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 기억난다. 오전에 하늘에는 검은 구름이 몇 점 흘러 다니는 게, 꼭 그때 내 심정 같다. 그때는 시험이 임박해서, 숨 막히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였다. 매일 작은 산(山)만한 책 더미를 마주하고 복습 문제를 풀었지만, 속으로 갈팡질팡하기만 한다. 마음이 매우 답답하고 괴롭다."
"점심때 집에 돌아와 묵직한 책가방을 내려놓았다. 보통 이때쯤 엄마가 물 한잔을 내오고, 나를 식탁 앞으로 오게해서 맛있는 식사를 하게 하는데, 그날은 그런 게 없었고, 부엌에서 혼자 급하게 밥을 짓고 있었다. 그러면서, 나에게 오늘은 방 청소하느라고 밥하는 걸 깜빡 잊었다고 하며, 점심이 아마 몇 분 늦을 거라고 했다. 비록 몇 분 늦은 거지만, 핑계라고 생각하고, 나는 일부러 엄마에게 싸움을 걸었다. 나는 이런 게 다 엄마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식사때문에 내 공부를 지체시킬 수 있을까?"
"학교에 갈때, 문을 쾅 닫고 나갔다. 엄마의 기분은 조금도 생각지 않았다. 마음속에는 여전히 엄마에 대한 원망과 비난이 가득하다. 엄마는 성격이 강한 사람이라, 나와 이처럼 오래도록 생활해 왔어도, 한 번도 자기가 잘하는지 잘못하는지, 그런 걸 생각한 적이 없다. 오직 마음을 다해 나를 배불리 먹이고 따뜻하게 입힐 생각만 한다. 엄마가 집안일 하느라 고생하는 걸 볼 때마다, 애틋한 느낌이 마음속에 감돈다."
"창밖에 검은 구름이 꽉 끼었다. 머지 않아 큰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지면에는 빠르게 크고 작은 물 웅덩이들이 생겨날 것이다. 나는 창밖을 내다보면서 한편으론, 큰 비가 오면 집에는 어떻게 가나 생각했다."
"학교가 파하고, 어쩔 수 없이 무작정, 비를 무릅쓰고 밖으로 나갔다.멀리서 익숙한 남색 우산이 보이고, 나를 향해 급히 다가왔다. 나는 순간적으로 우산 아랫사람을 똑똑히 보았다. 바로 군중 속에서 나를 찾느라 안달하는 엄마였다. 엄마는 나에게 뛰어와 비에 젖었는지 물었다. 엄마 눈에는 사랑과 걱정이 가득했다. 이때,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소리 낮춰 울기 시작했다. - 최대한 엄마에게 들키지 않도록.
나는 엄마를 끄러안고, 우산 속에서 천천히 걸어 집으로 왔다."
----- 그의 중학교 일 학년 때, 일기에서 발췌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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