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나는 물고기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원인은 내가 어렀을 때, 너무 많이 먹었기 때문이다.
집에 돼지고기도 먹을 게 없는데, 어떻게 물고기를 먹을 수 있었을까?
산다는 것은, 사실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서, 미루어 짐작할 게 아니다.
그 물고기들은 겨울철 농한기 때, 아버지가 논에 그물을 쳐서 잡은 것이다. 그 당시 논에는 그렇게 많이 화학비료를 주거나, 농약을 치지 않아서, 고기가 많았다. 얼음 얼고 눈 오는, 추운 겨울이 되면, 아버지는 언제나 생산대가 휴가를 줄 때를 이용해서 바짓가랑이를 걷어 올려 잡아매고, 고기를 많이 잡을 희망을 품고, 얇게 얼어붙은 살얼음에 찔리면서 논으로 내려갔다. 좌우, 이쪽저쪽 대나무 막대기로 휘저으면서 그물을 향해 고기를 몰아갔다..... 이렇게, 매번 아버지는 코가 빨갛게 얼고, 하얀 콧물을 흘리면서, 열기를 뿜으며, 맨 발로 돌아왔는데, 언제나 몇 근 정도 고기를 잡아왔다.
비록 물고기가 있으나, 그걸 요리 할, 기름과 조미료를 살 형편이 못되니, 물고기를 익히는 과정은 요리라고 할 수도 없었다. 어떤 때는 밀가루를 넣고 지져 먹기도 하고, 어떤 때는 그냥 물에 넣고 끓이기도 했다. 사실을 말하자면, 당시 우리 집은 어찌나 가난했던지 소금조차 살 수 없었다. 그래서, 이렇게 익힌 물고기는 되게 맛이 없었고, 지겨운 비린 내는 토할 지경이었다.
하지만, 물고기가, 비린 내가 좀 났다 하더라도, 물고기 덕분에 식구들이 단백질을 보충할 수있었고, 마치 지팡이 같이, 가난한 우리집을 부축해주어, 그때의 어려웠던 세월을 버티게 해 주었다.
그동안 품어왔던 나의 편협한 사고를 벗어 던지자, 그 순간, 나는 문득 깨달았다. 나와 똑 같이, 비린 것을 싫어하고, 물고기 먹기를 싫어하던 아버지가 그 추운 날씨에 물에 들어가 고기를 잡았으니 다리가 얼어서 마비되고, 뼈까지 시렸을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거기다, 수시로 논에 있는 돌들과 나뭇가지에 찔려 피 투성이가 되었는데, 그의 마음속에 만약 이 집과 식구들에 대한 사랑이 없었다면 이렇게 할 수 있었을까?
연륜이 쌓여 가면서, 지난 일에 대한 아픈 감정은 사라졌다. 나는 점점, 아버지가 과거 냉혈한이었던 것은, 어쩌면 자기 아이들의 의지를 단련시켜서, 생존능력과 투지를 촉발시켜 주는 단련이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것은 바로, 아마존 대평원에서 독수리, 매가 자기 자식들에게 비상(飛翔)의 본능을 깨우쳐주려는 것과 같다. 까마득히 높은 절벽 위, 따스한 둥지에서 잔인하게 절벽 아래로 던져버리는 것이다.
"셋째야, 나는 네가 아버지를 원망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내가 너를 수없이 때렸다는 것도 잘 안다. 그건, 네가 여름이면 자주 몰래 둑에 수영하러 가기를 좋아해서, 네가 물에 빠져 죽을까 봐 그런 거였다. 나는 네게 항상 가지 말라고 당부했건만 네가 말을 듣지 않으니, 내가 체벌하지 않을 수 있었겠니? 너는 개성이 강해서, 언제나 어린 친구들과 놀다가 싸웠는데, 내가 화목하게 대하라고 해도, 네가 또 말을 듣지 않으니 내가 너를 징계하지 않을 수 있었겠니? 넌 아버지를 원망하지 마라. 너도 언젠가 아버지가 되면, 알 거다. 이 세상에 아이를 아끼지 않는 아버지는 없다."
"아버지, 그만 하세요...." 나는 가볍게 말했다.
나는 참으려고 애썼고, 진실한 내심의 얼굴이 드러나지 않기를 바랐지만, 말없는 하늘은 여전히 나의 굵은 눈물 방울이 주르르 흘러내리는 걸 엿보고 잇었다.
맞다. 아버지의 말은 나를 부드럽게 만들었고, 나에게 계속 결핍되었던 사랑에 자양분을 주었으며, 또한 내가 주위에 후회하는 뜻을 자세히 말하게 했다.
아버지는 전에는 내가 제일 원망하는 사람이었고, 성장 세월 속에서, 부자 간에, 드러내 놓고 울고 웃을 수 없는 난처함 역시 그림자처럼 따라왔다. 하지만 나는 어쩔 수 없이 인정할 수밖에 없다. 아버지가 어려움을 참고 견딘 것은 내 성격에 영향을 주었다. 강직하고, 아부하지 않는 나의 매력을 날카롭게 하는 그런.....
이때부터, 나는 아버지에 대한 한(恨)과 원망을 버렸다. 그리고 일부러 포기했던 아름다운 육친의 정과 천륜을 다시 얻었다.
사랑이 있고, 그것을 느껴 깨달았으니 나는 더이상 딱딱한 안색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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