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까지 그의 성격이 온화하고 부드러운 줄만 알았다.
또 많은 사람이그를 여자 같다고 했다. 나는 사실 그가 다른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듣는 게 제일 싫었다. 그는 지금 끼지, 대학에 들어간 이후, 점점 강건하게 일하는 풍격을 보여주었고, 나는 그제야 나의 수용범위가 넓지 않았음을 알았다.
시간은 가장 공정한 법관, 그것은 최종적이고, 근본적인 진실이다. 바로 내가 겉으로 보기엔 강경한 성격 같이 보이지만, 그것은 이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필수적인, 갑옷삼아 걸친 망토와 같다.
하지만 그는, 또 다른 겉 모습을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다.
그는 다른 사람에게 반박하지 않았고, 장점을 말할 뿐만 아니라, 단점까지 말하며, 언제나 웃거나 "응, 그래" 하며 고개를 끄떡였다.
그날 부모 집에 가려고, 길을 건널 때, 그가 갑자기 왼팔을 뻗어 나를 막았다. 그건 힘이 넘치는 팔뚝이었다. 내가 놀랍고 의아해서 고개를 들고 보니, 그제야 그가 이미 나보다 머리 반개만큼 더 커졌다는 걸 발견했다. 바로 앞에서 차가 씽씽 달리는데, 내 주위에서는 사람들이 왔다 갔다 했다.
그 해, 그는 소학교를 졸업했다. 여름 방학 때, 우리는 미엔산(绵山)에 갔는데, 가는 길 내내, 그가 나를 돌보아주었다. 열두살짜리 남자아이가 갑자기 자기 엄마보다 머리 반개는 더 크다니.... 그 느낌이 어땟을까? 세상이 괜히, 눈앞에서, 몇 센티 낮아진다먼, 너는 갑자기 이전에 네가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사물의 본질을 보게 될 것이다.
나중에 어떤 책에서, 사춘기의 남자 아이들은 하룻밤 사이에, 자기가 힘세지고 커졌다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그래서 일체 허약한 것을 못 참고, 심지어 세상을 구하겠다는 결심까지 한다는데, 이런 힘과 책임감은 남자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천성이다.
그는 빠르게 반항기에 접어들었다.
바로 중학교 1학년 때인데, 집에 돌아오기만하면, 이유 없이 화를 냈다. 어떤 때는 심지어 밥을 안 먹거나 TV만 보고, 숙제도 안 했다. 나는 야단을 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내가 한마디만 하면 그가 들이받았기 때문이다. 그때, 우리 모두, 두 자루의 총처럼, 똑바로 상대방을 가리켰다.
그의 성적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내가 언젠가 그를 야단쳤지만, 돌아 온 것은 그와 더욱 강경하게 부딪힌 것뿐이다.
하는 수 없이, 우리는 평화 회담을 했다. 회담 결과는 집에서 개를 한 마리 기르고, 성적을 삼등 이내로 유지하라는 것이다.
거래가 성립되었다.
개 한 마리가 집에서 살게 되었다. 이건 내가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내 생각에 개는, 높은 나무 문 앞에 웅크리고 앉아 늘어지게 햇볕이나 쬐고, 때때로 목청껏 짖어대는 것이다. 그러니 이런 건 나로서는 분명히 극히 바라지 않는 일이었으나, 당시 사정은 보다 많은 설명이 필요하다.
겨울이 되자, 그의 성적은 이미 삼등 아래로 미끄러졌다.
그동안 나는 한 번도 그의 성적을 걱정한 적이 없었다.
내가 보기에 그의 일체가 당연히, 조리정연하였는데, 그 이유는 그가 지혜릅고 총명하며, 힘든 것을 참아내고, 자율적이었기 때문이다.이런 것들은 모두 내가 가지지 못한 것 들이다. 내가 오늘에 이르러, 그런 것에 대하여 조심조심하는 학부형이 된 것은, 내 스스로의 이전에 했던 부끄러운 행동들 때문이었다.
우연히, 두 사람의 지인을 만나, 각자의 아이들에 대해서 물어보기 시작했는데, 그들이 그에 대해서 먼저 물었다. 나는 우리 애가 고등학교 시험은 붙을 수 있을 거라고 했다. 그가 의아스러운 듯 우리 애가 공부 잘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다른 한 번은, 그가 고삼 때였는데, 상대방이 그의 공부가 어떠냐고 물었다. 나는 시험이나 한번 쳐볼 정도라고 했다. 그는 한참 놀 라워했다. 아마 이렇게 말하는 학부형은 모르긴 몰라도 없을 것이다.
어느 때, 생각하면 그가 너무 좋다. 그의 존재는 나의 실의(失意)와 결점을 희석시키고, 나의 이기심을 활개 치게 한다.
강아지 모모에게도 감사한다. 그놈이 와서 그의 온화함과 사리분별이 회복되었다.
그 한해, 그는 추원(秋元) 선생의 < 커로, 잘 가라(再見, 可魯) >를 읽었다. 이때부터 그는 명랑한 남자 애가 되었고, 사랑과 관용을 아는 남자 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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