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밖에 다른 술 이야기도 있다.
하루는 한 택시 가사가 창밖에 차를 세우더니, 음식점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이과두주 작은 병, 하나를 달라고 했다. 나는 불안해지기 시작했는데, 알코올은 운전자로서는 분명히 무형의 살인행위가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나는 그의 면전에서, 종업원에게 우유 큰 것, 한 병을 달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손가락으로, 식탁 근처에 붙어있는 포스터를 가리켰다.
"기사의 술 한방울, 행인의 천 줄기 눈물(司机一滴酒,行人千行泪)". 이 중년의 택시기사는 갑자기 당황해서,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우리가 이러는 것은 매일매일 너무 바빠서 그런 거예요. 한가할 때 두 모금 마시려고요."
내가 말했다. " 당신 술은 나에게 넘기고, 당신은 내가 시킨 우유를 먹는 걸 로 등가교환합시다. 어떻소?" 나이 듬직한 기사는 흔쾌히 그러겠다 하고, 커다란 우유 한곽을 단숨에 들이켰다.
창밖을 보니, 복잡한 티끌 세상에서, 각 사람들이 모두 자기 생활의 원 둘레를 빙빙 돌고 있다.
외지에서 북경에 온 막노동자들은 유성처럼 빠르게 거리를 오가며 생계를 찾는다. 북경의 대야문( 大爷门), 손에 새 초롱을 들고 여유롭게 한가함을 즐기는 사람, 자가용 족들은 바쁘게 차를 몰고 도심을 지나가며 새로운 돈을 불리는 길을 달려간다.
한때의 유행을 좇는 남녀 무리들이 소곤소곤 말하는데, 피차 터놓고 얘기하는 것들이 진정인지 아니면 거짓인지 알 수는 없다.
어떤 애견가는 자기 애완견이 거리 모퉁이에서 똥을 쌀 때는 못 본 척하면서도, 화이트칼라 티를 낸다.
삼륜차를 몰고 다니며 중고 가전제품을 사가는 사람들이 큰 소리로 외치며, 도시 막노동자들의 어러운 삶을 보여준다.
나는 직업본능이 작용해서, 식당으로 손님이 들어오면, 그가 공금으로 먹고 마시는 관리인지, 자기 허리춤에서 돈을 꺼내야 하는 일반 서민인지 어렵지 않게 구별해 낸다.
누가 벼락부자가 된 소 사장인지, 누가 사업에 실패해 불행해진 사람인지.... 어떤 감투를 뽐내는 손님은 행동거지 하나하나 언제나 "나 아니면 누가 있어" 하는 관료 티를 낸다.
한 번은, 내가 아는 어떤 문인 관리가 동료들을 대동하고 식당에 들어섰는데, 기고만장해서 인생을 표현하는 게 눈에 들어왔다. 동료들과 더불어 구름을 타고 안개를 불러내는 듯, 술을 마시더니, 그는 장삼(張三)을 비평하더니, 다시 이사(李四)를 단정 지었다. 말하다가 점점 득의만만 해지니까 북 치고 장구치고 저 혼자 다했다.
"우두머리가 되면 금세 알거야. 상하 모두에게 대처하는 능력이 있어야 하는 거지. 문단이라는 데가, 자고로 시비를 무척 따지는 곳이야. 문단에서는 어느 쪽에서든 바람이 불어오지. 상하 좌우, 팔면에서 바람이 불어오는데, 오늘날에는 더욱 심해졌어. 당신들 모두 관여 안 할 수 없어. 그러지 않으면 당신 머리 위 감투가 바람에 멀리 날아가 버리는 거든....".
나는 몰래 고소를 금지 못했다. 내가 회의석상에서 보던 모습과 판이하게 달라서, 완전히 다른 사람 같았다. 술이란게 정말 좋은 것이어서, 사람의 가면을 벗겨서, 그 원래 모습으로 되돌려 놓은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 사람 혼자 그러던 것은 아니다. 중국 문인들이 옛날부터 갖고 있던 폐단이기도 하다. 후세에 시선(詩仙)으로까지 불린 이백(李白)은 장안으로 불려 갈 때, 하늘을 우러러, 크게 웃으며 문을 나섰다.(仰天大笑出門去)" 고 심경을 읊었다.
하물며 천하에 널려있는 중생들이야 오죽하겠나? 하지만 중국 문학사(文學史)에서 권세를 탐하여 벼슬 길에 나간 문인들 이라도 칼로 자른 듯 서로 다른 모습을 남겼다. 진(晋) 나라 때, 도연명은 벼슬을 내던지고 조용한 시골로 돌아와 자기가 담근 미주(美酒)를 마시며 지내지 않았던가! < 유림외사 >에서 왕면(王冕)은 주원장(朱元章)의 조정에 들어와 관리가 되라는 성지를 완곡히 거절하고, 대자연에 뭍혀 목동들의 벗이 되지 않았던가! 옛 사람이 말하기를 사람은 각자 생각이 있으니 억지로 하게하면 안된다. 왜냐하면 인생은 도시의 입체교차로 같아서 동,서,남,북, 중앙, 각자 자기의 길을 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역사를 되돌아 볼 때, 하나의 진리를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앞으로 좋은 시편을 전해줄 수 있으면, 실의에 빠진 시인의 가슴에 환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백, 백거이를 불문하고, 그렇지 않으면, 낙빈왕(骆宾王), 류장경(刘长卿), 류종원(刘宗元), 류우석(刘禹锡 ), 원진(元槙), 왕창령(王昌龄), 한유(韩愈)....
그들은 역경에서 시를 썼다. 대부분 벼락출세를 마다하고, 시의 글 가운데 가엾이 여기는 인생의 색조와 광택을 갖추고 있다.
무엇 때문인가? 그들은 사회의 중심에서 가장자리로 이동해 왔기 때문에, 낮은 계층의 어려운 인생에 대하여 보다 귀를 기울인다. 아마 사람이 가장자리에 있으면, 정신은 더욱 맑게 깨어나고, 눈은 더욱 먼지를 용납하지 않는가 보다.
이것이 내가 창가에서 혼자 술을 마실 때, 머리 속에 문득 떠오른 인생의 깨달음의 말이다. 이 봄날에, 술 이야기를 쓴다. 석양이 비스듬히 비치는 노년, 그 충실함을 담아서.
작가 소개 : 从维熙 (1933~2019) 河北 玉田 출생. 하북 사범학교 졸업 후, 교사 생활. 북경일보 기자 역임.
1949년 부터 작품 발표했으며, 장편 소설, 南河春晓,北国草,裸雪등 많은 유명작을 썼고, 영어, 불어, 독일어,한국어로 번역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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