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집에 오자, 시리수이는 먼저 자청해서 벌주 삼배를 마셨다.
짓궂은 친구들은 떠들어 대면서, 그녀에게 거기 있는 모두와 한 사람씩 대작할 것을 요구했으나, 그녀는 정말 그렇게 마실 수는 없었다. 이와가 그녀를 대신해 적극적으로 마셔 주었다. 그녀는 더욱 이와를 좋아하게 되었고, 이와에게 러시아 어 몇 마디 가르쳐 달라고 하였다.
이와는 권설음(혀끝을 말아서 내는 소리)을 낼 때, "뚜 뚜 뚜" 하며, 아무래도 맛깔난 떨림음을 내지 못했고, 침방울이 쓰이난의 뒤 목으로 튀었다.
시리수이는 자기는 러시아 어를 배우지 않았다고 루이커에게 말했다.
그러면서 서로의 사업 일을 물었다. 시리수이가 방금 들은 몇십 개의 대형 광고 스크린이 세워지는 일을 말하며, 루이커에게 관심이 있는지 물었다.
루이커는 자기도 당연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이 일을 반드시 따내야 한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그녀는 윗 선 지도자를 찾아볼 방법을 강구하는 중이라고 하며, 시리수이에게 빨리 쉬샤오린을 만날 수 있도록 소개해달라고 하였다.
시리수이가 말했다. "그럴게. 너 그를 만날 때, 이광 선생님의 서예 작품을 한 장 가지고 가라."
루이커가 말했다. "그거 한 장에 십만 원 (한화 18백만 원)이래!
난 한 번도 이 선생님에게 써 달라고 입을 연 적이 없어."
시리수이가 말했다. "너 큰일을 하려면, 써 달라는 말을 해야 해. 그가 설마 네 돈을 받겠니?"
루이커가 말했다. "그가 내 돈이라고 왜 안 받겠어?"
시리수이가 말했다. "내가 보기에는 그가 너를 맘에 들어하는 것 같던데. 매번 너를 보는 시선이 예사롭지 않은 걸 내가 눈치챘지."
루이커가 말했다. "말도 안 돼! 그러면서 주머니에서 일본제 안약을 한 병 꺼내 시리수이에게 주었다.
시리수이가 말했다. "나에게 소개를 부탁하는 대가로 겨우 이걸 주는 거야?"
루이커가 말했다. "일이 성사되면, 너에게도 컴미션을 줄게."
시리수이가 말했다. "컴미션은 관두고, 너 이광 선생님 글씨 쓰게 할 때, 내 것도 작은 조각 하나 부탁해 줘."
세 시간쯤 지나서, 시리수이는 집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집에 들어서면서 흠칫 놀랐다. 신치가 소파 위에서 온몸을 웅크리고, 한쪽 팔은 소파 팔걸이에 얹고, 머리는 다른 팔을 베고 자고 있었던 것이다. 머리카락을 대충 손으로 긁어모았는지 길고 엉성하게 뭉쳐져, 부드럽게 어깨에서 엉덩이까지 늘어져 있어서, 꼭 한 마리의 여우가 누워있는 것 같았다.
시리수이는 소파 앞에 한참 서있었다.
신치는 깨어나지 않았고 자는 모습이 퍽이나 불쌍해 보였다. 그녀는 담요를 가져다가 그녀의 몸에 덮어주었다.
하지만, 이때 신치는 잠이 깨었고, 곧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아이고, 내가 어떻게 잠이 들었을까! 언니 몇 시에 돌아왔어?"
시리수이가 말했다. "정말 미안하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신치가 말했다. "미안하다고 할 사람은 나야. 이렇게 늦게까지 언니를 성가시게 하고."
시리수이가 말했다. "오늘 밤은 가지 말아라. 나도 자지 않을 테니 우리 얘기나 많이 하자."
그녀는 물을 끓여서 신치에게 줄 차를 타고, 자기는 커피를 한잔 타서, 두 손으로 받쳐 들고 와 차탁에 놓았다.
그녀는 신을 벗고, 책상다리를 하고 소파에 앉았다.
시리수이는 신치가 시끄러운 이혼 이야기를 다시 꺼낼 줄 알았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신치의 이야기에 그녀는 깜짝 놀랐다.
신치가 뜻밖에, 서경에 있는 홍콩 회사 사장과 내연관계라고 한 것이다.
이 회사는 서경에서 꽤 알려진 회사였다. 시리수이가 그 사장과 만난 적은 없지만, TV에서 본 적은 있었다. 그는 칠십이 넘은 늙은이였다.
시리수이가 말했다. "오늘은 참 이상하다. 어찌 이렇게 여러 가지 일과 맞딱드니다니! 신치, 너와 내연관계라는 그 사람, 거물이구나!"
신지가 말했다. "우리가 관계를 맺은 지 벌써 일 년이나 됐어."
시리수이가 말했다. "그럼 그 사람 안게, 티엔청빈괴 이혼하려고 할 때냐? 이혼하고 바로 결혼하려고?!"
신치가 말했다. "언니한테만 말하는 거야."
시리수이는 이 순간, 이상하게, 살짝 질투가 났다.
"어.... 그것도 좋지, 넌 늘 돈이 없었는데, 드디어 부자 마누라가 되겠구나."
신치가 말했다. "그 사람 돈이 있어. 나는 그렇게 돈이 많은 사람을 본 적이 없어. 하지만 나한테는 그저 푼돈이나 줄 뿐이야."
시리수이가 말했다. "모든 재혼에서, 남자든 여자든, 시작할 태는 서로 상대에 대해서 경계하는 거야. 결혼하고 나면 풀어지지. 어쨌거나 그의 돈이 네 돈 아니니?"
그녀는 입을 헤 벌리고, 또 울었다. 눈물 콧물이 한 테 엉겨서 쏟아졌다.
시리수이는, 결국 어떻게 되었냐고 서둘러 물었다.
신치는 겨우 울음을 그치더니, 이번에는 얼굴이 험악해져서, 이 홍콩 상인에 대하여, 관에 들어가 있을 송장, 늙은 색마, 대 사기꾼이라며 있는 대로 욕을 퍼부었다.
그녀는 한편으론 욕을 하면서, 한편으론 그녀와 홍콩 상인과의 관계에 대해 말했다.
그녀는 그의 돈을 보고 달려들었다는 것을 숨기려 하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녀가 왜 생기 없는 늙은이와 잠자리를 하겠는가? 키스만 해도 틀니가 모두 빠져버릴 그런.
그녀는 예쁜이수술을 하여 처녀인척했고, 그도 몰래 무슨 성분인지 모르는 약을 먹고 뜻밖에 젊은이 뺨치게 강맹함을 보여주었다고 했다.
그들은 어쩌면, 속으로는 서로 다 알고 있으면서 말만 안 했을지 모른다.
그녀는 잠자리를 같이 하게 되면, 바로 술을 마셔서, 자신을 취하게 하고, 침대의 등을 껐다. 흥분이 고조되면, 일부러 큰 소리로, 나 죽는다, 나 죽는다 소리쳤고 정말 죽은 것 같이 잠에 빠졌다가, 다음 날 새벽잠이 깼다.
그녀는 그가 홍콩에 가정이 있어서, 그녀를 처로 맞지 않으려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또 그와 잠자리를 같이 하게 되면서, 티엔청빈과의 이혼 문제가 시끄러워진 것이라 했다.
지금까지, 그녀에게 떨어진 것은 겨우, 백 평방미터의 집, 옷 나부랭이 몇 개, 가방 몇 개, 시계와 목걸이밖에 없었다.
신치가 말했다."언니, 내가 이런 말을 한다고 나를 혐오하는 건 아니지?"
시리수이는 가슴이 계속 두근두근 뛰었다. "너 작은마누라가 되겠다는 건 아니지? 이혼은 누구나 할 수 있어. 같이 살 수 없다면 이혼은 너무나 당연한 거야.
나도 이혼했지만, 자매들도 대부분 이혼하고 독신으로 지내. 그런데, 너는 어찌 작은마누라가 되려고 하냐?"
신치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예쁜 얼굴이 갑자기 변하면서 말했다.
"나는 언니나 언니 자매들 같이 사장이 아니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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