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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237p (전종서의 위성)

그들이 씬메이가 머무는 그의 친척 집에 도착해 명함을 안으로 보내니 씬메이가 문지기를 뒤따라 바로 뛰어 나왔다.

씬메이는 스스럼 없이 "아이고, 형수님. 영광스런 방문 송구스럽습니다."하며 너스레를 딸었다.

로우쟈도 따지는 척 웃으며 말했다. "자오 숙부, 나를 그렇게 부르지 마세요. 그러시면 내가 어떻해요?"

 

씬메이가 말했다.

"이거 도리가 아닌데... 홍지엔, 자네 하필 이때 왔나?  쑤원완이 안에 와 있어.

그애가 홍콩 온지 이틀 되었는데 어머니가 오신걸 알고 오늘 막 뵈러 온거야.

자네 아마 쑤원완을 만나는 걸 원치 않을거 같아. 그래서 내가 자네에게 미안해서 인사나 하려고 부리나케 뛰어나온거야.

하지만 그녀도 자네가 밖에 왔단걸 알기는해."

 

홍지엔은 얼굴이 빨개져서 로우쟈를 보면서 말했다.

"그럼 우리 들어가지 말고 씬메이에게 우리가 백모님에게 인사하러 왔었다고 전해달라 하고 그냥 가지. 씬메이, 선표 값 줄께."

씬메이가 사양하는 말을 하는데 로우쟈가 말했다.

"기왕 온거 백모님을 뵙고 가는게 어때요?."

그녀는 오늘 새 옷도 입고 왔겠다 담이 커졌고 호기심도 났다.

홍지엔도 비록 쑤원완을 보는 것이 꺼림찍 했지만 호기심 나는 것을 누를 수 없었다.

 

씬메이는 그들을 안으로 안내했다.

응접실에 들어가기 전, 파나마모자를 옷걸이에 걸어 놓을때 로우쟈는 핸드백에서 손거울을 꺼내 드려다 보았다.

 

쑤원완은 전보다 훨씬은 세련되게 차려 입었으며 얼굴은 여전히 통통했다.

치바오는 서양식으로 몸에 꽉 조이게 입었고 옷 위의 꽃무늬는 담홍색, 담록색 옆줄 무늬에 흰줄 세로 무늬가 있어서 그 무늬가 유럽 대륙의 작은 나라 국기 같았다.

그옆 차 탁자위에 챙이 넓은 그녀의 모자를 얹어 놓았는데 당연히 그녀의 차림에 비하면 류자오의 손에 든 작은 양산은 한시대는 뒤떨어진 것 같았다.

 

홍지엔은 문을 들어서면서 멀리서부터 깊이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

자오씨 댁 마나님은 일어나서 인사를 했지만 쑤원완은 그대로 앉아서 가볍고 빠르게 말했다.

"황선생. 오래간 만이야. 잘 지냈어요?"

 

씬메이가 말했다.

"이 분이 황성생 부인이야."

쑤원완은 진작부터 로우쟈를 보고 있었으나  씬메이의 말을 듣고 그제서야 그녀를 발견한 척 했다.

그녀는 고개를 까딱하면서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녀를 머리에서 발끝까지 훑어 보았다.

로우쟈는 그녀가 이렇게 훑어 보는 것이 견디지 못할 정도로 불안했다.

 

원완이 씬메이에게 물었다.

"이 황선생 부인이 혹시 무슨 은행장 집 ...?  아니면 개인 금고 ...?

아! 내 기억력이 이렇게 나빠서 ... 사장님 따님이지?

홍지엔 부부도 다 들었으나 그렇다고 해도 아니라고 반박하기에도 영 마땅치 않았다.

왜냐하면 원완이 묻는 소리가 워낙 낮은 음성으로 그들에게 들리지 않 도록 하는 척 했기 때문이다.

 

씬메이도 처음엔 무슨 말인지 확실히 못알아듣고 그저 단순히 말했다.

"이 분은 내 신문사 동료의 따님이야.일주일 전 홍콩에서 결혼했어."

원완은 마치 꿈에서 깬 것처럼 놀라고 탄식하는 듯 말했다.

"아, 그려셨군요. 황씨 부인.   홍콩에 계속 계셨나요? 아니면 이번이 외국에 있다가 홍콩을 지나치는 길인가요?"

 

홍지엔은 화가 나서 벌떡 뛰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려고 스스로 의자 팔걸이를 꽉잡았다.

씬메이는 몰래 고개를 저었다.

로우쟈는 마지못해 자기는 외국에서 오지도 않았고 그저 내지에서 나오는 길이라고 했다.

 

원완은 그녀에 대해 일시에 흥미가 사라졌다는 듯 자오씨댁 마나님과 자기들끼리 하던 얘기를 계속했다.

자오 마나님은 그녀가 생전 처음으로 처음 비행기를 타게되어 생각만 해도 겁난다고 했다.

원완이 웃으며 말했다. "백모님, 씬메이와 같이 가는데 뭐가 겁나요! 나는 혼자서도 대여섯번이나 비행기를 타고 왔다갔다 했어요."

자오 마나님이 말했다. "어떻게 부군이 너 혼자 왔다 갔다 하는데도 걱정도 안한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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