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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필, 단편소설

일본의 세 장면(东瀛三章)(三) 교토 이야기(京都物语) 1/2 :尔雅 교토(京都)는 세계에 널리 알려진 천년 고도(古都)이며, 일본 문화를 잘 보존하고 있는 곳이다. 일본의 특유의 풍습과 정취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으며, 일본인들의 마음의 고향이다. ​ 교토에는 많은 절과 신사(神社)가 있다. 사람들은 편안하고, 고적한 고찰에 가서, 신령께 제사를 지내고, 복을 빌고, 정신 수양을 함으로써, 마음이 순수하고, 평온해 지려고 했다. 이와는 상반되게, 교토 유흥가의 밤 문화는 향락만을 추구하는, 기생집이 보여주는, 화려하고 낭비적인, 몇몇 사람들의 관능 만을 즐기고 만족시키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교토는 일본 사회가 농축되어 있는, 매력이 충만한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순 덩어리다. ​ 일본 가을 여행은 봄날의 벚꽃과는 연고가 없다. 하지만 가을의 단풍 풍경으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더보기
일본의 세 장면(东瀛三章)(二) 혼세에지(本栖寺 본서사)의 달 2/2 :尔雅 나는 호숫가 울타리에 서서히 붉고 둥근 달과 검은 구름의 전쟁을 흥미진진하게 바라보았다. 나의 실루엣은 달이 승리하느냐 패배하느냐에 따라 수시로 분명해졌다가 흐릿해졌다가 했다. ​ 이윽고, 붉은 달이 검은 구름을 뚫고 나오자, 그녀의 연하고 부드러운 빛이 환하게 바뀌었지만, 그녀의 얼굴색은 많이 창백해졌다. 이때, 뒤에 있던 어떤 문우(文友)가 감탄했다. 봐라, 달빛 아래 비치는 얼야(尔雅:작자)의 그림자는 얼마냐 아름답냐! 바쁘게 달을 촬영하며 따라오고 있던 문우 디엔러(典乐 )가 그녀의 망원렌즈에 촛점을 맞추며, 나와 달이 같이 나오는 사진을 찍었다. ​ 문우 디엔러는 그녀가 시를 쓰던 안 쓰던 상관없이, 언제나 진정한 의미의 시인이다. 오늘 밤, 그녀는 시심(詩心)을 가득 담에서, 카메라로 달의 아.. 더보기
일본의 세 장면(东瀛三章)(二) 혼세에지(本栖寺 본서사)의 달 1/2 :尔雅 ​ 혼세에지(본서사)는 일본 야마나시 현에 있는, 혼세에 호(湖) 부근에 있고, 혼세에(本栖) 호는 후지산 아래에 있다. 후지산 아래에는 다섯 개의 호수가 있는데, 각각 야마나까 (山中) 호, 카외구치(河口) 호, 세에(西)호, 쇼오진(精進)호,그리고 혼세에(本栖) 호 이다. 다른 몇개의 호수는 모두 개발되어 관광명소가 되었다. 유일하게 혼세에 호만 여전히, 자연 그대로의 원 모습을 지니고 있어, 인적이 드물고, 세상과 동떨어진 별천지 같다. ​ 그날 오후, 우리 북 아메리카 중국 작가협회 일행은 토교 부근 치바(千叶) 현에서 대형 관광버스로 출발, 도쿄 시내 번화가를 거쳐, 깨끗하고 조용한 옛 작은 도시와 과수원과 옥수수밭이 있는 시골 마을을 지나갔다. 점점 멀리 가자, 점점 황혼이 되었고, 점점 시끄.. 더보기
일본의 세 장면(东瀛三章)(一)야마나시 현의 비(雨) 2/2 :尔雅 ​ 일본 다도(茶道)의 정수는 "온화함(和), 공손함(敬), 맑음(清), 고요함(寂)"의 네 글자에 있다. 이것은 일본 다도와 불교의 선종(禪宗)의 결합의 총화이다. 마지막 글자"고요함(寂)은 평온하고 조용히 움직이지 않는 경지를 말하며, 속세의 혼란과 단절하고, 다도에만 전념하라는 것이다. 그래서, 내 생각에는, 실내에서 하는 일본 다도는 , 밖에 비가 내릴 때 하는 것이 틀림없이 제대로일 것 같다. 우리는 다행히 오전에 일본 사찰 다도 체험을 했다. 이렇게 안개비 내리는 정경 속에서 다도를 한 것은 내 생각과 맞는다. ​ 일본 다도는 "일기일회(一期一會: 일생에서 한번 맞는 기회이니, 최선을 다해 상대방을 대접한다는 일본의 다도 용어)를 이념(理念)으로 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그 자리에 있는, 하나.. 더보기
일본의 세 장면(东瀛三章)(一) 야마나시 현의 비(雨) 1/2 :尔雅 우리가 일본 도쿄에 도착한 날 저녁, 가이드는 우리 모두에게 첫 대면 선물을 주었다. 커다란 무쿠다(无覇) 배 한 개와 오렌지색 단감 한 개였다. ​ 배는 아삭하고 맛이 달았으며, 아주 맛있었다. 배는 너무 커서 감히 혼자 먹을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몇몇 문우들과, 오늘은 이걸 나누어 먹고, 내일은 저걸 나누어 먹기로 약속했다. 갈색 과일 껍데기를 벗기자, 속은 하얗고 투명했는데, 한입 베어 무니, 과즙이 뚝뚝 흐르고, 섬세하고 부드러워서 비할 데 없이 맛이 좋았다. ​ 무심코 과일 상자 안을 보니, 한 송이의 홍마노 같은 포도가 남이 있었는데, 크고 반짝반짝 빛나는 게, 인조 공예품같이 아름다웠다. 참지 못할 유혹에, 이 사람이 슬그머니 한 알 따고, 저 사람이 몰래 한 알 움켜쥐고.... 가이드.. 더보기
기차는 빨리 달린다(火车快跑): 우주의 중심 10 (끝) 东君 시대의 수레바퀴"는 너무나 빨리 굴러갔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오히려, 증기가 관차 시대를 더욱더 그리워한다. 누가 증기기관차를 발명했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그것이 공업시대가 어떻게 효과적으로 열에너지를 동력으로 바꾸었는지, 대지 위에서, 우리 눈앞에 보여준, 하나의 독특하고 분명한 예증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거대한 증기기관차 머리는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미학(美学) 형태라고 우리는 감탄한다. 우리는 그것을 그리워하는데, 그건 바로, 밥 짓는 연기같이 모락모락 올라가는 연기 기둥을 그리워하는 것이고, 귀에 거슬리는 제동 소리를 그리워하는 것이고, 그것의 육중함과 느림을 그리워하는 것이다. 유럽의 몇몇 도시에서, 또 인도의 평원에서, 이런 시대에 뒤떨어진 기차를 지금도 여전히 볼 수 있다. 한 가닥.. 더보기
기차는 빨리 달린다(火车快跑): 우주의 중심 9, 东君 19세가 되기 전, 나는 그때까지 기차를 보지 못했다. 또 기차가 빠르게 달리면서 내는 소리도 들어보지 못했다. 1980년대 초, 우리 마을에는 전기기구 공급 판매원이 있었는데, 자주 기차를 타고 주부(州府)를 오갔다. 추운 겨울날, 그가 기차 이야기를 꺼내면, 입에서 증기가 뿜어 저 나왔다. 당시, 나는 기차에 대하여 아주 무지했다. 그건 대가리가 까만, 쇠를 두드려 만든 용같이 큰 것이고, 머리 부분에 맹호의 피가 가득 들어있으며, 광야를 나는 듯, 스쳐갈 때면, 스쳐가는 부분에서 큰 바람이 불어, 한 뼘 정도의 나무, 몇 구루 정도는 간단히 쓰러뜨린다고 생각했다. ​ 글자를 알게 된 후, 나는 기차(火车)를 불(火)과 차(车)로 분해했다. 뒤엉킨 화염이 어떻게 하나하나의 차칸을 빠르게 앞으로 이끌어.. 더보기
먹어, 먹어(吃, 吃, 吃): 우주의 중심 - 8: 东君 술을 먹어라. (吃酒) 어떤 사람은 타향에서 술을 마시면, 마치 고향에 온 것 같이 느낀다고 한다. 또 어떤 사람은 자기 집에서 술을 마시면, 오히려 타향에 있는 것 같이 느낀다고 한다. 술은 사람들을 자기가 어디서 왔는지 잊게 하고, 자기가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지도 잊게 한다. 니체가 말했다. 수도자가 명상 상태로 오랜 시간이 경과하면, 한 사람이 나누어져 두 사람이 된 것 같이 느낀다. 나는 술 취한 사람도 환각을 느낀다고 생각한다. 과음하면, 취해서 눈이 몽롱해지고, 거울을 보면 갑자기 거울 속 사람과 거울 밖 사람 중 어느 것이 진짜인지 획실히 구분하지 못하게 된다. 사람이 반쯤 취하고 반쯤 깨인, 곤충으로 처서, 반은 나비이고 반은 번데기인 상태가 되면, 이것은 참으로 즐거운 사건이다. 이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