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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필, 단편소설

성장 세월의 상흔 (원제.植满时间的疼痛) : 阵新 ---- 끝

 

5월의 사천성 북부, 대지는 온통 부드러운 녹색이고, 꽃과 풀, 수목들은 찬연하게 태양 빛과 비와 이슬을 빨아들이며 왕성하게 생장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병세는 점점 더 중해졌다. 나중에, 아버지는 또 변비가 심해지면서 대변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전혀 망설임 없이 손을 아버지 항문에 밀어 넣고, 집중해서 이미 단단하게 굳어진 변을 끄집어냈다. 나는 편안하고 섬세하게 이일을 했는데, 아버지는 자책감과 미안함을 많이 느끼는 것 같았다.

상황을 보고, 마음이 아파 비오듯 눈물을 흘릴 지경이었지만, 겉으로는 오히려 웃으며 아버지를 위로했다.
"아버지, 미안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아빠 엄마가 나를 낳았을 때, 내가 똥오줌 안 쌌어요? 내가 똥을 쌌을 때 아빠 엄마가 나를 씼겨주었을 거 아니에요? 똥은 언제나 냄새가 나지만, 아빠는 내 똥냄새를 전혀 싫어하지 않았을 텐데, 내가 어떻게 아빠가 싼 똥 냄새를 싫어할 수 있겠어요? 아버지, 건강만 회복하신다면 난 무엇이든 다 할 거예요!"

맞다. 내 마음은 물처럼 맑고 투명하였고, 나는 아버지가 싼 똥의 냄새와 지저분함을 싫어하지 않았다. 나는 다시 찾은 육친의 정을 지키고 또 즐기고 싶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나는 자주 눈물로 기도했다.
만약 내 목숨과 아버지 목숨을 바꿀 수 있다먼, 나는 기꺼이 바꿀 것입니다! 만약 아버지의 병이 내 몸에 전이된 되다면 나는 아버지의 병을 받아들이겠습니다....

익수(弱水)에는 모래가 흐르고, 젊음은 찰나이다. 인생은 느린 시간의 장강(長江)에서 지극히 짧다.
가슴 아프게, 우리 형제 자매의 모든 노력은 결국, 칼로 쑤시는 듯한 슬픔과 고통으로 바뀌었고, 뒤집을 수 없는 결말이 되었다.
2015년 5월 21일, 아버지는 결국 낫지 못하고, 밥 짓는 연기 자욱한, 번잡한 인간 세상(红尘人世)과 작별을 고했다. 웃음을 지으며 세상 사람들이 가물가물해서 알지 못하는 극락 천당으로 왕생(往生) 한 것이다.

아버지가 저세상으로 떠난, 이런 나날들이 나는 거의 모두 얼떨떨하기만 하다. 예를 들어적막한 깊은 밤, 나는 침실에 있거나, 책을 보거나 혹은 글을 쓰고 있을 때, 나는 의례 아버지가 응접실에 고독하게 앉아있다고 느낀다. 그는 TV를 보면 내가 생각하는데 방해될까 봐 연속극을 좋아했지만 혼자서 조용히 눈으로만 보았다. 심지어 전기요금을 절약하려고 등도 켜지 않았다. 어둡고 재미없는 세월, 그는 예전과 똑같았을 것이다.

나는 주방에서 요리를 했다. 단조롭고 무미건조한 생활에 분주하고 어수선한 맛을 보태 보고 싶어서였다. 그때, 문득 아버지가 주위에 있다고 느꼈다. 아버지는 나를 위해 자질구레한 일을 해주었다. 마늘도 까 주고, 채소도 다듬어주고, 또는 무언가 씼어 주었다. 느닷없이 유머러스하게 지난 일을 잡담하기도 했는데, 어투는 친밀하고 화목했다.

나는 차를 타고 가다가, 시선이 닿는 청뚜 번화가를 분주히 누비는 사람의 무리 가운데, 언제나 눈 앞에 아버지가 보인다. 나를 돕기 위해 차비를 절약하려고, 다이어트한다는 핑계로 나와 함께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걸어갔었다. 춘희로에서 집을 향해서 걸어가는 정경, 아버지는 머리가 땀에 젖고, 숨을 헐떡이면서도 대단히 기뻐했다.

나는 고독하게 밥을 지었다. 밥 사발을 들고  밥을 퍼 담는 그 순간, 결국 눈에 가득 눈물이 고인다. 손에 들고 있는 사발은 내가 농민이었던 아버지에게 알맞은 밥의 양을 감안해서 일부러 사온, 큰 밥사발이다. 하지만 아버지의 밥 량이, 오히려 물도 못 넘기는 편문 암으로 끝나 버리다니...

밝은 대낮에는 뗄 수 없는 슬픔 가운데,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 아버지가 언제나 나와 함께 있다. 밤에는, 아버지가 자애로운 모습으로 자주 꿈속에 나온다. 전처럼 건강하고, 여전히 웃고있다.

하지만, 마음 속이 밝은 거울 같은 나는 일체의 장면이 모두 거꾸로 흐르는 세월 속에 층층 첩첩 쌓인 그림자임을 안다. 설령 꿈 속일 망정.
눈물 역시 돌이킬 수 없는 따뜻한 세월이기 때문에 샘처럼 콸콸 솟아나서, 밝고 아름답게 햇살이 비치는 꿈의 경계, 밤이 깊이 가라앉은, 현실을 향해 흐른다. 울음소리가 흐르며, 베개 닛이 젖고, 슬픔과 처량함으로 간장이 끊어진다.

이런 나날, 누가 있던 없던 아버지가 떠오르고, 아버지가 지난 세월 속에 남겨 놓은 한(恨)과사랑이 떠오를지 나는 몰랐다.

아버지는 계속 내 가슴 속에 머물고 있고, 내 그리움 속에  머물고 있다. 하루도 멀리 떠나지 않는다.


原載 < 북경문학 > 2016. 제10집.

 

 

작가 소개 : 陈新 - 1970 년 3월 四川省, 남충시 대통진 출생. 작가, 기자, 편집자.
저서, 금남 만주, 탐해 교룡. 북경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청뚜시 작가협회 부주석.