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賈平凹의 장편소설 "잠깐 앉으세요(暫坐)"

二十八, 찻집의 샤오 쑤 (小苏•茶庄). 3

 

밤은 정말 짧았다. 금세 동틀  무렵이 되었다.

동틀 무렵의 하늘은 특히 캄캄했지만, 거리의 차들은 벌써부터 많아지기 시작했다.

주차장을 관리하는 노인은 이미 엉성한 자루를 들고, 길가에 있는 쓰레기통을 뒤져 폐품을 수집하고  있었다.

이 노인은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자기 직무를 수행했지만, 모든 차들이 영수증을 밭고 주차비를 내는 바람에  부수입이 한 푼도 생기지 않아, 틈만 나면 폐품을 주웠다.

서적 매점 뒤편에는 차양막이 쳐져 있었는데, 원래는 그가 다리를 쉬는 곳이었으나, 그가 언제나 폐품 자루나 보따리를 쌓아 놓는 바람에그에게 불평하는 사람이 많았다.

힘든 일을 하지만, 곤궁한 생활을 하는 그를 측은히 여겨, 하이루오는 과일, 빵, 해바라기 씨를 살 때마다 그에게 얼마큼씩 갖다 주었다.

노인은 자주 그 폐품 자루들 뒤에서 혼자 술을 마셨는데, 그럴 때, 그의 앞에는 종이 봉지에 돼지 족발 몇개가 놓여 있었다.

그는 하이루오에게 술을 건했으나, 하이루오가 마시지 않자 돼지 족발이라도 먹으라고 권했다.

하이루오가 말했다. "아저씨가 술 마시는 걸 늘 보고 있는데, 술이 취해서, 어떤 차가 돈을 냈는지, 어떤 차가 돈을 안 냈는지 어떻게 아나요?"

그가 대답했다. "내가 술이 취하긴 뭐가 술이 취해요? 난 술 취한 적 없어요."

지금, 노인이 쓰레기 통을 뒤지다가, 고개를 돌려  찻집 문 입구에 서있는 하이루오를 본 것이다.

그는 뒤뚱뒤뚱 가까이 와서 말했다. "하이루오 사장님 안녕하세요. 장사하느라 고생이 많죠?  이렇게 일찍 출근도 하고!"

하이루오가 말했다. "아저씨가 나보다 훨씬 일찍 일어나신 거 아니에요?"

노인이 '헤헤' 웃으면서 말했다. "가게에 쓰레기가 있으면 내가 치워드릴게요."

하이루오가 말했다. "어제저녁에 벌써 쓰레기통에 갖다 버렸어요."

그러면서 또 말했다. "오늘 아침에는 소득이 좀 있었어요?"

노인이 말했다. "그런대로 괜찮아요. 플라스틱 병 여섯 개, 캔 네 개, 알루미늄 파이프 세 토막, 꺽쇠 세 개, 철판 주전자 한 개 챙겼어요. 철판 주전자는 찻집에서 버린 거 같은데, 손잡이가 떨어져 나갔어요. 고치면 쓸 수 있는데 왜 그냥  버렸는지? 나, 원, 참!"

하이루오가 말했다. "그래요?"

노인이 말했다. "종업원들 조심해야 되요. 애들이 사장하고 생각이 틀려서, 자기 것처럼 아낄 줄을 몰 라요. 아무거나 막 버리죠."

하이루오가 말했다. "애들이 아저씨 줏으라고 막 버리나 보죠."

노인이 헤헤 웃으며 말했다. "이 블록에만 열몇 개의 쓰레기 통이 있는데, 아침저녁으로 뒤지면, 하루 먹을 술과 족발은 생겨요!"

그는 말을 하면서, 또 뒤뚱뒤뚱 그늘 막으로 갔다.

샤오 쑤가 드디어 택시를 타고 찻집문 앞으로 왔다.

그녀는 머리가 헝클어지고 얼굴이 부스스한 초췌한 모습이었으며,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그녀가 바로 말했다. "언니, 어젯밤, 집에 안 갔어요? 샤오 쩐네들은 아직 출근 안 했죠?"

하이루오가 말했다. "이제 다섯 시 밖에 안 됐어."

그녀가 다시 말했다. "언니, 말해 드릴게요."

하이루오가 말했다. "먼저 세수부터 해. 세수하고 나서 천천히 말해."

샤오 쑤는 칸막이 실로 가서 세수를 했고, 하이루오는 찻집 문을 닫았다.

샤오 쑤는 하이루오가 도무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을 얘기했다.

본래, 시아즈화는 살아 있을 때, 결코 이혼한 적이 없었고, 남편이 세상을 떠난 것도 아니었다. 그녀는 아예 결혼한 적이 없었지만, 성이 청(曾)씨인 애인이 있었고, 시아레이는 바로 이 청씨에게서 낳은 애였다.

청씨는 금광(金矿)을 하는 돈 많은 사장이었는데, 가정도 있고 부인도 있었다.

그는 시아즈화에게, 본처와 이혼을 하고, 그녀와 결혼하겠다고 했으나, 본처와 시아즈화, 모두에게 아이가 생기고, 그 아이가 세 살이 되자 이혼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시아즈화도 이혼하라고 할 명분이 사라져서, 그냥 자기 친모와 아이를 데리고 살아가고 있었다.

그는 시아즈화에게 집을 사주었고, 그 집 인테리어 공사를 하다가 시아즈화가 병이 든 것이다.

시아즈화가 병이 난 후에도, 청씨는 기꺼이 돈을 썼고 계속 그녀를 보살펴 주었다. 늙은 마나님과 시아레이가 작들끼리 병원에서 간병할 때 청씨는 언제나 갔다.

샤오 쑤가 마나님과 시아레이와 같이 지내러 갔을 때도 그는 자주 왔다.

청씨는 마나님과 아이를 새 집으로 옮기게 하려고  했지만, 마나님이 원하지 않았다.

청씨는 시아레이를 데려가겠다고 했으나 마나님은 역시 반대했다.

두 사람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마나님은 하루 종일 집에서 울기만 했다.

샤오 쑤가 급히 말하다 보니, 두서없이 말만 많았으나, 하이루오는 계속 아무 소리도 하지 않았다.

샤오 쑤가 말했다. "언니, 내 말 알아들을 수 있어요?"

하이루오가 말했다. "말해."

샤오 쑤가 말했다. "나는 급해서 입에서 거품을 뿜는데, 언니는 어떻게 아무 말도 안 해요?"

하이루오가 말했다. "하이루오는 생전에 나를 계속 속여왔어. 그 애가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를 속이면 안 되는 거 아냐?!"

샤오 쑤가 말했다. "언니, 화 났어요? 나도 오후에서야 이 일을 알고 분통이 터졌어요. 하지만 이건 청씨가 안 좋은 걸, 시아레이 언니가 감춘 거예요."

하이루오가 말했다. "아, 생각해 보면, 이해가 간다. 오직 시아즈화가 너무 억울해서, 그래서 병도 오랫동안 억울했기에 생긴 것 같아."

샤오 쑤가 말했다. "시아즈화 언니가 불쌍해요."

하이루오가 말했다. "그 애가 가면서, 병의 독도 가져가고, 고통과 억울함도 모두 가져갔을 거야."

샤오 쑤가 말했다. "청씨가 시아레이를 데려가려는 걸 어떻게 생각하세요?"

하이루오가 말했다. "나와 루이거, 위번온이 낮에 시아레이 양육하는 걸 의논했어. 기왕 시아레이에게 아버지가 있다면, 그가 아이를 데려가는 것이 이치상 당연하지. 그게 제일 좋은 거야. 문제는 그가 자기 집으로 데려가는 걸 그의 처가 허락할까? 시아레이가 상처받지는 않을까? 내가 그  남자를 만나봐야겠어."

샤오 쑤가 말했다. "그러는 게 좋겠어요. 그  사람은 처음엔 우리가 어떤 사람인가 모르고, 나에게 자기가 시아즈화의 사촌 오빠라고 했는데, 마나님이 일을 들통 내니까, 그제야 나에게 진상을 얘기했어요."

하이루오가 말했다. "그 사람 아직도 그 집에 있니?"

샤오 쑤가 말했다. "오후에 왔다가 밤에 가요. 그가 가고 난 다음에 내가 언니에게 전화한 거예요."

하이루오가 말했다. "그럼 그가 다시 왔을 때나에게 알려다오."

샤오 쑤는 몸을 한번 뒤로 젖히더니 말했다. "아이고 하나님. 이제야 맘이 좀 놓이네."

하이루오는 샤오 쑤에게 아침을 같이 먹자고 했으나, 샤오 쑤는 급히 돌아간다고 했다. 그녀는 이때 샤오 쩐 네들이 출근하면, 적어도 마나님과 시아레이의 상황을 물을 테고, 말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비밀을 말해버리게 될까 겁이 난다고 했다.

하이루오가 웃으니 그녀가 말했다. "내가 너무 걱정이 많죠?"

하이루오가 말했다. "조심하는 것도 좋지 뭐."

그녀가 말했다. "안 좋아요. 하지만 고쳐지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