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賈平凹의 장편소설 "잠깐 앉으세요(暫坐)"

二十九, 훠궈점의 루이커(陆以可•火锅店). 3

훠 궈

잉리호우가 전화로 말했다. "안녕하세요!"

장화이가 말했다. "누님, 한번 뵈었으면 해요."

잉리호우가 말했다. "무슨 일 있어요?"

장화이가 말했다. "별건 아니에요. 누님. 채권추심 일을 위해서 우리 회사는 위부터 아래까지 전력투구했고, 비용도 엄청나게 썼어요. 누님, 비용 좀 더 보태줄 수 있어요?"

잉리호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복도에 있는 두 사람을 보면서 말했다. "여긴 통화 신호가 잘 안 잡히는데, 다른 데서 통화할게요."

그녀는 바로 식사 룸으로 돌아와 룸 화장실로 들어가서 말했다. "동생, 내가 비용 다 지불하지 않았어? 어째서 이런 말을 또 하는 거야?"

장화이가 말했다. "비용을 지불했다는 건, 나도 인정해요. 그건 채권을 회수하지 못했을 때의 비용이에요. 하지만 회수는 못했더라도 우리 노력이 작용했을 거예요. 그가 채무를 갚았나요?"

잉리호우가 말했다. "갚긴 누가 갚아? 한 푼도 갚은 거 없어! 장화이, 내가 다시 말하는데, 나는 당신한테 충분히 성의를 표시했어!"

장화이가 말했다. "그거 얼마 된다고?!"

잉리호우는 울화통이 터졌다. "당신 내가 좋게 말할게. 내가 한꺼번에 삼십만 원을 주었는데, 그게 어디 쉽게 벌 수 있는 돈이야?!

우린 이미 계약서도 썼고, 당신 한 장, 나 한 장 나눠가졌지 않아? 당신이 영수증도 썼고, 영수증에 당신이 깨끗이 정리됐다는 말도 썼지 않아? 우린 더 이상 아무 관계도 없어!"

장화이가 말했다.  "누님...잉리호우 누님."

잉리호우는 순간 휴대폰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그녀는 협박당한다고 생각했고, 화가 나서 숨을 크게 헐떡 거렸다.

샹치위가 와서 보니, 룸 안에서 잉리호우가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나가서 위번온을 찾았고, 위번온은 화장실에 있지 않냐고 했다.

그녀가 화장실을 열어보니, 잉리호우가 얼굴이 파랗게 질려서 세면대에 기대어 있었다.

그녀가 물었다. "왜 그래? 잉리호우는 바닥에서 휴대폰을 주우면서 말했다. "배가 좀 아파서 그래. 아무 일도 아니야."

두 사람이 룸에서 차를 마시고, 해바라기 씨를 까먹는데, 환보셩, 루이커, 이와, 신치가 왔다.

샹치위는 그들에게 오후인데 어떻게 함께 있냐고 물었다.

루이커가 서봉산에 가서 시아즈화의 묘지를 고른 일을 말했다.

샹치위가 말했다. "큰 일하고 왔는데, 고르기는 잘 골랐어?"

루이커가 말했다. "잘 골랐지. 다행히 환 선생이 아는 사람이 있어서."

샹치위가 말했다. "환 선생, 감사합니다!"

환보셩이 말했다. "나는 당신들 자매들 일이라면 전력을 다하는데, 열심히 해도 돌아오는 건 냉담뿐이네요."

샹치위가 말했다. "누가 당신을 화나게 했어요?"

환보셩이 말했다. "당연히 당신은 아니죠."

샹치위가 말했다. "내가 잉리호우와 식사하자고 초대한 것 때문은 아니죠?!"

환보셩이 말했다. "당신이 나에게 쓰이난과 쉬치의 일을 꺼냈기 때문에, 내가 오후에 그녀 둘을 여러 번 쳐다보았더니, 쓰이난이 폭탄을 집어삼킨 것처럼 고함을 쳤어요. 제길, 그녀와 쉬치가 동성연애자가 아니라면, 무엇 때문에 제 발이 저려서 그러겠어요?"

루이커가 말했다. "환선생, 당신은 술도 안 먹었으면서, 어떻게 그런 막말을 하는 거예요?"

샹치위가 다급히 말했다. "나는 당신에게 어떤 말도 안 했어요!"

환보셩이 말했다. "당신이 나에게 그녀들이 사이가 좋아서 그림자처럼 붙어 다닌다고 했잖아요?"

루이커가 말했다. "우리 자매들이 사이가 좋다고 해서, 동성애인가요?!"

환보셩이 말했다. "쓰이난이란 여자, 생긴 것이나 성깔이나 여장부예요!"

누이커가 말했다. "나도 여장부예요!"

샹치위는 급히 좌석을 안배하며 말했다. "그 얘기 그만해요. 우리 식사나 합시다. 다른 사람 일로 밥맛 떨어지게 할게 뭐 있어요?"

루이커가 말했다. "좋아. 밥이나 먹자. 내가 다시 한번 말하는데, 동성애는 외국에서는 전혀 놀랄 일도 아니야. 하지만 중국에서는 아직도 미풍양속을 해친다고 인식하고 있지. 쓰이난과 쉬치에 대해서는 나는 그들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본 적도 없어. 앞으로 샹치위는 어떤 것이든 자매들의 우의를 해치는 말을 하지 마라. 환선생도 그런 말 하지 말기 바랍니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간 명예훼손의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거예요. 게다가 스스로 왕따가 될 거예요."

환보셩이 말했다. "내가 방금 여러분들 앞에서 한마디 했지만, 오후에 쓰이난과 쉬치 앞에서는 말 안 했어요! 그녀들이 동성애든 아니든 내가 무슨 상관있어요?"

루이커가 말했다. "또 그런 말 하는군요!"

환보셩이 말했다. "밥이나 먹읍시다. 입을 막을게요."

분위기는 겨우 가라앉았다.

루이커가 말했다. "샹치위, 하이루오 언니에게 전화해서, 우리가 묘지를 골라놨다고 하고, 이광 선생님도 만련을 다시 써주어서, 지금 밥 먹으러 왔는데, 올 수 있는지 물어봐라."

샹치위는 바로 하이루오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일부러 수화기를 들지 않고 핸즈프리로 대화했다.

하이루오가 대답했다. "묘지도 고르고, 만련도 받아왔으니 참 잘했다. 수고했으니, 위번온에게 푸짐하게 음식을 내라 하고, 계산은 나중에 내가 가서 해준다고 해라."

그녀는 자기가 외부에 있고, 배달음식을 시켜놓아서 갈 수 없다고 했다.

통화가 끝나자, 루이커가 말했다. "오늘 밥값은 내가 낼게."

샹치위가 말했다. "내가 낼 거야."

잉리호우가 말했다. "아무도 나하고 다투려고 하지 마. 내가 먼저 환선생에게 식사하자고 제안했던 거니까. 그러니까 당연히 내가 내야지."

루이커가 말했다. "그래 알았어. 잉리호우가 내라. 환선생 잉리호우가 당신을 초대했는데, 우리가 괜히 따라와 신세를 진 셈이군요!"

그러면서 또 말했다. "누구 마오타이(茅台) 마시자고 하는 사람 없니?!"

모두 왁자지껄 웃으며, 저마다 말했다. "그렇긴 한데, 마오타이는 너무 비싸니 이과두주(二锅头酒)나 시키자."

잉리호우가 웃으며 말했다. "그건 내 권리를 빼앗는 거야! 마오타이 시키자. 원래부터 난 마오타이 시키려고 했어. 너희들이 이렇게 선동하니, 내가 마지못해 사는  것 같구나."

샹치위, 루이커, 이와, 신치는 저마다 홀로 나가서 전시대에 있는 접시와 사발을 들고 훠궈 소스를 만들어 왔다.

잉리호우는 방금 전에 장화이에게서 온 전화얘기를 환보셩에게 알리며 말했다. "원래, 기분 좋게 식사나 하려고 청했던 거예요. 그를 소개해 주어서 감사하기도 했고. 그런데 그가 저런 사람인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순식간에 기분 잡치네요."

환보셩이 말했다. "난 당신이 그에게 삼십만 원을 준걸로 알고 있어요. 그 사람 쪽은 사람이 많아서 아마 나누어 갖기 힘들 거예요."

잉리호우가 말했다. "내가 그런 것까지 알 필요가 있어요?"

환보셩이 말했다. "당신은 돈이 많지 않아요. 내가 듣기에는 당신이 자매들 중에서도 손꼽히는 부자 마나님이라던데, 아니에요?"

잉리호우가 말했다. "은행에 돈이 많다고 , 강도질하러 갈 거예요?!"

환보셩이 말했다. ""어...  어..."

잉리호우가 말했다. "이 일은 당신이 나서서 그에게 경고해줘야 해요. 만약 그가 계속 엉겨 붙으면, 내가 경고할 거예요. 나는 그렇지 못하지만, 이광 선생님이 정계를 모르겠어요, 어두운 세계를 모르겠어요? 그가 나 대신 나서 줄 거예요!"

환보셩이 말했다. "내가 그에게 경고할게요."

잉리호우는 두 손으로 얼굴에 부채질을 하며, 고개를 끄떡였다.

환보셩이 말했다. "당신에게 남편만 있었어도 일이 이지경이 되지는 않았을 텐데."

루이커는 훠궈 찍어 먹을 소스를 만들어 룸으로 가지고 오다가, 정면에서 다가오는 사람을 보았는데, 뜻밖에 오사장의 비서였다. 그녀는 얼른 소리쳐 불렀다.

비서가 말했다. "야! 루이커구나."

루이커가 말했다. "너도 식사하러 왔구나. 사장님도 같이 오셨어?"

비서가 말했다. "몇 년이 지나도록, 동창 얼굴 한번 못 보았는데, 훠궈 먹으러 왔구나."

루이커가 말했다. "몇 년 지나도록 못 보았는데, 내가 훠궈 쏠게. 너무 싸게 쏘나?!"

비서가 말했다. "역시 여자 동창이구나. 여학생들은 모두 훠궈를 좋아한단 말이야."

두 사람은 웃었다. 루이커가 물었다. "너네 사장님은 아직도 면벽 수행 중이셔?"

비서가 대답했다. "끝냈어. 어제."

루이커가 말했다. "너한테 물어보고 싶은데, 활불은 언제 오시냐? 우린 모든 준비를 다 해놨어."

비서가 말했다. "나도 사장님에게 물어봤는데, 확실히는  모르시더라."

루이커가 말했다. "너희도 정확한 소식이 없구나!"

비서가 말했다. "기다려봐."

루이커가 말했다. "그래야지, 기다리는 것 밖에 더 있냐? 밥 먹고 그냥 가라. 내가 계산할게."

비서가 말했다. "고맙긴 한데, 내가 벌써 계산했어."

그는 웃으면서 가버렸다.

룸에 돌아오자, 종업원이 벌써 훠궈 냄비를 테이블에 올려놓았고, 음식을 실은 밀차를 끌고 들어왔다. 그 위에는 소고기, 양고기, 생선 머리, 생선 살, 돼지족발, 천엽, 목이버섯,  두부, 버섯, 채소들이 가득 담겨있었다.

잉리호우는 거기 앉아있었지만, 멍하니 있었다.

루이커가 말했다. "넌 왜 소스 만들러 안 가니?"

잉리호우는 잠시 멍해 있더니 말했다. "나도 가야지."

그녀는 일어서서 밖으로 나가려다가, 뜻밖에 문 유리에 부딪혔다

유리는 깨지지 않았으나, 그녀의 코에서 피가 주르르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