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賈平凹의 장편소설 "잠깐 앉으세요(暫坐)"

三十二, 습운당의 핑잉(冯迎•拾云堂). 1

라오스 루앙프라방의 어느 절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하이루오는 늙은 마나님 집을 나왔다.

마음속으로 저으기 안심이 되었으나, 몸은 피곤이 몰려왔다.

두  다리가 천근만근 무거워져서 자조적으로 말했다. "지금 나한테 지구 인력은 어쩜 이다지도 강력하냐?!"

그녀는 집에 가면 바로 자야겠다고 생각했다.

두 해동안, 하이루오는 계속 불면증에 시달렸다.

그녀는 잠을 자려고 혼자 술도 먹었는데, 술을 먹고 눈꺼풀이 무거워지면, 거실부터 침실까지 가는 동안, 또 잠이 달아날까 봐 겁이 나서 바로 눈을 감고 소파에 누웠다.

그녀는 잠을 자면서 꿈을 꾸었다.

꿈에 거문고 선생님이 높은 산 꼭대기로 이사를 갔다. 그녀는 이사를 잘 갔다고 생각하고, 이광 선생에게 부탁해서 그의 습운당에 걸어 놓은 글씨처럼 "서재를 산 꼭대기에 지었다"라고 써달라고 했다.

그녀는 거문고 선생님을 뵈려고 등에 거문고를 지고, 꽤 많은 먹을 것을 들고, 산으로 올라갔다. 길 양편으로 나무들이 빽빽하게 자랐고, 빨간 꽃이 피어있었다. 그녀는 의심스러웠다.  8월도 아닌데 어째서 계수나무 향내가 날까,?

풀 더미 안에서 무슨 새들이 지지배배 울었다.

그때 그녀가 새들의 말을 따라했는데, 새는 놀랍게도 사람의 말을 했다. 그녀는 흥분해서, 옛사람의 시구를 읊었다. "사람이 새의 말을 배우면 그 소리는 새지만 본성은 사람이요, 새가 사람 말을 배우면 소리는 사람이지만 본성은 새 이니라."

그녀는 자기가 이런 말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득의양양했다.

그녀는 계속 산을 올라갔다. 오르고, 오르다 보니 나중에는 자기가 자기 자신이 아니었다. 자기는 여우였고, 등에 거문고를 지고, 먹을 것을 들고 있었다.

이번에는 또 거문고도 아니고 먹을것도 아니었다. 그것은 똥 덩어리였다.

그녀는 결국 자기가 한마리의 말똥구리인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똥 덩어리를 위로 밀어 올려 높은 곳에 있는 동굴로 운반해가고 있었다. 그녀는 이런 한바탕의 힘든 노동을 좋아하고 있는 것 같았다.

말똥구리는 몸을 뒤로 향하고  뒷다리를 이용해서 가까스로 똥 덩어리를 매우 높은 데까지 운반해 갔는데, 똥 덩어리가 그만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다시 한번 밀고 올라가면, 다시 한번 아래로 굴러 떨어지고...

그녀는 그것이 웃기면서도 슬펐다.

나중에는 또 말똥가리와 똥 덩어리가 아니었다.

어떻게 사람이 그런 하찮은 갑충(甲虫)과 더러운 똥 덩어리일 수 일가?

그녀는 전혀 다른 둥그런 돌멩이였고, 스스로 산을 올라갔다.

돌멩이는 다리가 없었고, 끌어 주는 것도 없었으나, 그냥 산을 올라갔다.

돌멩이가 산으로 올라갔을 때, 풀더미에서 수많은 메뚜기들이 사방으로 날아올랐다.

돌멩이는 흠뻑 젖어있었는데, 그건 풀 끝의 이슬이 묻어서 그런 게 아니었고, 돌멩이가 풀을 누르고 지나가는 바람에 풀즙이 나와서 그런 것도 아니었다.

그것은 돌에서 땀이 흘러나온 것이다.

거문고 선생님은 벌써 산꼭대기에 올라서서 손짓했고, 돌멩이는 산으로 올라갈수록 속도가 늦어졌다.

또 돌멩이가 아니었다. 이번에는 어떻게 통이 되었을까?

통은 옆에 있는 우물을 보았다.

우물 옆에는 비석이 하나 서 있었고, 비석에 이렇게 써 있었다. "길에는 원래부터 오래된 우물이 있고, 그 안에 연(莲)이 있다. 꽃이 열 길로 높게 피면, 우물 속의 연근은 배(船)만 하게 커진다."

어찌 우물 속에 연이 있을 수 있나?

통이 우물 입구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다가, 일순간 곤두박질쳐 우물 속으로 떨어졌다.

이때 우물 속에서 커다란 울림소리가 났다.

"언젠가는 네(통)가, 나 (우물)에게 뛰어들 줄 알았다!"

이때, 하이루오는 잠이 깼다.

그녀는 잠들기 전, 등을 끄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등이 환하게 켜져 있었고, 자기가 언제 소파에서 양탄자위로 떨어졌는지 모르지만, 두 개의 소파 매트가 몸 위에 있었고, 온몸이 땀 투성이었다.

이때 휴대폰은 차탁 위에서 빙글빙글 돌며 요란하게 울리고 있었다.

하이루오는 팔을 뻗어 휴대폰을 집았다.

하지만 그것은 뭍에 올라온 물고기처럼 여러 차례 잡으려 했으나 잡히지 않았다.

결국 그것을 집어 들었더니 벨 소리가 그쳤다.

이직 발신 전화번호가 화면에 남아있었는데, 이광의 전화였다.

처음 이광을 알게 된 일 년간, 이광에게서 줄곧 전화가 왔다.

그녀가 출근할 때, 혹은 열두 시가 넘은 깊은 밤에도 전화가 왔다.

그는 아무 때나 전화하고 싶으면 전화했고, 그녀도 부르기만 하면 금세 달려갔는데, 이렇게 하는 게 전혀 피곤하지 않았고 즐겁기만 했다.

그들은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되었다.

대낮에 퇴근하여 그를 위해 밥을 지었고, 지은 밥을 같이 먹었다. 밤에도 같이 있다가, 동틀 때 집에 갔다

그녀가  새벽 시장에 가서 채소를 사가지고 문을 들어가는데 마침 아이가 일어나 화장실에 기다가 그녀를 보고 이렇게 말한 적도 있었다. "엄마 벌써 일어났어?"

그녀는 아이를 다시 재우고, 아침밥을 한 후, 아이를 깨워서 밥을 먹이고, 학교에 보낸 다음 찻집으로 출근했다.

그 일 년 간, 그녀는 가장 바빴고, 활기가 넘쳤으며, 아예 피곤을 몰랐다.

하지만, 당시 그녀에게 자매들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하면서, 이광의 전화는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고, 그녀의 불면증도 그때부터 생겨났다.

하지만 이광은 여전히 그녀의 가장 좋은 친구였으며, 자매들의 가잠 좋은 친구가 되기도 했다.

그녀와 그녀들에게 무슨 좋은 일이 생기거나, 나쁜 일이 생기면  언제나 그를 찾아 기쁨을 같이 나누기도  하고, 가르침을 받거나 도움을 받았다.

이광도 기쁘게 말했다. "내 심장은 말이야, 기뻐도 세게 뛰고, 슬퍼도 세게 뛰어서 견디기 힘들어. 정말 건디기 힘들어!"

이런 깊은 밤에 이광이 갑자기 전화를 하다니! 하이루오는 놀랍고도 기뻤다.

이런 놀라움과 기쁨은, 그녀에게 현실이 아닌 것처럼 여겨졌다.

이직도 꿈을 꾸고 있는 걸까?

그녀는 그 번호를 누르고 말했다. "나한테 전화했어요?"

이광이 말했다. "당신이야?"

하이루오가 말했다. "어떻게 나한테 전화할 생각을 다 했어요?"

이광이 말했다. "아직 날이 밝지 않았지?"

하이루오가 말했다. "한 밤중이에요. 시계 좀 보세요. 지금 세시예요. 이직도 습은당에 있어요? 주무시지도 않고?"

이광이 말했다. "이리로 와. 꼭 와야 돼!"

하이루오는 웃음이 났지만, 웃음을 꾹 참으며 말했다. "꼭 오라고요? 내가 가서 뭐해요? 안 가면 어쩔 거예요?"

하지만 이광은 벌써 전화를 끊은 뒤였다.

하이루오는 소파에 앉아, 일종의 뜨거운 열기가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열기가 스쳐 기는 것을 느꼈다.

그녀의 속 마음은 절대 고요하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은 털이 보송보송한 고양이처럼 머리를 쳐들었지.

그것은 싹이 터서 흙에서 살그머니 위로 머리를 내미는 한알의 씨앗이었다.

그녀는 땀에 젖은 옷을 벗어버리고 목욕을 했다.

그녀는 김이 서려 몽롱해진 거울을 통해 자신을 보고, 아직도 괜찮은 몸매라고 생각했다.

하이루오는 분홍색 내의로 갈아입었다가, 다시 벗어 버렸다.

그녀는 벌거벗은 채 안으로 들어가, 장에서 검은색 그믈 형태의 몸에 꼭 달라붙는 내의를 찾아 입었다

반 시간 후, 그녀는 차를 몰고 습운당으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