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賈平凹의 장편소설 "잠깐 앉으세요(暫坐)"

二十七, 습운당의 이와(伊娃•拾云堂). 2

노르웨이 화가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

 

이광은 만련을 접어서 주머니에 넣더니, 이와에게 말했다. "이리 와, 이와. 한번 안아보자!"

이와는 이광을 보다가, 창 아래를 내려다 보았고, 또 장 속에 들어있는 작은  자기 항아리들을 보았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갑자기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말했다. "키스하러든다면, 나는 지금 한 마리의 벌이예요. 그것도 독이 있는!"

이광은 웃기  시작했다.

이때, 이와는 이광의 이빨이 매우 하얗고, 또 길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와 동시에 주머시 속에서 휴대폰이 울렸다. 그 소리는 기름이 끓고 있는 솥에 물을 한 국자 넣은 듯, 날카롭고 폭발하듯 쾅쾅 울렸다.

휴대폰을  꺼내서 화면을 보니, 루이커라고 표시되어 있었다.

이와가 말했다. "언니, 정말 반가워요! "

그녀는 전화를 받으면서, 일부러 소리 키우는 스위치를 소리가  최대로 크게 나도록 눌렀다.

루이커의 목소리가 커졌고, 이와에게 지금 어디 있냐고 물었다.

이와는 이광 선생님 서재에서 만련을 쓰고 있다고 대답했다.

루이커가 말했다.. "아, 너도 이미 알고 있구나. 이광 선생님네 있다면 됬다!"

이와가 말했다. "언니, 무슨 일 있어요?"

루이커가 말했다. "영정을 모신방에 만장(挽幛)이 있어야 하는데,  쉬치가 먼저 하나 사 왔지만, 너무 작은 것 같아서 내가 다시 사러 나갔어. 막 너네 집주인 건물 아래를 지나다가 네가 모르고 있으면 알려 쥐야겠다고 생각했지. 거기다 내가 갖고 있던 돈도 충분치 않아서 너에게 빌릴까 했어. 그러다가 거기가 핑잉네 칩에서 가까운 곳이라, 내가 그녀 집에 전화를 해서 돈 좀 보내달라고 했어."

이와가 전화를 마치고 고개를 숙여 보니, 이광은 이미 작업용 큰 탁자 앞 소파에 앉아있었다.

그녀가 그날 밤 누워있었을 때, 그가 앉았던 자세와 같았지만, 그는 뜻밖에 얼굴색이 검었다. 어찌나 검었던지, 눈썹과 눈이 구분이 안될 정도였다.

이와가 놀라서 말했다. "괜찮아요?"

이광이 말했다. "이거 참 이상하네, 정말 이상해!"

이와가 말했다. "예?!"

이광이 말했다. "난 핑잉에게 십오만 원을 빌렸는데, 핑잉은 또 시아즈화에게 이십만 원을 빌렸단 말이야. 핑잉이 사람을 시켜 하이루오에게 말을 전했고, 하이루오는 또 나한테 전달했지. 나에게 시아즈화에게 십오만을 주고, 남은 오만은 나중에 자기가 갚겠다는 거였어. 나는 당시 오히려 화를 내며, 그런 말이라면 핑잉이 나에게 직접 해아지 않느냐고 했어. 비록 내가 십오만 원을 장만해 놓기는 했지만, 계속 시아즈화에게는 주지 않았지. 그런데, 지금 어떻게 루이커의 전화를 받느냐 말이야. 또 네가 굳이 음량을 크게 해서 나까지 들리게 했을까? 이건 분명히 시아즈화가 쌍방에 대하여 계산을 마무리하라는 뜻을 나에게 전한 거야!"

이와는 후들후들 떨렸다. 그녀는 기대고 있던 벽에서 스르르 미끌어져서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광은 장에서 십오만 원을 꺼내, 봉투에 넣었다.

그는 만련을 갖다 줄 때, 돈도 늙은 마나님에게 주려고 했다.

이와는 이직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이광이 그녀를 부축해서 일으켜 세우자, 그녀가 말했다. "나 무서워요."                                                                                   

이광은 이와의 팔을 잡아끌고 문을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로 내려왔다.

단지 정문 입구를 나오다가, 문지기 노인과 마주쳤다.

그는 거기서 주워온 폐지와 플라스틱 병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가 말했다. "이렇게 자정이 넘은 늦은 시간인데 이선생님이 외출하시나 보죠?"

이광이 말했다. "네." 그는 이와의 팔을 느슨하게 풀었다.

영감이 말했다. "고생이 많으십니다."

두 사람이 찻집을 돌아  소 광장 거리에서 택시를 잡으려고 하는데, 마침 살수차가 거기서 도로에 먼저 물을 뿌리고 나서, 정지하더니 작은 숲에 물을 뿌렸다.

작은 광장에는 물이 흘러서, 이광과 이와는 뒷걸음질 쳤다.

그들은 찻집 문 앞에 서서 살수차가 떠나기를 기다렸다.

이와가 말했다. "지금 시간에도 물을 뿌리나요?"

이광이 말했다. "한밤중에 물을 뿌리는 게 좋아."

이와가 말했다. "물을 뿌리면 스모그에 영향을 주나요?"

이광이 말했다. "최소한 먼지가 날리지는 않겠지."

이와는 몸을 움직여 보았고, 고개를 돌려 서쪽  모퉁이 이층 창가 아래에 있는 벌통을 보았다.

벌들도 잠들었는지 아무 소리도 없었다. 이와가 막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데, 공중에서 검은 그림자가 갑자기 튀어나오더니 뜻밖에 '와장창 '벌통에 부딪혔다.

이건 비둘기였다. 아마 살수차가 숲에 물을 뿌릴 때, 놀라서 길을 잃거나, 혹은 한쪽 눈이 멀었거나, 아니면 일부러 자살을 하려고 그렀을까?

졸지에 벌떼가 난리가 나서 웅웅 거리는 소리가 우레 같았다.

이광과 이와는 벌에 쏘일까 봐 급히 웅크리고 앉아 꿈쩍도 하지 않았다.

족히 이십 분이 지났을까, 살수차가 떠났고, 벌떼도 조용해졌다.

두 사람은 물 바다가 된 작은 광장을 물 웅덩이를 피해 겅중겅중 뛰어 지나갔다.

이와가 숲을 보니  어두컴컴했고 꼭 짐승이 있을 것 같았다.

과연 고양이 한 마리가 철망 밑을 뚫고 나타났는데, 허리는 길고 다리는 짧았으며, 걸음걸이는 느릿느릿하고,  표정은 게슴츠레했다.

이와는 그놈이 호랑이라고 믿었다.

순간 그녀는 펄쩍 뛰었다. 시멘트 바닥에 몇 마리의 지렁이가 기어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렁이들은 숲에서 기어 나왔는데, 죽 늘어났을 때의 길이가 족히 젓가락만큼 길었다.

이와는 또 그것이 뱀이라고 믿었다.

각종 새들이 숲 속에서 다시 급히 뛰어다녔다.

"지지배배, 지지배배. 삐드드드드드, 삐 드드드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