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賈平凹의 장편소설 "잠깐 앉으세요(暫坐)"

十二, 찻집의 가오원라이(高文来•茶庄). 2

 

환보셩이 화장실에서 나와, 찻잔을 두 손으로  받쳐 들고 마시려 하다가, 찻물 위에 무언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그것을 들여다보면서 말했다. "이 차가 무슨 차길래 안에 침이 들었지?"

샤오 탕이 다가가 보니 과연 깨끗하지 않은 것이 들어있었다.

그녀는 황급히 말했다. "어찌 침이 있을 수 있겠어요? 어디서 침이 생겼지? 이거 샤오 가오가 오래된 차를 타서 그런 거 아니야? 오래된 차는 거품이 나는데, 선생님에게 새 차를 타드리라고 했건만!"

그녀는 차를 들고, 문 입구로 가서 밖에다 쏟아버리고는, 고개를 돌려 가오원라이를 노려보았다.

환보셩은 화가 머리끝까지 뻗쳤다. "침이 아니긴 뭐가 아니야? 너 이 자식, 나에게 주는 차에 침 뱉은 거 맞지?"

그는 탁자 위에 있는 차반을 집어 가오원라이를 내리찍었다.

가오원라이가 민첩하게 몸을 기울여 피하니, 차반은 그대로 날아가 뒤에 있는 작은 궤에 부딪혔다.

궤 덮개 위에는 잔이 세 개 놓여있었는데, 잔  한 개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샤오 탕, 샤오 쩐, 장 씨 아줌마가 동시에 날카롭게 비명을 지르며, 급히 달려가 바닥에 떨어진 것을 주웠다. 잔은 세 조각으로 깨져 있었다. "아아! 이 세 개의 잔은 장인이 만든 걸작인데! 삼천元(약 55만 원)이나 나가는 건데..."

환보셩은 그 말을 듣고, 모른 척, 고개도 돌리지 않고 가오원라이에게 달려들었다.

가오원라이가 고함을 질렀다. "이거 물어내요!"

환보셩이 발길질을 했으나, 헛발질을 했고, 가오원라이는 이틈을 타 환보셩을 주먹으로 두 번 찔렀다. 전광석화 같아서 아무도 보지 못했다.

그는 다시 원 위치로 돌아와 말했다. "다시 한번 때려봐요!"

환보셩은 옆구리가 결려서, 몸이 기우뚱해진 채, 욕을 하였다. "네미,  x, 너 이 새끼 죽일 거야!"

그는 탁자 위에 있던, 대나무 장식품을 들고 가오원라이를 치려고 했다. 가오원라이가 순간, 그의 손목을 움켜쥐고 강제로 방향을 바꾸니 대나무 장식은 오히려 환보셩의 머리를 때렸다. 환보셩은 대나무 장식을 버리고 이번에는 한 손으로 가오원라이의 머리칼을 움켜쥐고 잡아챘다.

샤오 탕이 급히 그들 중간에 끼어들면서 소리쳤다. "가게를 다 때려 부술 참이야? 112 경찰을 부를까?!"

그런 다음 가오원라이에게 욕을 했다. "네가 소리 지르면 어쩌자는 거야? 개새끼한테 미친 듯 짖는 법을 배운 거야??!"

일층이 한바탕 시끄럽자, 이와가 이층 계단에서 사뿐사뿐 뛰어내려왔다.

이와는 옌니엔추와 계속 이층에 있었다.

옌니엔추는 원래 병원에서 시아즈화를 돌보도록 되어있었으나, 점심때, 부용로에 있는 구강외과의원, 왕원장으로부터 세시에 그의 사무실을 방문해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옌니엔추가 입원병동 청소원에게 백 원을 찔러주고시아즈화를 옆에서 보살펴 달라고 하니, 그녀는 캄캄해질 때까지 있다 오라고 했다.

옌니에추는 원장을 만나러 갈 때, 빈 손으로 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는  스웨터와 블라우스를 샀고, 또 해삼과 제비집도 샀으니, 이번에는 차를 사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샤오탕에게 전화를 걸어 하이루오 언니가 있는지 물었다.

샤오 탕이 하이루오가 없다고 하자, 얼른 가서 일만 원 정도의 특급 용정차와 은제 차 주전자를 사겠다고 했다.

샤오 탕이 말했다. "이거 누구한테 이렇게 큰 선물을 해요?"

그녀가 말했다. "절대 하이루오 언니에게는 내가 왔었다는 말 하지 마. 그렀다가는 언니가 내 돈 안 받으려 할 거야."

차와 은 주전자를 포장하고 보니, 시간이 아직 일렀다.

샤오 탕은 그녀에게 이층에 올라가 차를 마시고 있으라고 했다.

마침, 이와는 하이루오가 시키는 대로, 오전에 서점에 가서 책을 한 무더기 사고, 또 화훼시장에 가서 꽃을 한 아름 사 갖고 돌아와, 이층에서 꽃가위로 잘 다듬어서 여러 개의 화병에 꽂고 있었다.

옌니엔추는 차를 마시며 이와와 담소했다.

옌니센추가 말했다. "이와, 너는 키가 얼마나 되니?"

이와가 말했다. "1미터 74예요."

옌니엔추가 말했다. "나도 1미터 74인데, 너는 어째 나보다 훨씬 커 보인다."

이와가 말했다. "아마 언니보다 조금 말라서 그런가 봐요."

옌니엔추가 말했다. "너는 어떻게 다이어트를 하기에, 살이 없을 데는 없고, 있을 데는 꼭 있니? 나는 다이어트를 하면, 몸 전체가 살이 빠져서 가슴과 엉덩이까지 빠져버리더라. 너는 무슨 다이어트 약을 쓰니? "

이와가 말했다. "난 다이어트 안 해요."

옌니엔추가 말했다. "그럴 리가. 그러고도 이렇게 예쁠 수 있어?!"

이와가 말했다. "언니야말로 예뻐요!"

옌니엔추가 말했다. "중국 의료기계는 서양 것만 못 해. 중국 인종 역시 서양인종과 비교가 안 돼."

그녀는 러시아는 슬라브 인종이냐 묻더니, 슬라브 인의 역사, 지리, 물산, 기후와 음식 습관을 물었다.

이와는 그녀가 알고 있는 것을 하나하나 옌니엔추에게 알려주었다.

옌니엔추는 느낀 것이 많았다. "네가 그렇게 좋은 곳에 살면서, 굳이 중국엘 오다니!"

이와가 말했다. "중국에 와서 중국 문화를 배워보니, 중국도 좋아요. 언니들 같은 좋은 친구도 알게 되었고요!"

옌니엔추는 웃었다. 그때 이와가 신고 있는  짧은 가죽 부츠가 눈에 들어왔고, 그녀 맘에 쏙 들었다.

그녀는 무슨 상표인지, 어디서 샀는지 물었다.

이와는 이건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샀으며, 맘에 들면 거기 있는 친구에게 전화해서, 빨리 한 켤레 사서 부쳐 달라고 하겠다며 물었다. "언니는 사이즈가 어떻게 돼요?

옌니엔추가 말했다. "38호야."

이와가 말했다. "나도 38인데 한번 신어 봐요."

그녀는 당장 신을 벗었다.

아래층이 싸움으로 소란스러운 가운데 장 씨 아주머니가 위로 올라와 꽃꽂이하느라 잘린 가지와 이파리들을 치웠다.

이와가 말했다. "누가 누구와 싸우는 거예요?"

장 씨 아줌마가 말했다. "어떤 사람이 와서, 사장을 안다고 그러는데, 우리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이야. 그래서 허풍 떠나 보다, 묵살하고 접대하지 않았더니, 샤오가오하고 싸움이 난 거야."

옌니엔추가 말했다. "하이루오 언니를 안다고?! 그래도 가게 안이 시끄러우니 내가 누구인지 볼까?"

그녀는 계단 입구에 서서 아래를 쳐다보다가 뒤돌아섰다.

이와는 이미 한쪽 부츠를 벗었다. 그녀는 물었다. "누구예요?"

옌니엔추가 대답했다. "모르는 사람이야."

이와가 말했다. "언니가 모르면 보나 마나 하이루오 언니도 모를 텐데, 취객인가? 그 사람이 어떻게 소란을 피우는 거죠?"

그녀는 한 발은 벗었으니, 한쪽 발은 높고 한쪽 발은 낮은 상태로 이충에서 아래로 내려오다가, 그를 보고 소리쳤다."어라, 환선생님 아니세요!"

환보셩은 씩씩거리며 손을 쳐들다가, 이와를 보았다.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손바닥으로 탁자를 내리치고 또 내리쳤다.

그러다가 문득 깨달았는지,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 "우리 둘이 만났었든가? 당신은 외국인인데...."

이와가 말했다. "저는 이와라고 합니다. 하이루오 언니, 루이커  언니와 함께 선생님과 식사를 했었죠."

환보셩은 바로 샤오 탕에게 말했다. "들었지? 내가 당신네 사장하고 친구야, 아니야? 그런데도 내가 여기서 저 개자식한테 수모를 당해야겠어?!"

이와가 말했다. "선생님은 어째서 그 사람을 개자식이라 욕하나요? 술 취해서 술주정하는 거예요?"

환보셩이 말했다. "나 술 안 먹었어. 저놈은 개야. 미친개!"

이와가 말했다. "그 사람이 개라 칩시다. 개를 때릴 때는 주인을 보고 때리라고 하지 않던가요! 여기서 불량배같이 이게 뭐예요?"

환보셩이 말했다. "불량배는 누가 불량배라는 거야?"

이와가 말했다. "공공장소에서 난폭한 행동을 하는 게 불량배예요!"

환보셩은 "흥"하고 코웃음을 쳤고, 이와도 지지 않고 "흥흥" 소리를 냈다.

샤오 탕이 말렸다. "참으세요. 내가 다시 차 한잔 타 드릴게요."

환보셩이 말했다. "내가 뚜껑이 열 렸는데, 차는 무슨 차!"

그는 바로 밖으로 나갔다.

환보셩이 멀리 가버리자, 가오원라이가 "퉤" 침을 뱉으며 말했다."제멋대로 끝났다고 가도 되는 거야?"

샤오 탕이 말했다. "또 침을 뱉다니. 그도 잘 못했지만, 네가 어떻게 찻 물에 침을 뱉을 수 있어?! 너에게 천 가지 이유가 있다 해도, 이건 도리에 어긋난 거야! 만약 이와가 오지 않았다면, 환가는 계속 소란을 벌이며 결코 가지 않았을 거야."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고맙습니다. 이와"

이와가 말했다. "내가 해 준거  아무것도 없어요."

샤오 탕이 말했다. "샤오 가오. 너도 억울하겠지만, 내가 만약 남자였다면, 환가가 감히 네 따귀를 때리지 못했을 거야."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가게에 모두 여자들 뿐이지 않아요. 그래서 그놈이 일부러 행패를 부린 거예요. 나 역시 언니들을 보호하려고 그런 거고. "

샤오 탕이 말했다. "누가 너보고 보호해 달래? 너 오기 전에 누가 가게에서 행패를 부린 적 있는 줄 알아?!"

샤오 쩐이 말했다. "물건을 깬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이 잔을 어떡하지? 삼천 원이나 하는데, 누가 물어내지?"

샤오 탕이 말했다. "이 일은 내가 하이루오 언니에게 말해야 해."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안, 안 안 돼요. 이 일은 절대 하이루오 사장님께 알리면 안돼요. 하이루오 사장님께 말하면, 이번 달 내 월급이 날아가요. 착한 언니. 내가 시(詩) 하나 바칠게요."

샤오 탕이 말했다. "누가 네 엉터리 사설 듣고 싶대?

이와가 깔깔 웃었다.

이때, 옌니엔추가 이층에서 내려와 부츠 한 짝을 이와에게  주면서, 시간이 다되어 병원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가오원라이는 얼른 그녀를 도와, 차와 차 주전자를 큰  종이 백에 넣어 들고, 알랑거리며 주차장까지 따라가 배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