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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 사그라들자, 모두들 일시에 말이 없어졌다.
샹치위는 이틈에 모든 사람의 찻잔에 물을 더 부어 주었다.
신 씨가 손을 뻗어, 한 빼빼의 바지 혁대에 달아놓은 옥(玉)을 만져보면서 말했다. 샹치위 사장은 목에 옥을 걸고 있는데, 당신도 옥을 걸고 있네요. 좋은 옥인데요."
빼빼가 말했다. "허텐(和田: 신장위그루 지역의 유명, 옥 생산지)에서 나온 옥에 비휴(膍貅: 고서에 나오는 맹수 이름)를 조각한 겁니다."
신 씨가 말했다. "당신은 상인이다 보니 비휴를 지니고 다니는군요. 비휴는 오직 먹기만 하지 똥을 싸지 않으니까요."
빼빼는 연달아 흥흥거리더니, 다른 빼빼에게 말했다. "너도 네 것을 신 선생에게 보여드려."
그 빼빼는 옷자락을 번쩍 들었다. 거기에도 혁대에 옥이 하나 달려있었다.
신 씨가 말했다. "아! 한나라 강묘(刚卯: 재액을 막기 위해서 지니고 다니는 금이나 옥으로 만든 장신구) 모사품이에요?"
지도자가 말했다. "강묘가 뭐야?"
신 씨가 말했다. "강묘는 옥에다 일종의 저주의 말을 새긴 거지. 강묘는 저주의 말을 시작하는 두 글자가 강묘라, 이렇게 저주의 말이 새겨져 있는 옥을 강묘라 하지. 이건 원래는 한나라 때 관원들의 노리개였어. 액운을 떨쳐 버리고 몸을 보호하려는 목적이었지. 또 권력에 대한 동경과 추구를 분명히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고."
그 빼빼는 순간 얼굴이 발개졌다. 그는 지도자를 쳐다보며 말했다. "강묘는 지도자에게나 어울리는 건데요."
그러면서 그는 혁대에서 그것을 풀려고 했다.
지도자가 말했다. "나 그거 필요 없어. 한대(汉代)는 한대고, 현재는 현재야. 내가 하려고 했다면, 어찌 지닐 방법이 없었겠어?"
신 씨가 말했다. "주머니에 넣고 다녀도 돼요. 당신 이 강묘는 칭하이에서 온 거네요. 내가 당신 대신 지도자에게 좋은 걸로 선물할 께요.
내가 칸(阚) 교수라는 사람을 아는데, 거기서 백옥으로 하나 조각해 달라고 하면 돼."
지도자가 말했다. "칸교수라고? 교수라는 사람이 옥에 조각까지 해?"
신 씨가 말했다. "그는 대학에서 물리학을 가르쳐. 그러면서도 옥에 미친 사람이야. 수십 년 동안, 수장한 옥이 방 두 칸을 가득 채웠지. 스스로 자기 집도 옥루(玉楼)라고 이름 지었어."
빼빼 하나가 말했다. "서경에도 그런 기인이 있군요."
신 씨가 말했다. "그의 기발한 점은 여러 가지요. 첫째는 그가 수장한 옥은 전부 허티엔 에서 나온 원석이고 한 번도 판 적이 없었소. 값으로 치면 대략 억 원(190억) 재산이 넘을 텐데, 그런데도 옹색하게 살아가고 있소."
지도자가 말했다. "그런 사람이 재산을 지키는 사람이지."
신 씨가 말했다. "둘째, 계속 독신으로 산다는 거요. 이번 생(生))은 고독하게 살 팔자라고 줄곧 말하더니, 55세에 어떤 여자와 결혼했소.
그 여자는 젊고, 예쁘면서, 유행을 좇는 사람이었지."
한 빼빼가 말했다. "늙은 남편에 젊은 마누라요? 그 여자 보나 마나, 옥이 탐나서 시집온 거겠지! 결혼해서 같이 사는데 시끄럽지 않았나요?"
신 씨가 말했다. "별로 오랫동안 함께 지내지도 않았는데, 딸을 낳은 거요. 이게 그의 세 번째 기발한 점이지."
지도자가 말했다. "집집마다 곤란한 일이 있지. 내가 고서(古书)를 한 권 읽었는데, 앞에는 우리 세대에서는 처만 있으면 된다고 썼지. 그러다가 처가 생겨, 수많은 잡다한 일을 겪고 나서는, 내 버릴 수도 없고 자꾸 달라붙으니까 지겹기도 했어. 거추장스러운 옷을 입은 것처럼 어려움을 겪다 보니, 한걸음 한 걸음이 모두 걱정되더래."
신 씨가 말했다. "네 번째로 딸아이가 한 살 반이 되었을 때, 두 사람이 이혼한 거야."
빼빼 하나가 물었다. "그것 보라고. 과연 오래 못 가지. 그래 그 여자는 옥의 반은 챙겼나요?"
신 씨가 말했다. "옥을 얼마나 챙겨 갔는지는 모르나, 딸 때문에 칸교수가 결심하게 된 거지. 내가 거리에서 우연히 몇 차례 만났는데, 그가 아기를 안고, 손에는 우유병과 일회용 기저귀를 들고 쩔쩔매고 있더군. 그는 담담하게 말하더군. '우리 딸 예쁘게 생겼지? 앞으로 우린 둘이 서로 의지하며 꿋꿋이 살 거야'라고."
그런데 예쁘게 자라나긴 하는데, 그를 닮지 않은 거야."
빼빼 하나가 말했다. "내 계산으로는, 그가 55세에 결혼하고, 아이가 한 살 반이라면, 아이가 스므살이 될 때, 그가 칠십칠 팔세가 될 텐데, 그가 얼마나 아이 복을 누릴 수 있었을까요?!"
지도자가 말했다. "그래서 그가 재산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거야."
신 씨가 말했다. "더 기발한 것은, 모두들 딸애가 그를 닮지 않았다고 하고, 또 그런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보니까, 그도 의혹을 느낀 거지. 그래서 친자감정을 해보니까, 과연 아이와 그는 아무런 혈연 관계도 없다는 거야. 그래서 바로 며칠 전에 아이를 그 여자에게 보냈어."
한 빼빼가 말했다. "아이고, 안됐네!" 모두들 그 여자를 욕했다.
빼빼가 말했다. "며느리를 구할 때는 너무 젊으면 안 돼요. 더욱이 너무 예뻐도 안되고요. 너무 젊고 예쁘면 모두 나쁜 사람이야."
신 씨가 말했다. "그건 일율적으로 그렇다고 할 수는 없어요. 집을 예로 들자면, 지을 때 방향을 바르게 지어야지, 햇볕도 잘 들고 바람도 잘 통하고, 튼튼한 거요. 만약 집을 삐딱하게 짓는다면, 어둡고 습기 차고, 꽉 막혀서, 언제 무너질지 모르게 돼요."
샹치 위는 남자들이 너무 열을 내고 말하고 있어서 시종 말에 끼어들지 못하다가, 이때 물었다. "그 여자 이름이 뭐예요?"
신 씨가 말했다. "성이 옌(严)이고, 이름이 니엔추(念初)야."
샹치위는 깜짝 놀라서 물었다. "옌니엔추요? 어떻게 생겼어요?"
신 씨가 말했다. "키가 당신보다 크고, 삐쩍 말랐는데, 서양사람같이 생겼어. 걸을 때, 머리를 꼿꼿이 들고, 선 글라스를 꼈는데, 보통 사람은 말도 못 부칠 정도야."
샹치위가 말했다. "어, 어."
신 씨가 물었다. "아는 사람이야?"
샹치위가 말했다. "몰라요."
손님들을 보내며, 샹치위는 너무 흥분하여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그것은 알 수 없는 분노와 동정, 그리고 고소함이었다.
어쨌든 지하에 있던 용암이 솟구쳐 올라, 분출할 구멍을 찾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아직 에너지 치료실의 문 입구에 있어서 사무실로 들어오지 않은 상태인데, 루이커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는 되었지만, 그쪽에서 바로 끊었다. 연달아 세 번 했는데, 모두 끊겼다.
루이커의 휴대폰이 고장이 났을까? 아니면 루이커가 일부러 안 받는 것일까?
만약 휴대폰이 고장 난 게 아니라면, 루이커가 전화받는 게 불가능한 상황인지 모른다!
급한 일을 처리한다면, 무슨 급한 일일까? 그녀에게 정말 급한 일이 생겼을까?!
아예 차를 몰고 루이커네 회사로 가 보자.
그녀는 투덜거렸다. "꼭 말해 줄 거야. 알 낳는 닭이라고, 잡지 못할게 뭐 있어?!
루이커는 회사에 있었는데 마음이 울적했다.
그녀는 문을 닫고 혼자 사무실에서 트럼프로 점을 쳤다.
하이루오는 비서장이 쉬샤오린의 지도자에게 전화해 주지 않으려 한다고 말해주었고, 그렇게 되면 LED전광판 영업은 희망이 없게 된다.
이미 오래전부터, 회사 경영은 계속 활기 없는, 반쯤 죽은 상태였다.
공항 가는 도로에 광고탑을 하나 따내고, 시리수이가 LED 전광판 설치 소식을 알려주고, 그녀가 시리수이에게 밥을 사겠다고 하고, 한 사람이 운 나쁘게 사라질 때까지는 그녀는 좋은 운이 작에게 다가오고 있다고 믿었다.
좋은 운이 다가올 때는 세 가지 전조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어떤 사람이 돕는다. 시리수이가 바로 그랬는데, 시리수이는 그녀를 도울 방법이 없지만, 우연히 쉬샤오린을 만나게 된다.
둘은, 누가 방향을 가리켜 주는 것인데, 바로 하이루오가 그랬다. 하이루오는 시 지도자를 찾아가, 쉬샤오린의 국장에게 전화하도록 부탁하겠다고 했다.
셋은, 자기의 위(胃)가 뜻밖에 아프지 않은 것이다. 전에는 조금만 잘못 먹어도 배가 아팠는데, 지금은 차가운 맥주를 마셔도 아무렇지도 않았다.
하지만 비서장에게서 돌아온 말은 그녀를 극심한 좌절감에 빠뜨렸다.
오전에 시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시동생은 쓰촨 성 청뚜(成都)에서 설계 회사를 하고 있는데, 영업이 잘 되고, 규모가 확대되다 보니 그녀가 관리 부사장으로 와 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녀는 마음이 흔들렸다.
가는 게 좋을지, 안 가는 게 좋을지, 그녀는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래서 포커로 점을 쳐 본 것이다. 포커로 점을 치는 것은 여러 자매들이 모두 즐기는 놀이로, 이전에는 모두 함께 모여, 혼인이나 애정을 점쳤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심각하게 그녀가 갈지 남을지를 점치는 것이다.
그녀는 트럼프를 책상 위에 늘어놓고, 반복해서 짜 맞췄다.
첫 번 째는 가는 게 좋다고 나왔다. 그녀는 혼잣말을 했다. "정말 가는 게 좋을까?"
다시 한차례 하니, 이번에는 남는 게 좋다고 나왔다.
다시 또 한 번 치면서, 마음속으로 묵묵히 생각했다. 가든지 말든지, 모든 것은 세 번 연달아 같은 답이 나와야 한다. 그것이 바로 운명을 견정한다.
점을 치고 있는데, 옆에 놓은 휴대폰이 울렸다. 그녀는 짜증을 냈다. "누구야, 성가시게?!"
그녀는 보는 둥 마는 둥 하며, 손가락스로 꺼버렸다.
전화가 계속하여 몇 번 울렸지만, 그녀는 그때마다 손가락으로 껐다.
그녀는 6~7차례 점을 쳤지만, 가야 하는지, 남아야 하는지, 연달아 세 번 같은 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말했다. "아버지, 아버지. 나 어떻게 해야 돼?"아버지가 다시 나타나 주면 안 돼요? 아버지가 지금 나타나 준면 난 안 갈 건데. 아버지, 아버지!"
그러면서 그녀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 책머리에서, 그녀는 아버지와 똑 같이 생긴 사람이 니타 난 것을 보고 연고도 없는 이 도시에 남게 되었다.)
이때, 샹치위가 회사에 도착했다.
샹치위는 책상 위에 트럼프가 널려 있는 것을 보고 말했다. "오, 나는 급하게 너를 찾는데, 너는 점이나 치고 있구나. 또 혼인, 애정을 점치는 거니? 그건 근본적으로 맞지 않아. 난 더 이상 점 안쳐. 우리 세대에서 영원히 믿을 수 없는 게 혼인, 애정이거든! "
루이커가 말했다. "오늘은 어떻게 나한테까지 찾아왔어?"
샹치위가 말했다. "너한테 전화해도 도무지 받지 않아서, 무슨 일이 있나 걱정되어서."
루이커가 말했다. "무슨 일 날게 뭐 있어?"
샹치위가 말했다. "큰돈을 벌어가지고 돈을 세고 있다든가, 어디서 잘생긴 총각을 꿰차고 즐기고 있다든가!"
루이커가 웃으며 말했다. "그런 복이 어디서 떨어지겠어? 무슨 일인데?"
샹치위가 말했다. "너 하루나 이틀 전에, 옌니엔추 본 적 있어?"
루이커가 말했다. "그 애가 계속 휴대폰을 꺼 놓아서, 하이루오 언니도 연락을 못했대."
샹치위가 말했다. "이게 정말일까?"
루이커가 말했다. "뭐가 정말이니, 거짓말이니 그러는 거야?"
샹치위가 말했다. "너한테 말해야 되는 건지 모르겠다."
루이커가 말했다. "네입이 행여 어떻게 감추고 있겠니?"
샹치위는 들었던 이야기를 그대로 얘기하며 말했다. "그 애가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시집가고 싶다면, 누구에게 시집가든, 우리 모두 지지해 주었고 , 살아보니 도저히 못살겠다고 이혼하고 싶다면, 우리 모두 지지해 주었지. 하지만 애가 그 애 남편의 애가 아니라는 건, 도덕적 문제야!"
루이커가 말했다. "옌니엔추를 보지 못했는데 결론부터 내면 안돼."
샹치위가 말했다. "너는 이 소식을 듣고도 감정이 평온하니? 옌니엔추는 우리 자매야! "
루이커가 말했다. "사실이 확인된 것도 아닌데, 왜 흥분하고 그래?"
샹치위가 말했다. "나는 신씨를 잘 알아. 그가 나와 옌니엔추의 관계를 전혀 모르는데, 그가 터무니없는 말을 했을 리 없어."
루이커가 말했다. "정말 그렇다고 해도, 이 일은 거기서 끝내.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샹치위가 말했다. "누구에게 말하겠어! 나도 창피해 죽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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