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종서의 위성

238p (전종서의 위성)

원완이 말했다.

"그사람 여기서는 공무에 바빠서 꼼짝도 못해요!

나는 같이 충칭에 두번 갔었는데 한번은 막 결혼해서 시댁에 갔었고  -- 사실 그사람도 오늘 백모님 뵈러 나와 함께 오기로 했었어요, 오는 김에 씬메이도 만나보고 --"'

 

씬메이가 말했다. "아이구 황송해라! 나도 당신들 결혼식 하던 날 차오(曹)선생을 봤어.

나보다 머리통 하나는 작다보니 뚱뚱한게 더 튀어 보이더군. 지금 설마 더 뚱뚱해 지지는 않았겠지?

여기 홍콩에서는 상관 없겠지만 만약 충칭에서 물자관리 그것도 양곡담당 공무원이 뚱뚱했다간 사람들에게 완전 놀림감이 될거야."

홍지엔은 오늘 처음으로 웃음이 튀어 나왔고 원완의 얼굴은 화가 나서 벌겋게 달아올랐다.

 

자오 마나님이 그녀가 뭐라 말도 꺼내기 전에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씬메이, 너는 애도 아니고 서른이나 먹은 녀석이 그렇게 막말하기를 좋아하냐? 요새는 뚱둥해 진다는게 나쁜 말 아니냐?

난 네가 너무 삐쩍 마른 걸 싫어 했었지만 말이다. 

 원완아가씨 , 엄마 된 사람은 언제나 아들이 뚱뚱한지 어쩐지 알고 있어야 해. 안색이 참 좋은데 보고 있으면 내 눈까지 다 시원해 지는구먼.

그쪽 집 어머니가 보고도 틀림없이 좋아하셨을거야. 돌아가서 우리 대신 차오선생에게 안부 전하고 공무에 바쁜데 절대 일부러 어려운 걸음 하지 말라고 해."

 

원완이 말했다. "그사람 사무실이 우연히 반나절도 걸리지 않는 곳에 있어서 아무 상관 없어요.

하지만 오늘 사무실에 휴가를 내고 안갔는리데 어제 술을 먹고 골아떨어졌거든요."

자오 마니님은 부모님처럼  잔소리를 했다. "술이란 게 몸을 버리게 하지. 네가 차오서방에게 앞으론 술을 조금씩만 들라고 해라."

원완은 날카로운 눈초리로 씬메이를 훑어 보더니 대답했다.

"그 사람 술 못해요.씬메이같이 저렇게 엄청 퍼마시지 못해요.  씬메이는 위스키를  한번 마셨다 하면 그냥 한병이니---"

 

씬메이가 이 말을 듣고 홍지엔을 향해 몰래 귀신 표정을 지었고 아직 반박의 말을 꺼내지  않았을때 그녀는 이어서 말했다.

"그사람에게 퍼먹인 거예요.어제 이곳에서 일하는 대학 동창들 모임이 있었는데 초대장에 '가족동반'이라고 써 있었어요.

그사람도 가족이니 나는 그를 데리고 갔는데 이 인간들이 글쎄 그에게 술을 퍼 먹인 거예요."

 

홍지엔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
"우리 동창들이 홍콩에 몇명이나 있어?"

"어! 황선생. 내가 깜빡 했네. 당신도 우리와 동창이지, 그친구 들이 초대장 안보냈어?

어젠 나 혼자만 문과 출신이고 다른 사람은 모두 이공계, 법과 상과 출신이었어."

 

씬메이가 말했다. "어이, , 이것 봐. 너무 여러가지 신경을 쓰는군!

지금 지금 대학에서 문과 공부한 사람들은 못 사니까서 얼굴을 내밀 형편도 못되고 잘 나가는 이공,법,상과 출신들이 동창으로 인정하지도 않는다는거군.

그래도 다행히 너때문에 문과의 체면이 그나마 지탱된다는 것 처럼 들리는데."

 

원완이 말했다. "나도 명리만 쫏아 다니는 동창생들 믿지 않아 - 그런데 씬메이 너도 법과 출신 아냐?

당연히 잘 나가야 하고, 너도 잘 나가는 중 아냐?"

그녀는 씬메이가 좀처럼 안풀리는 것을 빈정대며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씬메이가 말했다. "나야 네 남편 차오선생에 비하면 한참 떨 어지지.

동창회에 가 봤자 밥이나 배불리 먹고 하는 일 없이 있다가 잘 풀리는 친구들 손이나 잡고 오는거야.

일이 잘 안풀리는 친구를 보게되면 마지못해 ' 자네 어디 다니지?' 묻고는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바로 귀를 쫑끗하며 잘나가는 친구들 대화하는 걸 얻어 들으려 애쓰지.

학생때 학생 간담회에 가봤는데 남녀 사교장 역할을 톡톡히 하더군.

내가 미국에 있을 때 유학생 하계 수련대회에 갔더니 사람들이 그걸 싼토우회 (三头会 :삼두회)라 하더군.

그게 뭐냐하면 잘난척하기 ( 추펑투 : 出风头), 봉이 되기 (充冤大头), 그리고 또 뭐더라 여자 꼬시기 (情人做花头) 의 약자지."

사람들이 모두 웃었고, 자오 마나님은 어찌 크게 웃었는지 숨이 막힐 지경이어서 씬메이에게 더이상 엉터리 소리 말라고 했다.

'전종서의 위성' 카테고리의 다른 글

240p (전종서의 위성)  (0) 2014.05.05
239p (전종서의 위성)  (0) 2014.05.03
237p (전종서의 위성)  (0) 2014.04.30
236p (전종서의 위성)  (0) 2014.04.29
235p (전종서의 위성)  (0) 2014.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