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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필, 단편소설

우주의 중심(宇宙的中心) - 7 : 东君 대(竹)를 사랑하는 손님이 말하다(爱竹客说) 나는 시골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에, 각양 각색의 대나무를 보았다. 그것들 이름을 다 말할 수는 없지만, 마치 초록의 옛 친구처럼 느낀다. 어떤 집들은 앞이나 뒤에 공터가 있어, 거기에 몇 구루의 대를 심어서, 몇 기덕 신선한 바람을 끌어들였고, 가난함을 느끼지 못하게 했다. 그 당시, 대로 만든 죽제품이 확산되고 있었고, 한동안 우리 생활에 중요한 구성부분이 되었다. 대나무 의자, 대나무 삿대, 대나무 바구니, 대나무 광주리, 대나무 쓰레기통, 대나무 침대 등, 대부분을 대로 안 들었으며, 플라스틱을 가공해 만든 물건은 극히 적었다. 여름에 대나무 침대에서 자면, 전신이 시원해진다. 대나무 침대에 살이 끼이면, 그저 허리를 돌리고 투덜대고 나서, 전처럼 잠을 .. 더보기
우주의 중심(宇宙的中心) - 6 : 东君 대(竹)를 사랑하는 손님이 말하다(爱竹客说) 낯선 지방에 가서, 돌아다닐 때, 나에게는 통상 두 가지 즐길 거리가 있다. 하나는 서점을 돌아다니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지역 향토 음식을 먹어보는 것이다. 안길(安吉:저장성 후저우시 소재 관광지)에는 당연히 돌아다닐만한 서점이 없지만, 여기에는 토산품이 풍요롭고, 이야기할 만한 먹거리들이 있다. ​ 죽해(竹海 :대나무 바다)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맹종죽, 죽순을 먹었다. 듣기로는, 현지인은 "고소죽순"을 즐겨 먹는다는데, 맛이 담백하다고 한다(화가 오우정의 책에 기재되어 있다) . 내가 먹어 본 것은, 소금에 절여 말린 고기와 죽순을 볶은 것으로 맛이 깊고도 무거웠다. 장대(張岱: 청대 학자)는 죽순을 먹고 보니 명언을 남길 게 없어, 부끄럽다고 했다.. 더보기
우주의 중심(宇宙的中心) - 5 : 东君 향토를 경외하라 (敬畏乡土) 지리서를 집필하는 것은 소설 창작과 달리, 대담하게 가정을 세우면 안 된다. 반드시 조심하여 증거를 찾아야 한다. 초야에서 찾아야 하고, 민간의 평범한 사람으로부터 증명해야 한다. 가요를 예로 들면, 유행하여 불리는 가운데, 가락이 어긋나면 원형을 잃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 내가 수집하고 난 다음에 우물쭈물 부정확해 진디 면, 바로 전문가의 가르침을 받아야 한다. 상양쩐에 어떤 노인이 일찍이 밭에서 노동하며 부르는 노래를 부른 적이 있고, 수중에 한 곡의 필사본, 밭노래도 가지고 있다 하여, 나는 바로 시골의 친지와 함께 방문하였다. 하지만 노인은 이미 와병 중에 있었고, 그의 아들이 문턱에 앉아 막무가내로 못 들어가게 하였다. 그는 자기 아버지는 가난하여 아무것도 가진 게 .. 더보기
우주의 중심(宇宙的中心) - 4 : 东君 향토를 경외하라 (敬畏乡土) ​ 여러 해 전에, 나는 소설을 쓰는, 틈틈이《서향 이야기》라는 지리서를 쓴 적이 있다. 이 책은 그냥 심심풀이로 보는 책으로, 당연히 한가한 사람이 보는 책이다. 잡담과 한담이 쓰여 있고, 격식을 차리는 글은 별로 없다. 내 딴에는 이런 책이 사람들을 조용히 읽게 만들고, 손 가는 대로 뒤척이다 보면, 답답한 생각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겠다 싶었다. 옛 어떤 명사가 눈 내리는 밤 무료하게 있다가, 갑자기 옷을 걸치고 일어나, 작은 배를 한척 사서 친구를 찾아갔다. 그 집 문 앞에 다다르자, 갑자기 흥취가 사라져, 그대로 돌아와 잠을 잤다. 이 이야기는 대략 책을 읽는 사람의 하나의 속성으로 간주된다. 우리는 책을 읽을 때, 때때로 천성에 따르고, 자기가 배운 것을 활용하지는.. 더보기
우주의 중심(宇宙的中心) - 3 : 东君 타향이라는 관점(他乡的眼) 우리 집 문에서 좁은 골목을 지나, 서쪽으로 100미터쯤 걸어가면, 악취 나는 개천이 눈에 가로 걸쳐있다. 거기서 북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개천을 따라가면, 수양버들이 하늘하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안개라도 끼어 있으면, 모든 것이 흐리멍덩하지만, 그렇다고 경치가 나쁘지도 않다. 나는 자주 그곳을 지나갔다. 봄부터 가을에 이르기까지, 다 겪어 보았지만, 나는 여태껏 무심히 경치를 보아왔다. 여기는 개천을 따라 수양버들을 심어놓은 것 빼고는 온통 인공 화단이다. 유명하고 진귀한 꽃은 누가 꺾어갈까 봐, 온통 값싸고, 기르기 쉬운 꽃만 길렀다. 그중 한 꽃밭의 빈터에는 몇 포기의 갓이 심어져 있었다. 아직 어리고 작기는 했지만, 싱싱한 짙은 녹색은, 늦 봄의 태양빛이 비치는 가운데.. 더보기
우주의 중심(宇宙的中心) - 2 : 东君 그때, 내 눈에는, 마을 안 작은 둔덕에 서있는, 마을에서 제일 높은 나무가 하늘과 제일 가까운 것 같았다. 그 나무에는 새 둥지가 하나 있었는데 아무도 감히 새알을 꺼내러 올라갈 생각을 못 했다. 그 원인을 말하자면, 새 둥지와 관련이 있다기보다는 나무와 관련이 있었고, 또 나무와 관련이 있다기보다는 나무 아래 작은 둔덕과 관련이 있다고 하는 것이 맞다. 어른들 말에 의하면, 그 작은 둔덕 안에는 연대가 아주 오래된 이름 없는 유골이 매장되어 있다고 했다. 나무의 한쪽 끝은 죽은 사람이고, 다른 한쪽 끝은 살이 있는 생물이니, 그 사이에는 필연적으로 하나의 신비한 것과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말로 할 수 없는 경외심이 생겨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는 나무를 경외했고, 나무 위에 있는 새 둥.. 더보기
우주의 중심(宇宙的中心) - 1 : 东君 새가 낮게 날 때, 공중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자동차의 소음에 묻혀서 사라져 버린다. 이 때문에 도시 상공을 날면서 우는 새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새들은 시끌벅적한 대지에서 멀리 떨어진, 끝없이 큰 하늘 위에서 독특하고 미묘한 소리를 내지만, 우리는 여전히 들을 수 없다. 사람과 새는 각자 다른 세계가 있고, 각자 다른 살아가는 법이 있다. 새들은 사람들이 보라고 나는 것이 아니며, 사람들이 들으라고 지저귀는 것이 아니다. ​ 나는 전에 이런 사진 작품을 본 적이 있다. 새 한 마리가 어떤 사람 머리에 앉았는데, 사람과 새 모두 모습이 태연했다. 사람의 일부분이 바로 새인 것처럼, 새의 일부분이 사람인 것처럼 느껴졌다. 새는 사람에 비교하면 나무와 훨씬 친하다. 왜냐하면, 신(神) 이 땅 위를 .. 더보기
완가 (玩家: 놀이를 좋아하는 사람) 3/3 끝 : 赵大年 나는 어렸을 적부터 노는 데는 빠지지 않았다. 귀뚜라미를 잡고, 참새를 잡고, 눈사람을 만들고, 막대 놀이를 했다. 항전(抗战) 8년, 남쪽으로 피난을 가서, 생활은 힘들고 어려웠지만, 노는 본성은 막을 수 없었다. 수영하고, 손으로 물고기를 잡고, 청개구리를 낚았다. 당시 개구리 뒷다리를 넣고 볶은 고추장은 맛이 기가 막혔다. 중학교에 들어가, 축구를 했는데, 지금 이 나이가 되도록 여전히 확실한 축구 광이다. 한밤중에 일어나, 끝까지 앉아서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브라질 월드컵 축구 경기를 보았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축구를 안 보면, 사람 사는 기쁨의 반이 사라지고, 낚시를 좋아하지 않으면 또 기쁨의 반이 사라진다." "마작을 하지 않으면, 기쁨은 거기서 또 반으로 준다." 매번 반으로 줄면, 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