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여, 감사하다. (感谢身体): 刘齐 ㅡ1/3
미래의 어느 날, 만약 내가 이 세상을 떠나게 되면, 나는 반드시 해야 할 중요한 일이 있다. 그것은 나의 신체에게 충심으로 감사하는 일이다. 나는 쇠약해진 두 손에 이 일을 맡겨서, 천천히 신체 각 부위를 주무르게 하고, 나의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게 할 것이다. 고맙다. 오관(五官: 시각,청각,미각,후각,촉각)이여. 너는 나에게 평범하지만, 뭇 사람들과 다른 얼굴로, 의지와 감각과 생각을 가지고 이 세상을 살게 해 주었구나. 코야 고맙다. 입아 고맙다. 귀야 고맙다 ---- 귀, 너는 정말 잘해주었다. 시시각각 아무 때나 귓불을 간질이며 들려오는 바스락 거림 소리까지 들을 수 있게 해 주었구나. 어렸을 때, 복이 있는 것처럼 보이려고, 시시 때때로 귀를 잡아당겨 그걸 크고, 길게 만들려고 시도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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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쩐(乌镇)의 물에 비친 그림자 (乌镇的倒影) : 张抗抗 - 1/4
일어나야 할 일이 일어났다 ---- 맞은편 언덕 같은 것은 없었고, 온통 짙푸른 하늘이 그대로 지평선으로 떨어져 있었다. 하늘은 티 하나 없이 맑고 깨끗했으며, 지평선 가까이에서 감청색으로 변했고, 땅은 회녹색, 언덕은 청록색이었다. 강물 속에는 앞으로 뒤로 들쑥날쑥, 튀어나오고 쑥 들어가고 여러 겁으로 겹쳐진 물에 비친 그림자가 원 모습처럼 확실하게 보였고, 원 모습 그대로 굳어져 마치 넓은 양탄자를 거꾸로 걸어 놓은 듯... ㅡ 목심(木心) 선생의 에서 전재 ㅡ 그때는 허드슨 강변이 아니다. 우진(烏鎭)의 서쪽 편 풍경이다. 맞은편 언덕 같은 것은 없다: 물의 고향, 옛 도시, 석교, 긴 거리, 오래 된 집, 목선. 오래된 석교와 거리. 거기엔 한 덩이 한 덩이의 청석판이 쌓아 올려져 있는데, 혹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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