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賈平凹의 장편소설 "잠깐 앉으세요(暫坐)"

二十六, 병원의 사이즈화(夏自花•医院).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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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쯤 지나서, 샤오 쩐, 샤오 쑤, 샤오 황과 가오원라이가 잇달아 왔다.

네 사람은 중환자실 문에 엎드려 문틈으로 들여다보았으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샤오 쑤가 펄쩍펄쩍 뛰며 울었다.

샤오 쑤가 울자 샤오 쩐, 샤오 황, 가오원라이도 따라 울었다.

하이루오가 서둘러 그들을 계단 꺾어지는 곳으로 끌고 가자, 가오원라이가 할 말이 있다며 말했다. "내가 그분을 구해드려야 했는데, 구해드리지 못했어요! "

그는 가슴을 치면서 발을 동동 굴렀다.

하이루오가 그를 달래며 말했다. "어떻게 했더라도, 병 치료가 안될 운명이었어. 시아즈화도 생전에 너에게 늘 고마워했어. 저승에 가서도 너에게 고마워할 거야."

가오원라이는 평온을 되찾고, 벽에 기대어 섰고 더는 말하지 않았다.

이광이 올 때를 기다려, 하이루오와 샤오 쩐, 샤오 쑤, 샤오 황이 모두 마중 나갔는데, 가오원라이는 움직이지 않고, 나무로 깎은 닭처럼 우두커니 서 있었다.

이광은 하이루오가 말하는 상황을 듣고는, 고개를 숙이고 자신을 책망하며 눈물을 흘렸다. 자기는 병이 금세 회복될 줄 알았다며,  '아직까지 병원에 와보지도 않았다가 시아즈화가 떠나게 되자 이렇게나 빨리도 왔구나'  하며 탄식했다.

이어서 반복적으로 이 말을 되풀이했다. "그녀에게 꼭 해줘야 할 말이 있는데!"

하이루오는 이광이 가슴 아파하는 것을 보고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랐다. 그녀는 다시 샤오 천, 샤오 쑤, 샤오 황에게 소리 내어 울지 말라하고, 의사가 한 말을 이광에게 전하며 말했다. "내가 얼마나 기다리고 있었는지 몰라요. 산소 호흡기를 어느 시간에 뽑아야 좋은지 의논하려고요."

이광이 말했다. "시아즈화의 태어난 연월일이...."

하이루오가 말했다. "말을 하려니 마음 아파요. 내일이 바로 그 애의 사십 세 생일이에요. 늙은 마나님이 오일 전에 나에게 말했어요. 그래서 내일 병원에 말해서 반나절이라도 집에 데려가거나, 우리 자매들에게 병원에 와서 축하하라고 하려던 참이었어요. 충희(冲喜: 중국 미신으로, 중병을 앓는 사람이 결혼식 같은 좋은 일을 거행하여 액막이를 할 수 있다고 함)하는 셈 치고요. 누가 알겠어요...?"

이광이 말했다. "내일이 생일이라고? 태어난 시간도 알아?"

하이루오가 말했다. "당연히 영시일 거예요. 시아즈화가 전에 한번 의기양양하게 말하기를 스믈네번 종이 쳤을 때 세상에 나왔다고 했으니까요."

이광이 말했다. "그럼 오늘 밤 영시로 정하면 돼. 우물쭈물 사십 년 동안, 적지 않게 때를 기다렸을 텐데 이젠 더 이상 때를 기다릴 것도 없네."

하이루오가 그 말을 듣더니 온몸의 살이 떨려서 무슨 말을 하려고 했다.

순간 계단 꺾어진 곳에서 고성이 났다.

가오원라이가 어떤 사람과 싸움을 한 것이다.

가오원라이가 벽에 기대서 멍하니 있는데, 옆에 두 사람이 있었다.

모두 환자 가족이었는데, 중환자실 밖에 서있는지 오래되어서, 몰래 담배를 피우려고 온 것이다.

가오원라이는 그들을 제지하고 싶었으나 꾹 참고 말하지 않으려고 벽 모퉁이로 와 있는 중이었다.

그 두 사람은 그들 회사의 일에 대하여, 있는 말 없는 말을 다 하던 끝이었는데, 갑자기 한 명이 말했다. "어이, 저쪽에서 말하고 있는 사람이 혹시 이광 아닐까?"

다른 한 명이 말했다. "그래?."

한 명이 말했다. "내가 TV에서 본 사람과 똑같아! 이거 얻기 어려운 기회인데 가서 그와 사진 한 장 찍어야겠어!"

한 명이 말했다. "네가 어린애냐? 사진은 무슨?!"

한 명이 말했다. "그는 글도 잘 쓰고, 서예도 잘하는 유명인이야!"

한 명이 말했다. "글도 잘 쓰고 서예도 잘한다고 해서  사람도 훌륭할까?"

한 명이 말했다. "너 그럼 그가 인간이 안됬다는 거야?"

한 명이 말했다. "저런 사람을 나 많이 봤어. 꼴 사나운 짓거리만 하지. 네가 보기에 평상시 그들은 입과 붓으로 하는 말이 얼마나 번지르르해? 마치 하늘에서 꽃이 우수수 떨어지는 것 같고, 물로도 등을 밝힐  것 같이 말하지.

하지만 일이 터지면, 불만을 얼굴에서 감추고 누구보다 부드럽지. 너는 그런 고결한 척하는 꼬락서니를 절대 믿으면 안돠. 무슨 돈을 싫어한다느니, 무슨 관(官)에서 한자리 하기를 바라지 않는다느니...

너 시험 삼아 개한테 뼈따구 하나 던져줘 봐라! 안으로는 질투가 나서 어긋나기 일수고, 밖으로는 권세 있는 자에서 빌붙느라고 정신없지. 또 모든 행위가 모순 덩어리고, 술주정에 여자를 밝히지."

가오원라이가 더 이상 듣고 있을 수 없어서 말했다. "말 좀 조심하세요!"

그가 말했다. "무얼 조심해?" 우리끼리 말히는 데 네가 무슨 상관이야?!"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당신 그 말, 내가 못 들은 걸로 할게! 다시 또 들리면 입 닥치라고 할 거야!"

그가 말했다. "내가 말하면 어쩔 건데?"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당신 더 이상 말하면, 그래도 감히 말하면, 입을 비틀어 버릴 거야!"

하이루오는 가오원라이가 다른 사람과 싸우는 소리를 들었다.

그녀는 급히 소리쳤다. "샤오 가오, 지금이 어느 때인데 다른 사람과 싸우고 있어?!"

가오원라이가 오더니 이광에게 허리 굽혀 인사를 하고 한쪽에 섰다.

쓰이난이 샤오 쩐, 샤오 쑤에게 말했다. "너희 둘은 거리에 나가서 소지(烧纸: 불태우는 종이돈) 좀 사와라."

샤오 쩐이 말했다. "무슨 지요?"

쓰이난이 말했다. "소지 말이야! 지전(제사용 종이돈) 좀 많이 사 와. 요새 나오는 지전은 액면가가 억 원, 천만 원, 이러니까, 백 원 십만 원 하는 잔돈 지전으로 사 와."

샤오 쩐이 말했다."잔돈 지전이요?"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도무지 모르겠네요. 억 원짜리는 쓰기 안 좋은가 보죠?"

잉리호우가 말했다. "내가 벌써 루이커 언니에게 소지 많이 사 오라고 그랬는데."

쓰이난이 말했다. " 그건 영정 모신 방에서 쓸 거고, 이쪽은 사람이 죽을 때 지전을 태우려고 하는 거야."

하이루오가 말했다. "병원 안에서는 분명 불을 사르지 못하게 할 텐데."

쓰이난이 말했다. "나도 불 사르지 못하게 하는 걸로 알고 있어.

호흡기를 뗄 때, 내가 건물 아래로 내려가서, 영안실 옆 큰 나무 아래에서  원을 그리고, 그녀의 이름을 부르면서 지전을 태우면 돼."

하이루오는 고민하더니 말했다. "그럼 되겠다."

그녀가 돈을 꺼내 샤오 쩐에게 주자 샤오 쩐은 받지 않았고, 샤오 쑤와 함께 허둥지둥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가오원라이가 물었다. "사장님, 나는 무얼 할까요?"

하이루오가 말했다. "너는 여기 있어. 뒤처리할 일이 많을 거야."

이광이 말했다. "나 지금 가야겠어. 시아즈화에게 글씨 한 폭, 빚진 게 있어. 바로 애도하는 대련을 써서 영구를 모신 방에 걸어 놓게 할 거야."

그가 말을 마칠 때쯤, 이와와 신치가 땀을 뻘뻘 흘리며 뛰어 올라왔다.

하이루오가 말했다. "너희들은 어떻게 알았니?"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내가 이와에게 알려  줬어요."

이와가 말했다. "가오원라이가 전화를 해서, 집주인집에 있다가 또 신치한테 알려줬더니, 그녀가 바로 차를 잡아타고 나를 데리러 왔어요."

두 사람은 급히 시아즈화를 보려고 했는데, 시아즈화가 중환자실에 있어서 면회가 안된다는 것을 알았다.

신치가 말했다. "세상을 떠나면서 주변에 가족조차 없어요?"

모두들 다시 눈물을 흘렸다.

이광은 신치를 처음 보았기 때문에, 이와를 불러 물었다. "여기는 네 친구냐?"

이와는 이광을 보더니 급히 비키면서 말했다. "시리수이 언니의 친구예요. 나는 알게 된 지 얼마 안 돼요."

이광이 말했다. "너는 늙은 마나님 집에 가본 적이 있니?"

이와가 말했다. "가봤어요."

이광이 하이루오를 보며 말했다. "이와를 나를 따라 보내면, 내가 습운당에 가서 대련을 써서, 바로 영정  모신 방으로 보내줄게."

이와가 말했다. "예?"

이광이 말했다. "넌 그러고 싶지 않으냐?"

이와가 말했다. "저는 나이도 어리고, 여기서 무얼 할 게 있나 볼게요."

하이루오가 말했다. "여긴 벌써 할 일을 다 분담했다. 이광선생님이 너를 데리고 가겠다니 가거라. 대련을 가지고 가면 거기 루이커와 쉬치가 있을 테니 일손을 도와라."

이와는 신치를 보았고, 신치도  무언가 말하려고 했지만, 이광은 벌써 이와를 끌고 계단을 내려갔다.

잉리호우가 하이루오에게 말했다. "올 사람은 다 왔군. 지금 핑잉에게는 연락할 방법이 없지? 전화를 하면 여전히 전화기가 꺼져있어서, 출국해서 돌아왔는지도 알지  못하지?"

하이루오가 말했다. "안약 돌아왔으면 우리에게 제일 빨리 연락하지 않겠어?"

잉리호우가 말했다. "언제나 돌아올 수 있으려나? 장례식에 못 오면 안 되는데."

하이루오가 말했다. "내가 환선생에게 전화 걸어 볼게. 그는 대표단 상황을 알 거야."

하이루오는 즉시 환보셩에게 전화를 걸었다.

환보셩은 대표단 소식을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분명 아직 오지는 않았다고 했다.

하이루오는 전화를 끊고는, 바로 의사에게 관을 뽑을 시간을 말하러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