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賈平凹의 장편소설 "잠깐 앉으세요(暫坐)"

二十七, 습운당의 이와(伊娃•拾云堂). 1

 

 

이와는 이광을 따라 건물을 올라이가, 습운당으로 갔다.

문을 열며, 이광은 옆에 대고 "퉤" 소리를 내며 한번 침을 뱉었다. "너도 "퉤" 침을 뱉어."이와는 이광을 따라 건물을 올라이가, 습운당으로 갔다.

문을 열며, 이광은 옆에 대고 "퉤" 소리를 내며 한번 침을 뱉었다. "너도 "퉤" 침을 뱉어."

이와는 침을 뱉지 않고 말했다. "왜 그러는 거죠?"

이광이 말했다. "저녁때 집에 올 때, 귀신이 따라올 수도 있어. 귀신은 가래를 먹으니까 너도 꼭 귀신에게 먹여야 되."

이와가 깜짝 놀라 얼른 "퉤" 침을 뱉고는, 마치 귀신이 따라오기라도 하는 것처럼, 문에 들어서자마자 얼른 문을 닫았다.

이광은 등을 켰다. 그는 이와가 아직도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하는 것을 보고, 가까이 갔다.

이와는 경계하여 바로 입을 꼭 다물었는데 어찌나 힘주었던지 입이 없어진 것 같았다.

이광이 웃으며 말했다. "그날 이후 우리가 만난 게 처음이지?"

이와가 비로소 말했다. "나는 선생님이 나를 잊어버린 줄 알았어요. 며칠 지나도 전화도 안 오고 문자도 없으니. 방금 병원에서 보았을 때도 표정이 전혀 아무렇지도 않네요."

이광이 말했다. "그건 시아즈화, 최후의 시간이어서 그랬던 거야."

그는 손을 뻗었다. 이와가 그의 손을 탁 치며 말했다. "지금 시아즈화가 선생님의 만련(挽联 :애도하는 대련)을 기다리고 있어요!"

두 사람 모두 더 이상의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이광의 몸이 많이 작아져 보였다.

그는 먼저 다락방으로 올라갔다.

 

거실의 등은 하얗게 빛났고, 옆방은 캄캄했다.

이와는 흑과 백이 선명하게 교차되는 옆방 문틀에 기대어, 고개를 돌리고 옆방 안에 있는, 여전히 구분할 수 있는 침대 위 홑이불과 그녀가 소파에서 덮었던 홑이불을 바라보았다. 침대 밑, 바닥에는 그녀가 신었던 슬리퍼가 그대로 놓여 있었다.

눈을 돌려 보니, 거실 창문의 커튼은 굳게 닫혀 있었고, 창문 위쪽 가장자리와 벽 모퉁이 사이에 한 가닥 거미줄 같은 것이 은빛으로 반짝 빛났다.

하지만 다시 보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와도 곧 다락방으로 따라 올라갔다.

 

다락방에서는 벌써 이광이 필묵을 가지런히 놓고, 화선지를 펼쳐 놓고 있었으나 아직 쓴 것은 없었다.

그 대신 그는 검은 도자기 항아리를 들고 거기서 머리카락 한 가닥을 꺼내더니 등불에 비춰보았다.

이와가 말했다. "내 머리카락도 이직 가지고 있어요?"

이광이 말했다. "네 머리카락은 다른 항아리에 있어. 이건 시아즈화 거야."

좁고 긴 탁자 뒤쪽에 장들이 나란히 있는데, 장의 유리문 뒤로는 각종 형태의 색갈이 각각인 작은 항아리들이 긴 줄로 늘어서 있었다.

이와가 말했다. "아이고, 그녀들의 머리카락을 죄다 가지고 있어요?"

이광이 말했다. "모두 갖고 있지."

이와는 화가 나서 말했다. "모두 일이 있었어요?"

이광이 말했다. "일은 없었어."

이와가 말했다. "순 사기꾼! 나 좀 보세요!"

이광은 뜻밖에 서양식으로 어깨를 쫑긋하더니 두 손을 펼치며 말했다. "정말 아무 일 없었어."

이와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에잇, 내가 이런 걸 뭐 하러 물어? 안 물어볼게요! 시아즈화의 머리카락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어요?"

이광은 대답하지 않고, 다시 조심조심 머리카락을 항아리에 넣었다.

그는 장속에 다시 넣고, 문을 잠갔다.

그리고는 붓을 들고, 만련을 쓰기 시작했다.

윗 대런: "천지이거루(天地一遽庐: 세상은 갑자기 찾아온 오두막), 생사유단모(生死犹旦暮: 죽고 사는 것은 아침저녁같이 짧다)"

아래 대련: 차신비아유(此身非我有 : 이 몸도 내 것이 아니고), 이희등조로(易晞等朝露: 아침이슬처럼 금세 마르는 것일 뿐).

이광은 다시 붓을 들고 썼다.

윗 대련: 락의상관금대어(乐意相关禽对语: 즐겁게 새들과 대화하고),

아래 대련: 생향부단수교화(生香不断树交花: 향기는 끝없이 나무에 꽃을 피운다)

이광이 말했다. "이 대련은 너도 이해할 거야."

이와가 말했다. "만련(애도의 대련)이니까 언제나 애도의 말을 쓰겠죠."

이광이 말했다. "나는 그네들 자매들의 감정을 쓴 거야. 나와 그네들의 감정을 쓴 것이기도 하고. 너 무슨 울림소리 같은 거 들리지 않니?"

이와는 순간 어리둥절해서 말했다. "무슨 소리요?"

이광이 말했다. "샤~ 샤~하는 소리말이야. 바람이 부는 걸까?"

이와는 커튼을 젖히고, 창문을 열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무수한 등불이 반짝였고, 큰길과 골목 양편의 나무 기지들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녀가 말했다. "바람은 전혀 없어요."

이광이 말했다. "그럼 혹시 시아즈화가 온 걸까? 그녀는 내가 쓴 글의 내용을 알거든."

이와는 여기저기 보았으나, 무서워서 감히 더 보지 못했다. 그녀는 일시에 몸이 긴장되어 숨을 내쉬는 것까지 부자연스러워졌다.

이광이 말했다. "괜찮아. 괜찮아."설령 시아즈화의 유령이 왔다 하더라도 나를 해치겠어, 너를 해치겠어?"

이와의 눈은 다 쓴 만련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녀는 먹물이 빨리 마르기를 기다리며, 마음이 조마조마해져서 말했다."우리가 그녀를 위해 이렇게 만전을 썼으니, 그녀도 당연히 고마워하겠죠. 와서 고맙다고 할 거예요."

 

이광은 담뱃불을 붙이고, 길게 길게 빨았다.

그의 코와 입에서 한 줄기의 연기도 보이지 않았다. 담배가 반쯤 타들어 가자 비로소 연기가 그의 입에서 한꺼번에 콸콸 쏟아져 나왔다. 연기는 그 자신과 이와를 전부 덮었다.

그때, 이와는 그녀가 러시아 초원에서 보았던 양 떼가 지나가는 정경이 떠올랐다. 그렇게나 큰 양털 뭉텅이가 굴러가고 있었고, 양털 안에서는 무수한 양의 골격들이 있었다.

이광이 말했다. "내가 하이루오 자매들 그룹에 들어가게 된 것은 사실시아즈화에서 시작된 거야. 그때, 시아즈화는 모델이었어. 일차 시(市) 모델 선발 대회에서 내가 심사위원 중 하나여서, 우리 둘이 알게 된 거야. 그녀는 샹치위의 소개로 하이루오를 만났고, 또 나를 데리고 찻집에 가게 되었지. 나중에 하이루오를 통해 핑잉, 시리수이, 루이커, 위번온, 잉리호우, 쓰이난, 쉬치 등 벌떼와 친구가 된 거지."

이와가 말했다. "선생님은 왜 그네들을 벌떼라고 불러요?"

이광은 반짝 웃더니 말했다. "나도 갑자기 그런 비유가 떠올랐던 거야. 찻집 서쪽 모퉁이 담장 위에 있는 벌통이 바로 내가 힘을 써서 허가증을 받아준 거야. 시아즈화가 자기 어머니 병 치료를 한다고 해서 말이지. 그 벌통 안에 벌이 모여 떼가 된 것을 보고, 단결한다는 단어로 기꺼이 벌떼라는 말을 쓴 거지. 너는 그네들 자매들이 벌떼 같다는 생각이 안 들어?"

이와가 말했다."벌들은 모두 몸 안에 독이 있어서, 사람을 쏘지 않나요?"

이광이 말했다. "맞아. 내 글 중에도 그걸 쓴 적이 있어. 모든 작은 동물들은 생존을 위해 저마다 자기만의 절묘한 기술을 갖고 있어. 예를 들어 고슴도치는 가시가 있고, 게는 껍데기가 있고, 카멜레온은 색갈이 변하고, 도마뱀은 꼬리가 새로 나는 거야. 벌도 당연히 뱀, 전갈, 지네와 마찬가지로 독이 있지. 하지만 벌은 꿀을 만들어. 꿀을 만드는 것은 일종의 자신의 독을 배출시키는 행위야.

그러니 너도 알겠지만, 하이루오네들은 어떤 방면에서 보면, 모두 결혼을 안 했거나 이혼을 했지만, 별의별 아이디어를 다 내서 사회에서 장사를 주선하고 있지.

다른 방면에서 보면, 모두 열심히, 성실하고 착하게 일하고, 즐겁게 님을 돕고, 설령 농담을 하더라도 젊잖게 하고, 길 가다 담배꽁초를 주워다 쓰레기 통에 넣고 그러지. 너는 이런 일들이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냐?"

그들의 대화는 계속되지 않았다. 이와는 이광의 학문이 심오하니까, 그가 경전을 인용하거나 고담준론을 할 때, 자기는 오직 경청하거나 고개를 끄떡이는 일 밖에 할 게 없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들은 그렇게 고상한 사람들이면서, 어쩌자고 끝도 없이 이런저런 일에 휘말려, 여러 가지로 고통받으며, 상처 입은 배추벌레처럼 튀어 오르고, 몸을 비틀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