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국 수필, 단편소설

어긋났다는 생각(错位之思) 끝 : 凸凹

 

나는 어렸을 때, 왜소하고 삐쩍 말랐으나, 이상하게 배짱이 컸다. 이웃 간에 싸움이 나면, 나는 다투어 뛰어나갔고, 논쟁으로 이기지 못하면, 바로 주먹과 발을 썼다. 심지어는 극단적 행동까지 했다.
예를 들어 12살 되던 해, 여름에 식량이 부족해지자, 사람들은 굶주렸다. 사람들은 배고픔을 달래려고 개살구를 탈곡장으로 가져와 다투어 먹었다.
어머니는 원래부터 대장과 사이가 안좋았고, 대장은 바로 어머니 혼자만 사람들 사이에서 내쫓았다. 나는 그 소식을 듣자마자 벽에서 사냥총을 꺼내 들고 분연히 대장에게 쫏아갔다. 대장은 말했다.
"너 나를 위협하려고 그러나 본데, 그런다고 나 겁 안먹어!" 라고 말했다. 나는 엷은 웃음을 지으며, 조금도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꽝" 한줄기 불꽃이 대장의 두피를 쓸고 지나갔다.(당연히 내가 각도를 잘 계산했다)
대장은 깜짝 놀라서 털썩 땅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러더니 한참 말을 못 했다. 대장은 그때부터 후유증이 남았다. 내가 그에게 다가가기만 하면 어쩔 줄 몰라하며, 얼굴에 간사한 웃음을 띠었다.

어머니는 내가 사고를 치고, 다시 다른 사람과 의견충돌이 생기면 어쩌나 겁을 내어, 언제나 나를 품 속에 끼고돌았다. 이는 기묘한 느낌을 주었는데, 어머니의 품 안에서 사람들을 보았기 때문에, 위로 튀어나오고 아래로 뛰어내리는 사람의 그림자만 보였다. 나는 언제나 몸을 반쯤 내밀고 있었으며, 위풍당당하지도 않았다.
나는 분명히, 부끄러워 얼굴이 귀밑까지 빨개져서, 큰 소리로 소리쳤지만 무슨 말인지 잘 들리지 않았다. 오직 입술만 필요 이상으로 과장되게 쓸데없이 열었다 닫았다 했는데 이걸 깨닫고, 나도 모르게 놀랐다. 마음 속에 맹렬히 타오르던 불도 분출할 이유가 사라졌고, 불은 점점 꺼져갔다. 마지막에는 결국, 상대방이 조금 불쌍해 보여, 경멸의 웃음을 짓고, 잡담이나 하게 되었다.

어렸을 때의 나는, 비록 작고 삐쩍 마르고 힘이 없었지만, 밑도 끝도 없이, 내가 강하다고 생각했다. 어머니가 산꼭대기 방죽 밭에 씨를 뿌리러 가는데, 나도 고집을 부려 따라갔다. 나는 어머니에게 "내가 있으면 엄마 힘을 덜어줄거 아냐?"라고 했다.
방죽  밭은 집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어서 도시락과 물을 가지고 갔다. 밭이 좁아서, 나와 어머니는 나란히 서서 씨를 뿌렸다. 처음에는 어머니와 내가 서로 같은 박자였는데, 나중으로 갈수록어머니와 보조를 맞출 수 없었다. 어머니는  멀리멀리 앞서 나가 나와 떨어졌다. 어머니는 고개를 돌려, 숨을 헐떡이는 아들을 보면서 사랑스러운 미소를 보냈지만 내 눈에는 그 웃음이 조롱같이 느껴졌다, 나는 화가 나서 부지런히 쫏아갔다.
나는 극단적으로 피로를 느꼈다. 마치 근육과 뼈가 모두 뽑히는 것 같았다. 어머니가 도시락을 바닥에 꺼내놓았으나 나는 전혀 식욕이 당기지 않았다.
이때 갑자기 나는 웃고 싶었다.신경이 이상하게 흥분되었다. 나는 하하 웃기 시작했다. 개미 한 마리가 땅 틈으로 기어 들어가는 것을 보고 하하 웃었다. 작은 벌레 한 마리가 나뭇가지 끝에서 꿈틀대는 것을 보고도 하하 웃었다.

"너 너무 피곤해서 그러는가 보구나." 어머니가 말했다.
나는 웃음이 가라 앉으며, 눈꺼풀이  무거워져서, 눈도 떠지지 않았다. 나는 몹시 자고 싶었다.
"너, 마른 풀 위에서 머리를 위로하고 잠시 누워있거라. 하지만, 절대 잠들지는 마라. 4월이라도 바람이 차니까." 어머니가 말했다.
어머니는 혼자 씨를 뿌리러 갔고, 나는 여전히 머리를 위로 하고 누웠다.
나는 잠들지 않으려고 얼굴을 위로 쳐들고 하늘을 보았다. 산 꼭대기의 하늘은 가리는 나무도 없고, 특히 넓어 보였다. 넓은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었고, 파란 하늘은 끝이 없었다. 솔개 한 마리가 하늘에서 선회하고 있었다. 솔개는 날갯짓을 안 해서 날고 있는 것 같지도 않았고 마치 계속 그 자리에 정지해있는 것 같았다.

다시 고개를 돌려 어머니 쪽을 보니 ---- 아직 짙 푸르지 않은 산과 계곡은 끝없이 넓고 아득했고, 괭이를 메고 서있는 시골 아낙네와 대비되어 사람이 마치 개미처럼 작아 보여서, 거의 없는 것처럼 보였다.

지금의 나는 외모가 장대하고, 기운이 황소같고, 지나치게 많은 소유를 얻었다. 직위, 글의 명성, 외부에서 손님이 찾아오고, 종횡 좌우로 힘 있고, 무게 있는 사람이 되었다.
하지만, 그때 텅 빈 넓은 하늘, 끝 없이 넓은 대지 위에서 본, 생명의 암시는 지금까지 나와 멀리 떨어진 적이 없다. 솔개는 작았고 사람 힘은 미미했지만, 소리 없는 하늘의 인도로 나는 경외심을 알았다.
자연은 나의 스승이었고, 나는 그 안에서 여러가지를 얻음으로써 지금의 성과를 이루었다.



原載 < 인민일보 > 2016 년 7월18일 24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