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賈平凹의 장편소설 "잠깐 앉으세요(暫坐)"

十二, 찻집의 가오원라이(高文来•茶庄).1

백차(白茶)

 

환보셩(范伯生)은 상그리라 호텔을 나와 부용로에 있는 이광의 서재로 갔다. 가서 한참 문을 두드렸는데 아무 기척이 없어서, 전에 써먹던 방법대로 건물 아래로 내러 와 화운연에서 기다렸다.

하지만 이번에 그 방법이 통하지 않아, 두 시간을 기다려도 현관을 나오는 여자는 없었다.

그는 혼잣말을 했다. "제길, 정말 없나 보네. "

그는 휘적휘적 찻집으로 갔다.

가오원라이가 문 앞에서 접객을 하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환보셩이 말했다. "너희 사장은?"

가오원라이는 머리가 가려워 긁적긁적 긁으며 말했다. "가게 안에 안 계세요."

환보셩이 말했다. "오늘은 어째 이래! 가는데 마다 사람이 없고?!

그럼 차나 마시고 가야겠다."

그는 안으로 들어왔다. 가오원라이의 손은 아직 머리에 있어서 단번에 그를 막을 수 없었다. 그는 급한 김에 다리를 뻗어 막았다.

여기는 찻잎을 파는 데예요. 이 앞으로 빙 돌아가면, 찻집이 있는데 차도 마시고 마작도 할 수 있어요. 그리로 가세요."

환보셩이 말했다. "차를 팔면서, 어찌 못 마시게 한다는 거야?"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찻잎은 팔지만, 마시는 차는 안 팔아요"

환보셩이 알 했다. "나 차 마시고 갈 거야!"

가오윈라이가 팔을 큰 댓 자로 벌리며 길을 막았다.

환보셩이 말했다."네가 뭔데?"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점원이요."

환보셩이 말샜다. "너도 네가 첨원이라는 건 아는구나?!"

"철석." 그는 가오원라이에게 따귀를 올려 부쳤다.

가오원라이가 가게 문 입구에서 어떤 사람과 큰 소를 내는데, 가게 안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신경 쓰지 않았다.

평소 많은 사람들이 찻집에서 차를 파는 줄 알고 들어왔다가, 찻잎을 판다고 알려주면 바로 갔기 때문이었다.

환보셩이 느닷없이 가오원라이의 따귀를 때리자, 가오원라이도 맞받아 치려고 달려들었다.

샤오탕이 얼른 다가가 두 사람을 떼어놓고 말했다. "샤오 가오, 샤오 가오. 그 사람은 손님이야. 그 사람이 들어오겠다면 들어오게 해."

가오원라이의 입가에서는 피가 흘렀다.

그는 침을 "퉤" 뱉으며 말했다. "이 사람, 시비 걸러 온 거예요."

환보셩은 이미 들어와 긴 탁자 앞에 앉아서 씩씩 거리며 말했다. "잠시 앉았다 가는 찻집은 유명한 집 아니야? 그런데 어떻게 저따위 점원을 두었어? 개보고 지키라  해도, 길을 막진 않겠구먼!"

샤오탕이 말했다. "선생님, 참으세요. 샤오 가오가 온 지 얼마 안 되어서, 선생님께 실례를 저질렀네요!  샤오 가오, 얼른 손님에게 차 한잔 타다 드려!"

환보셩이 말했다. "이 상황에 차가 목구녕에 넘어가겠어?"

가오원라이는 얼굴이 시뻘게져서, 잔을 하나 꺼내서 찻잎을 담았다. 그리고는 물을 부으러 칸  막이 공간으로 가지고 갔다.

주전자의 더운물이 다 떨어져서, 가스불을 켜서 다시 끓여야 했는데, 물은 한참 있어도 끓지 않았다. 그는 서서 물 끓기를 기다렸는데, 화가 나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작은 창으로 파리가 한 마리 날아들어왔다.

그는 손을 공중으로 내저어 파리를 잡으려 했는데, 도무지 잡히지 않았다. 그는 화가 나서 수납장 밑에서 파리채를 꺼내 들고, 두 번 세 번 내리쳤다. 그래도 맞지 않다가, 결국 파리는 파리채에 납작해졌다.

물이 콸콸 소리 내어 끓자, 그는 욕설을 해대며 물을 잔에 따르더니 그 안에 침을 퉤 뱉었다.

환선생은 다리를 꼬고 앉아 발을 털며 물었다. "이름이 뭐야?"

샤오 탕이 말했다. "탕 인인, 샤오 탕(小唐)이라고 불러요."

환선생이 말했다. "내가 누군 줄 알아?"

샤오탕이 말했다. "죄송해요. 선생님의 존명을 아직 모르고 있어서."

환 선생이 말했다. "너네 사장과 친한 사람이야."

그러면서 명함을 내밀었다.

샤오 탕이 말했다. "환 선생님이시군요. 몰라뵈서 죄송해요. 사장님은 오늘 일이 있어 아침부터 가게에도 오지 않으셨어요."

환선생이 말했다. "장사를 잘하려면, 사장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지! 아가씨, 이광이라고 들어 봤어?"

샤오 탕이 말했다. "이광 선생님하고 친구분 되세요?"

환 선생이 말했다. "그냥 친구일 뿐이겠어?! 하나 알려 줄까? 아가씨도 그 친구 글씨가 유명하다는 거 알지, 값이 비싸다는 것도 알고? 우리 집에는 그의 서예 작품이 이불 보로 쓸 만큼 많아."

샤오 탕이 말했다. "오! 선생님 큰돈 버셨겠네요!"

환 선생이 말했다. "내가 말하려는 건 돈이 아니라, 친하다는 거야!"

그는 이 말을 하면서, 다리를 꼰 발 털기가 더욱 빨라져서, 결국 발끝에 걸려있던 신이 떨어졌다.

샤오탕이 말했다. "아참! 환 선생님, 우리 여기서는 분명 찻잎만 팔아요. 마시는 차는 팔지 않지만, 일부러 오셨는데 어떻게 전례를 깨뜨리지 않을 수 있겠어요?"

이어서 소리쳤다. "샤오 가오, 차 다 탔니?"

가오원라이는 환보셩이 일어나 화장실에 가자, 그제야 나왔다.

그는 환보셩의 철면피 얼굴을 다시 보고 싶지 않았다. 그가 탁자 위에 찻잔을 거칠게 내려놓다가, 물이 조금 튀었다.

샤오 타미 말했다. "샤오 가오, 너 선반 위의 그 자기 항아리 꺼내와."

가오원라이가 걸상을 딛고 올라, 자기 항이리를 꺼냈다.

"샤오 탕이 말했다. "물 배달하는 사람이 왔다. 가서 정제수 들고 와!"

가오원라이가 가게 밖으로 달려가 보니, 물 배달 삼륜자에서 물을 내리고 있었다. 그가 한 손에 물 한 통을 들고 안에 갖다 놓고, 다시 가서 세 번째 통, 네 번째 통을 드는데, 네 사람이 문에 들어섰다.

그중 세 사람의 남자가 책 뭉치를 들고 있었고, 다른 한 어린 아가씨가 꽃다발을 들고 있었다. 꽃은 전부 자주색이었다.

남자가 말했다. "이광 선생님의 서명을 받으려고 찾아갔는데, 집에 안 계셔서 전화로 연락했더니, 이광선생께서 책을 찻집에 맡겨놓고 전화하라고 하셨어요. 틈날 때 서명을 해주시면 찻집에서 통지할 거고, 그때 다시 가져가라고 하셨어요."

가오원라이가 그에게 책을 내려놓으라 하고, 어린 아가씨의 꽃도 받아 놓고 말했다. "이거 이광선생님께 드리는 거예요?"

어린 아가씨가 고개를 끄덕이자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장미를  바치면, 손에 여향이 남는다네요."

같이 온 사람이 말했다. "어찌 그런 멋진 말을... 정알 먹 가까이 있는 사람은 까매지고, 인주 가까이 있는 사람은 빨개진다더니, 이광 선생님이 늘 찻집에 오시니까 점원마저 고상하네!"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더워들 보이는데, 차 한잔 하시렵니까?"

그 사람이 말했다. "차는 됐고요, 그냥 잠깐 앉았다 갈게요. 귀한 책이라 그런지 책 뭉치가 특별히 무거운 거 같아요."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좋은 종이는 나무를 두드려, 풀을 먹여 만드는 거예요. 그러니까 책 묶음은 나무토막인 거죠."

그 사람이 말했다. "우리도 오면서 얘기했는데, 이광 선생님이 일생 동인 얼마나 많은 나무를 사용할지 모르겠다고 했어요."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이광 선생님은 그렇게나 많은 책을 냈고, 매 책마다 수십만 권씩 발행되었고, 또 그렇게나 많은 서예작품을 쓰셨으니, 여러 종류의 소모된 종이를 계산해 보면 아마, 산림 몇 군데는 베어 냈을 테고, 만(灣) 하나의 갈대, 보리 짚가리도 적어도 백십 개는 사라졌을 거예요!"

샤오 탕이 원탁에서 장부 기장을 하고 있다가,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넌 이광 선생님이 무슨 생태 파과자라도 된다는 거냐?!"

샤오 가오가 웃자, 모두 따라 웃었다.

그 사람이 말했다. "나는 다른 사람이 소개해서 왔기 때문에 아직 이광 선생님을 뵌 적은 없습니다. 나는 이광 선생님이 별장에 사시고, 문 입구에는 문지기도 있는 줄 알았어요. 한데 방금 가서 보고 알았는데 그의 집은 높은 건물에 있고, 문 앞에 아무것도 없어서, 음력설 끝나고 한 두 달 동안 대련도 붙여놓을 수 없게 되어 있더군요."

샤오탕이 말했다. "대련을 쓸 수는 있겠지만, 붙여놓으면 다른 사람이 소장하려고 떼어가는 걸 막을 방법이 없지 않겠어요?"

그 사람이 말했다. "맞아요!"이광선생님도 양복에 가죽구두를 신지 않는가요? 모습도 당당하고, 보통 사람들과 이야기도 잘하지 않는가요?"

샤오탕이 키득키득 웃으며 말했다. "그도 당신과 같아요. 당신 만큼 크지도 않아요. 당신은 양복을 입었지만, 그는 일 년 내내 재킷만 입어요. 그리고 노점좌판에서 거리 음식도 사 먹고요."

그 사람이 말했다. "어찌 안 그렇겠어요?"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내가 전에 이광 선생님을 만나본 적이 잆었을 때는, 그를 신(神)으로 상상했어요. 오줌도 싸지 않고, 방귀도 뀌지 않는...."

샤오 탕이 말했다. "입 조심해, 입조심. 어찌 그따위 단어를?!"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난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니까요."

그는 머쓱해하며, 지나가다 어린 아가씨에게 물었다. "이광 선생님 책 읽은 적 있어요?"

어린 아가씨가 말했다. "난 아직 어려서, 읽은 적 없어요."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이선생님은 무척 바빠요. 이렇게 많은 책에 서명하려면, 선생님께 보양을 시켜드려야 하지 않겠어요?"

그 사람이 옆에서 듣고 바로 말했다. "당연하죠. 원래는 식사 대접을 할 생각이었어요."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사람이 없을 땐, 차를 사면 되지요. 이광 선생님이 제일 좋아하는 것은 백차(白茶)예요."

옆에 서있던 샤오 전(甄)과 장 씨 아주머니가 웃으며 말했다. "샤오 가오도 차를 팔 줄 아네!"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이건 이광선생님을 존중하려고 그러는 거예요."

그 사람은 바로 허리에 찬 전대를 꺼내면서 말했다. "존중해야죠. 백차 한통 살게요!"

가오원라이가 얼른 물었다. "어떤 백차요? 백차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기름에 볶은 것과 발효시킨 것이 있어요. 볶은 것에는 안길 백차, 야안 백차, 양선 백차, 천도호 백차, 상남백차가 있어요.

발효시킨 것은 바로 차병(차떡)인데 제일 유명한 것이 복정 백차로 오래 보존한 것이 좋아요. 일 년 된 건 차이고, 이년 된 건 약이고, 삼 년 된 건 보물, 사 년 이상 된 것은 귀중하기 짝이 없지요."

그 사람이 말했다. "제일 비싼 걸로 주세요."

차병을 포장해서 책 묶음 위에 놓았다.

그 사람은 돈을 지불했고, 가오원라이는 사람들을 배웅하러 가게 밖으로 나갔다. 문 입구로 다시 네다섯 명의 중년 부인들이 와서는 찻집의 편액을 올려다보더니, 머리를 갸웃 뚱하면서 들여다보았다.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오늘은 정말 일이 많네."

그는 손님을 맞았다. 그중 한 늙은 부인이 물었다. "여기가 서예가 이광의 찻집인가요?"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아니에요, 여기 주인은 성이 하이(海)씨예요."

늙은 부인이 또 물었다. "가게 이름을 이광이 쓴 거죠?"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이광선생님이 쓰신 명필이죠.. 하지만 그의 찻집은 아니에요."

늙은 부인이 말했다. "그의 글씨는 비싼데, 가게 이름을 쓴 것을 보니 그가 찻집에 지분을 갖고 있나 보죠?"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없어요."

늙은 부인이 말했다. "소문에는 이 찻집을 그가 열었고, 늘 그가 안에 있는 것을 볼 수 있다고 해서, 우리들이 어떤 모습인가 보러 왔는데, 이를 어쩌나?"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그분 여기 자주 오세요. 오늘은 아직 안 오셨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