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賈平凹의 장편소설 "잠깐 앉으세요(暫坐)"

二. 찻집의 하이 루오: 海若,茶庄: 2

 

 

점원들은  모두 일에 능숙한 고참들이었다.

샤오 쑤(小苏)는 안쪽 테이블에 앉아 찻잎을 펼쳐놓고, 차 줄기를 골라내고 있었는데, 일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마치 수를 놓는 것 같았다.

그녀는 편리한 머리칼을 가졌다. 고개 숙여 일하느라 머리칼이 앞으로 늘어뜨려지면 손으로 뒤로 걷어올렸고, 머리를 숙이면 다시 앞으로 늘어뜨려졌다. 그럴 때면, 그녀는 머리를 쳐들지 않고, 두 손으로 머리칼을 감이 올려서, 머리 위로 작은 뭉텅이를 만들어 올렸는데, 그 모양은 병마용의 군인 머리 같아 보였다.

샤오 황(小方)은 전보다 키가 커진 것 같았다. 그녀는 몸을 옆으로 기울이고 서쪽 모퉁이 계산대 앞에서 차 자루를 넣고 있었다.

샤오 전(小甄)은 걸상 위에 높이 올라서서, 일렬로 늘어선 선반에  차병(茶餠: 찻잎을 굳혀서 둥글게 만든 것)을 벌여놓고 있었다. 벌써 수십 개의 차병을 벌여  놓았는데, 차병 포장지에 모두 이름을 써놓았다.

"망페이, 망즈, 씨구이, 반장, 만주안, 이우정산."

그녀는 혼자 중얼거렸다. "내 글씨 잘  쓴  것 좀 봐. 어쩜 이렇게 잘 썼을까?!"

이와가 들어가자, 모든 사람이 하던 일을 멈추고 환호했다.

이와도 점원들을 모두 한 번씩 끄러 안았다. 그녀는 숄더백에서 립스틱을 꺼내 그녀들에게 나눠주었다. 점원들은 반갑게 받더니, 그 자리에서 작은 거울을 꺼내 바로 칠해보았다. 립스틱의 종류는 달랐고, 바르는 입술도 색이 제각각이었다. 그녀들은 서로 놀리면서 장난을 쳤다.

차를 사러 온 남자가 이렇게 말 샜다. "까치둥지를 대나무 장대로 쑤신 것 같구먼!"

이와는 다시 초콜릿을 꺼내서 남자 이이에게도 한 갑 주었다.

샤오 쑤, 샤오 전이 말했다. "입술을 빨갛게 칠했는데, 이걸 어떻게 먹는다지?"

그녀들은 처음에나 그랬지, 입을 크게 벌리고, 초콜릿을 이빨에 놓은 다음, 입을 오므려 씹었다.

이와가 물었다."하이 언니(海姐)는?" 그녀는 하이 라오를 하이 언니라고 부른 것인데, 끝음절이 높아지니, 오히려 친숙하게 들렸다.

샤오 탕이 혀끝을 치켜들고 말했다. "하이 언니는 일찍 일 보러 나갔는데, 조금 있으면 돌아올 거예요."

이와가 말했다. "내 흉내 내는 거예요?"

샤오 탕이 바로 말했다."사투리가 여기 사투리가 아니에요. 표준 말로는 4 성이지만 서경 말로는 평성이면서 측성이예요. 마지막 글자는 내려야 해요."

이화는 미안해서 어깨를 쫑긋 하며 익살맞은 표정을 지었다.

샤오 탕이 말했다. "미인도 익살스러운 표정을 하니까 못생겨 보이네요!"

그러더니 고개를 쳐들고 소리쳤다. "장 씨 아주머니, 정리 다 했어요?"

2층 계단 입구에서 누가 대답했다. "네"

샤오 탕이 이와를 데리고 계단으로 올라가니, 장사 아주머니가 대걸레를 들고 계단에서 내려왔다.

그녀는 이와에게 알은체를 하더니 말했다. "차 한주 전자 우려 놓았어요."

샤오 탕이 말했다. "이분은 사장님 친구니까, 단종(单枞: 중국의 고급차 중 하나)을 우려 주세요.

2층으로 올라가니, 1층과 마찬가지로 탁 트인 방이 있었다.

물건들이 진열된 수납장과 탁자, 의자, 긴 책상, 모두 참신한 명나라식 모조 가구였다. 그 위에는 옥주전자, 매병, 자기 큰 접시, 칠현금, 여의(如意 :길상을 상징하는 장식물), 마노, 산호, 터키석, 그리고 여러 가지 형태가 다른 꽃꽂이가 놓여 있었다.

북쪽에 있는 긴 탁자에는, 앉아있는 형태의 한백옥 석불상이 모셔져 있는데, 뾰족한 상투, 넓은 이마, 크고 긴 눈,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고 참선을 하는 모습이었다.

불상 앞에 있는 향로에는 세 개비의 단향이 반쯤 타며, 연기 가 똑바로 올라가고 있었다. 마치 1미터쯤 되는 명주실 꾸러미를 만들고 있는 것 같았다.

남쪽에는 나한 침대(오래된 한족 가구)가 있는데, 그 위에는 몇 무더기의 서책과 법랑 함이 하나 있었다.  함안에는 열몇 개의 격자로 나뉘어있는데, 그 안에는 이미 잘 꿰어진  혹은 아지 꿰어지지 않은 팔찌들이 가득했다. 그리고 칠색 끈 뭉치와 구슬이었었는데, 구슬은 진주, 푸디즈, 수정, 자단목, 옥석으로도 광채가 충만했고, 값비싸 보였다.

이와는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이런 불상, 자기 병, 여의, 칠현금과 법랑함에 익숙했다. 이것들은 전에는 모두 일층에 진열되어 있었던 것으로, 지금은 이층에 진열되어 있었다.

이와가 말했다. " 와, 장사 잘 되네. 가게 앞도  넓히고!"

샤오 탕이 말했다. "하이 언니가 여기서는 차를 팔지 말라고 했어요."

"차를 팔지 말라고요? 그럼 하이 루오는 혼자만의 조용한 공간을 만들었네요! 하이 루오만의 진정한 즐거움 위해서!"

이와는 나한 침대 앞에 서서 벽에 걸린 그림을 감상하였다.

어느 민족이나 대자연의 것들을 모양을 바꾸어 자기 방안을 장식하기를 좋아한다. 예를 들어 이란의 카펫은 초원(草原)이다. 이태리의 석판은 바로 해양이다.

중국의 수묵화는 바로 산수임목(山水林木), 어충화조(鱼虫花鸟)다.

현재 서경성에서도, 사람들은 방안에 한 폭의 그림을 걸거나 혹은 수묵화, 혹은 유화를 거는데 익숙해있다.

하지만 여기는 뜻밖에 사면 전부가 벽화다.

서쪽 벽의 창은 둘로 구분 제작된 겹 연화 좌에 서있는 역사(力士)로, 몸집이 짜리 몽땅하고,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 검은 머리를 머리 꼭대기에 묶고, 둥근 고리를 썼으며, 상반신과 두 다리는 벌거벗었다.

겹 연화좌는 평평한데, 연 줄기는 가늘며,  꽃잎은 좁고 길다.

또 위아래로 균형 잡혀있고, 높고 낮음이 들쑥날쑥하다.

북창은 세 부분으로 나누어졌는데, 첫 부분은 양 끝이 산과 숲인데, 숲 속에서는 호랑이, 사슴, 여우, 금미조가 나타났다 사라졌다 한다. 둘째 부분 동쪽 끝은 산림 속에서 문지기와 문지기와 키가 똑같은 나무가 한 구루 있다. 나무는 잎과 가지가 무성하고, 그 위에는 구름이 있다. 문지기는 상투를 틀고 관을 썼으며, 상반신에는 겉에 승복을 걸쳤고, 안에는 활유 장삼을 입었다. 하반신은 허리가 넓은 긴 바지를 입었고, 손에는 예도를 들었다.

제 삼부는 나무와 두 개의 산림 사이, 서쪽에 있는 화려한 사리탑이다. 탑 정상부 장식에서 아래로 내려오면, 네모난 두 층으로 된 불좌, 오 층 꽃잎 모양으로 가장자리에 새겨진 별,  복숭아 형 불꽃 마니 보주를 만들어 놓았다.

동쪽에는 가부좌를 틀고 앉은 석가모니 부처님, 아래쪽에는 누워있는 두 마리의 상서로운 짐승, 좌측에는 서있는 두 명의 보실, 우측에도 서있는 두 명의 보실 이 있었다.

석가모니의 배광  밖에는 양쪽으로 삼층이 있는데,  모두 비천 상이었다.

일층에는  좌우 두 개의 비천 상이 있다. 두 비천상은 몸이 평행하며, 옷소매가 펼럭이고, 한 손은 아래로 늘어뜨리고, 한 손은 화반을 들었다.

둘째 층에 있는 좌우 두 개의 비천상은 몸이 물결 모양을 했고, 띠를 위로 끌면서 두 손으로 화반을 머리 위로 받쳐 들었다.

삼층에 있는 좌우 두 개의 비천상은 마주 보고 누웠는데, 두 다리는 바깥에,  두 손은 몸 앞에 두었다. 각자의 머리 위로 띠를 둘러놓았는데, 빛을 표시하는 둥근 모양을 하고 있다.

다시 이래로 내려가면, 10명의 승려가 일자로 늘어서 있는데, 몸의 형태는 비교적 작고, 손에는 연꽃을 들고 있으며, 겉옷은 겹깃 아래 가사를 늘어뜨렸다.

동쪽 벽은 작은 창에 의해, 남북 두 부분으로 나누어졌는데, 북부의 북쪽은 윤곽이 간략한 산림(山林)이고, 남쪽은 웅크리고 앉거나, 걸어가거나, 뛰어가는 모양의 코끼리, 큰 뿔 양, 토끼, 원숭이들이 있다.

그 옆에는 그물 침대에 무릎 꿇고 앉은 승려와 선 자세의 승려가  있다. 그물 침대는 약간 높은데, 침대 왼쪽에는 위에서 아래쪽으로 한 뿌리의 가늘고 긴 줄기의 연꽃이 있고, 그 이래 쪽에 있는 수직으로 세워진 정병이 있다. 정병의 작은 나팔 주둥이는 병목을 끈으로 잡아매었고, 정병의 다리는 높은 권족 형태이다.

무릎 꿇은 승려는 약간 남쪽을 향하고 있고, 선 자세의 승려는 침대 앞에 서있다.

침대와 산림 동울 사이에는 구름무늬와 태양 무늬가 있다.

태양은  온통 흰 채색으로 칠해졌고, 안에는 검은 채색으로 된, 남쪽을 향해 날개를 펼치고 꼬리를 추켜세우고 서있는 작은  실루엣 형태의 잠족조(다리가 셋인 새)가 있다.

남부는 또 산림인데, 가운데가 하나의 높은 대로서, 대의 지붕은 계신식이고,  용마루와 수마루 끄트머리는 둥글고 뾰족한 모양의 치미로 되어있다.

위쪽에는 선으로 그린 둥그런 달이 있고, 그 안에는 두꺼비(달의 대칭)가 있다.

남벽은 동에서 서로, 네 세트로 나뉘어 있는데, 전체는 연속된 산림이 배경이고, 그 안에 무릎 꿇은 자세의 승려, 뛰어가는 사자, 내려다보고 있는 매, 영도자, 손에 칼은 든 문지기가 있다. 영도자는 상반신을 조금 숙이고, 걸어가는 형상인데, 넓고 큰 옷소매의 두루마기를 입었고, 손에는 줄기가 짧은 연꽃을 들고 있다.

이화는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저도 모르게 두 손을 합장했다. 한동안 정적이 이어졌다.

장 씨 아주머니가 차 주전 받쳐 들고 왔다.

샤오 탕은 궤 안에서 찻잔 두 개를 꺼내면서 말했다.

"이 북두칠성배 좀 보세요. 하이 언니가 당신을 위해 계속 보관하고 있는 잔이에요."

이 잔은 손으로 그린 그림이 있는 작은 자기(瓷器) 잔이다.

경덕진에 다기(茶器)를 사러 갔을 때, 포장지를 뜯고 보니  잔 세 개가 깨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샤오 탕이 반환하고 새것으로 바꿔오려고 하는데, 하이루오는 그걸 만류하고 오히려 땜장이를 불러 잔 세 개를 작은 은 못으로 때우게 하였다. 

잔 한 개는 세 군데 땜질을 했고, 한 개는 두 군데 땜질을 했으며, 나머지 한 개는 일곱 군데 땜질을 했다. 일곱 군데 땜질을 하다 보니 북두칠성 형상이 되어버렸다.

과거 생활이 빈곤하던 시절에도 자기 잔을  은 못으로 땜질한다는 것은 초라한 일이었다. 현재도 자기에 은 못 땜질을 한다는 것은 고풍스럽고 보기 좋기는 하지만, 예쁜 처녀의 밝고 깨끗한 얼굴에 구태여  화장을 해서 반점을 만드는 것이나 같다..

그때 이와가 좋아하자, 하이루오가 말했다. "이건 네 전용 잔으로 삼을게!"

이와는 설마 5년이나 되도록, 북두칠성배를 그녀를 위해 아직도 보관하고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이와가 말했다. "언니는 내가 돌아올 것을 알았을까요?"

샤오 탕이 말했다. "당신은 틀림없이 돌아올 거라 했어요!"

이와는 감동한 나머지, 이슬방울을 이고 있는 풀잎처럼 가볍게 몸흘 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