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賈平凹의 장편소설 "잠깐 앉으세요(暫坐)"

二十九, 훠궈점의 루이커(陆以可•火锅店). 2

시안의 종루

모두 거실로 돌아와 앉았다.

이광은 당신들은 찻집에 자주 가서 차를 많이 마셨을 테니, 오늘은 여기서 입맛을 한번 바꿔보라고 하며, 이와에게 커피를 갈아오게 하였다.

이와는 먼저 서랍에서 커피 원두콩을 꺼내어 주방에 가져가서 커피 분쇄기에 넣고 갈았다.

신치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고개를 돌리고 이와를 바라보았다.

이광이 신치를 불러 말했다. "너는 전형적인 봉황 눈이구나. 요즘 이런 눈을 참 보기 힘들어!"

신치가 말했다. "정말이에요?"

루이커가 말했다. "신치 너 조심해라. 이광 선생님은 다 좋은데,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언제나 약간 뻥을 치신단다!"

이광이 웃으며 말했다. "뻥 역시 진실한 거야!"

그는 또 신치를 불렀다. "이리 가까이 와라. 손 좀 보자."

신치는 가까이 가서 손을 내밀며 말했다. "저는 손바닥이 작아서 재물을 얻지 못할 거예요."

이광이 말했다. "야, 보자. 손가락이 꽤 길구나. 봉황  눈은 틀림없이 손가락이 모두 길어!"

이때 이와가 첫  잔의 커피를 가져와서, 이광에게 먼저 주려다가, 루이커에게 주면서 말했다. "난 신치 손을 처음 보았을 때, 새  발톱이 떠올랐어요. 새는 자주 전선에 앉으니까 긴 발톱을 이용해서, 전선을 잡고 있는 거죠."

이광이 말했다. "누가 너한테 손 모델이 되어달라고 한 사람은 없었어?"

이와가 말했다. "이광 선생님은 미녀를 좋아하는 거야. 신치야, 너는 발도 참 예쁘니 신발 벗고 발도 보여드려. 이광 선생님이 발 냄새를 싫어하지 않으신다면!"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이광은 겸연쩍어서 얼굴을 만지면서 말했다. "이건 내가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건데 뭐."

모두 커피를 다 마셨을 때쯤, 쓰이난과 쉬치가 왔다.

환보셩이 루이커에게 물었다. "어라, 왔네. 둘이서. 누가 쉬치죠?"

루이커가 서로 소개한 다음, 나누어 앉고 나서도, 환보셩은 계속 쓰이난과 쉬치를 쳐다보았다.

쓰이난과 쉬치도 환보셩이 그녀들을 쳐다보고 있는 데 신경이 쓰여, 고개를 돌리고 웃었다.

환보셩은 낮은 목소리로 루이커에게 말했다. "알고 보니 이런 거군요."

루이커가 말했다. "일고 보니 이런 거라뇨? 그게 무슨 말이죠?"

환보셩이 말했다. "당신은 나를 속였어요."

루이커가 말했다. "속인 거 없어요. 저쪽이 쉬치라는데 그게 뭐 틀렸나요?"

환보셩이 말했다. "당신은 샹치위만큼 솔직하지 못해요."

루이커가 말했다. "쉬치 너 이리 와봐라. 환 선생이 너한테 할 말이 있는가 보다."

쉬치가 가까이 와서 말했다. "안녕하세요. 묘지  선택하는데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환보셩은 여전히 쉬치를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쳐다보면서 말했다. "샹치위 말이 맞네요."

쉬치가 말했다. "뭐라고요?"

환보셩이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각자 살아가는 방법이 있는 거니까. 잘 봤어요."

쉬치는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의심스러웠고, 쓰이난은 딱딱한 얼굴이 되어 환보셩에게 달려들면서 말했다. "환 선생, 샹치위가 당신에게 뭐라고 그랬어요? 그년이 나와 쉬치를 씹다 못해, 거기까지 가서 씹었어요?"

환보셩은 바로 당황해서 말했다. "샹치위는 아무 말도 안 했어요."

쓰이난은 눈이 동그래지며 말했다. "그년이 말 안 했다면, 당신이 제멋대로 헛소리했단 말이에요?!"

환보셩이 말했다. "내가 뭐라고 했다고 그래요? 쉬치 쉬치, 내가 뭐라고 그렀나요? 내가 좀 개방적인 성격이라 그런 건데!"

루이커는 급히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얼른 쓰이난을 잡아끌면서 말했다. "너 왜 또 흥분해서 그러니? 여기 환선생은 우리 묘지 고르는 걸 도와 주실 분이고, 하물며 나이도 우리보다 많은데 너 왜 소리치는 거야?"

쓰이난이 말했다. "늙었는데 존경 못 받는 건, 입이 어린애 똥구멍이라 그런 거야!"

환보셩은 '흥'하며 말했다. "나  상스러운 말 안 했는데."

루이커는 다시 환보셩을 달래며 말했다. "환선생님, 쓰이난은 성질이 안 좋으니, 나이 많은 분이 참으세요. 여학생처럼 생각하면 안돼요."

화보셩이 말했다. "저 사람이 어떻게 여자예요?!"

쓰이난이 뜻밖에 다시 달려들려고 하였다. 루이커가 다시 잡아끌었다.

쓰이난이 말했다. "묘지 고르는데 저 사람에게 뭘 하라고 한 건데? 저 사람 가면 난 안 갈 거야."

그녀는 쉬치를 잡아끌고 문쪽으로 가면서 말했다. " 우리 가자!"

그녀는 정말 문을 열고 나갔다.

저녁, 잉리호우는 먼저 위번온의 훠궈점에 도착했다.

그녀는 환보셩에게 전화해서, 훠궈점의 주소와 식사할 방을 알려주었다.

환보셩은 그녀에게, 루이커, 이와, 신치와 함께 가겠다고 하고, 원래는 그녀들이 그에게 밥을 사겠다고 해서 그렇게 되었다며, 함께 가도 되느냐고 물었다.

잉리호우가 말했다. "좋아요. 좋아!"

잉리호우는 위번온에게 훠궈 냄비 한 개를 두 개로 바꿔달라고 하였다. 또 식재료와 물, 술도 추가해 달라고 하였다.

시간이 조금 일렀기 때문에, 잉리호우는  3개 층 복도에 걸려있는 옛 서경  사진을 보기 시작했다.

위번온은 자기가 촬영하는 것도 좋아했지만, 옛 사진을 수집하는 것도 좋아했다.

훠궈점 인테리어 공사를 할 때, 옛  사진들을 복사, 확대하여, 복도 벽에 여러 곳에 빠짐없이 걸었다.

이 사진들 아래에는 모두 설명을 붙여놓았는데, 어떤 것은 이십 세기 초, 외국 선교사가 촬영한 것이고, 어떤 것은 중국인이 건국 이래 각 시기 별로 촬영한 것들이었다.

종루(钟楼)와 대안탑은 서경을 상징하는 건축물이다. 잉리호우가 흥미있어 하는 것은 그것들의 변화였다.

청조 말엽, 서경의 인구는 기껏 수만 명에 지나지 않았고, 종루 주위는 전부 공터였다. 몇 개의 붉은 천막 앞에서 몇 사람이 밥을 먹고 있는데, 어떤 사람은 밥사발에 코를 박고 있었고, 어떤 사람은 밥을 다 먹고 밥사발을 들고, 혀를 내밀어 입 주위를 핥고 있었다.

대인답은 고독하게 서있었는데, 탑 꼭대기에는 뜻밖에 느릅나무 한그루가 비스듬히 자라고 있었으며, 나무에는 까마귀 한 마리가 앉아있었다.

하지만 절은 세 칸 집으로, 계단이 매우 높았고, 중 하나가 서있었다. 그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모르지만, 표정은 소탈했고, 시선은 공허했다.

민국(중화민국) 시절, 서경 인구는 20만이었다.

종루 주위는 온통 높고 낮은 평지붕 집들이었다.

큰 짐수레가 한대 지나가는데,  남자 하나 여자 하나가 타고 있었다. 남자는 실로 짠 털모자를 쓰고 있었고, 손에는 물 담배 자루를 들고 있었다. 여자는 머릿수건을 두르고 있었고, 얼굴은 보이지 않았는데, 긴치마 아래 휘감긴 두 발이 드러나 보였다. 그것은 마치 한쌍의 삼각형 종즈(粽子: 찹쌀을 대나무 잎에 삼각형으로 싸서 찐 떡) 같았다.

건국(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설립) 초, 서경의 인구는 3~4십만이었다.

종루에는 커다란 모택동 초상화가 걸렸고, 종루 양편으로 점포들이 개점했다. 그 앞으로 자동차, 자전거, 짐수레, 심지어는 사람이 끄는 낙타까지 왕래했다. 또 대오를 갖춘 군인과 경찰이 지나가고 있었다.

대안탑 있는 곳에는 여기저기 보리밭이 있었다.

밭 가장 차리엔 뜻밖에 형장이 있었고, 총을 든 사람이 사람을 총살하고 있었다.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은 범인은 오라에 묶여 있었는데, 등에 지고 있는 나무 패에 악패(恶霸: 악질 토호)라는 두 글자가 보였다.

"문화대혁명기", 서경은 이미 백만 명이 넘었다

종루 아래는 여행자들로 가득 찼고, 도처에 깃발과 표어가 난무했다.

양쪽  나무에 아이들이 기어오르는데, 한 손은 나무를 잡고, 한 손에는 몇 장의 커다란 구호 같은 것을 들고 있었다.

대안탑 아래에는 흰 천으로 만든 표어가 있었고, 탑 꼭대기부터 탑 아래까지 한떼의 중 모양의 사람들이 홍보서(红宝书: 문혁 기간 중 모택동 어록이나 선집을 지칭한다. 직역하면 붉은 보석 같은 책이라는 의미이다)를 토론하고 있었다.

잉리호우는 재미있다고 생각하고, 핸드폰을 꺼내 이 사진들을 찍었다.

 

복도 한편에서 어떤 사람들이 대화하고 있었다.

한 사람이 말했다. "햐! 과거의 서경은 정말 불쌍했어!"

다른 사람이 말했다. "지금도 불쌍해!"

한 사람이 말했다. "말도 안 돼. 지금 서경이 얼마나 방대하고 번화한데!"

다른 사람이 말했다. "방대하고 번화해지긴 했어. 하지만 넌 도시가 방대해질수록 사람은 작아지고, 번화해질수록 정신이 황폐해진다는 걸 모르냐?"

다른 사람이 말했다. "뭐라고 하든, 요샌 모두 돈들이 있어서, 우리가 광동 요리가 먹고 싶으면 먹으면 되고, 훠궈가 먹고 싶으면 가서 먹으면 되는 세상이야."

한 사람이 말했다. "하지만 마스크를 하고 가야 해!"

다른 사람이 말했다. "정말 모든 시대에는 언제나 불만을 가진 사람이 있기 마련이야. 예를 들어서 우리는 지금 보편적으로 춘추 전국시대가 좋다고 하지만, 공자는 그때도 사회의 기풍이 나날이 나빠진다고 했어. 우린 주나라 때를 그리워하지만, 주나라 때도 백이, 숙제가 수양산에서 아예 굶어 죽었어. 주나라 곡식을 안 먹겠다고 하면서."

한 사람이 말했다. "네가 나를 가르치려는 거냐?!"

잉리호우는 고개를 돌리고 누구인가 보았다.

두 사람이 사진 앞에 서 있었다.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바로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화면을 보니 뜻밖에 장화이에게서 온 전화였다.

 

시안의 대안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