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小区) 마당에서 이와는 따스함을 많이 느꼈지만, 그녀는 이곳의 여러 가지 습성에 익숙해지지 않았다. 바로 여기 사는 사람들 생활이 서로 너무 가까웠기 때문이었다. 이와는 이것을 나중에 "잠깐 않는 찻집"과 그곳의 하이 루오(海若)를 알게 되면서 비로소 알았다.
출퇴근 시간대의 제일 붐비는 시간이라, 이와는 택시를 잡을 수 없었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인파를 따라 올드 타운의 남대가를 걸었다. 다시 성문동이 나왔다. 다시 호성하 연안 대로를 따라 동쪽을 향해 가다가, 다시 남쪽으로 향했다.
하늘에는 벌써 해가 떴고, , 두동의 높은 건물 중간에 있는 빈 하늘의 윤곽이 보였다. 그것은 광채가 없이, 원숭이 엉덩이처럼 빨갰고, 다친 다리를 싸맨, 가제 위로 배어 나온 핏자국 같았다.
거리는 여전히 차와 사람으로 붐벼서, 전진이 느렸다.
이와는 우물우물, 길 가장자리에 멈추어서 한숨을 돌렸다. 차가 지나가면서, 스모그를 갈라 여러 조각을 냈다.
손을 뻗어 잡으려 하면, 잡히는 것은 없고, 짜증은 나고....
이와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되도록 짜증을 다른 좋은 마음으로 바꾸려고 했다. 그녀가 그럭저럭 강하 거리까지 온 것을 알았을 때, 스모그는 하얀 물결이 위로 용솟음치는 것 같았고, 자기가 걸어가는 것이 마치 입체적으로 헤엄치는 것 같았다.
수영하는 것은 상상이 들어간 것이다. 하늘 위의 물과 지상의 물은 모두 같은 무늬였다. 물속의 고기가 공중으로 솟구치면, 그것은 새였고, 새가 공중에서 물속으로 날아와 내리 꽂히면 그것은 물고기였다.
한데, 가도에서 남쪽을 향해있는, 세 번째 T자형 길목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앞 쪽에서 가던 차가 갑자기 서자, 뒤쪽에서 오던 차가 그대로 후미를 들이받았다. 쌍방의 운전자가 입씨름을 벌였다.
"미등도 켜지 않고 차를 세우면 어떡해? 그래도 되는 거야?"
다른 사람이 말했다. "당신 차 잘 못 아냐? 깡패같이 내 차 꽁무니를 들이받고!"
다른 사람이 말했다."흥! 벤츠가 샤리(중국 자동차 브랜드)에게 깡패 짓을 한다고?!"
행인들이 금세 모여들어 한 떼가 되었다.
중국인들은 둘러싸고 보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남의 재앙을 보고 기뻐하면서, 교통 막히는 것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들은 스모그 속에서 이동하며 튀어나오는 것 같이 보였는데, 마스크를 쓴 사람도 있었고, 마스크를 아래턱에 걸친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한편에서는 기침을 했고 한편에서는 고함을 쳤다.
싸움이 시끄러워지자 사람을 치는 일이 벌어졌다. "탁 탁!"
경찰이 호루라기를 불면서 뛰어왔고, 이와는 자리를 떴다.
길은 다행히 이와가 잘 아는 길이었다. 그녀는 빙 돌아 골목으로 들어섰다.
좁은 골목이라 차는 조금 적어졌고, 오토바이, 전동 자전거가 많아졌다. 이것들을 타는 데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했는데, 대개 뒷자리에 사람이 앉거나, 마대자루와 나무 상자를 실었다. 군중들 사이를 뚫고 들어가려면, 끊임없이 소리를 지르고, 브레이크 밟는 소리를 내야 한다. 금세 사람이나 차를 받을 것 같으면서도 받지는 않는다.
이와가 인도 위를 걸어가고 있을 때, 어쩐지 누가 따라오는 것처럼 느껴졌고, 이윽고 두 사람이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 모자(母子)는 다리가 무척 길었고, 길을 갈 때도 구부리지 않았다.
무릎이 아예 없는 걸까? 몸집이 늘씬하고 예뻤다. 거기다 발도 커서 신발은 40 사이즈는 될 것 같았다.
"돈도 있으니 우리 양식으로 먹으러 가자."
"목소리 좀 낮춰, 다른 사람들이 들어."
"외국인이라 중국 말 모를 거야."
이와가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 "무슨 말씀하시는 거예요?"
두 사람은 머리가 길고 지저분한 남자였다. 옷은 페인트칠, 반점으로 가득했는데, 아마 시골에서 도시로 막노동하러 온 사람 같았다.
둘은 모두 깜짝 놀라, "아이고" 하더니 후다닥 달아나 버렸다.
작은 술집을 지나는데, 마침 개업식을 하는 것 같았다.
징과 북, 폭죽 소리가 멈췄고, 환영 아치문 부근에 있는 스피커에서는 여전히 로큰롤이 울렸고, 왕래하는 사람들 발에 온통 폭죽 포장지가 밟혔다. 빨간 종이 조각이 날아다녔는데, 스모그 속에서 꽃잎이 날아다니는 것 같았다.
대각선에 있는 다른 후지야 국숫집은 손님이 가득 앉아있었다.
이와가 지나가자, 안에 있는 사람들이 한편으론 먹으면서 한편으론 이와가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가게 안에서 사장 아줌마가 개숫물 한 바께쓰를 들고 나오면서, 말했다.
"국수 발 뒤집어쓰지 않게 조심하세요!" 그녀는 개숫물을 길가 수챗구멍에 부었다. 수챗구멍 속에 새까맣게 앉아있던 파리들이 일제히 왕 소리를 내며 날아올라, 길 가는 사람 얼굴(侯 )에 앉았는데 손으로 내쫓으면 곧 다시 와서, 파리가 가까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떨어져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짜증을 내며 말했다. "아이고, 당신 집 파리 관리 좀 잘하시오!"
사장 아줌마가 말했다. "그놈 파리는 우리네 호우 씨가 아니에요!"
그 사람이 말했다. "올드 타운이 왜 이 모양이야?!
사장 아줌마가 말했다. "오케이, 서경은 고성(古城)이니, 이 파리들도 한당(汉唐) 대부터 계속 내려온 파리예요."
많은 사람들이 웃었지만, 이와는 우습지 않았다.
어떤 노인도 웃지 않았다. 노인은 고개를 조금 숙이고 오직 앞으로 걸어갔는데, 바로 뒤에 개가 따라가고 있었다. 이 개의 모습은 노인의 외모와 비슷했지만, 개는 몸집이 작아서 고개를 들더라도 높이 볼 수 없었다. 그저 노인의 평평한 헝겊 신만 보면서, 경쾌하게 다리와 발을 움직였다.
과거 5년 동안, 이와는 이 도시에서 이런 노인들을 많이 보았다.
그들의 용모는 수척하고, 표정은 엄숙해서, 전에 정부 관리 혹은 교수, 은행가, 엔지니어 같았다.
하지만 일단 은퇴하면, 나날이 몸은 쇠약해지고, 적막하고 고독해진다. 게다가 왁자지껄한 데 가면, 그들의 출현은 바람에 불려 온 낙엽인 양 무시당한다.
노인은 가로등 기둥에 붙어있는 작은 광고를 보았다. 그는 그것이 당뇨병과 적립선염 치료 비방 광고 전화번호인 것을 알아차리고, 번호를 기억 못 할까 봐 적어 두려고 볼펜을 꺼냈다.
개는 오줌을 싸러 뛰어갔는데, 아마 오가는 사람이 많은 게 싫고, 냄새도 쉽게 발산되라고 그런 것 같다. 개는 지나왔던 자기 영역을 잊어버리고 나무 아래에다 오줌을 싸고, 다시 벽돌 인도 앞단에도 쌌다.
오줌을 싸고 뛰어오는데, 바로 따라오던 다른 사람이 골목 입구를 지나갔고, 그 역시 마침 평평한 헝겊 신을 신고 있었다.
그때 오토바이 한 대가 번개같이 달려왔다. 그 사람은 급히 피했지만, 개는 피하지 못했다.
개는 오토바이와 부딪히면서 공중으로 날아가, 길 한가운데로 떨어졌다.
노인이 전화번호를 적고 나서, 돌아보니 개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사방을 둘러보았다.
이때 길 한가운데서 개의 참혹한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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