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賈平凹의 장편소설 "잠깐 앉으세요(暫坐)"

八.건업 거리의 루이커(陆以可•建业街). 3

 

대극장에  도착했다,

극장 앞 광당에는 등이 휘황하게 밝혀져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겹겹이 극장을 에워싸고 있어서, 매우 소란스러웠다.

세 사람은 공연 프로그램을 받아가지고, 팝콘과 음료수를 산 다음, 입장하려 하였다.

바로 그 때, 루이커의 휴대폰이 또 울렸다.

루이커가 말했다. "정말 골치 아프네. 이쯤 되면 하느님이라도 숨을 곳이 없겠다!"

그녀는 휴대폰을 얼른 보고, 바로 하이루오와 쉬치에게 먼저 극장에 들어가라 하고는, 광장 주변으로 달려가 전화를 받았다.

시리수이한테서 온 전화였다.

시리수이는 루이커에게 지금 어디 있냐고 물었다. 루이커는 하이루오, 쉬치와 고악 연주를 보러 왔다는 말을 할 수 없어서, 집에 있다고 둘러대었다.

시리수이는 그럼 잘  됬다고 하면서, 자기가 있는 음식점이 그녀의 집에서 멀지 않으니 얼른 오라고 하였다.

루이커는 무슨 일인데 번개 불에 콩 볶아 먹듯 서두르냐고 물었다.

시리수이는 그제서야, 저녁 먹으려고, 쉬샤오린 일행과 청두인상음식점에 있는데, 그녀도 초대하겠다면서, 비즈니스 이야기 할 좋은 기회라고 하였다.

그녀는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거짓말 하나 했더니, 몇개의 거짓말을 줄줄이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그녀는 말했다. "이렇게 빨리 비지니스 얘기를 해도 되는 거야?"

쉬리수이가 말했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하지 않아!"

루이커가 말했다. "아이고 큰 일났네. 누가 나보고 연극 보러 가라고 표를 한 장 주어서 거기 가려던 참인데, 그 사람과 다시 약속 잡으면 안 돼?"

시리수이가 말했다. "무슨 연극 같은 걸 본다고 그래? 연극이 비즈니스만큼 중요해? 오늘 저녁을 그대로 보내면, 언제 다시 그와 약속을 잡을 수 있겠어?! 잔말 말고 빨리 와!"

루이커가 말했다. "그래 알았어"

루이커는 극장으로 돌아가 하이루오와 쉬치에게 말하고 싶었으나, 자기가 그네들을 연주회 보러 가자고 초청해 놓고  자기가 가버린다는 것이 온당한 일로 생각되지 않았다. 그러니 먼저 청두 인상음식점으로 가서 쉬샤오린부터 만나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그녀는 비로 택시를 잡아 탔다.

이십 분 후, 음식점에 도착해서 시리수이에게 전화했다.

시리수이가 나와서 루이커를 맞았다.

루이커가 말했다. "몇 명이나 있어?"

시리수이가 말했다. "여섯명이아. 우리 둘까지 하면 딱 한 테이블이 되지."

루이커가 말했다. "식탁에서 비즈니스 얘기 해도 될까?"

시리수이가 말했다. "내가 벌써그에게 말해놨어. 네가 광고 업자고, 업무는 절대 보증할 수 있다고 했지.

만약 사람들이 많아서 말하기가 여의치 않으면, 우선 인사나 하고, 기회가 될 때 일을 처리해도 돼."

루이커가 말했다. "계산은 내가 할게."

시리수이가 말했다. "당연히 계산은 네가 해야지. 그게 몇십 개의 LED 전광판인데!"

루이커가 말했다. "오늘 이광 선생님의 서예작품도 그에게 줄까?"

시리수이가 말했다. "너 갖고 왔어?! 언제 받았니?"

루이커가 말했다. "오늘 아침에."

시리수이가 말했다. "너 그랫구나. 말하니까 바로 써 주데?"

루이커가 말했다. "돈 주고 산 거야."

시리수이가 말했다. "나 줄 것은? 나에게도 작은 것 하나 써 줘야 한다고 했어?"

루이커가 말했다. "말은 했는데, 네가 직접  와서 써달라고 그러래."

시리수이가 말했다. "내가 써달라고 하면, 저번 것은 너에게 써 준 것이니 또 돈을 내라고 그럴 수도 있겠구나?!"

그녀는 루이커의 얼굴을 한번 꼬집었다.

루이커는 그저 웃었다.

두 사람은 룸으로 들어갔다.

쉬샤오린 일행이 안에서 술과 음식을 먹고 있었는다. 식탁 위에는 술잔들이 어지러이 널려있었고, 사람들도 술을 많이 마셨는지 눈들이 풀려있었다.

시리수이가 루이커를 소개하며 말했다. "대 미인이죠? 나는 대미인이 아니면 친구로 사귀지 않아요. 이 사람은 만 명 중에서 한 명 나올 사람이예요."

쉬샤오린이 말했다. "여자는 여자를 정확히 보지 못해!"

시리수이가 말핬다. "네 말은 내 친구가 나만큼 예쁘지 않다는 거야?"

쉬샤오린이 말했다. "두 분 다 미인이지. 여자는 외모가 아름다운 사람과 인품이 아름다운 사람으로 나눌 수 있어. 너는 외모가 아름답고, 이분은 인품이 아름답지. 인품이 아름다우면 오래 보아도 싫증 나지 않고, 오래될수록 더 아름답게 보이는 거야."

시리수이가 말했다. "네 말이 맞다!"

그녀는 루이커를 쉬샤오린 옆에 앉게 했다.

루이커가 말했다."먼저 모든 분들에게 술을 따라 올리겠습니다."

그녀는 술 주전자를 들고 쉬샤오린부터 시작해서, 모두에게 석 잔씩 따랐고, 자기도 더불어 석 잔을 마셨다.

술이 한 바퀴 돌았지만, 그녀는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요리가 충분치 않죠? 요리 몇 가지 더 시킬게요!"

시리수이는 종업원을 불러, 요리 세 가지를 추가로 시켰다.

쉬샤오린이 말했다. "시리수이, 루이커는 정말 통이 크다!"

시리수이가 말했다. "당연하지 않겠어? 처음 만나는 거지만, 루이커는 너에게 줄 선물도 가져왔어."

그러더니 루이커에게 말했다. "루이커, 여기 있는 분들은 모두 쉬 처장의 친구분들이야. 어려워 말고 선물을 꺼내봐."

루이커는 한 폭의 네 자짜리 전지 서예작품을 꺼냈다.

이광의 낙관이 찍혀있는 것을 보고, 모두 왁자지껄 소리쳤다.

"이광의 작품이네. 시중에서 10만 원에 팔 린대!"

시리수이가 말했다. "선생님들도 값을 아시나요?"

여러 사람이 말했다. "모르는 사람이 있겠어요? 시 정부에서도 북경에 일 보러 갈 때, 언제나 이광의 서예작품을 들고 가는데요 뭐."

쉬샤오린은 한번 훑어보더니  아직 남아있던 술을 마시면서 말했다. "그런데 나는 그의 글씨를 좋아하지 않아."

이 말이 나오자, 모두들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시리수이와 루이 커 역시 놀랐다.

시리수이가 말했다. "네가 좋아하지 않는다고?"

쉬샤오린이 말했다. "그건 펜으로  쓰는 글씨를 붓으로 쓴 것일 뿐 아니야?"

옆에 있던 사람이 말했다. "내가 알기에는 이광의 서첩을 따라 쓰는 사람은 적습니다. 서법이 힘과 기술이 부족해서지요. 유명인의 글씨와 그림에서, 글씨와 그림은 귀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귀한 거죠."

쉬샤오린이 말했다. "나는 무엇보다도 그의 사람됨이 맘에 안 들어. 시(市)에서 지도자들이 그를 중시하는 것 같고,  그도 자기가 정말 대단한 것 같이 생각하는 모양인데, 사실 그를 필요로 할 때는 그는 금박이지만, 그가 필요 없을 때는 그는 유리인 거야."

루이커가 벌떡 일어나려고 하니, 시리수이가 그녀의 어깨를 잡아 누르며 말했다. "그분은 시 정부의 참사(参事)예요!"

쉬샤오린이 말했다. "그건 그냥 장식 아니야?! 그는 경박하게 요란을 떨고, 명사로서 위엄을 뽐내는 인간이야. 밖에 나갈 때는 중국 복식을 하고, 파이프 담배를 피우는 그런.

너 그의 명함 봤어? 무슨 정협(政协:정치협상회의) 위원이니, 무슨 참사니, 무슨 문화 고문이니, 무슨 작품으로 상을 탔느니, 무슨 일급 작가에 상당하는 교수니, 무슨 정부 보조금 획득자니....

한마디로 정부는 그를 이용해 먹고, 그는 정부를 이용해 먹는 거야."

한동안, 모두들 말없이 서로를 마주 보았다.

루이커의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해졌다.

시리수이가 말했다. "너무 취했어. 많이 마셨나 봐. 네가 좋아하지 않는다면, 내가 가져갈께!"

그녀는 서예 작품을 접더니 의자 등에 걸려있는 쉬샤오린의 헝겊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식사 자리가 파하자, 루이 커는 계산을 하고, 시리수이와 함께 쉬샤오린 일행을 배웅하러 나갔다.

쉬샤오린은 이미 다리가 풀려 휘청거렸다.

시리수이가 쉬샤오린을 한쪽으로 끌고 기서 말하려 하자, 쉬샤오린이 말했다. "여기서 그냥 말해."

시리수이가 말했다. "LED 전광판 일은, 내가 루이커에게  직접 너를 찾아가라고 할게."

쉬샤오린이 말했다. "그래, 그래. 시 상부에서 지도자가 나한테 한마디만  하면 아무 문제도 없어."

그들을 배웅하러 갔다 와서, 루이커 말했다. "그가 받지 않은 것은 옆에 사람들이 있어서 일부러 그렀을까?"

시리수이가 말했다. "아마 일부러 그렀을 거야. 내가 서예작품을 그의 헝겊  자루에 넣어 주었어."

루이커가 말했다. "일부러든 아니든, 어떻게 이광 선생님을 그렇게 묵사발을 만들 수 있지? 네가 나를 막지 않았으면, 나는 정말 그에게 반박했을 거야. 혹은 일어나서 가 버리든가! 저런 사람이 널 쫓아다녔다니, 네가 딱지 놓았던 게 천만다행이다."

시리수이가 말했다. "우린, 우리 일이나 하면 돼. 그가 누구든 간에."

루이커가 말했다. "이렇게 해서 일이 될까? 서예작품을 먼저 주는 게 아니었어."

시리수이가 말했다. "준 건 준거야. 사실 너도 돈을 주지는 않았을 거 아니야."

루이커는 아직 화가 풀리지 않았다. 그녀는 시리수이에게 가겠다고 하고 헤어 쳤다.

하이루오와 신치는 루이커가 늦게라도 오지 않는 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들은 루이커가 뭐 하는 거냐고 투덜거렸다.

쉬치는 끝까지 문  입구를 찾아보았으나, 찾을 수 없었다.

공연이 시작되었다. 하이루오는 서경 고악이 익숙했지만, 쉬치는 처음 보는 공연이었다.

하이루오는 공연을 보면서, 쉬치에게 프로그램의 명칭을 설명해 주었다.

먼저 연주한 <16박자>의 듣기 운곡은 <소선당>, 사곡은 <출고>, 노래 단락은 <왕동초>, 구리 북은 <보보교>, 다시 적조쌍운나팔박 좌악 전곡인데 먼저 <삼고편>, <운라기>, <운라미>, <두가기>,<두가>, 이어서 <봉금배>, <이가기>, <이가> 다시 이어지는 <요문전>, <삼가기>, 다시 연주하는 곡은 청취사곡, 금지 였다.

척조쌍운 나팔박좌악의 전반부 연주가 끝났다.

루이커는 여전히 나타나지 않았다.

연주가 후반부에 이르자 하이루오와 쉬치는 당황했다.

그녀들은 연주가 끝나지 않았지만, 나가서 루이커를 찾아보았다.

루이커는 광장 가장자리 길가에서, 고개를  푹 숙인 채  팔짱을 끼고, 웅크리고 서 있었다. 

멍하니 서 있는 것이 마지 돌멩이 같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