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賈平凹의 장편소설 "잠깐 앉으세요(暫坐)"

二十六, 병원의 사이즈화(夏自花•医院). 3

 

 

하이루오가 의시를 만나고 돌아오자 샤오 쩐, 샤오 쑤가 이미 지전을 사 가지고 돌아와 있었다.

모두들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잉리호우가 말했다. "말했어?"

하이루오가 말했다. "응."

잉리호우가 말했다. "관을 뽑으면 사람이 백 프로 죽는 거야?"

하이루오는 그 말에는 대답하지 않고, 물었다. "지금 몇 시지?"

쓰이난이 말했다. "열 시에서 일분 지났어."

잉리호우가 말했다. "우리가 시아즈화랑 같이 보낼 시간도 두 시간밖에 없네. 사람이 마지막 임종하는 순간에는 '아미타불'을 염(念)하는 것이 좋다는데 우리도 마음속으로 염하자."

그녀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더니 고개를 숙이고 염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입술은 움직였으나 소리를 내지는 않았다.

그녀가 염하고 있을 때, 샤오 쩐, 샤오 쑤, 가오원라이, 신치도 역시 앉아있기는 했으나 그들은 어떻게 염하는 것인지 몰라서, 그저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하이루오가 말했다. "염해라. 우리 모두 염하자."

그때, 복도 끝, 병실에서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보고 있으니까, 어떤 의사가 거기서 나오고 있었는데, 걸어오면서 주섬주섬 고무장갑을 벗고 있었다.

쓰니난이 물었다. "의사 선생님, 무슨 일이에요?"

의사가 말했다. "34호 병상 환자가 세상을 떠났어요."

쓰이난은 하이루오네들을 돌아보고, 복도 끝으로 가보았다.

병실 문이 열려있었고, 그 안에서 세명의 간호사들이 침대 시트로 시신을 덮고 있는 중이었다.

어떤 영감이 침대 앞에 엎드려 곡을 하고 있었다.

얼마 후 간호사들이 시신을 이동식 침대에 올려놓더니 밀고 나왔다.

복도에 서있던 하이루오네들이 비켜주면서, 말없이 복도로 밀고 가는 이동식 침대를 바라보았다.

이동식 침대가 밀려가며 흔들거리자, 시트로 덮어놓은 머리가 수박 덩이같이 흔들거렸다.

가슴이 미어지는듯(원문 撕心裂肺: 심장이 찢어지고, 폐가 갈라지다) 슬픈 곡성이 났다. 

잉리호우가 말했다. "사람이 숨이 끊어지면, 바로 병실이 필요 없어지는 거야?"

쓰이난은 대꾸하지 않았고, 샤오 쩐, 샤오 쑤, 가오원라이 신치 모두 대꾸하지 않았다.

하이루오는 순간, 머리가 어지러워서 몸을 벽에 기대었다.

잉리호우가 말했다. "언니, 어디 불편해?"

하이루오가 말했다. "나 좀 기대게 해 줘."

잉리호우가 말했다. "언니가 너무 피곤해서 그래. 기대서 눈을 감고 있어."

하이루오가 말했다. "나 계단 꺾어지는 곳 창문에 가서 숨 좀 쉬어야 되겠어."

그녀는 말을 마치고 바로 갔다.

잉리호우가 같이 가려하자 그녀는 손을 내저었다.

하이루오는 계단 꺾어지는 곳에 머물지  않고, 뜻밖에 계단을 따라 계속 내려갔다.

병원 후원에 이르러 땅 위에 서자, 일시에 맥이 풀리며, 눈물이 솟구쳐 흘렀다.

밤은 이미 갚았고, 병원을 드나드는 사람도 얼마 없었다.

특히 후윈은 더욱 텅 빈 것 같아 보였다.

후원 오른쪽에는 작은 숲이 있고, 숲을 둘러싸고 일층 건물들이 한 줄 지나가는데 그것이 바로 영안실이다.

앞으로 두 시간 후면 시아즈화도 여기를 지나갈까?

지옥을 통과하는 것이 바로 앞에 보이는 삼사백 미터쯤 되는 이 작은 길일까?

하이루오는 일어서서, 이 작은 길을 걸어가며, 혹시 이동식 침대의 바퀴가 쇄석과 벽돌 조각에 걸 리지나 않을지, 또 길 옆의 나뭇가지에 걸려 하얀 시트가 젖혀지지나 않을지, 자세히 살펴보았다.

걸어가 보니 전부 평탄하여 걸릴 게 없었다.

하이루오는 문득, 멀리 영안실 부근 커다란 백양나무에 뜻밖에 군데군데 하얀 꽃이 피어있는 것을 보았다.

백양나무에 어떻게 꽃이 필까? 앞으로 걸어가 보니, 그것은 꽃이 아니었다.

먼 곳에 있는 등불이 비춰서 나뭇잎의 일부분이 하얗게 보이는 것이었다.

그런데 영안실 높은 벽 뒤에서 어떤 사람이 전지를 태우고 있었다.

불더미 옆에 모녀 두 사람이 웅크리고 있었는데, 그녀들은 불을 사르면서 입속으로 무슨 말인가 염을 하고 있었다.

화광이 그녀들을 비추자  이미 눈물범벅이 된 얼굴이 보였다.

바람은 없었다. 오직 한 오라기의 바람마저 불지 않았다.

불 더미가 갑자기 확 소리를 내었는데, 마치 급히 기침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바로 종이가 타는 화염이 기 등처럼 서더니 공중에서 너울거렸다.

순간 어린 여자아이의 앞이마에 가지런히 자른 머리카락이 불에 그을리자, 그 애는 벌렁 뒤로 자빠지며 주저앉았다.

엄마가 말했다. "겁내지 마라. 네 아버지가 널 보러 온 거야.

아이는 나무뿌리를 주워, 타고 있는 종이를 눌러 덮었다.

엄아가 ))화가 나서 소리쳤다. "너 뭐가 그렇게 급하냐? 그럼 만돼.  뭐가 급하다고 그러는 거야?"

하이루오는 공중을 바라보았다.

불기둥은 벌써 펄썩 내려앉았고, 이리저리 날리던 불꽃과 종이 조각이 우수수 떨어졌다.

종이 재는 처음에는 새빨갛다가, 하얗게  되더니, 다시 까맣게 변했다.

그 속에 정말 영혼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 본문에서 염(念)한다는 것은 불경이나 진언을 외우는 것을 의미하며, 장례절차에서 시신을 수의로 갈아입히고 베로 싸는 염(殮)과는 전혀 다른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