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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235p (전종서의 위성)

홍지엔이 말했다.

"알았어. 알았어.이제 그만 좀 해.

나 그친구 말 안들을거야. 뭐든 당신 하자는대로 할께.

당신 주려고 여지 몇개 사 왔는데 당신 아직 안먹었지않아. 지금 먹을래?

당신 자다 일어났으니 내가 껍질을 까 줄께.

 

그는 말하면서 차 탁자와 휴지통을 침대 앞으로 밀어 놓았다.

"나 오늘 나갔다 오면서 인력거 한번 안탔어.

이건 차비 절약한 돈으로 사온거야.

과일 살 돈은 당연히 있지만 이렇게 돈을 절약해서 사야 정말 당신 주려고 샀다 할 수 있지.

 

로우쟈의 눈물 범벅이 된 얼굴에는 부드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그 돈 몇푼도 안되는 걸 아낀다고 걸어 오느라 피곤해할 필요가 뭐 있어요?!

인력거 차비 아껴봤자 저만큼 많은 걸 사올 수는 없을 거예요.

홍지엔이 말했다."내가 값을 물어보니 별로 비싼거 같지 않았어. 그래도 좀 깎아서 사온거야."

 

로우쟈가 말했다.

"당신은 원래부터 제대로 물건을 살 줄 몰라요. 비싸게 사왔으면서도 싸게 사온줄 알고 -- 나 먼저 주지 말고 당신부터 드세요."

홍지엔이 말했다. "내가 능력이 없으니 당신같은 현명한 아내를 얻어 좋은 내조를 받아야 할거 아니오."

 

로우쟈는 그를 흘끗 보면서 말했다. "내조는 친구가 없어야 잘되는거예요."

홍지엔이 말했다. "아이구, 또 나온다! 친구들과 어쩔 수 없이 절교해야 겠구먼.

당신이 기왕 결혼하려 하지 않으니까 내조도 안할테고, 그야말로 '부인을 얻으려면 친구를 끊어라'란 말이구먼."

 

로우쟈가 맗했다.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

날도 늦었고 난 오후에 잠도 못잤는데다 저녁때는 당신 기다리느라  -- 나 울어서 눈이 부었죠?

내일은 아무도 만나면 안되겠어요! 거울 좀 주세요."

홍지엔이 그녀늬 눈꺼풀을 보니 정말 부어있었으나 사실대로 말할 수 없어 그냥 이렇게 말했다.

"별로 붓지 않았어, 아무 상관 없어.하루 자고나면 아무렇지도 않을거야. --- 뭐하러 궂이 일어나 거울을 보고그래!"

로우쟈가 말했다."난 세수하고 입안 헹궈야 겠어요."

 

홍지엔이 욕실로 가려는데 로우쟈가 벌써 누워 있었다.

홍지엔이 물었다. "당신 베고 있는 베개가 방금 베고 있던 것 아냐?

윗부분이 당신 눈물로젖었을테니 베기 불편할거야. 당신 내걸 베고 자.당신 젖은 베개는 내가 벨께."

로우쟈는 고마워하며 말했다.

"이런 바보, 베개 바꿀 필요 없어요. 내가 벌써 베개를 뒤집어서 뽀송뽀송한 곳을 베고 있는데 ---

당신 무르팍 까진 곳은 지금은 안아파요? 내가 거기를 싸매 줄께요."

홍지엔이 샤워를 하는데 다리가 비눗물에 닿자 아직도 상처부위가 쓰라렸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다.

"벌써 다 나았나봐. 이젠 안아프네. 걱정말고 자."

 

로우쟈가 말했다. "내가 고집부리며 말해서 걱정했죠? 결혼 일은 당신 하자는대로 할께요."

홍지엔이 머리를 감고나서 막 머리를 빗는데 이말이 들리자 얼른 빗을 내려 놓고 그녀의 이마에 뽀뽀하며 말했다.

"나는 당신이 경우가 밝다는 걸 알고 있어, 앞으로 당신 말이라면 다 들을께."

 

로우쟈는 기쁘게 가벼운 한숨을 쉬더니 고개를 안쪽으로 돌리고 천천히 깊은 잠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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