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賈平凹의 장편소설 "잠깐 앉으세요(暫坐)"

三十二, 습운당의 핑잉(冯迎•拾云堂). 2

말레이시아 항공

 

 

습운당에는 뜻밖에 이광과 환보셩이 앉아있었다.

그들은 모두 담배를 피우고 있었는데 재떨이에는 담배꽁초가 가득 쌓여 있었고, 담배 연기가 열린 문을 통해 구름같이 흘러나왔다.

이광이 말했다. "잠도 못자게하고 불러냈는데, 빨리 왔네!"

하이루오가 말했다. "마작하자는게 아니었어요? 세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하나가 부족해서 나를 꼭 오라고  하는 줄 알았어요!"

그녀는 들어가서 이광 맞은편 의자에 앉아서 다시 말했다. "나이가 들었는데, 밤 안 새우면 안 돼요? 얼굴이 작아져 보여요."

이광은 쓴 웃음을 한번 짓더니 말했다. "내일 아침이 되면 머리가 온통 백발이 되었다고 할 거야."

하이루오가 말했다. "무슨 일 있어요?"

이광이 말했다. "일이 있어서 당신에게 알리려고 오라고 한 거야. 마음 단단히 먹어"

하이루오가 말했다. "왜 나를 겁주려고 그래요? 비서장 일이에요? 지 사장 일, 아니면 샤오 탕 일인가?"

이광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대답해 줘. 울지 않겠다고."

하이루오는 순간 긴장해서 말했다. "정말 일이 상겼군요. 무슨 일이에요?"

이광이 일을 반쯤 말했을 때, 하이루오는 참지 못하고 크게 소리 내어 울었다.

이광이 말한 것은 핑잉이 죽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진작에.

환보셩이 자세한 소식을 알려주었다.

서화가 대표단의 외국 방문 기간에 그들 모두 가족들과 연락이 없자,  가족 중 어떤 사람이 전화를 걸었으나 전화기가 꺼져있어서, 그들이 여러 나라를 유람하다 보니 통화가 되지 않나 보다 여겼다.

보름 전, 쿠알라룸프르 발, 북경 착, 말레이시아 비행기 한대가 추락했다는 뉴스를 CCTV(중국 중앙 TV방송국)에서 방영했으나, 아무도 서화가 대표단이 그 비행기에 함께 타고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대표단 중, 문련(文联: 중국 문학 예술계 연합회) 기관 조직에 속한 사람이 두 사람이었는데, 대 화가 왕지(王季)는 대표단 단장이었고, 또 한 사람은 핑잉이었다.

왕지의 마나님이 환보셩에게 대표단이 언제 돌아오느냐고 물었고, 환보셩은 날자를 따져보고 당연히 왔어야 하는데 왜  안 오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난 삼아 말했다. "이틈에 외국으로 튄 거 아닐까요?!"

환보셩은 필리핀에 화교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 친구는 대표단은 벌써 필리핀을 떠나 태국에 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왕지가 그들이 여러 나라를 돌아다닐 거라고 말했다면서, 그들은 아마 스리랑카나 싱가포르에 갈 것 같다고 했다.

환보셩은 다시 그 친구에게, 태국에 관련된 친구가 있는데 연락해봐 달라고 했다. 왕지는 친하게 지내는 태국  화가가 있어 태국에 가면 만날 것 같아서였다.

돌아온 대답은 왕지 일행이 태국에 왔을 때, 그에게 연락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바로 어제, 말레이시아 항공이 앞서 발표했던 사고 항공기의 사망  승객 명단을 수정했다. 싱가포르  승객 중 8명이 중국인이고, 구체적으로 서경 사람이고, 남자 여섯에 여자 돌이라고 했다.

환보셩은 이 나쁜 소식을 대표단 가족들에게 알렸다.

핑잉은 독신이었기 때문에 딱이 연락할 사람이 없어, 이광과 친하다는 것을 아니까, 바로 이광에게 알렸다.

하이루오가 통곡했으나, 이광은 위로하지 않았다.

이광은 하이루오가 계속 울다가 화장실에 가서 한번 토하고 나서 다시 거실에 나와 앉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말했다. "나도 당신이 견딜 수 없다는 걸 잘 알아. 누구라도 견딜 수 없을 거야. 하지만 무슨 방법이 있겠어? 시아즈화가 세상을 떠나자마자 또 핑잉이 세상을 떠나고, 정말 인생무상이야!"

하이루오가 말했다. "잘 못된 것이라면, 핑잉 일행이 필리핀에 갔다가  또 태국에 갔다 하더라도, 그리고 싱가포르에 갔다고 하더라도 어쩌자고 말레이시아에서 비행기로 귀국했느냐는 거 아니에요? 거기다 싱가포르에서 또 말레이시아로 갔다 하더라도 왜 귀국할 때 쿠알라룸프르에서 서경 직항 비행기를 탔냐는 거예요. 북경을 거쳐오는 비행기를 타지 않고?"

환보셩이 말했다. "원인이 무언지 확실히 알 수는 없어요. 어쩌면 영원히 알 수 없을 거예요. 하지만 이 소식은 말레이시아 항공에서 발표한 겁니다. 핑잉 일행은 서경 사람이고. 바로 여덟 명이고, 남자 여섯 여자 둘이라고 했어요."

하이루오는 안타까운 마음에서 하는 말이었다.

그녀는 다시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일이 너무  갑작스럽고, 너무 이상해요.시아즈화가 세상을 떠날 때도 마음의 준비가 안 되었는데, 핑잉까지 말없이 저 세상으로 가다니....!"

이광이 말했다. "당신 자매들은 아주 가깝게 지냈는데, 당신에게 무슨 예감 같은 게 없었어?"

하이루오가 말했다. "여기 오기 전에 이상한 꿈을 꾸다가 잠에서 깼어요. 이것도 무슨 암시일까요?" 그녀는 바로 꿈 이야기를 했다.

이광이 말했다. "이 꿈은 기이할 뿐, 악몽이라고 할 수는 없어."

그러더니 갑자기 말했다. "오오, 당신이 나에게 말한, 장화이가 당신에게 자기가 핑잉을  보았는데, 핑잉이 시아즈화에게 십오만 원을 갚으라는 말을 나에게 전해달라고 그랬다고 했지? 이게 어찌 된 일일까?"

하이루오도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장화이가 자기 입으로 나에게 말했어요.  그때 핑잉은 이미 필리핀에 간지 열흘이나 되었으니, 나는 당시 그가 사람을 잘 못 보았다고 여겼어요. 나중에 그가 보있다는 사랑이 정말 핑잉과 똑같았어요. 나는 핑잉이 출국 전에 어쩜 그에게 이 일을 말했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했는데, 그는 잊고 있다가, 나를 만나서 핑잉을 만났다고 괜한 소리를 하나 생각했어요."

환보셩이 말했다. 당신들이 말하는 사람이 채권 추심회사의 장화이 아닌가요?"

하이루오가 말했다. "맞아요."

환보셩이 말했다. "그는 머리가 없는 사람이에요. 아마 일도 사납고 거칠게 할 테지만, 그렇다고 거짓말하는 사람은 아니에요. 자기와 경제적으로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데 뭐 하러 거짓말을 하겠어요?"

이광이 말했다. "그거 참 이상한데! 그가 당신에게 말을 전한 날이 언제야? "

하이루오가 말했다. "이와가 처음 왔던 그날이요.이와가 찻집에 있은지도 벌써 14~5일  되었어요."

환보셩이 말했다. "내가 조사해 볼게요."

그는 방 귀퉁이에 버린 헌 신문지를 뒤지기 시작했는데, 뒤지던 끝에 신문 한 장을 찾아내고 말했다. "말레이 항공추락 소식이 그날 톱기사였네."

하이루오는 단번에 멍해져서 말했다. "설마 장화이가 본 것이 핑잉의 혼령이었을까?"

그녀는 다시 울기 시작했다.

환보셩이 이번에는 하이루오가 다시 우는 것을 그냥 내버려 두지 않았다.

그는 하이루오에게, 여덟 피해자 가족 중, 세 사람이 진상을 알아보고, 사후 처리를 하러  말레이시아에 갈 거라고 했다.

왕지의 마나님은 혼절해서 병원에 입원했는데, 그에게 대신 가달라고 부탁했고, 핑잉의 동생 중 한 명이 가겠다고 했는데, 아직 마지막 확답은 안 했으며, 이광도 갈 거라고 했다.

하이루오가 말했다. "이광 선생님도 가세요?"

이광이 말했다. "나는 핑잉과 왕래가 많아. 그녀는 내가 급한 일로 돈이 필요했을 때, 서슴지 않고 자기가 가입한 보험에서 돈을 빌려 나에게 주었어. 난 당연히 가야지."

하이루오가 말했다. "그럼 나도 꼭 가야 돼요. 나는 루이커와 같이 갈게요."

상의 끝에 네 사람이 함께 말레이시아로 가기로 결정했다.

하이루오는 그때가 되서야 비로소 자기 여권이 기간이 지냤다는 생각이 났다.

환보셩은 자기가 먼저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날자를 모레로 할 테니 이틀 안에 하이루오가 서둘러 여권을 갱신하라고 했다.

이광이 물었다. "출입국 관리처에  아는 사람이 있는데 전화해 줄까?"

하이루오가 말했다. "필요 없어요. 재작년에 루이커가 영국을 갈 때, 여권 기일이  지나서 여권을 갱신했는데 쉽게 했어요. 혹시 여기 남는 종이 많아요?"

이광이 말했다. "원고지는 많지 많지 않지만, 화선지는 많아. 글을 쓸 거야, 글씨를 쓸 거야?"

하이루오는 무슨 말인지 획실치 않게 하고, 다락방으로 올라가서 화선지를 한통을 가지고 내려오더니, 인사를 하고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