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賈平凹의 장편소설 "잠깐 앉으세요(暫坐)"

三十一, 성중촌의 신치 (辛起•城中村). 2

상트 페테르 부르크

 

창 밖에서 사이렌소리가 났다.

사이렌소리는 점점 긴박해졌고, 오랫동안 그치지 않았다.

긴급 환자가 생겨 구급차를 부른 것일까? 아니면 경찰차가 와서 마약사범이나 절도범을 잡는 것일까? 혹은 패싸움을 제지하는 것일까?

신치와 이와는 궁금해하지 않았고 창틀에 기대어 밖을 대다보지도 않았다.

그녀들은 여전히 그녀들의 이야기만 하고 있었다.

거의 10시  반이 되었다.

신치는 이와에게 오늘 밤은 여기서 자고, 내일 아침, 둘이 거리를 돌아다니며 점포들을 돌아보고, 무얼 해서 먹고살 것인지 궁리해 보자고 했다.

이와는 바로 집 주인 아줌마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했다.

두 사람은 일인용 침대에 낑겨 누웠다.

그녀들은 말했다. "우리 얘기 계속하자. 말하다가 졸리면 그냥 자라."

그녀들은 사회, 중국 사회와 러시아 사회를 얘기했고, 그녀들과 사회의 관계를 얘기했으며, 각자 만났던 남자들을 얘기했고, 돈을 얘기했다.

말을 하다가, 이와는 천천히 눈이 감겨왔다. 신치가 무어라고 얘기했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신치가 말했다. "너 자니? 자면 나 말 안 할게."

이와는 눈을 감고, 애매하게 말했다. "나 듣고 있어."

신치는 다시 얘기하기 시작했다. 말하고, 또 말하고...

자기 눈꺼풀도 스르르 감겼고, 목소리도 점점 낮아졌다.

그녀들은 혼미한 상태에 들어갔다.

바로 이때, 무슨 소리가 기이하게 들려왔다. 기이한 소리는 마치 벌레소리 같기도 했는데, 귓속 깊숙이 들어와, 몸속과 뼤 속까지 들어오는 것 같았다.

잠이 싹 달아났다.

이와가 신치를 밀치면서 말했다. "저게 무슨 소리지?"

신치가 말했다. "그거 섹스하는 신음 소리야."

이와는 잠시 멍했다. 그녀는 자기가 어째서 이런 소리를 알아듣고, 거기다 이런 소리에 민감 한가 하는 생각에 얼굴이 금세 빨개졌다.

이와가 말했다. "섹스 신음 소리라고?"

귀 기울여 들어보니 과연 섹스하면서 내는 신음 소리였다. 심지어 이때 들린 것은 한 가지  종류의 리듬과 소리 지르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거의 세 군데, 아니면 다섯 군데에서 모두 이런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고 생각해 보니, 천장, 벽 모서리, 문 뒤, 침대 밑에서도 소리가 나는  것 같았다. 창 밖에서도 소리가 났다. 개 고양이, 호랑이, 도마뱀, 달팽이, 모기, 파리까지 작은 동물들도 전부 발정이 났을까?!

신치가 말했다. "이 건물에 월세 사는 사람들은 젊은 노동자들인데, 쌍쌍이 동거하고 있어서 매일 저녁 언제나 저런 소리가 들려."

이와가 깔깔 웃더니 말했다. "그럼 너 밤에 혼자 잘 때, 잠이 잘 오니?"

신치가 말했다. "첨엔 잠이 안 왔지만, 나중에는 익숙해졌어. 이 사람들이 시내에서 즐길게 뭐가 있겠어? 쾌락은 오직 밤 밖에 없어. 하지만 이 친구들 과장이 너무 심해. 누군 뭐 안 해봤나? 사람을 죽이는 거 같이 소리를 질러대!"

그리고는 또 말했다. "아차, 너 아직 결혼 안 했지 않아."

이와가 말했다. "결혼 안 했다고 섹스 맛도 모를라고?"

신치가 말했다. "맞아. 그건 다른 거지. 당연히 달라."

그녀는 이와에게 달려들어 얼굴을 만지며 말했다. "솔직히 말해봐. 너 몇 개 사용하냐?"

이와가 물었다. "몇 개라니?!"

두 사람은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이와는 웃느라고 숨을 헐떡거리며 손가락 하나를 펴더니, 다시 한 개를 폈다.

그녀들이 이렇게 시끄럽게 떠드는데, 곧바로 건물 전체가 조용해졌다.

가끔 건물 아래 어느 곳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릴 뿐이었다.

신치가 TV에서, 러시아에 있는 큰 초원과 숲을 보았다면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건물, 교회당, 거리도 대단히 아름답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물었다. "이와 너는 뭐 하러 스모그로 덮여있는 서경에 왔냐?"

그러면서 묻기 시작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서경보다 크냐? 물가는 싸냐? 거기도 중국인이 있냐?

이와는 하나하나 대답해 주었다. "당연히 중국인이 있지. 중국 음식점도 있고, 거기서 서경식 햄버거와 량피(凉皮: 여름에 먹는 중국음식)도 팔아."

신치가 물었다. "서경 사람이 거기서 개업한 거야?"

이와가 말했다. "맞아! 너도 언제 놀러 와라."

신치는 원래는 돈이 없어 못 간다고 말하려다가 그냥 이렇게 말했다. "난 아직 여권이 없어."

이와가 말했다. "그게 아직도 쉽지 않구나. 공무여권도 아닌데 받기 어렵구나."

신치가 말했다. "시리수이 언니 말이 네가 찻집 점원이 된 것은 장래에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찻집을 개업하려고 그런 거라면서? 정말 그렇다면, 내가 너에게 가서 종업원 할게."

이와가 말했다. "내가 어떻게 너를 종업원으로 쓰냐? 어쩜 반년쯤 후에는 네가 되레 사장이 되어 있을 텐데. 나나 종업원으로 써라."

그녀는 또 웃기 시작했다.

신치는 이와의 얼굴에  뽀뽀를 하면서 말했다. "네 눈에는 내가 그렇게 능력 있어 보이냐? 그렇지 않으면 귀티가 나 보이냐? 네가 웃으면 정말 예뻐. 난 어쩌자고 이렇게 널 좋아하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