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賈平凹의 장편소설 "잠깐 앉으세요(暫坐)"

二十八, 찻집의 샤오 쑤 (小苏•茶庄). 1

빈센트 반 고호의 "까마귀가 나는 밀밭"

 

시아즈화의 장례식 뒷일을 처리하고 나서, 하이루오는 샤오 쑤를 동자루(시아즈화의 집)에 보내 같이 살라고 하였다.

늙은 마나님과 시아레이와 당분간 같이 지내라 하고, 자매들도 번갈아 가며 찾아가서, 늙은 마나님과 대화도 하고, 외식도 해서 기분 전환 시켜드리라고 했다.

거의, 그녀가 시아즈화의 집에 간 날부터, 동자루 2층에 어떤 사람이 새로 이사 와서 집을 수리했다.

매일 시도 때도 없이 쿵쾅 쿵쾅 망치로 때려 부수는 소리, 뚜우  뚜우 전기드릴 소리로 시끄럽기 짝이 없었다.

늙은 마나님은 전에는 딸 걱정하느라, 화약포대를 머리에 이고 있는 사람처럼, 그것이 언제 폭발할지 몰라 늘 마음이 조마조마했었는데, 지금은 환한 대낮같이 밝아져서 쉬게 된 참이었다.

마나님이 소파에 앉자, 샤오 쑤가 가서, 한잠 주무시라고 재촉했다. 그러자 그녀가 말했다. "울림 소리가 지나가면 잘게."

하지만 두 시간이 지나도록 아무 울림소리가 없었다. '오늘은 집 고치는 일꾼들이 안 나왔나 보다' 하고, 막 잠이 들려고 하는데, 이때 또 울림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꼭 지진이 난 것 같이, 온종일 건물 전체가 흔들렸다.

샤오 쑤가 새로 이사 온 사람을 찾아가서 따졌지만, 결과는 싸움밖에 없었다. 그 인간은 엇나가는 말만 했고, 샤오 쑤는 분해서 하이루오에게 와서 훌쩍훌쩍 울었다.

하이루오는 호텔을 예약하고, 얼마 동안  가있으라고 했지만, 늙은 마나님이 원하지 않았다. 우선 돈  쓰는 게 싫었고, 다음으로, 시아즈화가 떠난 지 칠칠 사십구일 안에 영혼이 분명히 찾아올 거라며, 하루 세끼씩 언제나 딸의 위패 앞에 밥과 반찬을 차려 놓기 때문이었다.

어쩔 수 없이, 늙고 젊은 세 사람이 매일 집 고치는 소리가 날 때마다 바로 건물을 내려와  정원에 나가 앉아서 시간을 보냈다.

이렇게 며칠이 지나고, 루이커와 위번온이 찻집에 왔다.

그녀들은 하이루오와 몇 가지 일을 상의하려고 했다.

관례대로 하자면, 사람이 죽어서 화장을 할 때는, 사전에 묘지부터 사놓고, 화장 당일 유골함을 매장햔다. 사전에 묘지를 사놓지 않았다면 유골함은 장의사에 놓아두었다가 묘지를 산 다음 매장하게 된다.

당연히 경제 조건이 좋지 않은 사람은 묘지를 살 수 없었고,  유골함은 계속 장의시에 있다가, 십 년이 넘어가면 장의사가 임의로 처리해 버리게 된다.

시아즈화의 유골함은 비록 최고로 좋은 남전옥으로 만든 것이지만, 여전히 장의사에 있었다.

자매들은 일을 치르고 나자, 모두들 비용을 분담해서 되도록 빨리 그녀에게 묘지를 사주자고 했다.

죽은 사람은 흙에 들어가야 편안해지고, 그래야 산 사람도 마음이 편안해진다고들 했다.

서경의 묘지 구역은 세 군데가 있는데, 모두 도시 남쪽 진령(친링산맥)에 있었다. 구분하면, 고래구, 서봉산, 백록파인데, 도대체 어디가 좋은 지 루이커와 위번온은 하이루오에게 정하라고 하였다.

하이루오는 확실히 정하지 못하고, 묘지를 사는 것은 집을 사는 것이나 같아서, 많이 다녀보고 정해야 한다는 말만 했다.

루이커와 위번온은 둘이서 먼저 여러 군데를 돌아보고, 결론을 내겠다고 했다.

​"

이렇게 정하고 나서 세 사람은 또 시아레이 문제를 의논했다.

아이가 그렇게 어리고, 늙은 마나님은 연세가 많고, 몸도 안 좋은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답답하기만 했다.

하이루오가 말했다. "시아레이 일이 참 걱정돼. 시아즈화의 병세가 악화되었을 때, 시이즈화와 샤오 탕이 이일을 얘기했었어. 샤오 탕은 벌써 스물아홉인데, 계속 연애는 하고 있지만 언제나 성사되지는않고 있지. 샤오탕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어. 만약 시아즈화가 세상을 떠나면, 그녀가 시아레이를 아들 삼고, 자기는 결혼하지 않고 시아레이를 데리고 살겠다는 거야. 설령 장래에 결혼을 하더라도 시아레이를 데리고 가겠다고 했어."

루이커와 위번온은 모두 샤오 탕이 똑똑하고 일도 잘하면서도 마음이 그렇게 착한 것에 감동했다. 그러면서 샤오 탕이 기율 검사 위원회 조사에 불려 간 일을 물었다.

하이루오는 아직 소식을 모른다고 하며, 다시 얼굴에 수심이 드리워졌고 또 한숨이 나왔다.

루이커는 바로 화제를 돌려 말했다. "만약 우리 자매가 그 애를 양육하지 않고, 샤오 탕에게 맡긴다면 그건 옳지 않아. 어쨌든 어린아이를 데리고 있으면 연애하는데 매우 불리할 것 아니야?"

하이루오가 말했다. "너희들, 그렇다면 더 나은 방안이 있냐?"

루이커가 말했다. "위번온이 나한테 말했는데... 야, 위번온, 네가 언니에게 바로 말해라."

위번온이 말했다. "일이 이렇게 된 거야. 어제저녁 쓰이난과 쉬치가 우리 가게에 와서 밥을 먹었어. 식사 후 쓰이난이 시아레이 일을 물었어. 자기는 일생 동안 남자를 찾지 않을 거라며, 아이가 있어야 되겠는데, 만약 가능하다면 시아레이를 아들 삼고 싶대. 늙은 마나님의 생각을 모르겠고, 이렇게 하는 게 좋을지 나쁠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언니에게 감히 말을 못 꺼내겠대."

하이루오는 그 말을 듣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전에 샹치위가, 쓰이난과 쉬치의 동성애를 의심하던 말이 떠올 라서, 일순간 말을 잊었다. 그러면서 또 생각했다. 쓰이난과 쉬치가 정말 동성애라면, 그리고 그런 상태로 일생을 살면서, 시아레이를 입양한다면, 두 사람이 공동으로 양육할 테니 어쩌면 그것도 좋은 게 아니겠나?

그녀는 바로 말했다. "쓰이난은 우리 자매 중 제일  정이 많고 사리 판단이 분명한 사람이야. 겉으로 보면 다소 거칠어 보이지만 마음은 되게 섬세해. 시아레이를 데려간다면 분명히 잘 기를 수 있을 거야."

위번온도 말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단지 늙은 마나님이 어떻게 생각하실지 걱정될 뿐이지."

하이루오가 말했다. "이건 쓰이난과 늙은 마나님, 모두와 얘기해야 돼. 그러니 우선, 우리 셋이, 먼저 이일.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가능성부터 따져보자."

여러 가지가 많을 것 같았으나, 생각은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두 가지 방안이 만들어졌다.

첫째, 만약 늙은 마나님이 시아레이를 쓰이난에게 보내는 것을 동의하면, 쓰이난과 늙은 마나님은 친척이 되는 것이니 서로 가까이 오가게 된다. 쓰이난이 늙은 마나님을 받아들인다면, 늙은 마나님도 기쁘게 쓰이난 집안과 한 가족이 될 것이고, 그것이 제일 바람직한 결과이다. 쓰이난이 당연히 시아레이를 양육한다고 하더라도 거기 더해서 반드시 늙은 마나님을 부양할 책임을 지라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늙은 마나님의 이후의 생활은 우리 자매가 돌본다.

둘째, 늙은 마나님이 시아레이를 보내는 것을 정말 서운해하시면 자매들이 힘을 합쳐 늙은 마나님에게 보모를 구해 드린다.

그리고 모두들 여전히 번갈아 가며 찾아뵙는데, 십 년이 가고, 팔 년이 가고, 이십 년이 가도, 늙은 마나님 돌아가실 때까지 지속한다. 시아레이도 유치원, 소학교, 중학교, 대학교에 갈 때까지, 아니 어른이 될 때까지 보살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