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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2023, 인도차이나 여행 (4/25~28.루앙프라방에서의 4일)

메콩강

 

4/25일 아침 9시. 루앙프라방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후에 싸이 국경에서의 바가지 버스비 이야기는 전회에 이미 말했으니, 15시간을 타고 온 슬리핑 버스와 편안하고 풍족했던 루앙프라방 생활 이야기만 남긴다.

 

후에싸이 국경에서 루앙프라방까지 오는 버스는 저녁 7시에 출발한다더니, 웬일인지 7시 40분이나 되어서 출발했고 캄캄한 밤중에 험한 산길을 무려 15시간 가까이 흔들거리며 달렸다. 좁디좁은 침대칸에 두 사람씩 다리를 오므리고 누워서 왔는데, 친구가 남자끼리 같은 방향으로 드러누우면 어깨가 닿으니, 한 사람은 반대 방향으로 눕자고 하여 그렇게 하고 왔다. 내 발이 그의 얼굴에, 그의 발이 내 얼굴에 위치한 웃기는 포즈인데 피곤하고 오랜 시간 타고 오느라 지쳐서 그런지 별 느낌도 없었다.

후에 싸이에서 만난 자전거를 탄 한국인 젊은 이는 '이 버스는 한번 타본 사람은 다시는 타지 않는 악명 높은 버스'라고 하며, 자기는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한다고 했었다. 하지만 막상 타보니, 우리가 워낙 참을 성이 좋아서 그런지 그저 무덤덤했다. 하긴 우리는 태어나면서 6.25를 겪은 세대인데, 생사와 관계없는 불편함쯤이야 뭐가 대수겠는가?

웃기는 것은 다른 자리에 탔던, 친구는 중간쯤 가다가 같이 탄 라오스 사람이 내려서 혼자 넓은 공간을 차지하며 타고왔다. 우리는 그 친구가 재수가 좋아 편하게 온다고 부러워했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그게 아니었다. 둘이 타고 있으면 버스가 심하게 흔들려도 공간이 꽉 차서 덜 흔들리는데, 자기는 버스가 좌우로 흔들릴 때마다,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고... 하여간 2층 칸에서 떨어질까 봐 필사적으로  팔다리로 버티며 왔다고 했다. 역시 자리가 편하고 안 편하고는 당시자만  알 수있다.

우리가 예약한 호텔은 메콩강변에 있는 아담한 2층 호텔이었다. 싹싹하고 부지런한 여주인 "융"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녀는 키는 작았지만 대단한 카리스마가 있어서, 여러 남자 종업원들을 일사불란하게 지휘하여  깨끗하고, 손님들 불편하지 않게 호텔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녀는 라오스 킵화 환전도 잘 쳐주었고, 교통편 등, 무엇이나 말만 하면 척척 해결해 주었다.

무엇보다도 그곳에서 뷔페식으로 제공하는 메콩강변 아침식사가 일품이었다.

완전 가성비 갑(甲)! 서울 같으면 일류 호텔에서나 먹을 수 있는 여러 가지 과일, 햄 소시지, 각종 빵, 커피, 주스로 완전 풍성한  식탁이다. 우리는 조용히 흐르는 메콩강을 바라보면서, 괜히 미안해하며 아침을 먹었다.

 

 

루앙프라방은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록되어 있는 유서 깊은 도시다. 관광 도시라 그런지 아침에 나가도 출퇴근하는 사람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돌아다니는 사람 모두가 관광객들인 것 같다.

나는 루앙프라방이 두 번 째인데, 이곳에 오면 바쁠 일도 없고 꼭 해야 할 일도 없다.

여기서는 그저 몇 군데 관광 명소를 돌아보고, 시원한 Beer Lao(라오스 맥주, 고유명사)나 실컷 마시면 된다.

음식값도 싸고, 사람들도 친절하다.여기는 관광객들 천국이다.

25일 아침 이곳에 도착해서, 28일 베트남 하노이행 비행기를 탈 때까지, 4일간 편안하게 지냈다.

그 4일간에, 유명한 꽝시 폭포에 한번, 도시 한가운데 솟아있는 푸시 산을 두세 번, 나이트  마켓에 두세 번, 강 건너 도자기 마을에 한번, 유명한 왓 씨앙통사원에 한번 가보았다. 앗 참, 새벽 탁발행사에도 한번 참가했다.

그리고 하루도 빼지 않고 매일 맥주를 마셨다.

어느 날엔가 한 친구가 오늘은 그만 마시자고 했다.

루앙프라방은 편안하고, 관광 다니느라 스트레스 받지 않는 곳, 소박한 가족 기념 여행에 어울리는 참 좋은 여행지다.

악명 높은 슬리핑 버스

 

우리의 아담한 ㅜ호텔
가성비 갑의 아침 식사
식탁에서 보이는 풍경
꽝시 폭포
꽝시 폭포 하단부
꽝시 폭포 정상, 시원하고 물이 맑았다.
강 건너 마을을 데려간 툭툭 가사 무노이
푸시 산 일몰
라오스 절 마당에 있는 예쁜 여인상
태국 스님과 함께
새벽 탁발 핼사
나도 한자리 차지하고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