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賈平凹의 장편소설 "잠깐 앉으세요(暫坐)"

十一, 통즈로우의 하이루오 (海若•筒子楼).1

 

하이루오는 흰 블라우스와 청바지로 갈아입었다.

그녀는 시아즈화의 어머니가 살고 있는 곳으로 가던 중, 은행에 들러서 아들 하이통(海童)에게 돈을 송금했다. 거기서 생각지도 못하게 우샤오린(吴小林)의 엄마와 또  한 여자를 만났다. 그녀들도 우샤오에게 돈을 송금해 주려고 왔던 길이다.

우샤오린의 엄마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긴 저고리를 안 입고 있어서, 못 알아볼 뻔했네요!"

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웃으며 말했다. "우리 다음에 송금할 때는, 미리 약속하고 옵시다."

우샤오린의 엄마는 백발이 부쩍 늘어서, 하이루오도 많이 놀랐다.

우샤오린의 엄마는 같이 온 여인을 자기 동생이라고 소개했는데, 하이루오는 그런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물었다. "친동생이에요?"

우샤오린의 엄마가 말했다. "한 엄마의 젖을 먹고 자랐어요! 이 애가 나보다 더 늙어 보여서 그래요? 내 머리는 염색 안 한 머리예요."

우샤오린 엄마의 동생이 말했다, "만약 전부 백발이라면, 염색 안 하는 게 더 보기 좋아요. 꺼뭇꺼뭇하거나, 희끗희끗하면 오히려 늙어 보민 다는 말을 들어요. "

우샤오린의 엄마가 말했다. "내가 초조해한다고 뭐 안 늙겠어요? 이 나이에 사랑하는 사람도 없고, 사랑했던 사람도 없는데 염색은 뭐 하려 해요? 안  하는 게 맞지."

우샤오린 엄마의 동생이 말했다. "유학생에게 보내는 거예요?

하이통 엄마는 활력도 넘치고, 얼굴이면 얼굴, 몸매면 몸매 모두 갖췄네요!"

우샤오린의 엄마가 말했다. "거기다  사장님이니  돈도 구애받지 않을 테고!"

하이루오가 말했다. "에이, 그렇지도 않아요. 난 우샤오린 엄마보다 네댓 살 적은데, 나도 흰머리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보이는 대로 뽑아버리는 하는데, 뽑으면 또 생겨요."

우샤오린 엄마의 동생은 정말 하이루오의 머리에서 흰머리 하나를 뽑아냈다.

세 사람은 은행을 나와, 문 밖에 있는 주차장으로 가서도 수다를 떨었다.

하이루오는 우샤오린의 엄마는 요즘 무엇 때문에 바쁜지 물었다.

우샤오린의 엄마가 말했다. "내 동생이 지금 날 찾아온 것은 무슨 장사를 하는 것이 좋을지 의논하러 온 거예요. 하이통 엄마는 장사를 하는 사람이니 우리들에게 생각을 얘기해 주세요. 포목점을 내는 게 좋을까요, 음식점을 내는 게 좋을까요? 동생은 언제나 커튼 전문 포목점을 하자고 하는데, 난 음식점을 할 생각이에요. 새우를 팔거나, 국수를 팔거나 하는."

우샤오린 엄마의 동생이 말했다. " 또 국숫집 얘기야? 몇 년 전에도 국숫집 낸다고 그랬지 않아?"

우샤오린의  엄마가 말했다. "그러는 너는 인테리어 가게 낸다고 안 했어? 그때 네가  어찌나 열을 내 말하던지, 할 수 없이 내가 그러자고 했더니 또 안 한다고 했지 않아?"

하이루오가 말했다. "언니들 몇 년 전 부터장사할 것을 의논해 왔어요?"

우샤오린의 엄마가 말했다. "누가 아니래요. 우린 언제나 돈 벌 일을 찾아봤는데, 내가 보기엔 그래도 국숫집  내는 게 현실적이라고 생각해요."

하이루오가 말했다. "국숫집 내는 것은 힘이 많이 들 거예요."

우샤오린 엄마의 동생이  말했다. "힘든 건 괜찮아요. 단지 한 그릇 팔아봐야 돈이 얼마 안 되어서 그러는 거지."

우샤오린의 엄마가 말했다. "그래도 먹는 사람이 많을 거 아냐? 돈이 안 벌린다 해도 일 년에 사~오십만元(한국 돈 7~8천만 원)은 떨어지지 않을까? 그걸 우리가 똑 같이 나누면, 애 유학비 대기는 충분할 거야."

하이루오가 말했다. "이십여만元으론 부족할 거예요."

우샤오린의 엄마가 말했다. "우린 그걸로 충분해요. 그럼 하이동한테는 일 년에 얼마나 보내주는데요?"

하이루오가 말했다. "하이동이 돈을 많이 써서 그래요. 맞아요, 그걸로도 충분해요. 충분해."

우샤오린의 엄마가 말했다. "하이통은 여자 친구가 있어서, 여자 친구에게 돈을 많이 써서 그래요. 하이통이 돌아오면 나한테 알려 주세요. 내가 그 애에게 샤오린의  핸드폰을 보내려고 하거든요. 샤오린의 핸드폰이 망가졌대요."

하이루오가 말했다. "구정 지나고 갈 건데, 그때는 그 애도 돌아오지 않나요?"

우샤오린의 엄마가 말했다. "샤오린한테 들었는데, 그 애가 상해로 가지 않았나요? "

하이루오가 말했다. "상해로 가다니요?"

우샤오린의 엄마가 말했다. "샤오린 말은 그 애 여자친구가 장해로 출장을 가는데, 둘이 상해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던데요. 아이고, 하이통은 미남이고, 말도 잘하니 벌써 여자친구가 있는데, 우리 샤오린은 아직 사춘기도 안 됐어요. 둘이서 함께 나가면, 폭죽놀이도 하지 않는대요."

하이루오가 말했다. "오, 이런."

우샤오린 엄마의 동생이 전화를 받고 있는 중에, 또 전화가 오자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저쪽에서 전화가 왔는데, 세 칸짜리 길에 면한 집은 싸게 빌릴 수 있다고 하니, 우리 빨리 가 보자."

하이루오가 말했다. "그럼 빨리들 가 보세요."

우샤오린 엄마는 가면서, 한마디 했다. "우리 자주 만나요. 다음에 송금할  때는 꼭 나한테 알려 줘요."

하이루오는 눈인사로 우샤오린  엄마와 그녀의 동생을 전송했다.

그녀는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그녀는 차를 주차장에 놓아두고,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

마침 드물게 보는 좋은 날씨였고, 태양은 눈 부시게 빛났다.

먼 곳에 있는 통즈로우(筒子楼)  하늘 위로 비둘기 떼가 날고 있었다. "꾸꾸 꾸꾸"하는 비둘기 울음소리는 마치 저주하는 소리 같이 들렸다.

모든 집에는 안 보이는 구석이 있고, 모든 사람에게는 숨기는 비밀이 있는 법이다.

하이루오라고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이혼 후, 그녀가 아들을 부양하기로 했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자기는 한 마리의 닭일지언정, 학으로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아들은 불과 열두 살 때부터 빗나가기 시작해서, 공부는 내 던지고 나쁜 짓만 일삼았다.

날이 추울수록 찬물에 목욕하고, 날이 더우면 일부러 훠궈를 먹으러 들고, 버리기 직전의 넝마 같은 비지를 입고 다녔으며, 계속 한  켤레의 운동화만 신었다. 그리고 높은 흰 벽에 발자국을 남기려고 뛰어 올 랐으며, 한번 기분이 상하면 자기 방에 들어가, 문을 쾅 닫고 들어가,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중국의 대학 입시 제도에 대하여 매우 못마땅하게 생각했고, 더욱 아들의 환경을 바꿔 줄 기회를 생각하게 되었다.

당시, 몇몇 학생들이 으스대며 외국 유학을 갔다. 어떤 사람은 유럽을 갔고, 어떤 사람은 미국으로 갔는데,  그녀는 아들과 같은 반 친구인 우샤오린과 오스트레일리아로 가겠다는 것을 허락했다.

하지만 그녀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들이 그녀의 통제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다. 아이를 방임하고 멋대로 하게 내버려 두게 되자,  아이는 IELTS 시험을 세 번 모두 떨어졌고, 여자친구만 사귀고 다녔다.

하이루 오는 심한 말을 했다. 대학에 붙지 못하면, 돌어 올 성각을 마라! 그녀는 또 아들의 매월 생활비를 3만 원에서 18,300원으로 대폭 줄이고는 그 이상은 보내주지 않았다.

지금 아들은 그녀를 속이고, 상해에서 여자친구와 만날 약속을 한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어떤 단계에서는 어떤 일을 해야 하는 게 있다.

학생 때는 열심히 공부해야지, 무슨 여자친구냐?

또 기왕 여자친구와 사귀더라도 정상적 이래야지, 어찌 학교를 빼먹을 수 있는가?!

하이루오는 자기와 여러 자매들 모두 배울  수 있었다면, 모두 더욱 비상하는 인생을 추구했을 텐데, 아들 녀석은 전혀 그러지 않는 게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그는 위로 오르기는커녕, 추락하는 중이었다.

마치 언덕에서  굴 러떨어지는 돌 같았고, 굴러 떨어지는 것도 그렇게나 빠를 수 없었다.

하이루오는 숨이 막혀서, 하이통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계속 세 번이나 걸었어도 하이통의 전화는 여전히 꺼진 상태였다. 하이통은 한낮에는 언제나 전화를 꺼놓지 않았었다. 그녀는 시계를 보았다. 혹시 벌써 학교에 갔을까? 이 시간은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저녁시간일 것이다.

하이루오는 천천히 평정을 되찾았고, 걸으면서 중얼거렸다. "나한테 어쩌자고 저런 자식이 태어났을까? 그녀는 자기가 자기에게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

인도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어떤 사람은 오고, 어떤 사람은 갔다.

어떤 할머니가 유모차를 끌고 왔는데, 차 안에 탄 이기는 한 살이 채 안되어 보였다. 삐쩍 마르고 피부는 빨간 게 꼭 원숭이 같았다.

또 어떤 중년이 개를 끌고 왔다.

개의 모양과 주인은 흡사 형제 같아 보였다.

하이루오는 옛말이 떠올랐다.

자녀를 보면 부모를 알고, 부모를 보면 그 자녀를 안다고 했다.

그녀는 자기가 아이 교육을 잘 못 시켰다고 탄식했다.

하이통의 결함은 그 애 아버지의 결함인가, 아니면 그녀의 결함인가?

혹은 그녀와 그 애 아버지의 조합에서 만들어진 결함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