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賈平凹의 장편소설 "잠깐 앉으세요(暫坐)"

二十五, 마작실의 하이루오(海若•麻将室). 3

 

 

잉리호우의 집은 금년 초에 이사 온 새집이다.

루이커는 왔었지만, 하이루오는 처음 왔다.

여기는 시 전체에서 제일 잘 지은 호화 주택이었다. 하이루오는 거실, 주방, 화장실, 크고 작은 침실들, 옷 보관 실들을 하나하나 돌아보았다.

하이루오가 말했다. "잉리호우 덕분에 우리 자매들 체면이 세워졌어. 이렇게 좋은 집에서 살다니!"

잉리호우가 말했다. "지금을 이 집만 값이 떨어졌어."

하이루오는 그녀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말했다. "마작실은? 네가 얼마나 사치스러우면 전문 마작실까지 있니?!

잉리호우는 다른 방으로 데려갔는데, 과연 홍콩 산 전동 마작 탁자가 놓여 있었다.

잉리호우가 말했다. "사치스럽긴 뭐가 사치스럽다고 그래? 적막강산인데. 보통 때, 우리 자매 중에서 영화 같이 보자는 사람이 있나, 커피 마시자는 사람이 있나? 둘이 목욕하자는 사람도 없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몇몇 사람을 오라고 해서 마작 조금 할 뿐이야."

신치가 말했다. "둘이 목욕하는 욕실도 있어요?"

잉리호우가 말했다. "그럼. 있지."

신치가 말했다. "시리수이 언니는 여기서 목욕한 적 있어요?"

시리수이가 말했다. "없어. 둘이 하는 목욕은 부부나 애인끼리라면 몰 라도 친구지간에 같이하겠니? 부자는 부자의 생각이 있고, 우리 같은 가난뱅이는 가난뱅이의 생각이 있는 거야."

잉리호우가 말했다. "시리수이, 너 나한테 괜히 불쌍한 척한다!"

하이루오가 말했다. "너희 둘은 정말 속된 말만 하는구나."

그녀는 말을 하연서 문득 이와가 떠올라 물었다. "너와 신치는 텔레파시가 통하는지 서로 말도 잘한다. 또 어떻게 운동복까지 같은 메이커로 입었니?"

이와가 말했다. "우연히  비슷한 걸 사 입은 거예요. 그런데 나는 뒷 목에 반점이 하나 있는데, 신치 목에도 반점이 있어요."

시리수이가 말했다. "어디 좀 보자. 뒷목에 반점이 있다는 것은 내 생각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어. 사람이 환생을 할  때, 밝음과 어둠의 경계에서 맹파(孟婆: 불교에서 사자(死者)에게 전생을 잊게 하는 탕약을 먹인다는 神)는 탕약을 먹여서 전생의 모든 일을 잊게 하지.

하지만 어떤 사람은 탕약 먹기를 거절하는데, 그런 사람은 칼의 산, 불의 바다에 떨어지게 되는 거야. 칼의 산, 불의 바다로 떨어질지언정 전생의 일을 잊지 않겠다고 한 사람은 대제로 뒷 목에 반점이 있대."

이와가 물었다. "반점이 있는 게 좋은 거예요, 나쁜 거예요?"

시리수이가 말했다. "좋다 나쁘다는 없고, 그저 금생에서 감정상의 일로 피곤해진다는 거야."

신치가 말했다. "맞아요. 맞아."

시리수이가 멸했다. "정말 신기한 것은, 이와와 신치의 반점이 같은 위치에 있다는 거야. 거기다 크기와 색깔도 똑같다는 거지. 이와는 전생에 중국인이었을까?"

신치가 말했다. "혹시 내가 러시아인이 아니었을까요?"

잉리호우가 말했다. "외국인에게 그런 건 아무 상관도 없어! 내가 듣기에 한족의 새끼손가락 손톱은 크거나 작거나 둘로 나누어져 있대. 없으면 그냥 고만이고. 신치 신발 좀 벗어 봐. 이와도 벗어 보고."

루이커가 말했다. "발 냄새나는데 뭘 본다는 거야? 마작이나 하자, 마작이나!"

모두들 걸상을 들고 마작 마작 테이블 주위에 둘러앉았다.

마작을 하려면, 여섯 명에서 네 명을 골라야 한다.

루이커와 하이루오는 마주 보고 앉았다.

신치가 말했다. "시 언니와 잉 언니가 치세요. 나와 이와는 뒤에 앉아서 패 보는 것이나 도울게요."

이와가 말했다. "난 패 볼 줄 몰라. 난 접대원이 되어 모두에게 차나 타드릴 테니, 끝나고 팁이나 조금 주시면 돼요!"

루이커가 말했다. "내가 돈 따면, 팁  두몫 줄게!"

잉리호우가 말했다. "그럼 선수 모두 입장하세요. 순서대로 돈을 묻는데 한번 묻는 돈은 오백 원(9만 원)입니다. 돈은 테이블에 올려놓고, 먼저, 진 사람이 물러나고, 뒤에 있는 사람이 들어오는 겁니다."

신치가 말했다. "먼저들 앉으세요. 먼저 하세요."

루이커가 말했다. "신치, 너 주방에 가서 뭐 먹을 거 있나 봐라. 나와 하이루오 언니는 점심을 안 먹었거든."

잉리호우가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아직 점심을 안 먹었다고?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 신치, 네가 들어와서 쳐라. 내가 밥을 할 테니까."

신치가 잉리호우 대신 들어갔다.

루이커가 말했다. "밥을 하긴 무슨 밥을 한다고 그래? 빵  있으면 그냥 절임 채소 끼워 먹으면 되지. 하이루오 언니는 어떻게 할래?"

하이루오가 말했다. "나 배 안 고파. 안 먹을래."

잉리호우가 말했다. "한 사람은 안 먹는다 하고 한 사람은 빵을 달라고 하니 이건 나를 모욕하는 거야? 우리 집 냉장고에 산해진미가 있는 건 아니지만, 말린 쇠고기와 삭힌 계란, 오이는 있어. 금세 냉채 세 접시와 쇠고기 잔치국수 두 그릇은 만들 수 있어."

잉리호우는 음식 만드는 손놀림이 빨랐다. 그녀는 주방에 가서 서둘러 음식을 만들었다.

이와는 모두에게 차를 타 주었고, 담배 갑을 뜯어 일일이 나누어 주었다. 그러고 나서 주방으로 가 마늘 껍질을 까고 파를 다듬어 도와주었다.

매우 빠르게 음식이 만들어져 나왔다.

루이커는 먼저 소고기 덩어리를 집어먹고 나서, 한편으론 패를 내면서 한편으론 호호 불어가며 국수를 먹었다. 그녀는 열기로 안경에 김이 서려 몽롱해지자  얼른 안경을 벗었고, 하이루오가 먹지 않고 멍하니 앉아있는 것을 보았다.

시리수이가 말했다. "언니 패를 내야지.  패를 내라고!"

하이루오는 그제야 패를 하나 내었다.

루이커가 말했다. "언니, 한 그릇 들어. 맛있어."

하이루오가 말했다. "그 애가 점심이나 먹었을까?"

잉리호우가 말했다. "언니 먹으라고 만들었는데 안 먹을 거야?!"

루이커는 테이블 밑으로 발을 뻗어 하이루오를 툭 쳤다.

하이루오가 루이커를 보자 루이커가 눈짓을 했다.

하이루오는 소고기 한 덩이만 먹고 국수는 이와에게 먹으라고 주었다.

이와는 소파에 앉아 국수를 먹었다.

잉리호우도 소파에 앉았다. 이와는 국수를 먹으면서 물었다. "이 소파는 어디서 샀어요? 값은 얼마예요? 이 커튼, 프랑스제죠? 어느 가게에서 샀어요?

또 도어 핸들, 부엌에 있는 환풍기, 수도꼭지,  하다못해 신발장 위에 놓여 있는 구두 주걱까지 모두 스웨덴산이냐고 물었고, 보통 물건들보다 몇 배 비싸냐고도 물었다. 또 거실에 있는 펜던트 등, 침실에 있는 한쌍의 침대머리 등, 화장실에 있는 변기와 벽에 있는 등도 물었다.

그녀가 말이 많아지자 잉리호우는 한 두 마디로 건성건성 대답한 후, 말했다. "이와, 너는 꼭 기위(기율검사 위원회)에서 수사하러 나온 사람 같구나!"

하이루오는 그 말에 가슴이 덜컹 내려 앉이, 자기가 패를 낼 차례임에도 잠시 움직이지 않았다.

루이커가 말했다. "이와, 너희 둘이 하도 종알거리니까 그걸 듣다가 내가 패를 잘못 냈어! 계속 말하려거든 침실에 가서 해라."

이와는 씩 웃더니, 주방으로 가 그릇을 닦았다.

패는 세 판이 돌아갔고, 하이루오는 딱 한번 비겼을 뿐, 내리 지는 바람에 앞에 있는 돈이 백 원밖에 남지 않았다.

하이루오가 말했다. "잉리호우, 네가 들어와서 쳐라."

잉리호우가 말했다. "언니도 내가 요새 재수가 없다는 걸 잘 알지 않아? 그런데 마작 운수라고 있겠어? 이와, 네가 와서 하이루오 언니가 패 보는 걸 도와줘라."

이와가 말했다. "나 정말 못해요."

잉리호우가 말했다. "하이루오 언니가 가르쳐 줄 거야. 금방 배울 수 있어."

이와는 하이루오 옆으로 가서, 패를 잡는 법, 조합하고 패를 내는 법을 배웠다.

하이루오가 말했다. "이와 이제 좀 아는 것 같구나."

하지만 하이루오는 그 판에서 또 지자, 일어나 잉리호우에게 들어오라 했다. 잉리호우는 이와에게 들어가라고 했으나  이와는 사양했다.

그러자 잉리호우는 주머니에서 500원을 꺼내 테이블에 놓으며, 말했다. "네가 들어가. 따면 네가 갖고, 지면 내가 낼 테니까. 나는 하이루오언니와 얘기할 게 있어서 그래."

루이커가 말했다. "우린 말을 많이 하다 보니 짜증 나서, 마작하러 왔는데, 무슨 말을 또 하려고 그러니?"

잉리호우가 말했다. "네가 상황을 몰라서 그러는 거야."

그녀는 하이루오를 끌고 침실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