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에 시리수이는 상당히 화가 났고, 심지어 분노하기까지 했다.
그녀의 말투는 약간 삐딱한 것이 이전에는 또 다른 통쾌함까지 느끼게 핬으나, 지금은 듣기 불편했다.
어떻게 신치를 알게 되었고, 또 친구가 되었나?
사람들은 통상, 혼인은 두 집안이 엇비슷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사고의 차이도 없고, 느끼는 것도 비슷하다고 하는데, 친구를 사귀는 것도 이렇지 않을까?
어떤 사람과 처음 사귈 때는 모든 것이 좋게 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게 되면, 그 출신, 지위, 교양 수준, 살아온 환경 등이 다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각자의 길을 가게 되는 게 아닐까?
시리수이는 신치에게 냉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신치가 그녀의 냉담함을 느끼고, 저절 로 떠나 버리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녀는 냉담한 말이나 냉담한 행위를 하지 않았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녀는 일어나 다시 커피를 한잔 가지러 가면서, 슬리퍼를 신을 때, 오른쪽 왼쪽을 반대로 신으면서도 몰랐다. 이때 그녀는 자신을 부인하고 있었다.
어떻게, 자기를 가족으로 대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나? 어떻게 가족을 친구로 대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나?
이광은 대상을 찾는 것은 실은 자기를 찾는 것이며, 친구와 사귀는 것, 역시 자기와 사귀는 것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신치의 장점은 당연히 자기의 장점이고, 신치의 결점, 약점은 자기의 결점, 약점이 아닐까?
만약 자기가 사장이 아니라면, 또 자매들 모두가 경제적 독립을 하지 못했다면,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
그녀는 말했다. "신치, 차 물을 더 부어줄까?"
신치가 말했다. "됐어."
그녀는 왼쪽 오른쪽 슬리퍼를 반대로 신은채, 커피를 탔고, 여전히 반대로 신은 채 소피로 돌아와 앉았다.
지리수이가 말했다. "이런 큰 일을, 오랫동안 고민했을 텐데,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 "
신치가 말했다. "성공한 다음에 언니를 놀라게 해 주려고 그렀지. 누가 일이 이렇게 어려울 줄 알았나!"
시리수이가 말했다. "이제 어떻게 할래? 티엔청빈과 재결합하는 것이 좋지 않겠어?"
신치가 말했다. "재결합도 좋지만, 내가 여전히 집을 나와 별거하고 있지 않아?! 내가 언니를 찾아온 것은 언니에게 날 좀 도와 달라고 부탁하러 온 거야."
시리수이가 말했다."부탁이란 말 꺼내지도 마. 내가 도와줄 수 있다면, 무얼 안 도와주겠니?"
신치가 말했다. "나와 홍콩 한번 가 줄 수 있어? 왕복 비행기표, 먹고 자는 비용, 내가 모두 낼께."
시리수이가 말했다. "홍콩을 가자고? 난 두 달 전에 홍콩 마카오 갔다 왔는데."
신치가 말했다. "얼마 전에 갔다 왔다는 것은 나와 같이 가기를 바라지 않는다는 뜻이네. 그럼 홍콩 병원에 아는 사람 있어?"
시리수이가 말했다. "홍콩엔 왜가? 진찰받으려고?"
신치가 말했다. "영감이 진작 홍콩으로 돌아갔는데, 다시는 서경에 안 올 것 같아. 전에 그는 매번 콘돔을 끼고 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나를 임신시키지 않으려고 그렀던 거야. 이번에 홍콩에 가면, 병원 근처에 호텔을 잡고 그를 나오라고 해서, 꼭 그의 정액을 챙길 거야. 그걸 들고 빨리 병원에 가서 냉동시킨 다음, 돌아와서 시험관 이기를 만들 거야.
만약 이기를 낳게 되면, 다시 그를 찾아가 그가 인정을 하든 말든 친자 감정을 하는 거지. 그가 나를 상대를 안 해줘도, 어쨌거나 그의 자식 아니겠어?!"
시리수이는 전기 충격을 받은 것처럼, 몸이 부르르 떨렸고, 눈앞이 하얘졌다. 신치가 둘로 보였으며, 그녀의 비뚜름한 두 입술이 위아래로 열렸다 다물었다 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
신치가 말했다. "언니, 시리수이 언니."
시리수이는 그제야 겨우 신치가 말하는 것이 들렸고, 거기 반응했다. "어, 어, 어."
신치가 말했다. "언니는 날 도와주고 싶지 않은 거지?"
시리수이가 말했다. "나는 홍콩에 아는 의사도 없고, 친한 사람도 하나 없어. 그런데 너는 이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냐?"
신치가 말했다. "그냥 가서 해보려는 거야. 나는 가능성이 없을 리 없다고 생각해."
시리수이가 말했다. "너는 생각나는 대로 일을 저지르다 보니, 생각하는 방식이 그런 식으로 굳어진 거야. 세상 일이 성공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하니까, 생각나는 대로 무턱대고 일을 저지르는 거지.
하지만, 신치야. 이 세상에는 확실히 안 되는 일도 있는 거야.
너 생각해 봐라. 네가 홍콩에 가서 그를 오라고 했다 치자. 그런다고 그가 꼭 오겠니? 너를 만났다고 치자. 그런다고 정액을 꼭 챙길 수 있겠어? 설령 정액을 챙겼다 해도, 제시간에 냉동이 되겠니? 냉동이 되었다고 꼭 시험관 아기가 만들어지겠니?
이런 모든 것이 운 좋게 성공했다 치자. 네가 이기를 안고 그를 찾아가면, 한바탕 싸움이 벌어질 텐데, 그건 그와 그의 부인과 자녀에게 국한되는 거야. 또 법원 소송이 불가피할 텐데, 소송은 하루 이틀에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야. 그때가 되면 너는...."
신치가 말했다. "그래도 첫발을 떼어 볼 수는 있어. 언니!"
시리수이가 말했다. "너 이건 정말 쓸데없는 짓이다. 돌아보면 살아갈 길도 많아!"
신치는 두 손으로 차를 바쳐 들고 계속 걸으며 차를 마셨다.
차를 다 마시고는 찻잔을 흔들어 찻잎까지 먹었다.
그러면서 말했다. "나는 안돼!"
시리수이가 말했다. "너 배고픈 모양이구나. 국수 한 그릇 삶아 줄까?"
신치가 말했다. "배 안 고파. 가야겠어."
시리수이가 말했다. "빈 말로 하는 게 아닌데, 늦었으니 여기서 자고 가라."
신치가 말했다. "날이 밝으려면 한참 남았는데, 여기 있으면 언니만 성가시지 뭐. 내가 가는 게 나아."
그녀는 신을 신고, 숄더백을 걸친 후, 차탁 위에 있는 후대폰을 들었다.
시리수이가 말했다. "네 일을 해주지는 못하지만, 이렇게 하자 신치.
만약 서경에서 시험관 아기를 만들게 되면, 내가 아는 사람이 있으니까, 그때 너를 데리고 갈게."
신치는 일어서면서, 잘못된 것을 알았다. 그녀는 시리수이의 핸드폰을 내려놓고, 다른 핸드폰을 들어서 들여다보고, 주머니에 넣었다.
시리수이는 우산을 꺼내 신치에게 주고, 아래층으로 배웅하러 내려갔다.
밖에는 여전히 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택시가 오자, 시리수이는 백 원(만팔천 원)을 기사에게 주었다.
신치는 말이 없었고, 차는 바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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