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루오는 이와를 이광에게 소개했다.
가오원라이(高文來)는 술을 모두 올려온 다음, 한쪽에 서서 이광을 응시하였다.
하이루오는 가오원라이도 소개했는데, 이광은 벌써 아래층에서 보았다고 하면서, 여전히 이와에게 웃음을 보냈다.
루이커가 말했다. "안돼!" 그녀는 이와를 잡아끌고 귓속말을 하였다.
이광이 말했다. "루이커, 그 애한테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루이커가 말했다. "뱀과 쥐 이야기를 해주고 있어요. 뱀이 쥐를 잡아먹으려고 할 때, 뱀이 쥐를 바라보기만 해도, 쥐는 도망도 못 기고 오히려 일어서서 한 발짝 한 발짝 뱀에게 다가간다는 얘기죠.""
이광이 말했다. "무슨 뜻이지? 누가 쥐고 누가 뱀이야?"
루이커와 이와는 동시에 폭소를 터뜨렸다. 깔깔깔, 웃음은 그치지 않았다.
하이루오가 말했다. "이광 선생님은 밖에서는 누구에게나 존경받는 분이지만, 우리와는 친숙하고 편해. 그것도 너무 편하지!"
계단 입구에서 가오원라이가 술병을 땄고, 샤오탕은 술잔을 들고 왔다.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말이 있어요. 보는 사람마다 사랑하고, 보는 꽃마다 피어나고, 보는 차마다 펑크가 난다. 내가 지금 보았다."
샤오탕이 말했다. "쓸데없는 말 하지 마. 그 말은 아가씨들한테나 하는 말이야."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모두들 이광 선생님을 좋아해요."
샤오탕이 말했다. "그보다, 이광 선생님이 모두를 좋아하는 거야."
하이루오가 이광에게 실내 장식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보시기에 어울리지 않는 데가 있어요?"
이광이 칭찬하는 말을 했다. "탁자, 의자, 수납장, 긴 탁자 심지어는 나한을 조각한 침대까지 모두 잘 샀어. 이런 명대 모방 가구는 방위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대단히 쾌적해지지. 실내장식과 배치는 풍수를 중시해야 하는데, 풍수에 제일 기본적인 요구사항은 바로 척 보아도 편안해야 되는 거야. 당신 아기를 안고 여기 들어와 본 적 있어?"
하이루오가 말했다. "없는데요." "개를 데리고 들어와 본 적은 있어?"
하이루오가 말했다."없어요."
"한번 시험해 봐. 어린아이가 들어오자 울지 도 소란을 피우지도 않고, 개를 데리고 들어왔을 때, 날뛰지 않고 짖지도 않아야 해. 그게 바로 편안히 거처할 수 있는 방이지.
이 긴 탁자는 금사남목이지? 긴 탁자에 있는 도자기 불상은 얼굴이 아주 정교한 것이 분명히 명가에서 구워 제작한 것일 게야. 옛 멋도 나고, 시선이 생생히 살아있군.
아, 책도 많구먼. 문학 책 경제 책, 화집, 글씨 본, 다도(茶道) 관련 책, 도자기 관련 책, 꽃꽂이 책, 옥석, 구슬 감정 책, 뭐든지 다 있구먼.
여기 칠현금도 하나 갖다 놓지."
하이루오가 말했다." 이제껏 보고도 모르고 있었던 것을 말씀해 주시니 의기양양해지네요. 벽화는 어때요?"
이광이 말했다. "내가 기어코 당신 자랑을 미수에 그치게 해 주지!"
그는 말을 마치며 씩 웃더니, 이와를 보았다.
이와는 부지런히 요리 접시들을 나르고 있었다.
이광이 말했다. "왕지(王季)가 그렸어?"
하이루오가 말했다. "네, 왕지 선생님이 그렸어요."
이광이 말했다. "이렇게 큰 벽화를 시(市)의 다른 곳에서는 본 적이 없어. 역시 왕지만 그릴 수 있는 거야! 하지만 이게 동굴벽화 같지 않아?"
하이루와 말했다. "선생님 대단하세요! 바로 서하(西夏) 왕조의 백성(白城)에 있는 지하 궁전 그림을 모사한 거예요."
이광이 말했다. "왜 이 그림을 선택했지? 서하는 중국 역사에서 작은 왕조이고, 비록 휘황하기는 했지만 역사가 짧고, 덧없이 사라졌는데 말이야."
하이루오가 말했다.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처음 책에서 이 그림을 보고 특별한 느낌이 왔어요. 게다가 시장(西藏)에서 활불(活佛: 라마교의 수장)이 오시기로 해서, 그림 속 환경과 어울릴 것 같아서, 이지 선생님께 여기에 모사해 달라고 부탁했던 거예요."
이광은 그저 '어어' 하기만 했다.
루이커가 말했다. "이 선생님과 왕지 선생님은 우리 시 문화 예술계에서 두 명의 왕인데, 왕은 보통 다른 왕 만나는 것을 꺼린다면서요?"
이광이 말했다. "당신이 말하는 뜻은 내가 고의로 이 벽화를 폄훼하려고 한다는 거야? 나와 왕지는 호적수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친구야. 대장은 대장을 두려워하지 않는 거고, 대장은 대장을 알아보는 거야."
루이커가 먼저 박수를 쳤고, 하이루오도 덩달아 박수를 쳤다.
이광이 물었다."활불은 언제 오지?"
하이루오가 말했다. "오 사장 말로는 이번 일월에 오신다고 했는데, 확실한 날짜는 말하지 않았어요."
이광이 말했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속 마음을 얘기해도 될까? 찻집을 개업할 때 당신을 알았고, 내가 찻집 이름도 짓고, 현판도 써 주다 보니 외부 사람은 이게 내 찻집이나 혹은 내가 찻집 지분을 갖고 있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았어. 우리가 이렇게 친한데, 당신은 이렇게 방을 꾸미고 작품도 설치하여, 문학 살롱이 된 것을 나에게 보여주지도 않았어. 게다가 활불을 며칠 접대한다고 이렇게 큰 방을 극진히 기품 있게 꾸며 놓았어!"
하이루오가 말했다. "저는 불교 신자예요. 활불이 오시면, 루이커 등 네 사람이 스님을 뵙고 계를 받고 싶다고 했어요."
그녀는 말하며 웃기 시작했다. "식구끼리 만나서 악수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선생님은 뜻밖에 섭섭해하시네요! 활불이 가고 나면, 여기서 내가 할 일이 뭐 있겠어요. 와서 따분하게 앉아있는 것 밖에. 기껏해야 여러 자매들이 모이는 장소일 뿐이죠. 나는 당연히 선생님이 여기 오셔서 작품도 쓰시고, 문학 살롱을 운영하시기를 바라고 있어요!"
말하고 있는 중에 샹치위(向其语)가 왔다.
붉은색 어깨 끈 명품 치마를 입고, 가슴에는 옥패를 걸쳤는데, 옷소매가 대단히 넖었고, 주름이 아래로 늘어졌으며, 검은색의 뾰족한 하이힐을 신었다.
그녀는 약간 안짱다리여서, 이걸 가리느라 두 다리를 앞뒤로 교차시키고, 계단 입구에서 한번 폼을 잡았다.
위번원이 말했다."옷을 갈아입고 온다더니, 이렇게 성장을 했구나!"
샹치린이 말했다. "하이루오 언니가 찻집을 문화장소로 운영한다고 하고, 또 이광 선생님까지 오셨으니, 내가 비록 무식하지만 부귀한 티라도 내야 하지 않겠어?"
하이루오가 말했다. "부(富)는 되었는데, 이렇게 입은 것이 귀(貴) 한 것이 맞냐? "
샹치린이 말했다. "조금 흉내를 내 본 거지 뭐."
이어서, 잉리호우가 왔다. 그녀도 어깨 끈 치마를 입었는데, 회색이었다. 어깨 끈을 어깨 위로 나비 모양으로 묶었고, 목에는 옥패를 걸었으며, 한 손에 두 개의 쇼핑백을 들었고 다른 손에는 작은 조커 배낭을 들었다.
샹치위가 앞으로 다가가 말했다. "나도 어깨 끈 치마를 입었는데 너도 어깨 끈 치마를 입었으니, 기막히게 같은 옷을 입었네. 야, 이 작은 배낭 괜찮다."
잉리수이가 말했다. "방금 가게를 지나다가, 원래는 신발을 사려고 했는데, 뜻밖에 한국제 배낭이 새로 나왔길래 바로 샀지. 이 선생님, 이 가방 어때요?" 이광이 말했다. "좋구먼!"
잉리수이가 말했다. "정말이요?"
이광이 말했다. "당신에게 딱 어울리는 것 같아."
잉리호우의 눈이 부드럽게 빛나며, 눈꼬리가 위로 올라가며 웃었다.
샹치리가 말했다. "이 여우 눈! 이 선생님이 좋다고 하니까, 어쩐지 잉리호우가 작년부터 명품 백을 네 개나 사더라니!"
어떤 목소리가 들렸다. "여자는 보는 사람을 위해 옷을 입는 거야!"
모두 소리를 들으려고 고개를 돌렸다. 계단 입구에서, 쒸치(徐栖)와 쓰이난(司一楠)이 올라왔는데, 말을 한 사람은 바로 쒸치였다.
쒸치는 긴 머리칼을 펄럭이며 올라왔다.
그녀는 옥패를 걸친 것 외에, 묘족(猫族) 소녀가 차는 은목걸이를 걸고, 검은색 셔츠를 입고, 검은색 짧은 치마를 입고, 검은색 하이힐 부츠를 신었다.
쓰이난은 방금 머리를 감은 것처럼, 짧은 머리에 헤어스프레이를 뿌려 위쪽으로 높이 세웠고, 온통 검게 입었다. 검은색 셔츠, 검은색 짧은 치마에 외투는 카우보이 재킷을 걸쳤고, 발에는 갈색, 소가죽 구두를 신었으며, 백팩을 지고, 손에는 작은 가방을 들었다.
쒸치는 계단을 오르면서 힘이 들었는지, 말을 마치고 웃는데, 헐떡거리는 소리가 끊어졌다 이어졌다 했다.
쓰이난이 작은 가방을 쒸치에게 주자, 쒸치는 몸을 돌려 낮은 소리로 말했다. "너 옥(玉) 착용하는 거 잊어버리지 않았지?"
쓰이난은 하의 깃을 당겨 패옥 끈을 드러내 보이며 말했다."이 안에 있어."
이광이 쾌활하게 말했다."사람은 옷으로 꾸미고 말은 안장으로 꾸민다더니, 오늘 모두 이렇게 산뜻하게 입으니, 과연 여자는 보는 사람을 위해 옷을 입는다는 말이 맞군. 나보고 안아달라 면 그건 옷을 안아주는 거야! 그런데 남자가 두 팔을 벌리고 다가가면 여자들은 모두 까치처럼 뛰어 달아나지."
다음으로 옌니엔추가 왔다.
그녀는 생뚱맞게 선글라스를 걸치고, 흰색 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겉에 표범무늬 긴소매 외투를 입고 있어서, 아래는 무엇을 입었는지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날렵하고 긴 두 다리가 미끈하게 뻗었고, 왼쪽 발목에 한 가지의 작은 꽃 문신이 있었다.
그녀는 가게 안에 들어오자, 점원들이 '와' 환성을 질렀다.
그녀는 몸으로 유행을 보여주었고, 언제나 패션을 이끌었다.
그녀가 올라오자 이광은 큰 소리로 외쳤다. "하늘도 놀라겠다!"
옌니엔추는 선글라스를 머리 위로 밀어 올리며 말했다. "고맙습니다!"
모두들 말하는 소리가 잦아들었고, 일시에 조용해졌다.
하이루오가 박수를 치며 말했다. "아직 시리수이가 안 왔네요. 훠궈 먹으러 올 때도 늦게 오더니 지금 또 늦는가 보네요. 우리 기다리지 맙시다!"
모두들 식탁으로 모여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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