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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240p (전종서의 위성)

홍지엔은 코웃음을 치며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어쩐지 자네가 호신 사진을 갖고 있더니" 하지만 이말을 하지는 않았다.

씬메이는 잠시 먼곳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좀전에 내가 그애를 바래다 주려고 문 밖에 나왔을 때 말하던데 아직도 내가 보낸 그 많은 편지들을 가지고 있다는거야.

- 그 편지들을 나는 벌써 다 잊어버렸고 거기 뭐라고 썼는지 알지도 못하는데 말야 -

그애가 다음달에 충칭에 오는데 그참에 나에게 돌려주려고 갖고 오겠다는군.

하지만 모두 돌려주려는 것은 아니라며 그중 어떤 것은 아직도 자기가 가져야 할 것이 있다고 해.

그애는 나와 마주 앉아 한통한통 검토해보고 현재 자기가 받을 수 없는 것만 나에게 되돌려 주겠다는거야.

자네가 생각해도 이거 웃기는거 아냐?" 그는 말을 마치고 부자연스럽게 웃었다.

 

로우쟈가 냉정하게 물었다. "그녀가 자오숙부가 곧 약혼한다는 걸 알아요?"

씬메이가 말했다. "난 아직 얘기하지 않았는데 나는 그녀에게 그저 일상적으로만 대했을 뿐이야."

홍지엔 부부가 산아래로 내려가는 케이블카를 탔다.

그는 돌아 가는 길에서 갑자기 확실히 깨달았다는 듯 탄식하며 말했다.

"역시 여자만 여자를 꿰뚫어 볼 수 있어."

 

홍지엔은 케이블카를 타고 오는동안 내내 우울했다.

그는 전부터 쑤원완에게 미안한 생각을 갖고 있었는만큼 오늘의 그녀의 냉대는 당연히 받아들여야 했다.

하지만 분통이 터지는 것은 로우쟈까지 싸잡아서 모욕을 준 것이다.

그때 왜 쑤원완에게 몇 마디라도 비꼬는 말조차 못했을까?

오히려 그녀의 방자함에 분을 참기만하고 있었지 않았나.

 

그녀는 지금 높은 곳에서 뻐기고 있지만 자기 신세는 그야말로 구름과 진흙탕 만큼이나 먼 차이나 있지 않은가.

신메이만 해도 자세히 보면 자기와 친구가 되었지만 그는 한발짝 한발짝 높이 올라가고 있다.

자기도 그와 사귐으로 비슷해진 것 같이 보이지만 실은 이전처럼 서로 대등한 관계로 지낼때와는 비교할 수도 없지 않은가!

홍지엔은 불끈 화가 났는데,그것은  마치 어두운 우리에 갖힌 야수가 목숨을 다해 벽을 치 받고 붙잡고 뚜드리고 했지만 도망갈 길을 못 찾는 것 같았다.

로우쟈는 그가 입을 열지 않는 것을 보고 자기도 꾹 참고 입을 다물었다.

 

여관으로 돌아오니 차실 방문이 열려 있었다.

홍지엔은 겉옷을 벗고 선풍기를 틀어 팔에 바람을 씌우며 말했다. "아이구, 돌아왔구나!."

"신체는 돌아왔지만 정신은 어쩌면 애인과 같이 가고있나보지..."

로우쟈가 무표정하게 이 두마디를 더 보탰다.."

홍지엔은 당연히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그녀에게 말했다.

그녀는 냉소하며 말했다 . "내가 뭐 못할 소리 했어요? 케이블카 타고 올때 목석 같이 한마디도 안하고 내가 옆에 있다는 것도 잊어버린 것 같더니.

나도 눈치가 있어서 당신을 방해하지 않은 거예요. 당신이 언제나 나에게 말을 하나 보면서 말이예요."

 

"지금 내가 당싱과 말하는거 아냐? 나는 오늘 일에 대하여 조금도 화가 안나는데..."

"당신이 뭐 화 낼 줄이나 알아요? 그저 흡족하겠지."

"그럴 수도있겠지. 그런데 내가 뭐가 흡족하다는 거야?"

"당신 보니까, 옛날 애인이 현재 마누라를 능멸하고 거기다 당신의 그 좋은 친구까지 옆에 있었으니 당신이 흡족하지 않을 리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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