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賈平凹의 장편소설 "잠깐 앉으세요(暫坐)"

六. 훠궈 식당의 위번원(虞本文•火锅店): 5

 

비는 내리면 내릴수록 더욱 거세지는 것 같았다.

빗방울이 유리창에 부딪히며 탱탱 소리를 냈다.

하이루오가 위번원에게 말했다. "이 비가 밤새 내렸으면 좋겠어.   시리수이는 왜 아직 안 오는 거지? 네가 전화 걸어 빨리 오라고 해라."

위번원이 그러겠노라 하고 먼저 이층으로 올라갔다.

알미눔 주전자의 물은 이미 끓고 있어서, 그녀는 가스를 잠그고 그녀가 직접 주전자를 들고 이층으로 올라가려고 하는데, 가게 문으로 한 사람이 들어섰다. 그는 머리가 다 젖은 채, 개 한 마리를 끌고 왔는데 개도 털이 다 젖어 있었다.

가오원라이가 그를 막아서며 말했다. "비를 피하려면, 요 앞 오른쪽으로 정자가 있어요."

그가 말했다. "차 사러 온 거예요. 팔러 온 게 아니고!"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팔러 왔든, 서러 왔든 손님만 들어오고, 개는 밖에 놔두세요."

그가 말했다. "이건 내 개요."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여기는 개가 먹는 차는 없어요."

하이루오는 씩 웃고, 이층으로 올라갔다.

이층은 담배연기가 자욱했다. 거의 모두가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 같았다.

이광은, 미녀들이 손가락 사이에 담배를 끼고, 팔을 보다 높이 들고 한 모금 빨 때, 시원스럽고 우아해 보이며, 멋이 넘친다고 찬탄하였다.

치가 무엇이 멋인지 물었더니, 이광은 '여인의 멋은 부처의 빛 같은 것으로, 불의 화염이며, 주옥(珠玉)의 고귀함이라고 했다.

쉬치는 장미같이 발그레한 표정을 지으며, 애교스럽게 생끗 웃었다가, 또 비바람을 만나다 아름다움이 사라지고 적막한 표정을 지었다.

이광은 참지 못하고 그녀의 코를 쥐었다. 그는 말했다. "당신의 요 작은 얼굴은 정말 귀여워."

바깥 거리 모퉁이에 있는 네온 등빛이 유리창을  동해 들어오며, 여러 가지 색깔의 담배연기 동그라미를 만들어냈다.

네 면, 벽에 있는 벽화도 생생하게 살아나서 꿈같기도 하고 환상 같기도 했다. 사람들은 모습은 전혀 달라져서 모두 신선의 세상에 있는 것 같았다.

하이루오는 왠지 숨이 막혀서, 손 닿는 대로 한쪽 창을 열었다.

담배연기, 술 냄새가 밖으로 흘러 나갔다.

빗줄기는 더욱 조밀해졌으나, 방에 있는 사람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나한을 조각한 대(臺)에 몇 사람이 앉아있멌다.

또 루이커, 쓰이난, 쉬치, 이광은 방 왼쪽 한구석에 있는 긴 의자에 앉아 우르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을 활불을 접대하는 이야기를 했다.

루이커가 말했다. "하이루오가 거사(居士: 머리를 깍지 않은 승려)가 된 것은 몇 년 전 오(吴) 사장의 소개로 활불의 이름 아래 불교에  귀의한 때문이야. 이번에 활불이 다시 오시니, 나와 시리수이가 하이루오 언니에게 활불을 소개해 달라고 부탁해서 우리도 귀의하려고 하는 거야."

쉬치가 말했다. "너와 시리수이가 귀의한다면, 나도 귀의할 거야. 쓰이난  너도 할래?"

쓰이난이 말했다. "네가 귀의한다면 나도 할 거야."

이광이 말했다. "당신들 귀의가 무슨 유행이 되었구먼. 귀의를 한다면, 서경에도 절이 있고 스님도 있는데, 왜 하필 시장(西藏)에서 온 활불 이름으로 하려는 거야? 이것은 바로, 절에 향을 피우러 가서, 꼭 모든 부처님마다 향을 올려야만 되는 게 아니고, 한 부처님에게 향을 피우면 모든 부처님에게 향을 피운 것과 같다는 말이 시."

쉬치가 말했다. "그것과는 달라요. 왜 부처님이 향을 다툰다고 말하겠어요?"

이광이 말했다. "당신 신상에 서너 개의 주머니가 있는데, 돈을 한 주머니에 몽땅 넣는 것과  돈을 나누어서 모든 주머니에 넣는 것이 무슨 차이가 있겠어?"

쉬치가 말했다. "선생님 말도 맞아요."

쓰이난이 말했다. "넌 앞으로 말을 할 때는 잘 생각해 보고 나서 말을 해."

쉬치는 입을 삐쭉거리며 이광도 보고 그녀도 보았다. 그러고는 얼른 웃고,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

이광이 말했다. "시리수이는 여전히 나에게 대상을 찾아달라고 하는데 그녀도 귀의한대?"

루이커가 말했다. "대상을 찾는 건 대상을 찾는 거고, 귀의는 귀의예요. 이건 서로 충돌하지 않으며 활불도 집집마다 다 있는 거예요. 서경에도 절이 있고 스님도 있지만, 요즘 한족이 전하는 불교의 느낌은 장(藏) 족이 전하는 불교의 순수함만 못해요. 하물며 이번에 활불이 곧 오시지 않아요."

이광이 말했다. "당신은 활불이 뭔지 알아?"

루이커가 말했다. "다시 태어난 살아있는 부처예요."

이광이 말했다. "활불은 장족이 전하는 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종교 성직자야. 우리 한족들은 그를 활불이라 부르는데, 사실 정확히 말하자 먼 전세 존자(转世尊者:다시 태어난 성자)라고 해야 돼. 바로 지혜로운 사람이란 뜻이지."

루이커가 말했다. "이 선생님이야말로 지식이 많으세요!"

이광이 말했다."나는 당신들 하이루오 언니같이 부처님에게 예불을 드리는 사람이 아니야. 나는 작가야. 오직 작품을 쓰기 위해 이 방면의 얼마간 지식을 대충 이해하고 있을 뿐이지."

루이커가 말했다. "그럼 선생님을 불교를 뭐라고 알고 계세요?"

이광이 말했다. "예를 들면 불교는 연생(缘生: 불교 용어. 모든 태어나고 죽는 것은 얽힌 인연에 따라 다시 태어난다. 고정 불변의 독자성은 없다)을 중시하는데, 말하자면 각종 관계가 결합해서 각종 현상이 만들어진다는 거지.

소설 쓰는 것도 이와 같아. 이런 관계 현상을 쓰다 보면 그게 바로 일상생활이야. 현재 내 소설은 바로 일상생활을 쓴 거야.

예를 들어 불교에서 말하는 우주는 중생들의 활동에서 형성되고, 범부 중생(凡夫众生: 불도를 수행하지 않는 보통 중생)의 존재는 바로 생로병사, 증오하는 사람과 만나는 고통,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시간 과정의 산악 행위에 따라 여러 가지 환경과 생명, 인과응보로 끝없는 오르 내림, 정해지지 않은 흥망성쇠 가 반복되는 거야.

소설을 쓰려는 사람도 마찬가지야. 소설의 목적은 우리들을 보다 잘 살게 하고, 의미 있게 살게 하려는 것이 아니고, 결국은 어떻게 고통에서 벗어나느냐 하면서 이런 고통들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야."

루이커가 말했다. "나는 소설 쓰는 법은 알지 못하지만, 선생님이 말하는 오르고 내림, 흥망성쇠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고뇌인가요? 다시 쉽게 말해 줄 수 있어요?"

이광이 말했다. "고뇌는 바로 자아가 생기고, 분별심이 생기는 데서 일어나는 부자유, 불만족, 불완전함이야. 욕망 때문에  악한 행위가 일어나게 되고, 그로서 필연적으로 미래의 과업을 받아들이게 하지."

쉬치는 잠시 얼굴색이 창백해지더니 말했다." 아아, 이것이 나를 말하고 있는 것 아니에요? "

이광이 말했다. 당신 얘기하는 것이 아니야. 사람마다 모두 이와 같아."

쓰이난이 말했다. "그럼 선생님은요? 선생님도 그래요?"

이광이 말했다. "당연하지. 내가 제일 고뇌하는 것은 헤어나지 못한다는 거야!"

쉬치가 말했다. "선생님은 명예 면 명예, 돈이면 돈, 지위 면 지위, 가정이면 가정이 있는데 더 이상 헤어나지 못한 게 뭐가 있어요?"

이광이 웃으며 말했다. "그건 불변할 거라는 보증을 할 수 있느냐, 나를 만족시킬 수 있느냐, 하는 것이지."

쉬치가 말했다. "그 말은 참새는 고니의 뜻을 알 수 없다는 거 아닌가요?"

루이커가 말했다. "사람의 마음은 끝이 없어서, 고뇌도 끝없이 반복된다는 것 아닌가요?"

이광이 말했다. "그래서 내가 귀의하지 않는다는 거야."

쉬치가 말했다. "선생님 말대로라면 나도 귀의하지 말아야 하나요?"

이광이 말했다. "당신은 하이루오 언니가 있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