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賈平凹의 장편소설 "잠깐 앉으세요(暫坐)"

十, 샹그리라 호텔의 잉리호우 (应丽后•香格里拉饭店) : 2

후라탕

 

쓰이난은 더 이상, 돈을 따지 못했다.

원래 앞에 수북이 있었던 돈은 반 이상 나가 버렸다.

쓰이난이 말했다. "위 사장은 왜 안 오지?"

맞은편 사람이 말했다. "위 사장과 마작을 할 때는 이기려고 쳤지만, 언제나 졌지. 그가 오기 전에 모두 몇 장씩 나눠 갖자."

그는 느닷없이 손을 뻗어, 위 사장 자리 앞에 있던 돈뭉치에서 몇 장 잡아채더니 죄우각자에게 두장씩 주고 남은 세장을 자기 주머니에 넣었다.

쓰이난이 말했다. "이런... 이런...."

맞은편 사람이 말했다. "위 사장은 돈이 많아요."

복도에서 발자국 소리가 났다. 그건 위 사장이 신은 평평한 헝겊 신 소리였다. 대머리는 가죽 구두밑창에 징을 박았는지 발걸음마다 탁탁탁 소리가 났다.

위 사장이 말했다. "당신이 먼저 연락하고, 나중에 우리 다시 만나서 얘기합시다."

대머리가 말했다. "더 말할 것도 없어요. 일은 이렇게 말했으면 된 거요."

이어서 탁탁탁 소리가 멀어지더니, 위사장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아이고야. 어째 이렇게 연기가 자욱해. 너구리라도 잡는 거야?!

탁자 맞은편 사람이 물었다. "누구야?  그렇게 오래 얘기한 사람이?"

위사장이 말했다. "깜짝 놀랄 소식을 말해줬어. 거물한테 사달이 났어!"

맞은편 사람이 말했다. "거물 누구?"

위 사장이 말했다. "시(市)에 거물이 또 누가  있어?"

마작을 하던 먼저 차례, 나중 차례 할 것 없이 모두 패를 멈추고, 물었다. "무슨 사달이 났는데?"

위 사장이 말했다. "오늘 오전에 시 위원회가 열렸는데, 중기 위(중앙기율 위원회: 중국공산당 감찰기관)에서 사람이 와서 직접 회의장에서 연행해 갔대."

맞은편 사람은 손에 잡았던 패를 떨어뜨렸다.

패는 바닥에 떨어진 후 몇 번 튀어 올랐고, 그는 허리를 굽혀 패를 주운 다음, 웃으며 말했다. "어라, 소문이 들려온 지 몇 달 되었는데, 역시 정말 연행되어 갔어?!"

그  앞차례  사람이 말했다. "그 사람은 나도 몇 번 접촉했었는데, 앞 뒤 안 가리는 무뎃뽀였어. 나가고 들어가고 뭐든 제 맘대로였지."

쓰이난이 이해가 되지 않아 물었다. "무뎃뽀라니요?"

앞 차례 사람이 말했다. "지방 담당관이란 위도 살피고, 아래도 살 펴는 게 정상이야. 그러면서도 결기가 있어야 하는 거지. 북경에서 온 사람은 허리를 굽히고, 앞을 살피면서 꼭 발바리 개같이 종종걸음으로 앞으로 뛰어가기만 했지. 하지만 부하를 대할 때는 사납게 성질을 부리며, 걸핏하면 책상을 내리치며 욕을 힌 거야."

위 사장이 말했다. "그는 업무 실력이 달리니까  위세를 부려대는 거야. 그런데 그건 부차적인 거고, 중요한 것은 그가 정치에 빌붙었다는 거야. 내가 알기로는 몇몇 사장들이 그의 물주가 되었는데, 들리는 소문에 그가 수십만元을 주고 제백석(중국 근대 걸출한 화가)의 그림을 한 장 사서, 그의 명의로 북경  모 인물에게 보냈대. 그런데 그 모 인물이 몰락하자, 가택 수색을 당했는데 그 그림이 나왔대. 그런데 그림 안에서 그의 이력을 간단히 적은 게 발견되었다지 뭐야."

맞은편 사람이 말했다. "그런데 그 물주라는 사람들이 누구야?"

위 사장이 말했다. "그건, 나도 아니라고는 말 못 하지."

맞은편 사람이 말했다. "위 사장도 아니라고는 말 못 한다는데, 역시 당신은 대 사장이 맞아. 시 중심에 이렇게 큰 호텔도 지을 수 있고 말이야. 그에게 얼마나 갖다 바쳤어?"

위 사장이 웃으며, 말했다. "예끼 나쁜 사람아!  이 땅은 지극히 정상적으로 낙찰받은 거야! 내가 뭐 대 사장 축에나 들어가? 대 사장이라면 도박을 하더라도 마카오쯤 가서 해야지, 어찌 당신들하고 이렇게 작은 마작판에 매달려 있겠어?"

다음 차례 사람이 말했다. "그래 그래. 거물이 연행되어 울고불고하든 말든, 우린 마작이나 계속하자. 어라! 배가 고프네. 주방에 얘기해서 밥 좀 보래라고 그래."

위사장이 말했다. 맞아. 밥 먹을 때가 됐군. 쓰이난, 당신들도 여기서 식사하고 가."

쓰이난은 잉리호우를 바라보았고, 잉리호우가 말했다. "고맙지만 사양하겠습니다. 위사장님."

쓰이난이 말했다. "샹그리라 오리구이는 우리 시에서 최고야."

잉리호우가 계속 손을 저으니  맞은편 사람이 말했다."누가 오리구이 먹을 때는 마오타이를 마셔야 한다고 그랬어?! 그건 너무 비싼데, 너무 비싸다고!"

위 사장은 맞은편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 좋아 그러자고. 우리 오리 구이 먹으면서 마오타이도 마시자고!"

앞 차례 뒤차례 모두 좋아서 짝짝짝 박수를 쳤다.잉리호우가 말했다. "쓰이난은 언제나 여기 음식이 좋다고 칭찬해 왔고, 위 사장님이 통 크게 사람들을 대접한다고 했지만, 우리가 밥 먹은 지 얼마 안 되었고, 또 동교에 가서 볼일도 있어요. 다음에 할게요."

위 사장이 말했다."그렇게 하지. 다음에 꼭 합시다. 오늘은 이 사람들하고 같이 먹기로 하고."

그는 당장 전화를 걸어 요리를 준비하라고 지시한 다음 말했다. "여러 가지 일이 생기는 바람에 우리가 잘 먹고, 마시게 된 거야. 한 가지 더 알려 줄 것이 있어. 그는 원래 서경(西京) 사람이라, 어려서부터 아침은 후라탕(胡辣湯 :소나 양고기를 넣은 탕류 간식)만 먹었대. 고관이 된 후에도 그걸 좋아해서, 북경에 회의를 하러 가거나, 외국에 갈 때는 언제나 후라탕 요리사를 데리고 다녔대.

기위에 연행되어 갈 때도, 차를 타고 가다가 거리  모퉁이에 있는 포장마차에서 후라탕을 파는 걸 보고는, 앞으로 더 이상 먹지 못 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잠깐 내려서 한 그릇 먹게 해 줄 수 있냐고 물었대. 허락이 떨어지자, 포장마차 앞에 서서 연달아 세 그릇을 먹었다고 하더군."

모두들 말없이 장탄식했다

쓰이난, 잉리호우는 이틈에 거겠다고 했다.

호텔 로비에서 잉리호우가 갑자기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앞에 있는 저 사람 봤어?"

쓰이난이 고개를 기웃거리며 바라보더니,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꾸미기는 예술가같이 꾸몄는데  도무지 예술가  같지 않군!"

잉리호우가 말했다. 방금 위사장을 찾았던 사람이야. 거물이 연행되었다는 소식도 그가 말한 건데, 그는 또 찻집 주인도 잘 안다고 했어. 혹시 아는 사람이야?"

쓰이난이 말했다. "본 적도 없어."

그가 나갈 때까지 한참 걸렸고,. 쓰이난과 잉리호우는 그제야 호텔에서 나왔다. 호텔 문 밖,  멀지 않은 가도에 줄이 쳐져  있고, 하수도 맨홀 뚜껑이 한쪽으로 열려있었다. 어떤 노무자가 하수도를 흐르게 하려고 많은 쓰레기를 끄집어내고 있었다. 진흙과 모래, 비닐봉지, 나무뿌리와 나무 잎, 누더기 조각과 파지, 같은 것 들이었다.

시큼하고 구린 냄새가 진동했다.

두 사람은 코를 막았다. 쓰이난은 벌써 지나갔는데, 이리호우는 하이힐에 무언가 밟혀서 미끄러졌고 하마터면 남어질 뻔했다. 고개를 숙이고 집어 보니, 그것은 콘돔들이었다. 그녀는 서둘러 그곳을 벗어났다. 그녀는 토하고 싶은데 토해지지 않아서 허리를 구부리고 헛구역질을 했다.

쓰이난이 말했다. "왜 그래? 왜 그래?"

잉리호우는 콘돔을 밟았다는 말은 하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하수도가 어쩌다 저렇게 막혀있지? 이 도시에서 하루에 먹고 마시는 것이 얼마나 많은 거야!"

쓰이난이 말했다. "사람마다 일제히 코를 풀면 아마 저수지가 될 거야."

잉리호우가 말했다. "아이고 더러워!"

쓰이난이 말했다. "도시가 번영하면 물질이 풍부해지고 쓰레기는 점점 더 많아지는 거야." 그러다가 놀 란 듯 말했다. "너 얼굴이 어째서 노래졌냐?"

잉리호우가 말했다. "네 얼굴도 퇴색되었어."

쓰이난이 말했다. "나 화장 안 했지 않아."

그녀는 고개를 쳐들었다. 싸늘은 훨씬 노래서 마치 황달에 걸린 것 같았다. 두 사람은 한바탕 웃고 나서 날씨를 탓했다. "올 때는 화창했는데, 좀 그래 주면 안 되는 거야?"

잉리호우가 신문 열람대 뒤에 서서 화장을 시작했지만 쓰이난은 연지나 분을 바르지 않았다. "너는 내가 퇴색되었다고 했는데 퇴석된 것이 맞아."

그녀는 퇴색에 대해 한껏 의견을 피력했다.

산시 성 린통에 있는 병마용은 본래 색갈이 있었는데, 발굴하자마자 바로 퇴색되었다.

서경의 춘하추동은 구분이 불분명해졌는데, 추워야 할 때는 춥지 않고, 더워야 할 때는 덥지 않게 되었다. 또 도처에 불빛이 있다 보니 낮에도 환하지 않게 되었고, 캄캄한 밤에도 별로 캄캄하지 않게 되었다.

사람도 퇴색했는데, 아름다운 얼굴도 하루 지나면 사라지고, 신선한 사물에 대해서도 더 이상 신기해하지 않고, 추악한 것에 대해서도 더 이상 증오하지 않는다. 노동은 열정이 없어졌고, 노인에 대한 존경을 포함해서, 아이에 대한 사랑도 사라졌다. 당연히 애정도 포함된다.

무엇이 우리를 퇴색시켰는가? 탐욕인가? 질투인가?

부와 권력을 얻으려고 추구하기 때문인가?

잉리호우가 말했다. "아이고, 너의 이 연설은 역시 나를 지도하려는 거구나?!"

쓰이난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내가 중학교 때 국어를 잘했거든."

잉리흐우가 말했다. "지금 말한 거 하이루오 언니에게도 말해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