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賈平凹의 장편소설 "잠깐 앉으세요(暫坐)"

三十, 통즈로우의 하이루오 (海若•筒子楼). 2

 

 

한 시간 후, 하이루오는 서둘러 통즈로우에 왔다.

그녀는 그 청(曾)씨라는 남자를 만났다.

그는 확실히 호감 가게 생겼고, 키 크고 몸도 컸으며, 네모난 얼굴이고, 얼굴에 살도 많았다

이런 나이에 이 정도 틀이면, 당연히 사람들이 기세가 밖으로 내뿜어질 정도로 정력이 넘쳐 보였을 텐데, 그는 그러지는 않았고 등이 약간 굽어있었다. 또 눈썹이 축 처졌고, 심한 밭장다리였다.

하이루오는 간략히 그의 상황을 물어보았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자기 사업을 했는데, 서화장표(书画装裱: 글씨와 그림의 표구) 사업을 하다가 골동품 가게를 열기도 했고, 산시성(섬서 성) 남부에 가서 철광 채굴 청부를 맡았다고 했다.

거기서 광석을 팔아큰 돈을 벌었고, 서경으로 돌아와 부동산 사업을 했는데, 분양단지의 매물을 개발하는 일이었다고 하며, 동시에 교외에서 가정용 플라스틱 제품 공장을 운영했다고 하였다.

그는 부동산 분양단지 기공식에서 모델들을 불러 세리모니를 할 때, 시아즈화를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연애가 시작되었다고 했다.

그는 진심으로 시아즈화와 결혼하려 했으나, 자기 마누라와 차마 헤어질 수 없었고, 시아즈화도 이런 비 정상적인 생활에 익숙해지며, 이렇게 하루하루 지내왔다고 했다.

재작년에 그의 플라스틱 제품공장이 환경오염으로 허가가 취소되자, 사업상 가장 큰 타격을 받았는데, 시아즈화도 이때 발병했고 결국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고 했다.

하이루오는 시아레이의 생부가 이런 남자인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그는 우아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그렇게 여러 가지 사업을 할 만큼 능력도 있고 돈도 많은 사장이었다.

또 시아즈화와 오랫동안 연애했고, 거기다 공동의 아이까지 있는 걸 보면, 그는 분명 생각이 신중한 사람이었다.

오직 시아즈화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현재 이렇게 고통받고 있는 게 아닐까?

하이루오는 결코 이 남자에게 반감을 갖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동정심이 우러났고, 그를 믿었다.

그녀는 문을 열고 산과 들을 바라보면서, 그와 시아레이의 일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말했다. "기왕 재난이 닥쳤으니, 우린 마주할 수밖에 없어요. 내가 샤오 쑤에게 들었는데, 당신이 시아레이를 데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요?"

그가 말했다. "시아즈화가 이렇게 빨리 세상을 떠날 줄 상상이나 했겠어요? 나는 여전히 그녀 모자에게 면목이 없어요! 시아즈화가 살아있을 때, 나는 가급적 참견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제 시아즈화가 세상에 없으니 나는 그 애에게 부정(父情)을 많이 주어야 해요. 만일 그 애 할머니 몸이 여전히 건강하다면, 나는 틀림없이 시아레이를 할머니와 같이 살도록 했을 거예요. 내가 그들에게 보모를 구해주어서.

하지만 아이 할머니는 이렇게 연세도 많으시고, 다리도 불편하신데, 거기다 시아레이까지 돌보게 한다는 건 나로서 차마 못할 짓입니다. 하물며 그렇게 한다 해도 오래갈 일이 아니에요.

노인은 결국 점점 더 늙으실 테고, 시아레이는 곧 유지원에 가야 하고, 곧 학교도 다녀야 하는데, 내가 방법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시아즈화나 시아레이 한테 떳떳할 수 있겠어요?!"

그녀가 말했다. "맞아요. 우리 자매들은 전에는 당신의 일을 전혀 몰라서 시아레이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수양엄마를 구해서 애를 양육하려고 의논을 했어요."

그가 말했다. "만약 애 아버지인 내가 없다면, 당신들이 부양했겠죠. 하지만 내가 애 아버지인데 어떻게 손을 놓고 모른 척할 수 있겠어요. 그건 짐승만도 못한 거 아닌가요?!"

그녀가 말했다. "애를 데려가면 당신 집으로 데려가는 건가요?"

그가 말했다. "아이고, 집으로 데려갈 수 있었으면 내가 진작 데려갔겠죠.

이 일은 우리 집사람은 전혀 몰라요. 갑자기 애를 데려간다면, 어떤 결과가 될지 상상이나 할 수 있겠어요?"

그녀가 말했다. "그럼 애를 어디로 데려간다는 거예요?"

그가 말했다. "나하고 제일 친한 친구가 있는데, 광저우(广州)에 살아요. 그들 부부는 나와 시아즈화의 일을 알고 있으며, 아이를 데려오기를 바라요."

그녀가 말했다. "그 친구네도 자기 아이가 있을 거 아니에요? 그들 두식구는 어떤가요? 시아레이가 먹고 마시는 걸 잘 돌보는 능력 말고, 잘 가르쳐 키울 능력도 있나요?"

그가 말했다. "좋은 사람들이에요. 시아즈화 생전에 우린 서로 왕래가 있었어요. 그들의 애는 다 컸어요. 집에 부담될 게 없고, 아이를 가르쳐 키우는데 아무 문제도 없어요. 나도 매달 광저우에 시아레이를 보러 갈 거고."

하이루오는 한참 말이 없었다.

그때, 옆방에서 시아레이가 우는 소리가 들렸다.

시아레이의 울음소리는 마치 날카로운 칼을 휘두르는 것 같았고, 할머니도 왁지지껄 소리쳤다. 왁자지껄하며 우는 소리는 점점 더 커졌는데, 마치 돼지를 잡는 것 같았다.

연달아 할머니도 울었다.

마침 밥을 짓고 있던 샤오 쑤가 바로 가 보았다.

한참있다가, 시아레이는 울음을 그쳤고, 샤오 쑤도 나왔다.

하이루오가 말했다. "왜 그렇게 자지러지게 울었니?"

샤오 쑤가 말했다. "내가 들어가 보니까, 시아레이가 제 엄마를 보았다고 했어요. 그래서 운거래요. 할머니가 어디서 보았냐고 다그치자, 시아레이는 엄마가 베란다에 있더래요. 할머니가 베란다에 나가 보았으나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죠. 애들이 어릴 때는 귀신을 볼 수 있다고 하지 않아요? 분명히 시아즈화가 애를 보러 온 건데, 자기도 울더래요."

샤오 쑤가 말을 마치자, 하이루오와 그 남자는 그 자리에서 멍해졌다.

그 남자는 바로 일어나서 큰 탁자 위에 있는 시아즈화의 영정  앞에 향을 피우며, 말했다. "시아즈화, 안심해. 내가 시아레이를 잘 돌볼 거야."

말을 마치자  그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떨어졌다.

하이루오는 화장실로 갔다. 회장실 세면대에 뜻밖에 곰 인형이 있었다.

그녀가 가오원라이를 시켜 시아레이에게 사준 바로 그 곰 인형이었다.

곰 인형은 가지고 놀았는지 조금 더러웠고, 눈은 회의적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것 같았다.

하이루오는 바로 휴대폰을 꺼내, 루이커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그녀는 그 남자가 도대체 믿을 수 있는지, 믿을 수 없는지, 자신이 없었다.

시아레이를 광저우의 친구에게 양육시키겠다는 것도 혹시 실수가 되지 않을지, 그녀는 알 수 없었다.

그녀는 루이커에게 빨리 와서 그 남자를 보라고 했다.

여럿이 볼수록, 보는 느낌이 많아지고  여럿이 의논해서 결정해야 심리적으로 안심이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