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賈平凹의 장편소설 "잠깐 앉으세요(暫坐)"

五. 서명 병원의 시리수이 (希立水•西明医院): 1

 

 

 

시아즈화(夏自花)가 혈소판을 수혈하고 난 후에도 하이루오와 루이커는 계속 병원에 있었다.

삼일 째 되던 날, 시리수이(希立水)에게 교대하러 오라고 알렸다.

시리수이는 오후에는 언제나 헬스클럽에 있었는데, 그렇게 한지 거의 1 년이 넘었다. 몸은 확실히 날씬해졌고, 배에 11자 근육까지 생겼다.

그녀는 전화를 받고, 얼른 집으로 가서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화장을 한 다음, 서둘러 병원으로 갔다.

병원에 가니, 하이루오와 루이커는 이미 떠났고, 시아즈화와 같이 있는 사람은 그녀의 모친과 아이뿐이었다.

이이는 무서움을 몰랐고, 걱정도 없었다. 병실 안에서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소리치며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놀았다. 할머니가 그 애를 데리고 병실 복도에 있으면, 그 애는 금세 이쪽 병실 문 앞에서 웅크리고 안을 들여다보고, 저쪽 병실 앞에서 웅크리고 안을 들여다보고 하였다.

병실 안에서는 의자가 환자를 검진하느라고, 이불을 개키고, 청진기를 환자 배에 대고, 숨을 들이 마시라, 내쉬라고 하였다.

그러면 아이도 따라서 숨을 들이 마시면서, 누런 코까지 들이마셨다..

그러면 환자 가족이 바로 병실 문을 닫았다.

어떤 환자가 침대에서 내려와, 복도를 걸어가자 그 애는 건들건들하며, 그 사람이 공용 화장실에 들어갈 때까지 따라갔다가, 쿵쿵 뛰어서 돌아왔다.

할머니는 그저 다리 통증으로 복도에 있는 긴 의자에 앉아 무릎을 주무르면서 눈물을 훔칠 뿐이었다.

간호사가 여러 차려 시리수이에게 애를 잘 간수하여, 함부로 뛰어다니지 않게 하여, 환자들이 쉬는데 방해되지 않도록 하라고 말했다. 또 여기저기 함부로 만지거나,  맘대로 행동하면 위생에 나쁘다고 하였다.

시리수이는, 환자를 자기가 돌보겠다고 하며, 할머니와 아이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할머니와 손자가 가고 나자, 시리수이는 시아즈화 에게 연근 미음을 한 그릇 내밀고 먹으라 하였다. 또 약을 먹이고, 물을 두 번 마시게 하였다. 물을 다 마신 것을 보고, 그녀를 부축하여 복도를 한 바퀴 돌게 하고, 복도 끝에 있는 화장실도 한번 데려갔다.

 

화장실 창밖으로 옛 성의 동쪽 성벽이 보였다.

성벽은 풍화작용이 심해서, 울퉁불퉁 고르지 않았다. 성벽에는 한 가닥 길게 갈라진 틈이 있었고, 금방이라도, 고목나무처럼 옆으로 쓰러질 것 같았다.

하지만 성벽에 움푹 들어간 벽의 벽돌 틈 사이에는, 몇 군데 한 줌의  풀이 솟아나 있었고, 풀에는 놀랍게 꽃까지 피어 있었다.  그것은 쌀알 같은 하얀 꽃이었다.

어떤 사람이 성벽 꼭대기에서 쒼(埙: 질로 구워 만든 취주 악기, 오카리나)를 불고 있었다. 이 중국의 오래된 도기로 만든 악기는 흙을 불어 소리를 내는데, 삘리리 삘리리 하며 끊어졌다 이어졌다 했다. 시리수이는 바로 성벽의 아픔을 느꼈다.

시아즈화가 말했다. "리수이, 너 정말 피로하겠다!. 너도 집에 가서 저녁 먹고 쉬어. 나 혼자 여기 있어도 돼."

시리수이가 말했다. "나는 저녁을 안 먹어. 오늘 밤은 너와 같이 있을 거야. 내일 아침 쉬씨(徐西)가 나와 교대하러 올 건데, 그때 자면 돼."

시아즈화는 돌아누웠다. 한줄기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변기에 앉아 시아즈화는 시리수이에게 나가있으라고 했으나 시리수이는 나가지 않고  휴지를 들고 옆에 있었다.

잠깐 기다리는데, 시아즈화는 한바탕 현기증이 났다.시리수이가 가서 그녀를 부축하여 일으켜 세우고, 고개 숙여 대변의 색깔을 보았다.

시아즈화는 바로 물을 내리면서 말했다.  "나 괜찮아. 갑자기 숨이 막혀서, 헐떡거린 거야!"

병실로 돌아와 잠시 쉬니, 헐떡거림은 점점 잦아들었다.

시리수이는 시아즈화의 머리를 빗겨주고 화장품 곽을 꺼내서 분을 발라 주었다.

시아즈화가 말했다. "내가 많이 망가졌지?"

시리수이가 말했다."많이 수척해지긴 했는데, 오히려 점점 청초해보이가도 해."

시아즈화가 말했다. "청초는 무슨? 전에는 기혈(气血)이 하나의 명사인 줄 알았어. 그런데 어찌 알겠았겠어?  혈은 혈이고, 기는 기인 거야.  기(氣)가 안 좋으면 혈이 원활하지 않게 되고, 혈(血)이 안 좋으면 기가 줄어드는 거였어. "

시리수이가 말했다. "나도 그래. 위(胃)가 아프지 않으면 위가 어떤지 몰라. 전달에 허리가 삐끗했는데, 지금 허리가 어떤 상태인지 알았어."

말을 마치고, 몸을 구부리더니 두 손으로 허리를 치면서 시아즈화에게 보라고 하였다.

시아즈화는 말을 하지 않았으며, 눈에 이상한 빛이 있었다.

시리수이가 알했다."내가 방정맞았나?

시아즈화가 말했다."넌 아무렇지도 않아. 전에 나는 너무 어색했어. 자매들이 모두 나를 대할 때 빈정거리는 것 같았는데, 특히 너와 쉬씨(徐栖)가 더 그랬어. 나는 네가 무슨 원한이 있는가 보다 생각하고, 날 이해해 주기만 바랬지."

시리수이가 말했다. "싸우면서 친해지고, 욕하면서 사랑하게 되는 거야. 전번에 차이허즈(菜合子:밀가루 피에 채소를 넣고 구운 요리) 먹으러 갔을 때, 우리가 하이 언니 생일 케이크 준비했지 않아. 그때 내 이발에 부추가 끼어있었는데, 그 가게 안에 그렇게나 사람이 많이 있었지만, 계속 나와 얘기만 한 거야.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지. 나는 완전 망신 당했지. 그때 오직 네가 나를  한쪽으로 끌고 가서 나에게 이를 문지르라고 했어. 원망스럽다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은, 정작 너는 무슨 일이든 숨기고 감춘 거야. 이 병만 해도 그렇지, 만약 진작 모두에게 알렸다면 이렇게까지 시간을 끌지 않았을 거 아냐?

시아즈화는 소리 내지 않고 웃었다. 그러면서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시리수이가 말했다. "울기는 왜 울어? 너는 웃을 때가 훨씬 예뻐!"

시아즈화가 말했다. "나 안 울었어."

그녀는 스스로 눈물을 닦으면서 물었다. "요새 장사는 잘 돼?"

시리수이가 말했다."자동차 판매상이 잘 돼봤다 그거고, 안돼 봤자 그거지 뭐. 지배인이 잘 관리하고 있으니까, 나도 잘 안 가."

시아즈화가 말했다."넌 참 고상하게 사는구나! 후경(胡胜) 과는 사이가 어때?"

씨리수이가 말했다. "잘라서 물에 씻는다고, 복잡한 인간관계가 깨끗해지겠어?"

시아즈화가 말했다. "그 사람이 전에 나를 찾아와서 너한테 권고해 달랬는데, 내가 이렇게 병이 들어서, 너에게 진작 물어보지 못한 거야."

시리수이가 말했다. "그 인간이 너를 찾아왔다고?  나한테 잘 말해달라고?"

시아즈화가 말했다."그는 재결합하고 싶대. 그, 그는 무엇이든 다 바꿀 수 있다며, 자기가 희망하고, 능력도 있으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대. 하지만 네가..."

시리수이가 말했다. "그 버릇 어디 가겠어?! "(원문: 狗能改了吃屎?!)

시아즈화를 보니, 다시 숨이 짧아지며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얼굴색이 창백해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얼른 시아즈화를 부축해서 침대에 눕혔다.

시아즈화는 여전히 말을 했다. "재결합하는 것도 좋지 않겠어?"

시리수이가 말했다. "엎어진 물을 어찌 주워 담겠어? 나는 지금에서야 겨우 이해가 돼. 하이루오 언니, 거기 대한 말, 잉리호우(应丽后)와 핑잉(冯迎)이 왜 독신으로 지내는지!"

시아즈화가 말했다. "너도 싱글로 살 거야?"

시리수이가 오히려 웃으며 말했다. "내가 견디지 못할까 겁이 나."

시아즈화는 손을 뻗어 시리수이의 얼굴을 찌르며, 그녀를 부끄럽게 하려는데, 기침이 나기 시작했다.

시리수이가 서둘러 그녀의 등을 두드리자, 몇 번 기침을 하더니 가래를 뱉었다. 시아즈화의 얼굴에 땀이 났다.

시리수이가 말했다. "우리 골치 아픈 얘기 그만하고, 잠깐 눈 좀 붙이자."

시아즈화는 눈을 감고 말했다. "너도 침대 옆에 누워서 잠깐 눈 좀 붙여."

시리수이는 졸지 않았다.

그녀는 베개 맡에 책이 한 권 끼여 있는 것을 보았는데, 이광의 수필집이었다. "내가 책 읽어 줄게.."

그녀는 첫 페이지를 펼치고 읽기 시작해서, 계속 읽어 나갔다.

시아즈화는 바로 잠이 들었다.

시리수이는 앉아서 조용히 시아즈화를 바라보았다.

시아즈화는 몹시 여위어서, 빰 아래가 쑥 들어갔고, 그 바람에 광대뼈가  튀어나와 보였다.

하지만 작은 눈을 감고 있었는데, 눈은 편편하고 가늘면서 길었고, 눈꼬리가 치켜 올라가서 여전히 예뻤다.

그녀는 많은 젊고 아름다운 사람들을 떠올렸다. 평소 건강하고  특히 위생에 신경 쓰더라도, 여러 번 그녀에게 아침 일찍 일어나서, 혀를 이빨을 휘젓고, 입안 가득한 침을 꿀떡 삼키라고 강조할 걸 그랬다는 생각을 했다. 위(胃)에 좋은 것은 치아에도 좋은 것이다.

그리고 어떡하든 몸을 웅크리고 호흡을 조절하면, 부인병에  좋았을 텐데....

하지만 누가 짐작이나 했을까? 이렇게 안 좋은 병이 걸릴 줄.

시리수이는 한탄했다. 운전 기술이 좋다고 해서 교통사고가 안 나는 것이 아니다. 신체의 강약은 수명과 아무 상관도 없다.

하지만 그녀는 즉시 자기 입을 때렸다. 시아즈화의 수명이 길어지려면, 혈소판 치료가 잘 되어야 한다.

그녀는 일어나 병실을 나가, 복도에서 나른한 허리를 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