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賈平凹의 장편소설 "잠깐 앉으세요(暫坐)"

九. 등풍 골목의 쓰이난 (司一楠•登丰巷). 1

중국 먹자골목

쓰이난은 병원에서, 사이즈화(夏子花)를 하루동안 밤낮으로 돌보았다. 다음 차례 당직은 옌니엔추였고, 하이루오는 옌니에추와 함께 왔다.

지아즈화은 혈소판을 수혈한 후에도 병세가 나아지는 기미가 없었다.

심지어 열도 났고, 기침이 그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여러 자매들은 걱정을 많이 했다. 그녀들은 한방 민간요법까지 알아보고, 병원을 바꿀 까도 생각했다.

하이루오가 주치의를 찾아, 한참 동안 얘기하고  나와서, 쓰이난과 옌니엔추에게 설명했다."이전에 해본 한방 치료는 아무 효과가 없었고, 병을 치료할 시간만 지체시켰대. 이 병원이 이 도시에서 제일 좋은 병원이래. 지금 열은 나지만, 환자가 더 이상 잠을 못 자고  뒤치락거리지는 않을 거래."

옌니엔추가 이 말을 듣고 말했다

"내가 듣기로는, 어떤 병들은 전생의 어떤 업보로 인해 빚어진  일로, 현세에 반드시 갚아야 하기  때문에, 사람이 감옥에 들어가는 것과 똑같대. 3년 들어가 있어라 하면 3년 들어가 있어야 하고, 5년 들어가 있어라 하면 5년  들어가 있어야 한대. 3년이든 5년이든 죄 진만큼 벌을 받고 나면, 바로 좋아진대. 이이고, 그저 시아즈화만 불쌍할 뿐이지 뭐!."

그녀는 두 손을 모이 합장하며 입으로는 '아미타불'을  외우가 시작했다.

하이루오가 말했다. "정말 부처님이 보우해 주셔야 할텐데...."

쓰이난이 말했다. "그 활불은 언제 오시는 거야?"

하이루오가 말했다. "대략 20일 안에 오실 거야. 호텔 예약은 아직 안 했지?"

쓰이난이 말했다. "샹그리라 호텔에 예약하려고 해. 할인도 해줄 거야.

수행자가 몇 명이나 될지 몰리서 그러는데, 스위트룸을 몇 개 잡을까?"

하이루오가 말했다. "우선 다섯 개만 잡아놔."

세 사람은 병실로 들어갔다.

시아즈화는 자고 있었는데, 다리 하나가 이불 밖으로 삐죽 나와 있었다. 다리는 퉁퉁 부어 있어서, 가볍게 눌러도 쑥 들어갔고, 쑥 들어간 것이 복원되려면 한참 걸렸다.

하이루오는 이불자락을 걷어 올리고, 옌니에추에게 낮은 소리로 지시했다. "병실 안은 간호사가 반드시 매일 두 번씩 소독해야 해. 시아즈화가 대소변을 볼 때는 부축해서 화장실에 데려가지 말고, 찬 바람을 쐬지 않게 그냥 침대에서 변기를 쓰게 해. 링거 맞으려면, 팔다리가 모두 팅팅 부으면 안되니까도, 미리 얇게 썬 감자  조각을 많이 붙여놔.

병문안 오는 사람은 가급적 병실에 들이지 말고, 들어와도 잠깐만 있다 가라고 그래. 또 한 시간마다 병세를 기록하고,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바로 의사를 찾고, 동시에 나한테도 전화해. 시아즈화 어머니 한테는 알리지 마."

모든 당부를 마치고, 그녀는 쓰이난과 함께 떠났다.

쓰이난이 1층 로비, 수납창구로 가서 입원비를 내는데, 갑자기 화장실이 급했다.

하이루오는 날씨도 좋고, 오후에 시아즈화의 모친과 아이를 데리고 진령으로 드라이브를 가 볼 생각이 나서, 쓰이난에게 피곤할 테지만 같이 갈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쓰이난은 자기는 3일 내리 밤을 새워도 끄떡없다고 했다. 하지만 어제저녁, 가구점에서 온  전화를 받았는데, 새로 구매한 화물이 도착했는데, 그녀가 돌아 가 처리해야만 한다고 했다. 또 될수록 빨리 샹그리라호텔 예약도 해야 한다고 했다.

하이루오가 가고 나자, 쓰이난은 겨우 화장실로 갔다.

쓰이난이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나오는데, 어떤 여자가 급하게 화장실에 들어오려다가, 쓰이난을 보더니 갑자기 제자리에 멈춰 서며 말했다. "여기 남자 화장실이에요?!"

쓰이난이 말했다. "여자 화장실이에요."

그 여자는 쓰이난을 보더니, 다시 화장실 문 위에 붙어있는 남녀 구분 표시를 쳐다보고, 그제야 안으로 들어왔다.

쓰이난은 그녀가 자기를 남자로 오인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마음이 언짢아서 한마디 던졌다. "눈이 삐었나?"

쓰이난은 오관(五官: 용모, 시청미후촉각)이 시원시원하고, 콧마루가 높으며 쌍꺼풀이 졌다. 하지만 목이 짧고, 허리가 굵고, 머리를 짧게 치는 것을 좋아하며, 중성 옷을 입어서, 자주 다른 사람이 그녀를 남자로 오인했다.

하지만 그녀는 자매들 중에서 제일 마음이 너그럽고, 제일 고생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이어서 하이루오는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제일  먼저 그녀를 불렀고, 그녀도 시키는 일을 무난히 해결했다.

쓰이난은 원래 가구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고,  가구점도 하나 가지고 있어서, 거기서 파는 물건은 모두 자기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었다. 대개 청식(중국 전통 가구로 청조 강희, 옹정, 건륭 시기에 형성된 스타일) 팔선탁(8인용 테이블), 등받이 의자, 탁자와 의자 등받이에 대리석을 박아 넣은 가구 등으로 매우 묵직했다.

그녀는 전에, 찻집에 탁자 두 개를 무료로 증정하려 했는데, 하이루오는 필요가 없다고 하며, 자기의 미적 기준과 다르며, 찻집 분위기와도 맞지 않는다고 했다. "

삼 년 전, 브라질산 강향단  판재가 한 장 새로 들어왔다. 넓이 ㅣ미터 30센티, 길이 2미터, 두께는 20센티로, 수평으로 들면 공장  문으로 들어올 수 없었다. 그것을 들기 위해, 양쪽으로 여섯 명이 붙었으나 들어지지 않았다. 나중에 4명을 더 늘려, 양쪽으로 각각 5명씩 붙어서, 들기는 했는데, 드는 순간 힘의 균형이 맞지 앓아, 판재가 기우뚱 엎어졌다.

왼쪽 줄에 있던 대목수가 판재에 깔렸고, 단번에 판재를 제쳐내지 못해서 그만 목숨을 잃었다.

역시, 하이루오가 나서서 사망자의 가족들과 타협을 보았고, 큰돈을 배상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공장을 운영하지 않고, 가게도 열지 않았다.

하이루오가 그녀를 위로하며, 다시 가게를 열고 순전히 홍목가구만 파는 장사를 해보라고 권하였다.

찻집의 가구는 모두 후지엔성의 공장에서 들여온 것인데, 하이루오가 잘 아는 곳이라 그녀에게 거래를 연결시켜 주었다.

거기서 명대(明代) 스타일의 가구를 들여오자, 의외로 훨씬 잘 팔렸고, 오래지 않아 가구점을 확장까지 하게 되었다.

쓰이난은 가구를 팔면서 호텔 사장을 알게 되었다. 보통 때, 자매들 누구라도 외지에서 손님이 오면, 언제나 그녀에게 호텔에 말해 달라고 했고, 제일 저렴한 가격으로 예약할 수 있었다.

병원을 나와서, 쓰이난은 가구점으로 가지도, 샹그리라 호텔로 가지도 않았다. 그러기는커녕, 슈퍼에 가서 생선을 산 다음, 흥륭가로 갔다.

흥륭가는 먹자 거리였다. 거리를 따라 모두 작은 가게들이 자리 잡고 있는데, 양고기 파오머(泡馍: 빵을 으깨어 양고기 국물에 찍어먹는 음식), 훈툰 찐만두, 수타국수, 찐만두, 후루지(산시성 전통 닭튀김), 쌀가루 고기 찜,.... 파는 집도 있었다.

서경의 이  거리는, 긴 식탁에 전국 각지의 소문난 간식을 각자 능력껏 만들어 팔았다.

유명 맛집에는 사람들이 벌떼처럼 몰려드는 법이다.

장사는 너무 잘 되었고, 여기저기서 개업을 축하하게 되었다.

원래 량피(凉皮: 중국 전통 시원한 밀전병)와 샤오빙(화덕세 붙여 구운 빵)은 주인이 직접 만들었으나, 지금은 전문적으로 량피, 샤오빙을 만드는 곳이 있어 똑같은 것을 배송한다.

거리에는 삼륜차가 많아졌다. 삼륜차가 량피와 샤오빙을 각 점포 앞으로 싣고 가서 딸랑딸랑 종을 울리면, 가게에서 주인이 바구니를 들고 나와, 량피와 샤오빙을 하나하나 점검한다. 점검이 끝나면, 사장은 언제나 담배 한 가치를 주는데, 삼륜차 기사는 그걸 결코 피우지 않고 귀 옆에 꽂고 랄랄랄라  차를 몰고 간다.

차를 빠르게 모는 젊은 아저씨가 있다면 그는 보나 마나 신삥이다.

전동차는 사람 떼 속에 있어도, 멈추지 않고 차 머리를 이리저리 돌리며 간다.

때때로 나가 자빠질 때도 있는데, 얼른 일이나 팔다리가 찢어지거나, 다쳤든 말든, 먼저 음식 통에서 음식이 쏟아지지 않았나 부터 본다. 쏫아지지 않았으면, 차를 일으켜 세워 다시 타고 간다.

멜대 양쪽으로 계란 두 바구니를 지고 있는 사람은 언제나 있다. "그는 소리친다. "조심해, 부딪친다! 조심해, 부딪친다!"

그는 자기가 다른 사람과 부딪칠까 걱정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멜대에 부딪칠까 봐 걱정한다.

말린 소고기 가게 앞에는 사람들이 긴 줄을 서있다.

뚱뚱한 가게 주인은 한편으론 한 뭉텅이의 전표를 세면서, 한편으론 아는 사람이 왔는지 묻는다.  "왔구먼!"

아는 사람이 대답한다. "나 왔어!"

그러면 또 묻는다. "오늘은 신수가 훤한데?"

그러면 또 대답한다. "안 좋아. 심장병 때문에 얼굴이 벌게진 거야."

다시 묻는다. "나이가 많아지니까, 몸에 관심이 많군!"

다시 대답한다. " 마누라가 죽을 끓여줘서,  맨날 죽만 먹어. 나는 왜 고기를 먹으면 안 되는 거지?"

고기 예찬론을 늘어놓던 가게 주인은 종이에 고기를 싸면서, 한 덩어리 찢어서 우적우적 씹기 시작한다.

삼선(三鲜) 후루토우(시안의 유명한 간식) 가게 문 입구에는 방방육(시안 고유, 간식으로 돼지 머리 고기와 비슷함)이 데워지고 있었다.

솥을 열면, 그 안에는 된장 색의 돼지 대장과 소장, 심장, 간과 건두부가 가득 들어있었다.  "삐쩍 마른 사람은 와서 드세요."

주인은 대나무 젓가락으로 이리저리 뒤집었다. 소장 토막을 집어내어 도마 위에 놓고 통통통 잘게 썰기도 했다.

그의 눈동자는  옆 가게 앞에 말린 과일 노점을 보고 있었다.

말린 과일 노점에 펼쳐 놓은 것은 호도, 빨간 대추, 땅콩, 살구, 아몬드였는데, 길 가던 사람이 슬쩍 대추 하나를 집어서 입에 넣더니,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가버렸다.

그가 말했다. "어이, 아저씨. 당신 장사를 하는 거야 마는 거야?!"

한 사람이 가게에서 나오다가 멀리 대추를 먹으면서 가는 사람을 보았다. 그는 말했다. "구우일모(九牛一毛: 많은 것 중 극히 작은 것)인데 뭐. 괜찮아."

그가 말했다. "괜찮다면 됐어. 내가 말이 많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