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엔은 코웃음을 치며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어쩐지 자네가 호신 사진을 갖고 있더니" 하지만 이말을 하지는 않았다.
씬메이는 잠시 먼곳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좀전에 내가 그애를 바래다 주려고 문 밖에 나왔을 때 말하던데 아직도 내가 보낸 그 많은 편지들을 가지고 있다는거야.
- 그 편지들을 나는 벌써 다 잊어버렸고 거기 뭐라고 썼는지 알지도 못하는데 말야 -
그애가 다음달에 충칭에 오는데 그참에 나에게 돌려주려고 갖고 오겠다는군.
하지만 모두 돌려주려는 것은 아니라며 그중 어떤 것은 아직도 자기가 가져야 할 것이 있다고 해.
그애는 나와 마주 앉아 한통한통 검토해보고 현재 자기가 받을 수 없는 것만 나에게 되돌려 주겠다는거야.
자네가 생각해도 이거 웃기는거 아냐?" 그는 말을 마치고 부자연스럽게 웃었다.
로우쟈가 냉정하게 물었다. "그녀가 자오숙부가 곧 약혼한다는 걸 알아요?"
씬메이가 말했다. "난 아직 얘기하지 않았는데 나는 그녀에게 그저 일상적으로만 대했을 뿐이야."
홍지엔 부부가 산아래로 내려가는 케이블카를 탔다.
그는 돌아 가는 길에서 갑자기 확실히 깨달았다는 듯 탄식하며 말했다.
"역시 여자만 여자를 꿰뚫어 볼 수 있어."
홍지엔은 케이블카를 타고 오는동안 내내 우울했다.
그는 전부터 쑤원완에게 미안한 생각을 갖고 있었는만큼 오늘의 그녀의 냉대는 당연히 받아들여야 했다.
하지만 분통이 터지는 것은 로우쟈까지 싸잡아서 모욕을 준 것이다.
그때 왜 쑤원완에게 몇 마디라도 비꼬는 말조차 못했을까?
오히려 그녀의 방자함에 분을 참기만하고 있었지 않았나.
그녀는 지금 높은 곳에서 뻐기고 있지만 자기 신세는 그야말로 구름과 진흙탕 만큼이나 먼 차이나 있지 않은가.
신메이만 해도 자세히 보면 자기와 친구가 되었지만 그는 한발짝 한발짝 높이 올라가고 있다.
자기도 그와 사귐으로 비슷해진 것 같이 보이지만 실은 이전처럼 서로 대등한 관계로 지낼때와는 비교할 수도 없지 않은가!
홍지엔은 불끈 화가 났는데,그것은 마치 어두운 우리에 갖힌 야수가 목숨을 다해 벽을 치 받고 붙잡고 뚜드리고 했지만 도망갈 길을 못 찾는 것 같았다.
로우쟈는 그가 입을 열지 않는 것을 보고 자기도 꾹 참고 입을 다물었다.
여관으로 돌아오니 차실 방문이 열려 있었다.
홍지엔은 겉옷을 벗고 선풍기를 틀어 팔에 바람을 씌우며 말했다. "아이구, 돌아왔구나!."
"신체는 돌아왔지만 정신은 어쩌면 애인과 같이 가고있나보지..."
로우쟈가 무표정하게 이 두마디를 더 보탰다.."
홍지엔은 당연히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그녀에게 말했다.
그녀는 냉소하며 말했다 . "내가 뭐 못할 소리 했어요? 케이블카 타고 올때 목석 같이 한마디도 안하고 내가 옆에 있다는 것도 잊어버린 것 같더니.
나도 눈치가 있어서 당신을 방해하지 않은 거예요. 당신이 언제나 나에게 말을 하나 보면서 말이예요."
"지금 내가 당싱과 말하는거 아냐? 나는 오늘 일에 대하여 조금도 화가 안나는데..."
"당신이 뭐 화 낼 줄이나 알아요? 그저 흡족하겠지."
"그럴 수도있겠지. 그런데 내가 뭐가 흡족하다는 거야?"
"당신 보니까, 옛날 애인이 현재 마누라를 능멸하고 거기다 당신의 그 좋은 친구까지 옆에 있었으니 당신이 흡족하지 않을 리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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