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그는 여전히 물러가지 않았다.
TV와 방송에서는, 시내와 인근 현은 LPG 사용이 완전히 이루어져 더 이상은 석탄을 연료로 하는 보일러나 아궁이가 없어졌고, 자동차는 요일별 운행제가 실시 중이고, 전기차를 장려하는 대대척인 캠페인과 심지어 각종 혜택까지 주는 정책이 시행되고, 모든 노출된 공사현장의 흙덩이에는 녹색 망을 덮게 하고, 거기 더해서 아침저녁으로 살수차가 물을 뿌려댄다고 한다.
그런데 어떻게 아직 스모그가 그대로 있는가?
스모그는 정알 인간의 환경오염에서 비롯된 것이 맞는가?
아니면 지구에 문제가 생겨서 생겨났을까?
예를 들어 한 개의 사과가 부패하면, 바로 일종의 기체가 발산되는, 그런 것 아닐까?
그러면, 바람이 그것을 날려 보내게 하면 된다.
과연 바람이 일어났으나, 바람은 그리 강렬하지 않았다. 집들이 일 순간 그르륵 그르륵 울렸을 뿐이다.
열린 여닫이 창문은 휙 닫혔다, 휙 열렸다 했다. 창문이 다시 덜컹덜컹하자, 종업원이 서둘러 창에 빗장을 걸었다.
막힌 창문을 통해 내다 보니, 길 양편의 가로수들은 머리를 풀어헤쳤고, 많은 사람들이 허리를 굽히고 목을 웅크린 채 뛰어갔다.
간행물 판매소 사람은 황급히 바깥 진열대를 치웠으나, 서너 권의 잡지가 마치 누가 읽기라도 하는 것처럼 펄럭거렸다. 그리고 몇 장의 신문이 하늘로 날아 올라갔고, 그중 어떤 것은 펄럭거리며 떨어지면서 유리창에 달라붙어 바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첫날 저녁, 샹치위가 하이루오에게 전화를 걸어 훠궈점으로 오라고 했을 때, 하이루오는 실은 밥을 먹지 않은 상태였고, 집에서 사촌 동생과 얘기하고 있었다.
사촌동생은 지사장이 기위(공산당 기율검사 위윤회)에 잡혀갔다고 알려주었는데, 마카오에서 비행기로 돌아오자마자 곧바로 연행되었다고 했다. 또 그날 오후 시 위원회 서기장도 동시에 연행되었다고 했다.
하이루오는 지사장이 조만간 연행되고, 그가 뇌물을 준 사실을 인정하기만 하면 샤오 탕은 바로 석방될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비서장이 연행되었다는 것은 어쩌면 단순히 조사에 협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치 경제 문제를 범했다는 것이 된다.
이로 인해, 이광네들이 소 단지에서 장사를 하게 된 것까지 연루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비서장이 사장에게 2층 건물을 싸게 임대하게 해 주어 그녀가 찻집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루오는 밤새 마음이 심란하여, 잠이 오지 않았다.
아침에 찻집에 가자, 하이루오는 이광에게 전화를 걸어 몇몇 사람들이 어찌 되었는지 사실을 알아봐 달라고 했다.
이광이 말했다. "만약 연행되지 않았다면, 누구에게 물어봐도 기분 나쁠 거고, 만약 정말 연행되었다면, 누구를 물어볼 수도 없을 테니, 무슨 말도 할 수가 없지 않겠어?."
이광은 사실을 물어보고 싶지 않아 했고, 하이루오도 더는 말하지 않았다. 실증하려고 묻는 것이나, 실증하고 묻는 것이나 실제로는 아무 의미도 없다.
이때 샤오 쑤에게서 청씨와 점심때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는 전화가 왔다.
하이루오가 옷을 갈아입고 보니, 마침 차를 운행하지 못하는 날이었다.
그녀는 택시를 잡아타고 마나님 집으로 갔다.
택시를 타고 가던 도중, 그녀에게 왜 그런지 알 수 없는 지독한 식탐이 솟구쳤다. 특히 게가 먹고 싶었다. 그녀는 택시를 먼저 장쑤(江苏:장쑤 성) 요리식당에 대라고 했다.
막 게를 고르면서 그녀는 웃음이 났다. 게를 묶은 새끼 끈은 엉성하고 축축했다. 또 저울에 달 때는 풀어지지 않았다.
그녀는 속으로 이 새끼 끈은 보통 때는 어디 있어도 골치만 아픈 쓰레기지만, 게를 묶을 때만큼은 게와 함께 값어치가 나가게 된다는 돼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게를 세 마리 사서, 게가 쪄질 때까 지지 기다렸다.
그녀는 두 마리를 먹었다. 먹으면서 게는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동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놈은 집게가 그렇게 크게 자랐고, 뼈는 전부 바깥쪽에서 자라며, 눈을 뜨고 거품을 내뿜으면서 옆으로 기어간다.
게는 충분히 사납고, 자기를 보호할 수 있으니, 사람에게 잡혀 묶인 채 산채로 쪄지서 죽는다는 건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더구나 자기 몸이 한 조각 한 조각 씹혀서 부서질 줄은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하이루오는 문득 자기가 게를 먹은 것을 후회했다.
자기는 불교를 믿는 보살이지만, 보살이니까 육식을 안 하겠다고 말한 적은 없고, 게를 자기 손으로 직접 쪄서 죽인 것도 아니다.
하지만 스스로 이미 오랫동안 채식을 하고 있었으면서, 오늘은 어쩌다가 게를 먹어야겠다는 특별한 생각이 났을까? 그것도 뜻밖에 연달아 두 마리나 먹었단 말인가?
하이루오는차기 신체 안에 여전히 존재하는 악착같고 불량한 본성이 혐오스러웠다!
그녀는 일시에 맥이 빠졌다. 그녀는 거기 주저앉아서 망연히 사방을 둘러보았다.
벽 구석 탁자 앞에 한 사람이 앉아있는데, 70세 전후로 보였다.
옷은 깨끗했고, 얼굴은 검었으며, 얼굴에 주름이 가득했다.
그는 게 다리를 다 빨아먹지 않았지만 벌써 일곱여덟 잔 정도 술을 마셨다.
한잔 한잔 마실 때마다 술이 뱃속으로 들어가며, 자신을 태웠다.
하이루오는 종업원을 불러, 남은 게 한 마리를 가져가라 했다.
갑자기 가슴이 두근두근하며, 토하고 싶었으나 토해지지는 않았다.
그녀는 종업원에게 물었다. "죽 있어요?"
종업원이 대답했다. "죽은 없고, 떡이 있어요."
그녀는 떡이 먹고 싶지는 않아서 다시 물었다."자차이(염장 채소)는 있어요?"
종업원은 자차이를 한 접시 가져왔고, 그녀는 반 접시 정도를 입에 긁어 넣고 우적우적 씹으며 음식점을 나왔다.
그녀는 길 가에 서서 택시를 세우려 했다.
평소 같으면, 택시를 타지 않으니 택시가 길에 넘쳐났는데, 지금 막상 택시를 잡으려 하니 반 시간이 넘도록 한대도 나타나지 않았다..
바람에 머리칼이 날렸다.
그녀는 바람이 한 무더기의 삘기 같다고 느꼈다.
바람은 그녀의 긴 옷 안으로 파고들었고, 옷을 공기주머니같이 부풀게 했다.
이 긴 옷은 하이루오와 샤오 탕이 같이 비즈니스 빌딩에 가서 산 것이다. 옷을 살 때 그녀는 옅은 푸른색이 맘에 들었지만, 샤오 탕이 흰색이 더 좋다고 조언해서 산 옷이다.
그때 그녀가 그랬다. "여자가 잘 보이려면, 효도해야 돼요."
하지만 흰색은 금세 더러워졌고, 이렇게 바람 부는 날에는 흙먼지가 드러나 보였다.
하이루오는 겉으로는 거의 원망의 말을 하지 않았으나, 속으로는 문득문득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욱 샤오 탕이 생각났다.
샤오 탕은 돌아오지 않았고, 아무 소식도 없다.
그녀는 잡혀 갈 때,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았다.
깨끗한 사람일수록 매일 목욕을 하고 옷을 갈아입는 법인데, 이렇게 오랜 나날을 입고 있는 옷 밖에 없이, 집에 옷을 가지러 언제 올지도 모르고, 또 가족에게 옷을 보내라는 통지도 없지 않은가?
갑자기 대중교통 버스가 한대 와서 섰다.
차에 어찌나 사람이 꽉 차있는지 그림자마저 부서질 것 같았다.
하이루오는 택시 잡는 것을 포기하고 만원 버스를 타고 가려고 하였다.
하지만 대중교통 버스의 문은 금세 닫혔다.
버스 문 닫히는 것이 마치 두 손으로 합장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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