가을, 초목은 시들어 누렇게 되기 시작했고, 아버지에게 갑작스럽게 류머티즘 병이 나타났다. 낡은 집 문 앞, 길 위에 겹겹으로 늙고 쇠약해진 발자국이 비에 젖어 드믄드믄 이어졌고, 아버지의 어제의 날 듯 걷던 열기는 소슬한 가을바람을 타고 두둥실 가버린 것이다. 한 폭의 전원 풍경, 4계절이 또렷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나의 정감.(情感)도 파도처럼 소용돌이 쳤다. 그때, 나는 문득 깨달았다. 어쩌면, 엄마의.. 더보기
성장 세월의 상흔 (원제.植满时间的疼痛) : 阵新-4/10 지난날의 크고 넓었던 이상은 냉혹한 아버지에 의해 압살 당했다. 찬란한 인생의 햇살은 돌아보기 싫은 그림자로 변해버렸다. 그렇다고 내가 불효자는 아니다. 나는 아버지가 성장세월 동안 나에게 준, 쌓이고 쌓인 상흔을 증오했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성(省) 중점 중학에 가서 공부하는데 돈을 아낀 것을 원망했다. 나는 결국, 엉터리 같은 보통 농촌 학교에 가게 되었고, 군계일학으로 이 년제 고등학교 학업을 마쳤다. 엉성하기 짝이 없는, 스스로도 창피한 학교를 졸업하면서, 도시의 삼 년제 고등학교 응시생들과 함께 대학입시 시험을 쳤다. 나는 치열한 경쟁으로 거의 기진맥진한 상황 아래, 결국 학교에서 유일한 대학 합격생이 되었다. 하지만 대학 졸업 후, 첫달부터 계속 아버지에게 생활비를 보내고 있다. 세월의 변천과.. 더보기
성장 세월의 상흔 (원제.植满时间的疼痛) : 阵新-3/10 비바람 불고 요동치던 나의 성장기를 회상하면, 내 마음은 잡초같이 무성하고 번잡했다. 나는 내가 얼음같이 차가운 괴로움 속에서 뼈에 사무치는 고생을 하면서 컸다고 생각한다. 양식이 먹기에, 충분치 않아, 식구들이 먹는 식사는, 슬픔 같은 것 때문에 사람이 목에 넘기지 못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옥수수 죽이 어찌나 멀건지 죽 위로 눈물 가득한 사람 그림자가 비칠 정도였다. 고구마는 썩고 변질되어 쓴 맛이 나는데도 그냥 쪄서 먹었고, 나는 먹고 나면 얼마 안 있어 위(胃)에서 난리가 나고, 토했다. 또 자주 토하다 보니, 토하고 난 다음 공복 상태에서 배가 고파 머리가 어지럽고 눈앞이 어질어질했다. ---- 이런 식사는 결국 생산대에서 옛날 어려웠을 때 먹었던 집단 식사보다도 훨씬 먹기 힘들었다. 어느 .. 더보기
성장 세월의 상흔 (원제.植满时间的疼痛) : 阵新-2/10 비록 시간의 바다에 잠긴 지 이미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자랑스럽게 내 기억 속에 선명히 살아있는 게 있다. 중학교를 졸업한 그해, 나는 남충현 대통 구 관할, 대흥, 대통, 신묘, 용지, 영흥, 대관에 각각 하나씩 설립된 공사(公社) 중에서 유일하게 쓰촨 성 중점 중학(重点中學 - 영재들을 선발, 교육하는 학교)인 용문 중고등학교에 시험을 쳐서 선발되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 눈에는 처음 맞는 가문의 영광이었을 그 일이 우리 집에서는 겨우 며칠 빛나다가, 곤궁한 현실에 막혀 어둡게 사라져 버렸다.---- 용문 중학은 집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어서, 학교 기숙사에 들어가야 하는데, 기숙사에 가려면 매월 30元을 내야 했다. 경제, 문화 수준이 낮은 집안 형편 때문에 아버지는 그 학교에 나를 보내는 것을.. 더보기
성장 세월의 상흔 (원제.植满时间的疼痛) : 阵新-1/10 어듬이 짙어지자, 끝없는 걱정이 답답하고 후덥지근한 천지를 덮었다. 사천성 북부 남충현 대통마을 망루골에는 쇄곡평(晒谷坪)이라고 부르는 평평한 구릉이 있다. 여기에 한 아랫도리만 걸친 남자아이가 들개처럼 몸을 웅크리고 몇 군데 참억새가 톱니처럼 돋아난 풀더미 틈 위에 누워있었다. 그는 한 번은 눈물로 몽롱해진 눈으로 누운 채 어둠의 장막 너머 머나먼 별들을 바라보다가, 한 번은 슬프게 그가 안 보이게 가린 외부, 집 방향을 바라보았다. 야트막한 기와집에서 바람 통하도록 뚫어 놓은 담벼락 틈으로 가물가물 한줄기 석유등 빛이 보였고, 그것은 혈육의 정이 그와 떨어져 있는 거리만큼 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침울하고 캄캄한 어둠을 뚫고 등불 빛을 따라 그의 부친이 그를 저주하는 소리도 같이 들려왔다. "그놈이 어.. 더보기
술 한잔의 여러가지 맛(杯中百味) - 끝 ; 从维熙 그밖에 다른 술 이야기도 있다. 하루는 한 택시 가사가 창밖에 차를 세우더니, 음식점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이과두주 작은 병, 하나를 달라고 했다. 나는 불안해지기 시작했는데, 알코올은 운전자로서는 분명히 무형의 살인행위가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나는 그의 면전에서, 종업원에게 우유 큰 것, 한 병을 달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손가락으로, 식탁 근처에 붙어있는 포스터를 가리켰다. "기사의 술 한방울, 행인의 천 줄기 눈물(司机一滴酒,行人千行泪)". 이 중년의 택시기사는 갑자기 당황해서,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우리가 이러는 것은 매일매일 너무 바빠서 그런 거예요. 한가할 때 두 모금 마시려고요." 내가 말했다. " 당신 술은 나에게 넘기고, 당신은 내가 시킨 우유를 먹는 걸 로 등가교환합시다. 어떻..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