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賈平凹의 장편소설 "잠깐 앉으세요(暫坐)"

六. 훠궈 식당의 위번원(虞本文•火锅店): 1

 
훠궈(원앙과)

 

위번원(虞本文)은 새벽에 일어났다.

그녀는 부스스한 얼굴로 변기에 앉아 종업원에게 지시했다.

"4층, 제일 큰 방을 치우고 깨끗이 청소해라. 그리고 식탁을 두 개 배치하는데, 식탁 위에는 모두 원앙과(매운 국물과 보통 국물, 두 가지로 나누어진 중국식 샤부샤부 냄비)를 올려놓아라. 또 잔과 그릇들을 완비해 놓고, 의자도 바꾸어 놓아라. 손님용 앞치마는 전부 새것으로 비치해 놓아라."

이번 손님 초대는 하이루오가 먼저 훠궈 식당에서 하자고 주장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위번원이, 자기가 낼 차례가 되었고, 그녀가 훠궈 식당을 하는데, 설마 수준이 떨어지기야 하겠냐고 하면서 자기네 훠궈 식당에서 하자고 말해서, 가까스로 성사된 것이다.

일반인들의 의식 속에는 훠궈는 값싼 음식이고, 먹는 방법도 별로 우아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녀가 각종 해산물을 내놓으면 모두들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만약 훠궈 식당이 환경이 깨끗하지 않으며, 오래 앉아 있을 수도 없어서 싫다고 하면, 훠궈를 먹고 나서, 고급 포도주를 낼 것이다. 포도주는 모두 라페이(프랑스산 와인)로 준비하고, 거기다 독일 흑맥주, 냉채, 디저트용 케이크, 요구르트, 콜라, 과일, 이런 것들을 준비하고, 이것들을 전부 찻집으로 가지고 가서, 사람들을 찻집에 다시 모이라고 하겠다.

이렇게 말하자 하이루오가 겨우 동의했고, 딩링(叮咛)이 모든 자매들에게 통지했다. 이 밖에 오 사장과 이 선생(이광)을 초대했으며, 찻집에서 다시 모일 때는 이와도 참석하도록 했다.

위반원도 바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루이 커, 샹치위, 잉리호우, 옌니엔추와 통회했다. 핑잉은 필리핀에 갔으니 올 수 없고, 시아즈화는 입원해 있으니 올 수 없다. 또 쒸스도 병원에서 시아즈화를 돌보는 순서이니 올 수 없다.

쓰이난(司以楠)은, 그 시간에 시아즈화 어머니를 차로 병원에 데려다주고, 쒸스와 함께 조금 늦게 가겠다고 하였다.

시리수이의 전화는 꺼져 있어서, 바로 문자를 보냈다.

오 사장의 조수에게도 전화했는데, 조수가 말하기를 사장이 외부와 접촉을 끊는 독거수행에 들어간지 이틀밖에 안 되어 참석할 수 없을 거라고 했다.

이광은 전화를 받고 좋아하면서 말했다."정말 생각하면 바로 그 일이 일어나네. 나는 요즘 식욕이 없어서, 훠궈나 마라탕이나 먹으러 가려고 했지. 그런데 바로 당신이 초대하는구먼! 이번이 당신이 쏠 차례인가 보지? 부자 마나님 솜씨도 뽐내 보고!"

위번원이 말했다." 제 차례가 된지 7개월이나 되었어요. 이거 어떻게 얘기해야 되나? 제가 부자는 무슨 부자라고 그래요? 거기다 마나님은 또 무슨 마나님?"

이광이 말했다. "그럼 언니라고 하지, 뭐."

위번원이 말했다. "월초에 선생님은 그네들 모두에게 부채 면 글씨를 써 주었다면서요?"

이광이 말했다. "루이커 생일이었거든. 거기다 그녀는 장사에 좌절을 겪어서 그런지 언제나 이 서경이란 데를 떠나야겠다고 투덜거렸어. 그래서 부채에 네 글자를 써 주었던 거야. 아니 그랬더니 글쎄, 쓰이난, 샹치위, 잉리호우, 연니엔추가 우르르 쫓아와서 자기들도 써달라는 거야. 내가 누구는 써주고 누구는 안 써준다고 할 수 있겠어? 당신만 안 왔던 거지."

위번원이 말했다. "좋아요. 나도 틈나는 대로 갈게요."

이광이 말했다. "당신마저 오겠다고?"

위번원이 말했다. "나라고 왜 못 가요? 물고기는 식탁에 오르기를 겁내겠지만, 물고기의 무덤이 사람 뱃속에 지어져 있는 걸 어찌하겠어요?"

그녀는 자기가 말해놓고도 우스운지 깔깔 웃었다.

이광은 즉석에서 그 말이 재미있다 칭찬하고, 자기의 신작(新作)에 이용해야겠다고 했다.

그리고 물었다. "남자는 또 누구를 부른 거야?"

위번원이 말했다. "오 사장이 문을 닫아서, 선생님 혼자예요."

이광이 말했다. "내가 홍색 낭자군의 당 대표라니!"

그는 말을 마치고, 방금 받은 시(市) 조직부장의 통지를 설명했다.

그는 말했다. "북경에서 중요 인사가 하나 왔는데, 내 책을 읽고 매우 좋아했다는 군. 부장이 그에게 저녁 연회를 베풀려고 하는데 나도 꼭 참석해달래."

위번원이 말했다. "어이구, 관(官)에서 오라면 바로 가고, 우리가 청하면 안 오고!"

이광이 말했다."나 역시 체제 안에 있는 사람이야. 그들이 나에게 시키면, 나도 방법이 없어."

위번원은 한참 아쉬워하다가 말했다. "보이 하니, 우리 둘이 가까이 갈 수 없는 것은 하늘의 뜻인가 보네요! 그럼 선생님은 우리 술자리에라도 참석하세요. 식사 후 모두 찻집에 가 있을 거예요."

이광이 말했다. "그건 되지! "

 

위번원은 그제야, 양치질을 하고 이를 닦았다.

그러고 나서 세수를 하고 머리를 빗은 다음 정성껏 꾸몄다. 그러고 나서, 백색 타이트스커트를 입고, 차를 몰고 훠궈 식당으로 갔다.

 

밤 9시가 되자, 이광이 찻집에 도착했다.

작은 빌딩 동편에 있는 옆면 벽 바깥의 작은 창을 통하여, 2층 건을에서 교성과 유쾌한 말소리가 들려왔으며,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막 벽 모퉁이를 돌자, 삼륜차 한 대가 덜컹덜컹 급히 다가오더니 거칠게 섰다. 거기서 한 젊은이가 소리쳤다. "이 선생님, 안녕하세요!"

이광은 급히 몸을 돌렸으나, 무어라 반응하지는 않았다.

젊은이가 말했다. "TV 잡지에서 선생님 사진을 보았는데, 지금 직접 뵙게 됐네요!"

찻집에서 샤오탕(小唐)이 나와서, 높은 목소리로 야단을 쳤다."여기서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이광이 오히려 웃으며 말했다. "작년에 내가 병이 나서 입원해 있을 때, 한 독자가 문병을 왔었지. 그는 나를 보자, 자기가 길을 걸어오면서, 재주 있는 사람은 명이 짧다는 생각을 했다고 하더니, 말을 마치고는 바로 말한 걸 후회한다고 했지. 그러면서 탁탁 자기 입을 때리는 거야. 그의 말은 오히려 속 마음을 말한 건데, 이 사람도 그런 거이냐?"

샤오탕이 말했다. "새로 온 가오원라이(高文來)인데, 시(詩)도 써요."

이광이 말했다. "그래, 시를 어디에 발표했어?

가오원라이는 가게에 들어가 긴 의자를 갖고 나오더니 이광에게 앉으라고 했다.

샤오탕이 말했다. "안으로 모셔야지, 바깥에 앉으라고 하면 어떡해?!"

가오원라이는 당황해서 자기 머리를 툭툭 치더니, 문을 열고 이광을 들어오게 하면서 말했다. "저는 겨우 흉내나 내고 있는 중이라, 어디 발표한 적이 없어요. 하이루오 사장님이 제가 여기 오면 선생님을 만날 수 있다고 하셨는데, 저는 설마 했었어요."

이광이 말했다. "내가 스스로 그물에 뛰어들었군!"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천만에요. 선생님은 뒤쪽 소구역에 사세요?"

이광이 말했다. "2동 세 번째 문, 꼭대기 층이야."

가오원라이는 신이 나서 박수를 쳤는데 손은 서로 부딪치지 않았고, 공중에서 흔들렸다.

샤오탕이 말했다. "이 선생님은 바쁘셔. 손님을 귀찮게 하면 안 돼. 너 걸핏하면 선생님댁 방문하면 안 돼!"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그건 나도 알아요."

샤오탕은 이광을 이층으로 안내했고, 가오원라이는 삼륜차에서 레드와인 네 상자를 내려서, 그중 한 상자를 쿵쿵 거리며 위층을 날랐다.

 

이층에는 새로 팔선 교자상이 펼쳐졌다.

상 위에는 냉채 요리, 케이크, 요쿠루트, 아이스크림, 소고기 육포, 과일 들로 가득했다.

나한을 조각한 긴 대에는 하이루오, 루이커, 위번원, 이와가 앉아있었다. 루이커는 이번 달에 위번원이 이렇게 잘 내었으니, 다음 차례인 자기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되었다. 수준이 점점 높아져서, 어디 큰 호텔에라도 가야 할 판이었다.

이괄이 갑자기 들어서자, 모두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하이루오가 말했다. "봐, 오셨지 않아. 내가 오실 거라고 했는데, 어찌 안 오실 수 있겠어? 정장까지 하고 오셨구먼!"

위번원이 말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사랑하는 이 선생님 모습이네!"

루이커가 입을 삐쭉거렸다. "아이고, 큰일 날뻔했네. 너네 가게에는 다 들어가지도 못했을 거야!"

위번원은 일부러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엉엉 우는 척했다.

루이커가 말했다. "눈에 침이라도 바르고 우는 척해!"

하이루오가 말했다. "오늘 위번원이 출혈이 컸어. 차린 것이 모두 연어, 랍스터, 바다 게, 굴, 거기다 해삼, 성게까지 있지."

이광이 말했다."나 정말 못 빠져나올 뻔했어. 위번원이 못 올 뻔한 이유를 잘 알 거야. 당신들 때문에 하필 최고로 좋은 걸 먹을 기회가 날아갔어!"

위번원이 말했다. "우리 집, 해산물은 모두 호주 수입산이에요. 선생님이 아무 때나 오셔도 선택해서 드실 수 있어요!"

이광이 말했다. "위번원은 제일 아낌없이 내고 또 제일 열정적인 거 같아. 훠궈 먹으러는 가지 못했지만, 술자리라도 꼭 와야지, 그렇지 않겠어? 거기서는, 저녁을 먹고 나서, 차를 마시러 가는데, 부장이 세 명의 진나라 민속극 명창을 불러 노래를 부르게 할 계획이었지.

나는 거짓말로, 집에 급한 일이 생겨서 급히 가야 한다 하고, 당신들을 보러 온 거야."

하이루오가 말했다. "선생님이 오시지 않았다면, 위번원이 한턱내는 것이 완전 스타일 구겼을 거예요."

모두 한바탕 웃었다. 이광은 하이루오를 잡아끌고 한쪽으로 가서 조용히 말했다.

"당신 시 위원회 비서장을 초대한 적은 없어?"

하이루오가 말했다. "위번원이 초대했었는데, 그와 친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나는 초대한 적 없고 공사장도 초대한 적 없어요."

이광은 그러냐고 하면서 큰 소리로 위번원에게 말했다. "어떻게 당신네들이 몇 명 안 왔어?"

위번원이 말했다. "내가 선생님도 술자리에는 꼭 오실 거라고 했더니, 이 사람들이 훠궈를 먹고 나서, 집에 가서 옷을 갈아입고 온다고 갔어요. 곧 올 거예요. 선생님이 꼭 보고 싶은 사람이 있으신가 본데, 누가 안 올까 봐 걱정하시는 거예요?"

이광은 잠깐 미안한 생각이 들어 손으로 얼굴을 쓰다듬었다. 그 모습이 꼭 고양이 같았다.

루이커가 말했다. "이 선생님도 부끄러움을 타시네."

모두 이광을 보면서 웃었다.

이와도 웃었는데, 웃는 소리가 났다.

하이루오가 말했다. "선생님 좋은 점은 무심결에 부끄러움을 드러내는 것이에요. 그게 참 매력 있어요."

이광이 한 군데 주시하고 있었다. 바로 이와를 응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말했다. "어라! 외국 친구도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