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평등, 인류의 협동, 인류의 품위 이런 것들은 일찍이 정치 강령이나 사회 선언을 강조하기 전에 덧붙이는 말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이미 완벽하게 신체 각 부위의 관계 사이에서 실현되고 있다. 조물주는 인류의 신체를 교재 삼아 끊임없이 인류에게 교육해왔던 것이다.
애석한 것은 말을 타고 말을 찾거나, 보물창고에 들어가 보물임을 인식하지 못하다가, 너무 늦게 정신을 차리다보니 이해한 것이 너무 작은 것이다.
규칙대로라면, 결국 내가 세상을 떠날 때는 아마 어떤 기관이 쇠약해져서일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내가 이 기관을 원망할 리는 없다. 오히려 배로 감사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이미 있는 힘을 다했기 때문이다. 일테면, 나무통에서 가장 얇은 판재가 다른 판재가 받는 압력보다 훨씬 큰 압력을 받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평소에 내가 약한 부위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지 않았고, 잘 돌보지도 않아서, 그들은 어려움을 무릅쓰고, 계속 버텨왔을 것이다.
다시 한번 버텨주기를 청해라. 곧 좋아지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어 우리는 금새 다른 영역에 들어가 있을 것이다. 그곳은 생명이 새로 가는 곳, 신세계이다.
그때가 되면, 나의 생명기관중에서 어떤 부품들이 여전히 완강하게, 있는 힘을 다하여 (심지어는 미련스럽게) 돌아가는지, 또 최후의 일초까지 계속 돌아가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진지가 함락되어 나라가 멸망하는 그 시간에, 충직하고 용감한 병사와 절개가 곧은 유민들이 일종의 신념, 일종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여전히 분투해 마지않는 것과 같다. 이렇게 묘사하면, 처량하고 비참해진다. 너희들은 당연히 보다 좋은 결과, 보다 가치 있는 결말을 볼 것이다----- 이사! 이식(移植)!
다른 사람에게 새로운삶을 주고, 너희들 스스로도 새로운 삶을 찾는 것이다. 너희들이 고맙고 또한 부럽다. 나를 대신하여, 너희들의 새로운 환경여게 인사하렴.
잘 가거라, 친구들아. 나는 너희들에게, 만약에 나에게 내세가 있다면, 너희들이 내 신체가 되어 줄 것을 청한다. 그때가 되면 나는 부족한 점을 고치고, 모두 잘 대해 주겠다. 하지만, 내세가 있긴 할까? 내가 공수표를 떼는 게 아닐까? 책임지려 하지 않는 공무원 같이, 퇴직 후에나 민중에 대한 관심이 생각나서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닐까? 만약에, 나에게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무얼 어떻게 할까?
오늘,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아 내가 가장 말하고 싶었던 두가지를 쓴다.
첫째, 인생은 힘들고 짧다. 감사는 빨리해라. 너는 아직 젊고, 시간이 많다고 여기지 마라. 날씨는 예측할 수 없고, 시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러니 지금 바로 신체에 감사해라. 감사는 빈손으로 하는 게 아니다. 선물을 가져가야 한다. 여기서 예물은 바로 신체를 아끼는 것이다. 바로 행동에 들어가서, 끈기를 가지고 계속해야 한다.
둘째, 신체는 부모가 주신 것이고 부모는 하늘이 주신 것이다.사람들이 찬탄해 마지않는 것은 신체는 대단히 부모를 닮는다. 마치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조금씩 조금씩, 매시 매 초마다 우리를 사랑하고 우리를 도와주고, 우리를 받아들여 주는 것과 같나. 그래서, 신체에 감사해야 한다. 이건 결코 단순한 일이 아니다. 여기에서 출발하여, 우리는 보다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게 된다.
原載 <현대 독서> 2016. 제4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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